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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5극3특, 성장 엔진이 되려면 ‘지도’가 아니라 ‘권한’을 바꿔야

전문가 칼럼

대한민국 경제정책에서 '균형발전'이라는 단어는 오랫동안 '지방을 위한 시혜' 혹은 '수도권의 양보'로 오독돼 왔다. 하지만 지금의 수도권 일극 체제는 효율의 임계점을 넘어 '수확 체감'의 단계에 진입했다. 더 이상 수도권 하나로는 대한민국을 이끌 수 없다. 우리는 여기서 지난 20년의 뼈아픈 실패를 먼저 복기해야 한다. 수백조 원을 들여 혁신도시를 짓고 공공기관을 '점' 단위로 지방에 이식했지만, 결과는 주변과 단절된 '고립된 섬'의 양산이었다. 수도권 인구의 분산 대신 기존 지방도심의 인구만 혁신도시로 분산됐고 지방 소멸의 시계는 멈추지 않았다. 이재명 정부의 '5극 3특(5개 메가시티, 3개 특별자치도)' 구상은 바로 이 실패의 지점에서 출발한다. 이는 단순한 행정 구역 개편이 아니라, 파편화된 도시들을 하나의 거대한 '면(Area)'으로 묶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려는 시도이자, 꺼져가는 국가 성장 엔진을 1개에서 5개로 늘리려는 생존 전략이다. 과거의 실패를 답습하지 않고 이 거대한 구상이 대한민국 재도약의 마중물이 되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할까. 이제 '지도 그리기'가 아닌, '권한'과 '실행'의 이야기를 시작한다.5극3특 실행 동력, ‘권한’ 이양과 돈의 흐름 바꿔야‘5극3특’은 국토를 5개의 초광역 메가시티(수도권·중부권·호남권·대경권·동남권)와 3개의 특별자치권(강원·전북·제주)으로 재편해 각각을 독립적인 ‘경제 엔진’으로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경제학적으로는 ‘집적의 경제’와 ‘네트워크 효과’를 수도권 밖에서 구현하겠다는 시도다. 이 시나리오가 작동한다면 수도권으로만 쏠리던 자원과 인재의 흐름이 5개의 강력한 자석(Magnet)으로 분산된다. 단순히 인구를 나누는 정책이 아니라, 대한민국이라는 비행기에 1개뿐이던 엔진을 5개, 8개로 늘려 국가 전체의 GDP 총량을 키우는 전략이다. 중요한 것은 실행 동력이다. 단순히 행정구역을 묶어 ‘메가시티’라고 이름 붙인다고 해서 기업과 사람이 모이지 않는다. 5극3특이 과거 실패한 정책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지도’를 그리는 작업이 아니라 ‘권한’과 ‘돈’의 흐름을 바꾸는 작업이 선행돼 야 한다. 이를 위해 다음 네 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먼저, 통제형 재정에서 자율형 재정으로의 전환이다. 현재 지방정부 예산의 상당 부분은 중앙정부가 사용처를 지정한 국고보조금이다. 돈은 내려보내지만 쓰는 방법은 중앙이 정한다. 이 구조에서는 지역 특성에 맞는 창의적 사업이 불가능하다. 중앙의 간섭 없이 권역별로 전략 산업과 인프라에 투자할 수 있는 ‘포괄보조금’(Block Grant)과 ‘권역별 특별회계’의 규모를 키워야 한다. 일단 이재명 정부는 자율형 재정의 규모를 확대할 방침이다. 돈줄을 쥐고 흔드는 중앙의 기득권부터 내려놓겠다는 의지로 읽힌다.그러나 돈만 내려보내서는 안된다. 과감한 규제 권한의 이양이 동반돼야 한다. 산업단지 입지, 대학 정원, 연구개발(R&D) 투자 분야의 결정권이 여전히 중앙 부처에 있다. 기업이 투자를 하려 해도 중앙의 심의를 기다리다 포기하는 일이 부지기수다. 5극3특의 특별지자체에는 입지, 환경, 교육, 산업 진흥과 관련된 핵심 규제 권한을 대폭 이양해야 한다. 각 권역이 “우리 지역에 오면 이런 규제를 풀어주겠다”고 기업에 직접 세일즈 할 수 있어야 한다.세번째는 물리적 거리를 삭제하는 교통 인프라다. 메가시티의 전제 조건은 ‘1시간 생활권’이다. 통근, 통학, 물류가 하나의 도시처럼 매끄럽게 연결되지 않으면 규모의 경제는 발생하지 않는다. 광역철도(GTX급 지방 광역망)와 순환도로망 구축은 복지가 아니라 경제권 통합을 위한 필수 투자다. 통합 환승 체계와 디지털 인프라를 통해 심리적 거리감을 획기적으로 줄여야 한다. 이미 수도권은 GTX-A를 통해 이동 속도 단축이 가져오는 지역 간 네트워크 강화 효과를 얻고 있다. GTX-B, C까지 완성되면 그 효과는 더욱 커질 것이다. 지방의 광역철도가 시급한 이유이다.네번째는 강력한 거버넌스의 구축이다. 현재 논의되는 특별지방자치단체나 광역연합이 지자체장들의 ‘친목회’ 수준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예산 편성권과 인사권, 계획 수립권을 가진 실질적인 의사결정 기구가 돼야 한다. 책임을 지고 리더십을 발휘할 주체가 불분명하면, 5극3특은 또다시 이해관계 조정에 실패하고 표류할 공산이 크다. 수도권 광역고속철도방에 의한 빨대효과를 최소화하는 것 역시 지역내 거버넌스 구축에 달렸다.민간 투자의 물꼬를 트는 법, '기획자'로서의 지방정부이 모든 논의의 성패는 결국 ‘민간(기업)의 이동’에 달려 있다. 공공기관 이전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함을 우리는 배웠다. 기업이 지방 이전을 꺼리는 이유는 세금이 무서워서가 아니다. 인재를 구할 수 없고, 인프라가 부족하며, 정책의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래서 5극3특은 기업에 단순한 조세 감면을 넘어선 ‘패키지 딜’(Package Deal)을 제공해야 한다. 원하는 인재를 공급해 줄 지역 대학의 맞춤형 학과 신설, 직원들이 거주할 정주 여건, R&D 센터 설립 지원, 그리고 이 모든 약속을 정권이 바뀌어도 지키겠다는 법적 확약이 필요하다. 지방정부 역시 ‘기획자’이자 ‘사업가’로 변신해야 한다. 재정분권은 단순히 돈의 문제가 아니라 권한과 책임의 분산이기도 하다. 5극3특은 대한민국이 ‘수도권 일극’이라는 낡은 껍질을 깨고 나오는 고통스럽지만 필수적인 탈피(脫皮)의 과정이다. 이것은 지방을 살리는 문제를 넘어, 한국 경제가 저성장의 늪을 탈출해 재도약할 수 있느냐를 가늠하는 시금석이다. 중앙정부가 쥐고 있던 ‘권한의 빗장’을 풀고, 그 열린 문으로 지방정부가 설계한 혁신의 생태계에 기업이 뛰어들게 해야 한다. 5극3특이 정권의 구호로 끝나지 않으려면, 이제 구상은 끝내고 실행으로 답해야 한다. 1개의 엔진이 힘에 부쳐 헐떡이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8개의 심장이 힘차게 박동하는 역동적인 대한민국이다.

