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 CEO 열전 4]②
국내 가계대출 규제 속 해외법인 실적 견인
“글로벌 1등 은행으로”…‘내부통제’ 여전한 과제
[이코노미스트 김윤주 기자]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취임 이후 시중은행 중 순이익을 최고로 끌어올리며 재무적 성과를 냈다. 그러나 최근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로 국내 영업 확장이 쉽지 않은 국면을 맞았다. 이 가운데 해외법인들의 호실적이 수익 기반을 뒷받침하며, 외형 확장의 돌파구로 부상하고 있다.
강력한 정부 규제…국내 이자수익 한계 뚜렷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10월 15일 수도권·규제지역에서 15억원이 넘는 집을 살 때 주택담보대출의 한도를 축소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한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을 발표했다. 이에 지난 10월 16일부터 15억원 초과 25억원 이하 주택은 4억원, 25억원 초과 주택은 2억원으로 주담대 한도가 줄어들었다.
이외에도 전세대출의 DSR 적용, 스트레스 DSR 상향(1.5%→3.0%), 은행에 적용하는 주담대 위험가중치(RWA) 하한 상향(15%→20%) 등의 규제가 단계적으로 적용된다. 정부는 이와 함께 서울 전역과 경기도 12개 지역을 규제지역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이처럼 정부가 한층 강력한 부동산‧대출 규제에 나서면서 은행권의 가계대출 증가세는 둔화될 전망이다. 내년에도 가계대출 규모가 축소될 가능성이 높아, 신한은행 역시 가계대출 확대로 이자수익을 늘리기는 어려운 환경에 놓였다.
신한은행, 글로벌 독주…美·中·日 법인 호실적
신한은행은 해외법인에서 눈에 띄는 실적을 내고 있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올해 상반기 해외법인에서 315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4% 증가한 실적이다. 같은 기간 다른 은행들의 해외법인 순이익을 살펴보면 ▲국민은행 727억원 ▲하나은행 449억원 ▲우리은행 325억원 등이다. 국내 주요은행 가운데 신한은행의 글로벌 실적이 압도적이다.
특히 중국·미국·일본 등 3개 국가 법인에서 실적이 개선되면서 전체 해외법인 실적 향상에 기여했다. 올해 상반기 중국 법인은 156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해 전년 대비 610%로 대폭 개선됐다. 2024년부터 추진해 온 비이자이익 확대 전략이 실적 성장에 주효했다.
미국 법인의 상반기 순이익은 105억원으로 전년 대비 흑자 전환했다. 올해 3월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의 제재 해제 이후, 5월 자본금 5000만 달러 증자를 통해 경영 정상화에 나선 결과다. 과거 신한은행 아메리카는 2017년과 2022년 두 차례에 걸쳐 자금세탁방지 시스템 미비를 이유로 FDIC의 제재를 받았다.
일본 법인의 상반기 순이익은 8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6% 증가했다. 금리인상기 선제적 대응으로 변동금리 대출 중심 자산 확대, 조달 다변화, 안정적 대출 성장과 수익성 관리로 이자이익이 늘어난 영향이다.
반면 캐나다와 유럽 법인의 순익은 뒷걸음질 쳤다. 올해 상반기 캐나다법인 순이익은 13억원 적자를 기록했고, 유럽은 33억원으로 전년 대비 57% 줄었다. 추후 신한은행은 현지에 마련된 법인을 중심으로, 자본 효율성 중심의 차별화된 영업전략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2025년 해외법인의 신한은행 이익기여도를 2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올해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경제·외교·정책 변경에 따라 금융시장 변동성이 지속될 수 있어 대응력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국외점포의 전사적 자산·부채관리(ALM) 체계를 점검하고 있으며, 시장 변동에 맞춰 최적 자산·부채 포트폴리오를 운영할 수 있도록 유연한 관리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확대 지속…내부통제 강화는 과제
정 행장의 지휘 아래 신한은행의 해외사업 확대 기조도 한층 강화됐다. 신규 법인 설립뿐 아니라 해외 기업 지분 투자까지 외연 확장의 핵심 축으로 삼고 있다. 신한은행은 2024년 4월 인도 비은행 금융사이자 현지 학자금대출 1위 기업인 크레딜라(Credila)의 지분 10.93%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하며 인도 시장 진출 계획을 공식화했다.
당시 정 행장은 “빠르게 변화하는 글로벌 금융 트렌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전통적 금융회사는 물론 디지털 기업 등 다양한 현지 기업과 협업으로 경쟁력을 키우고 ‘글로벌 1등 은행’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신한은행은 9월 24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 뉴욕 라이프 타워에서 현지법인 ‘멕시코신한은행’의 확장이전 기념식을 열었다. 최근 멕시코는 미국의 정책 변화에 따른 글로벌 기업 생산기지 이전 수혜국으로 부상하며 외국인직접투자(FDI)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이에 멕시코신한은행은 본점 확장이전을 계기로 한국계 기업의 현지 진출과 성장을 지원하고, 생산적 금융을 강화해 현지 진출 글로벌 기업에 폭넓은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다만 해외에서의 외연 확장과 함께 내부통제 관리도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베트남신한은행에서 발생한 직원 횡령 사고는 해외법인의 내부통제 중요성을 다시 일깨웠다. 신한은행은 지난 8월 베트남 현지법인에서 37억원 규모의 횡령 사고가 발생했다고 공시했으며, 횡령 기간은 2023년 3월부터 올해 7월까지 2년이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정 행장 또한 지난해 7월 ‘글로벌 콘퍼런스 위크’에서 “신한 글로벌이 흔들림 없는 성장을 이어가며, 세계 무대에서 오래도록 사랑 받기 위해서는 고객의 ‘굳건한 신뢰’가 반드시 뒷받침 되어야 한다”며 “해외 현지 규정을 빈틈없이 준수하고 주변을 세심하게 점검하는 내부통제 문화를 공고히 해 고객과의 신뢰를 쌓는 일에 더욱 집중하자”고 강조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도로 위의 크리에이터, ‘배달배’가 만든 K-배달 서사 [김지혜의 ★튜브]](https://image.isplus.com/data/isp/image/2025/09/25/isp20250925000152.400.0.jpg)
![비혼시대 역행하는 ‘종지부부’... 귀여운 움이, 유쾌한 입담은 ‘덤’ [김지혜의 ★튜브]](https://image.isplus.com/data/isp/image/2025/10/02/isp20251002000123.400.0.jpg)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브랜드 미디어
브랜드 미디어
유한양행, 유빅스, 전립선암 기술도입 계약 해지
바이오 성공 투자, 1%를 위한 길라잡이이데일리
이데일리
이데일리
'이종범 오랜 팬'으로 나선 정후, '최강야구' 시타
대한민국 스포츠·연예의 살아있는 역사 일간스포츠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꿈의 4000' 넘은 코스피…반도체 투톱이 끌었다
세상을 올바르게,세상을 따뜻하게이데일리
이데일리
이데일리
비수기 무색…BBB급 중앙일보 등 회사채 시장 분주
성공 투자의 동반자마켓인
마켓인
마켓인
[1등 K-바이오]스킨부스터 열풍의 주역 파마리서치③
바이오 성공 투자, 1%를 위한 길라잡이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