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포커스
APEC과 한중 정상회담, 그리고 카톡·한한령 [특파원 리포트]
- 시진핑 주석 11년만 방한, 이재명 대통령과 긍정적 회담
중국서 카톡 일시 접속 재개, 일각 “정상회담 여파” 평가
“시 주석이 K팝 공연 지시” 주장도…구체적 근거는 빈약
한·중 관계 개선 기대감 크나 섣부른 접근은 외려 역효과
[이데일리 이명철 베이징 특파원] 얼마 전 중국 한인사회에서는 카카오톡 접속이 재개됐다는 소식이 화제가 됐다. 중국에서는 카카오톡이나 네이버 같은 일부 한국 앱 접속이 제한된다. 그런데 최근 마무리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이후 접속이 가능해졌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APEC 정상회의가 열렸던 한국에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에서 K-팝 공연을 알아보라는 취지를 즉각 지시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한한령(한류 제한령)이 해제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기도 했다. 카카오톡 재개와 한한령 해제 모두 한국에서 열린 APEC의 성과를 내세운 것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APEC 이후 성급한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게 제기되고 있다.
VPN 없이 카톡 된다는데, 네이버는 ‘잠잠’
중국은 2014년부터 카카오톡과 라인이 테러 정보의 유통 수단이 될 수 있다며 차단하고 있다. 지난 2018년엔 네이버, 2019년 다음이 차례대로 접근이 제한됐다. 이에 중국 현지 교민, 주재원은 물론 여행객들도 사실상 VPN 없이는 사용이 어려웠던 게 사실이다. 이용료를 내야 하는 것도 부담이지만 중국 정부가 인정하지 않는 VPN을 사용하는 게 큰 부담이었다. 작년에는 국가정보원이 나서서 중국 당국의 승인을 받지 않은 VPN을 이용하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고 권고하기도 했다.
다만 현지 바람대로 카카오톡 접근이 재개된 것인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현지 사정에 따라 카카오톡 접속이 원활하지 않은 곳도 있고 ▲송금 ▲선물하기 ▲숏폼 시청 등도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카카오톡은 이전에도 VPN을 사용하지 않고도 제한적인 메시지 전송이 이뤄지긴 했다. 그리고 현재 네이버 등 다른 한국 앱은 물론 넷플릭스, 인스타그램 같은 해외 앱도 VPN을 사용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접속이 원활하지 않다.
주중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카카오톡 접속 여부와 관련해 중국 정부 측으로부터 별개로 전달받은 사항은 없다고 전했다. 한중 정상회담에서도 중국 내 인터넷 사용 여부와 관련한 논의는 없던 것으로 확인됐다. 물론 중국이 자체적으로 카카오톡에 대한 접근을 해제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정상회담 이후 긍정적인 관계 개선을 위한 조치라면 이렇게 조용하고 제한적으로 시행할 이유는 없다는 게 현지 관측이다.
“한한령 해제? 완벽하게 조율된 사안 아냐”
APEC 정상회의 기간 중 박진영 대중문화교류위원회 공동위원장이 시 주석을 만난 것도 관심을 모았다.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1월 1일 페이스북에 한중 정상회담 만찬 사진을 올리면서 “이재명 대통령·시 주석·박 위원장이 잠시 얘기를 나누다가 시 주석이 북경에서 대규모 공연을 하자는 제안에 호응한 후 왕이 외교부장을 불러 지시했다”고 밝혔다.
중국에서는 지난 2017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가 터진 이후 사실상 한국 콘텐츠 수출이 중단된 상태다. 그런데 시 주석이 방한 자리에서 즉각 K-팝 공연에 호응했다고 전한 것이다. 한한령 해제에 대한 기대감은 그간 수차례 불거졌다.
지금도 클래식, 재즈 등의 분야에서는 한국인 공연이 열리고 한국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한 드라마·연극·뮤지컬도 열리고 있다. 하지만 K-팝 공연과 한국 영화·드라마 상영·방영은 이뤄지지 않고 있어 언제쯤 허용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정부는 일단 한한령 해제에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11월 1일 브리핑에서 “문화를 교류하고 협력하자는 공감대가 있지만 법적인 한계가 있어 완벽하게 조율은 안 됐다”고 전했고 대중문화교류위도 보도자료를 통해 “시 주석과 박 위원장의 대화는 공식 외교 행사에서 원론적 수준의 덕담이었다”며 과도한 해석을 우려했다.
특히 한한령은 중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은 조치다. 그만큼 우리 정부에 “한한령을 풀겠다”고 밝힐 수도 없는 문제다. 시 주석이 직접 K-팝 공연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는 주장도 근거가 빈약하다는 지적이다. 또 시 주석 지시를 받았다는 왕 부장은 중국의 외교 수장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최휘영 문체부 장관 소관 업무를 조현 외교부 장관에게 알아보라고 지시한 셈이다.
교류 확대 속 실질적 조치 위해 노력해야
한중 관계는 몇 년간 소원한 상태를 이어오면서 유·무형의 피해가 점점 누적되고 있다. 한국 문화 콘텐츠 유입이 막히면서 중국의 거대한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진입하기가 어려워졌다. 대신 중국 내에서는 불법 유통이 판을 치면서 사실상 막대한 우리 지적재산권(IP)이 침해받고 있다.
카카오톡·넷플릭스처럼 한국에서는 무리 없이 쓰는 인터넷 서비스가 막혀 불편이 컸다. 중국에서 반간천법 범위가 확대되면서 우리 국민은 마치 범법자처럼 몰래 VPN을 이용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렇기에 중국 내에서 약간의 변화만 있어도 전향적인 조치가 나오는 것처럼 큰 관심을 모으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 주목할 만한 개방 정책이 나오고 있진 않다. 시 주석이 11년 만에 한국을 방문하고 한·중 관계가 개선의 계기를 맞았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새로운 교류 방안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중국 현지 외교 소식통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한국의 다소 섣부른 언론 보도나 기대가 중국 정부를 더 위축시킨다는 지적도 나온다.
베이징 외교소식통은 “우리가 자꾸 한한령이라고 이야기하면 중국의 입지는 자꾸 좁아지는 것”이라면서 “단순히 정치적으로 구호하는 차원을 뛰어넘어 실용적, 실질적으로 한국 콘텐츠가 중국에서 (유통될) 방안을 치열하게 강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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