2026.01.05 10:00

4분 소요
통계로 본 지역 소멸…’지역 균형 발전’은 미래 세대 위한 약속

정책이슈

11.8%. 서울과 경기 그리고 인천이 차지하고 있는 대한민국 국토 면적이다. 20%도 되지 않는 면적이지만 자본과 인력, 일자리 등의 모든 자원을 흡수하는 블랙홀 역할을 하고 있다. 노무현 정부가 지방분권을 추진한 이유이자, 이재명 정부가 ‘5극 3특’(5개 초광역 경제권과 제주·강원·전북 특별자치도)이라는 지역 균형 발전 공약을 전면에 내세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만큼 지역 소멸은 현실이 되고 있다. 통계로 본 수도권 집중 현상은 지역 균형 발전이 미래 세대를 위한 약속임을 보여준다. 2020년 수도권 인구가 비수도권 인구를 처음으로 추월한 이후 격차가 계속 벌어지고 있다. 청년층의 수도권 이동으로 인해 지방의 고령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GRDP는 일정기간 동안 정해진 경제구역 내에서 생산된 모든 최종재화와 서비스의 시장가격 합으로 경제구조나 규모 파악에 활용한다. 지역별로 보면 경기가 651조원, 서울이 575조원 순으로 전체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세종이 17조원으로 가장 작았다. 한국은행이 2025년 12월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시가총액은 전국 대비 43.3%에 달해 2020년의 전고점 43.2%를 경신했다. 서울 아파트 시가총액이 서울 GRDP의 7.1배를 기록하는 수치로 부동산 가치가 경제 규모를 넘어선 것을 알 수 있는 통계다.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77%가 수도권에 있고, 서울 중구 등 특정 지역에 본사의 22.9%가 밀집해 있다. 고소득 전문직 일자리의 수도권 쏠림이 심각함을 알 수 있는 통계다. 지방의 청년들이 일자리와 교육을 위해 고향을 떠나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흐름은 20여 년째 지속되고 있다. 특히 영남권에서의 유출이 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청년들이 고향을 떠나는 가장 큰 원인은 직업(43.2%), 교육(12.4%) 등으로 경제적 기회와 교육에 집중되어 있다.

