[이코노미스트 김영서 기자] 이재명 대통령 부부가 출연하는 JTBC의 예능 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의 편성이 변경됐다. 대통령실이 해당 회차의 방영을 연기해 달라고 방송사 측에 정중히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국가전산망 화재와 관련해 야권을 중심으로 제기되는 대통령 책임론에 대응하고, 추가적인 논란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4일 일간스포츠는 JTBC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당초 이재명 대통령 부부는 10월 5일 방영 예정이던 '냉장고를 부탁해' 추석 특집편에 출연해, 제철 식재료로 만든 K-푸드를 홍보할 예정이었다. 같은 날 김남준 대통령실 대변인은 "대통령 부부가 출연한 '냉장고를 부탁해' 추석 특집편의 방영을 연기해 달라고 방송사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방영 연기는 전날 발생한 국가공무원 투신 사건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일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와 관련해 국가전산망 장애팀을 총괄하던 행정안전부 공무원이 정부세종청사에서 투신해 사망했다. 김 대변인은 "국가공무원의 사망으로 전 부처가 추모의 시간을 갖고 있는 만큼, 방송사 측에 방영 연기를 요청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국가전산망 화재로 인한 국가재난 상황에서 대통령 내외가 예능 방송에 출연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방미에서 복귀한 직후인 26일 밤부터 화재 상황을 수시로 보고받고, 피해 상황과 정부 대응 등을 면밀히 점검하며 필요한 조치를 지시했다"며 "27일에는 국무총리 주재로 중대본 회의가 열렸고, 당일 오후 6시경 화재는 완전히 진압됐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이어 "이재명 대통령은 28일 오전 10시 50분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대통령실 3실장, 위기관리센터장, 국정상황실장, 대변인 등으로부터 상황을 보고받은 뒤 대책을 논의했다"며 "같은 날 오후에는 중대본 회의 개최와 부처별 점검 사항을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야권을 중심으로 제기되는 책임론에 대응하고, 논란을 차단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촬영은 28일 오후에 진행한 거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 2일 JTBC 공식 유튜브 채널에는 '냉장고를 부탁해 42회 예고편 - 추석 특집 특별 편성 (with. 이재명 대통령&김혜경 여사)'라는 제하의 영상이 게재됐다. 해당 예고 영상에는 이재명 대통령의 뒷모습과 함께 "역대급 게스트가 온다"는 자막이 더해졌다. 대통령 내외의 예능 방송 프로그램 출연은 약 8년 전에 방송된 SBS 장수 프로그램 '동상이몽2' 이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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