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대만에서 이례적으로 빠른 시기에 인플루엔자(독감) 유행이 시작되면서, 현지를 방문하는 여행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일본은 집단 감염이 속출하면서 수십 개 학교가 휴교에 들어갔고, 대만은 독감과 코로나19가 동시에 유행할 수 있는 ‘트윈데믹’에 대비해 백신 접종을 본격화하고 있다.

3일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일본 후생노동성은 지난달 22~28일 사이 전국 정점 의료기관 3,000곳에서 총 4,030명의 인플루엔자 환자가 보고됐다고 발표했다. 의료기관당 평균 1.04명으로, 유행기 진입 기준치(1명)를 넘어섰다.

이는 작년보다 한 달 이상 빠른 유행 시작으로, 과거 20년간 두 번째로 이른 시기라고 후생노동성은 설명했다. 인플루엔자는 통상 1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유행하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가을 초입부터 빠르게 확산세를 보이고 있다.

지역별로는 오키나와(8.98명), 도쿄(1.96명), 가고시마(1.68명) 등에서 발병률이 특히 높았다. 도쿄에서는 총 61건의 집단 감염 사례가 보고됐고, 이로 인해 46개 학교가 휴교에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배에 달하는 수치다.

일본 학교보건법에 따르면, 인플루엔자 감염 학생은 증상 발현 후 최소 6일간 등교가 금지된다. 전문가들은 여름철 고온다습한 기후, 밀폐된 실내 활동, 대규모 행사 및 관광객 증가 등을 조기 유행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한편, 대만도 인플루엔자 유행이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만 질병관제서는 지난달 16일 인플루엔자 유사 증상 환자 수가 유행 기준선을 곧 넘어설 것이라며 대비를 촉구했다. 통상적으로 대만의 독감 유행은 11월 말부터 이듬해 3월까지 이어지며, 최고조는 설날 연휴인 춘절 무렵이다.

이에 따라 대만은 이달 1일부터 무료 독감 백신 접종을 시작했으며, 코로나19 백신과 동시에 접종하는 '트윈데믹' 대비 프로그램도 가동 중이다. 특히 고령자, 의료진, 취약계층 등을 중심으로 2종 백신을 동시에 맞을 수 있도록 적극 권장하고 있다.

일본과 대만은 한국인들이 많이 찾는 해외 여행지인 만큼, 현지 감염병 동향을 사전에 확인하고 출국 전 백신 접종과 개인 위생 수칙 준수 등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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