2026.01.05 09:10

2분 소요
“2026년은 ‘부강한 광주’의 원년...광주 정책 전국에 퍼지다 [이코노 인터뷰]

CEO

“2026년은 ‘부강한 광주’의 원년이다.” 지방 소멸의 위기이자 지역의 청춘들이 모두 일자리를 찾아서 수도권으로 몰려들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지자체장 임기 마지막 해에 들어선 그는 2026년 일자리와 돈이 흐르는 지자체가 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특히 이재명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하는 ‘지역 균형 발전’ 기조 속에서 광주의 정책들은 전국 지자체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재명 정부가 강조하는 ‘지역 균형 발전’의 선두에 서고 있는 광주광역시(광주)의 정책을 전국 지자체가 도입하는 것도 있을 정도로 타 지자체의 주목을 받고 있다. 주인공은 3선 국회의원을 지냈고 청와대 정무수석을 거쳐 광주광역시장을 맡고 있는 강기정 시장이다. 지역 균형 발전의 현재와 미래 그리고 전략을 듣기 위해 강 시장을 찾은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는 2025년 12월 말 서울여의도에 있는 광주광역시 서울사무소에서 강 시장을 만났다. 정치인에서 행정가로 변신에 성공한 강 시장은 ▲인공지능(AI) 중심도시 ▲모빌리티 ▲통합돌봄 ▲복합쇼핑몰 유치 등을 주요 성과로 꼽는다. 그는 행정과 정치를 이분법적으로 나누는 시각을 경계하며 스스로를 ‘정치와 행정의 양손잡이’라 정의한다. 입법의 생리를 알고 국가 운영 메커니즘을 경험한 그에게 지방 행정은 '정책에 민심의 옷을 입히는 과정'이다.강 시장은 공직자들에게 "행정만 하지 말고 정치 행정을 하라"고 주문한다. 행정의 틀에 갇히면 시민들의 절박함과 정무적 판단을 놓치게 된다는 경고다. 이러한 철학이 투영된 결과물이 ‘광주다움 통합돌봄’이다. 기존의 신청·심사 방식에서 벗어나, 조건이 맞으면 자동으로 복지 혜택을 제공하는 1:1 맞춤형 시스템이다. 보건복지부와 행정안전부가 이를 전국 모델로 검토하게 된 배경에는 강 시장의 정무적 결단이 있었다.Q 정치인에서 지자체장으로 변신을 했는데, 여의도 정치와 행정이 다른 점이 무엇인가. 강기정 시장(이하 강): “행정과 정치가 구분되는 순간 일이 안 된다. 나는 공직자들에게 늘 ‘정치 행정’을 주문한다. 행정만 하면 시민들의 감성과 정무를 읽지 못한다. 정치는 한정된 재원을 어디에 먼저 투입할지 결정하는 우선순위의 싸움이다. 내가 배운 것은 ‘정책에 민심의 옷을 입히는 것’이다. 어떤 정책도 민심이 동의하지 않으면 외면받는다.” Q : ‘정치 행정’의 대표적인 결과물이 ‘광주다움 통합돌봄’이다. 세계지방정부연합(UCLG) 국제도시혁신상 최고상과 대통령 표창까지 받았고, 2026년에는 전국 지자체가 도입을 하게 된다. 통합돌봄 실행 과정에서 반발도 있었을 것 같은데. 강: “복지 공무원 입장에서 기존 업무에 돌봄이 더해지니 일이 1.5배로 늘어난 건 사실이다. 하지만 직접 현장을 누비며 공직자로서의 보람을 느끼기 시작했고, 정책은 더욱 완성되어 갔다. 공무원이 돌봄 서비스 대상자를 찾아 1:1 맞춤형 계획을 세우는 것, 이것이 광주가 실현한 ‘돌봄 민주주의’다. 넉넉치 않은 지방재정에 매년 100억 원이 넘는 재원을 투입하기로 결정한 것 역시 쉽지 않은 정무적 판단이었다.” AI와 모빌리티로 광주의 미래 성장판 열다강 시장이 강조하는 부강한 광주가 가능한 데는 AI와 모빌리티 산업을 선점했기 때문이다. 변변한 대기업이 드문 광주가 미래 먹거리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는 것만으로도 칭찬받아 마땅하다. 글로벌 시장의 화두가 된 AI를 광주가 선점하면서 ‘AI 도시 = 광주’라는 공식을 심어준 것은 강 시장의 선구안 덕분이다. AI 이미 2010년대 중반부터 강 시장이 관심을 가졌던 분야다. 2017년 당시 문재인 대선 후보 시절 캠프의 총괄선대위 수석본부장으로서 ‘광주 1조 프로젝트’ 설계를 한 바 있다. 당시 광주는 자동차와 가전이라는 전통적인 제조 산업에 의존하고 있었으나 성장 동력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위기감이 팽배했다. 