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일반
수익이 나는 철강으로…서강현 현대제철 대표, DX·전기로로 사업 체질 재편 [철강의 수장들]➁
- 디지털 전환과 미국 전기로 투자로 사업 체질 전환 속도
생산 효율·탄소 대응·공급망 안정성 동시에 강화
DX는 비용 절감 수단이 아니라 ‘운영 구조 재설계’
서 대표는 현대자동차그룹 내에서 손꼽히는 ‘재무통’이다.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을 거치며 대규모 투자, 현금흐름 관리, 리스크 헤징에 이르는 굵직한 재무 의사결정 경험을 쌓았다. 2021년 현대제철 재경본부장으로 복귀한 뒤 재무 체계를 점검했고, 2023년 말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대표 취임 직후 내놓은 핵심 키워드는 '수익 중심 경영'이다. ▲이익이 나지 않는 성장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소모적 생산 확대 ▲단기 지표 맞추기식 실적 경영에서 벗어나, 비용 대비 가치(Value)를 극대화하는 구조로 경영철학을 전환하겠다는 선언이었다.
현대제철은 최근 전사 디지털 전환(DX) 프로젝트를 가속화하고 있다. 기존에도 스마트 공장 시스템은 존재했지만, 개별 설비 단위의 디지털화에 머무는 경우가 많았다. 서 대표는 이를 공정-물류-조달-재무까지 연결된 ‘전사 단위 데이터 흐름’으로 업그레이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예를 들어 고로(용광로)와 전기로 공정 데이터는 ▲온도 ▲가스 조성 ▲원료 배합 비율 등에 따라 품질 편차가 발생한다. 기존에는 현장 경험과 엔지니어의 판단이 중요했지만, DX는 실시간 데이터를 분석해 최적 조건을 자동 권고하는 방식으로 변환하고 있다. 단순히 공정 자동화가 아니라, 품질 리스크를 줄이고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구조적 개선이다.
또한 생산 계획과 재고 관리는 인공지능(AI) 기반 수요예측 시스템을 통해 진행 중이다. 철강업은 특정 고객사 주문 변동이 생산 차질로 직결되는데, 수요예측의 정확도는 곧 비용 안정성과 같은 의미를 가진다. 현대제철은 전사 데이터 플랫폼을 통해 판매·시황·운송·재고 데이터를 통합해, 불필요한 재고와 비효율적 운송비를 줄이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기업 내부 문화로도 확산되고 있다. 현대제철은 매년 ‘AI·빅데이터 페스티벌’을 통해 각 부문이 추진한 DX 혁신 사례를 경연 방식으로 공유한다. 올해는 총 131건의 DX 프로젝트가 제출됐고, 그 중 33건이 우수사례로 선정됐다.
최우수상을 받은 ‘원료하역부두 선석 계획 최적화 가이던스’는 선박 도착 시간, 선석 상태, 하역 장비 가용성을 AI가 실시간 계산해 최적 접안 순서를 제안하는 기술이다. 이 시스템 도입으로 항만 체류 시간을 줄이고 물류 비용을 절감했다.
또한 해외법인 보고 시스템은 생성형 AI 도입을 통해 업무 시간을 90% 이상 줄였고, 위험지역 순찰에는 보스턴다이내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팟(Spot)’이 투입되며 안전관리 패러다임도 변화하고 있다.
서 대표가 목표로 하는 바는 명확하다. DX는 ‘경영 효율화’가 아니라 ‘체질 혁신’이라는 점이다. 그는 내부 회의에서 “성과는 즉각 나오지 않더라도, 구조를 바꾸는 일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전기로 프로젝트…현대제철 ‘체질 변화 분기점’
현대제철의 사업 방향은 이제 미국으로 향한다. 현대제철은 현대차그룹과 함께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약 8조5000억원 규모의 대규모 전기로 제철소 건설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약 1조원 규모 출자를 계획하고 있으며, 설비업체 선정과 주요 인허가 절차도 단계적으로 진행 중이다.
철강업에서 전기로는 단순한 설비가 아니라 사업 구조를 규정하는 선택에 가깝다. 전기로는 고로 대비 탄소배출량을 최대 70% 이상 줄일 수 있고, 스크랩을 활용할 수 있어 원재료 가격 변동 리스크를 완화할 수 있다. 글로벌 공급망과 환경 규제가 강화되는 시장 환경에서 수익 안정성과 환경·사회·투명경영(ESG) 경쟁력을 동시에 강화하는 전략인 셈이다.
루이지애나 전기로 제철소는 미국 시장 대응을 넘어,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공급망 전략과도 직접 연결된다. 현지 가동 중인 조지아 전기차 공장(HMGMA)에 고강도 강판을 안정적으로 공급함으로써, 그룹 차원의 가치사슬을 미국 내에서 수직적으로 완성할 수 있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요건을 충족한 공급망 내재화는 가격 경쟁력과 시장 접근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수단이 된다.
증권가 역시 현대제철의 방향 전환을 기업가치 재평가의 조건으로 해석하고 있다.
김기룡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전기로 투자는 현대제철이 기존 고로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글로벌 공급망 전략에 따라가는 의미가 있다”며 “재원 조달 안정성 확보, 자회사 구조조정 병행, 대미 자동차 관세 인하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중장기적으로 기업가치 개선 효과가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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