이때 강 시장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AI를 광주의 주력 산업인 자동차·가전과 결합하면 광주의 성장판이 될 수 있다고 확신했다. 이를 구체화하여 광주에 'AI 집적단지 1조원 프로젝트'를 유치하는 대선 공약으로 AI와의 연을 맺었다. 단순히 공장을 유치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데이터와 알고리즘이 흐르는 ‘지능형 도시’로 체질을 개선하는 것이 광주의 유일한 생존 전략이라고 판단한 것이다.광주시장에 취임하면서 AI 정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데 집중했다. 아쉽게도 국가 AI 컴퓨팅센터 유치 과정에서의 실패를 했지만 대신 초저전력 국산 AI 반도체인 신경망처리장치(NPU) 실증에 집중하며 차별화된 영역을 개척했다. “정치는 한정된 재원을 어디에 먼저 투입할지 결정하는 우선순위의 싸움”이라는 지론에 따라, AI를 광주의 미래를 책임질 1순위 자산으로 선언한 결과였다. 이런 확신과 실행으로 광주는 이제 전국 지자체 중에서 가장 앞서나가는 AI 실증 도시로 거듭날 수 있게 됐다. 이게 가능해지면서 고용과 기업 유치 실적도 성과를 내고 있다. Q 국가 AI 컴퓨팅센터 유치에 실패했다. 아쉽지는 않나. 강: “ 아쉽지만 우리는 대신 ‘국가 NPU 컴퓨팅센터’ 예산을 확보했다. 광주는 국산 반도체 상용화를 지원하는 실증 거점으로 거듭날 것이다. 제조업 위기 속에서 AI라는 새 성장판을 연 것은 분명한 성과다. 이미 광주에는 160개가 넘는 AI 관련 기업이 들어왔고, 최근 3년 사이 640명이 넘는 인재가 새로 채용됐다. 제조업 위기 속에서 AI라는 새 성장판을 연 것은 분명한 성과입니다.”Q 창업 생태계 지원과 규제 혁신을 위해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고 들었다. 강 : “자랑하고 싶은 것이다.(웃음) 2026년 광주는 AI 모빌리티 실증 도시 선포를 통해 광주 전역을 ‘규제 프리존’으로 만들 것이다. 자율주행차 200대가 광주시 외곽에서 시작해서 단계적으로 시 전체를 누비게 될 것이다. 규제 없이 마음껏 신기술을 실험하는 도시이고, 스타트업의 실증이 필요하다면 광주 전역의 시설을 이용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실험하는 도시, 창업 성공률이 높은 광주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 광주는 스타트업의 도시이자, 스타트업의 서비스와 제품을 실증하는 도시가 될 것이다.”Q 광역시임에도 그동안 유치하지 못했던 복합쇼핑몰도 착공에 들어갔다. 이것을 가능하게 한 동력이 무엇인가. 강: “소상공인들과 20번 넘게 간담회를 했다. 단순히 쇼핑몰을 짓는 게 아니라 ‘복합쇼핑몰 상생발전협의회’를 통해 로컬 매장 입점, 전통시장 연계 등 구체적인 상생안을 짰다. 광주는 이제 떠나는 도시가 아닌 ‘찾는 도시’로 변화하는 것이다. 1조2000억원이라는 현대백화점의 투자는 도시 이용 인구 3000만명 시대를 여는 마중물이 될 것이다.” 에너지 분권·산업 재배치 지역 균형 발전 도모해야 강 시장은 떠나는 도시가 아닌 사람이 찾아오는 도시를 만들고 있다.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한 조건”을 묻는 기자에게 “산업의 재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단언했다. 강 시장은 이재명 정부의 ‘5극 3특’(5개의 메가시티와 3개의 특별광역권) 체제의 취지가 현실화하기 위해서 갖춰야 할 전제 조건을 몇 가지 이야기했다. 먼저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는 일이다. 중앙정부는 예산 지원을 전폭적으로 하고 권한은 지방으로 이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자체가 스스로 일어설 동력을 얻기 위한 조건이라는 게 강 시장의 주장이다. 광주-부산-구미를 잇는 '반도체 남부 벨트'나 광주-전남-전북을 묶는 '에너지 경제 공동체'처럼 수도권 일극 체제를 깨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공공기관을 단순히 지방으로 옮기는 수준에서 나아가 RE100(기업이 사용하는 모든 전력을 2050년까지 전량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구매 혹은 자가생산으로 조달하는 것)과 같은 미래 에너지 주권을 지자체에 부여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기업들이 에너지를 찾아 지방으로 내려오게 만드는 게 지역 균형 발전의 해법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Q 광주 역시 청년 인구 유출이 문제인 것으로 알고 있다. 강: “청년들이 고향을 떠나는 이유는 일자리가 없기 때문이다. 광주에는 18개 대학이 있는데 이를 수용할 기업이 부족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광주과학기술원(GIST)에 반도체 계약학과를 만들고, 전남대와 조선대에 5년간 2200억원을 투입해 맞춤형 인재를 키우려고 한다. 인재가 있으면 기업은 오게 되어 있다. 여기에 복합쇼핑몰과 지하철 2호선 같은 인프라를 더해 ‘정주 여건’을 완성하려고 하고 있다.”Q 이재명 정부가 지역 균형 발전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를 위해 지자체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하나.강 : “과거 노무현 정부가 공공기관 이전으로 판을 깔았다면, 이제는 ‘에너지 분권’으로 가야 한다. RE100 특구법이 그 핵심이다. 에너지가 풍부한 호남으로 기업이 올 수밖에 없는 조건을 만들어줘야 한다. 땅값 할인이나 세제 혜택은 기본이다. 광주도 삼성 SDS 컴퓨팅센터 투자 시 최대 1000억원의 현금 지원을 약속했다.” 2026년 6월에는 제9회 지방선거가 열린다. 청와대 정무수석과 3선 의원이라는 중량감까지 가지고 있는, 초선의 지자체장의 연임 도전이 관심을 끄는 것은 어찌보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는 얼마 전 ‘광주, 처음보다 더 극적인 두 번째 등장’이라는 책을 내고 1월 초 출판기념회도 열었다. 책 제목에 들어간 ‘두 번째’라는 단어를 두고 지역 정가에서는 강 시장의 재선 도전을 뜻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연임에 도전할 생각인가”라는 질문을 했지만 여느 정치인의 화술처럼 ‘그렇다’ ‘아니다’라는 확실한 대답을 하지 않는다. 다만 “늘 도전하겠다는 나의 생각과 그 도전을 동의해주는 시민들의 생각이 맞아떨어질 때 하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또한 “지난 3년 반 동안 열심히 했다. 잘한 일도 있고 아쉬운 일도 있는데 그런 것을 시민들과 우리 당에서 평가해 주는 것”이라며 “그 평가에 묵묵히 응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덧붙였다. 민선 8기 동안 광주시장을 연임한 이는 박광태 전 시장뿐이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한 자리이고 민주당 내에서 후보도 많은 지역으로 꼽힌다. 그럼에도 강 시장이 지금까지 보여준 성과와 도전은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가 연임에 도전할 것이라는 예상이 힘을 받는 이유다. 그럼에도 그는 연임 도전에 집중하기 보다 “남은 기간 동안 해결하고 싶은 게 있다”는 말로 마지막까지 행정가로서의 역할에 충실할 것을 약속하고 있다. 그가 풀고 싶어하는 문제로는 ‘군 공항 이전 문제’다. 2025년 12월 17일 합의서를 작성해 군 공항 이전이 가시화가 됐다. 강 시장은 “정부가 보증하고 시와 정부가 부족한 재원을 메꾸기로 하면서 불신을 해소했다”면서 “무안과의 통합 공항을 성공시켜 광주의 오랜 숙원을 풀겠다”고 자신했다. 강 시장은 인터뷰를 마치며 “정치는 시대의 운과 맞아야 한다”고 말하지만 운을 기다리는 대신 행동으로 성과를 만들어냈다. 광주시에서 시작된 통합돌봄은 전국에 꽃을 피웠고 기업과 사람을 광주로 끌어 모았다. 부강한 광주를 만드는 강기정의 행보는 본 궤도에 올랐다. 강 시장의 다음 행보가 궁금해진다.

2026.01.05 08:56

8분 소요
"수도권 1극을 넘어라"...5극3특이 그리는 대한민국 지도

산업 일반

정부가 수도권 집중 현상을 해소하고 지역 주도의 균형 발전을 이루기 위해 ‘5극 3특’이라는 새로운 국토 재편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는 기존의 중앙집권적 발전 모델에서 벗어나, 전국을 5개의 메가시티(광역경제권)와 3개의 특별자치권으로 나누어 독자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5극'은 인구와 산업이 밀집한 5대 광역권을 의미한다. ▲수도권 ▲동남권 ▲대경권 ▲중부권 ▲호남권 등이 이에 해당한다. 각 권역은 행정 구역의 경계를 넘어 교통과 산업을 연결하는 ‘메가시티’ 구축을 지향하게 된다. 단순히 지역을 묶는 것에 그치지 않고, 수도권에 대응할 수 있는 경제적 자생력을 갖춘 '초광역 경제권'을 형성해 국가 균형 발전의 거점으로 삼는 것이 핵심이다.'3특'은 지역적·지리적 특수성을 인정받아 고도의 자치권과 규제 특례를 부여받은 3곳의 특별자치도를 의미한다. ▲제주특별자치도 ▲강원특별자치도 ▲전북특별자치도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각 지역의 강점인 관광, 청정 에너지, 첨단 농생명 산업 등을 중심으로 중앙정부로부터 이양받은 권한을 활용해 차별화된 발전 전략을 추진한다. 이를 통해 천편일률적인 개발이 아닌, 지역 맞춤형 혁신 모델을 제시할 방침이다.‘5극 3특’ 체제의 성공 여부는 결국 실질적인 권한 이양과 인프라 확충에 달려 있다. 전문가들은 5극 3특 체제가 안착하기 위해서는 중앙부처의 파격적인 규제 완화와 함께 지역 간의 긴밀한 네트워크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수도권 일극 체제를 타파하고 전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를 열기 위한 대한민국 국토의 대개조가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른 모습이다.

2026.01.0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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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우 코스포 의장 "빅테크와 스타트업 융복합, 글로벌 AX 성공의 관건" [이코노 인터뷰]

스타트업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한국과 미국에서 변호사를 하다 창업 생태계에 뛰어들어 국내 스타트업 성장·지원의 최전선에 섰다. 드라마틱한 길을 걷고 있는 한상우 코리아스타트업포럼(코스포) 의장의 이야기다. 미래 산업의 근간이 되는 스타트업 단체의 수장을 맡은 뒤 특유의 다이내믹한 여정을 주도하고 있다. 가장 젊지만 가장 강력하기도 한 단체를 이끄는 한 의장은 국내 창업 시장을 냉정하게 진단했다. ‘창업하기 좋은 환경임에도 사업하기는 힘든 국내 스타트업 시장’이라는 문제점을 해결할 명확한 해법을 제시하는 한편 창업자들의 러닝메이트로서 희망적인 메시지도 전했다. ‘페덱스컵’ 및 생태계 최적화 밑그림 완성 ‘다시 스타트업 하기 좋은 나라.’한 의장이 2024년 코스포의 제4대 의장을 맡으며 취임 일성으로 내세운 슬로건이다. 이 목표 달성을 위해 한 의장은 자신의 회사(위즈돔)를 2순위에 둘 정도로 창업 생태계의 최적화 조성에 매달렸다. 그는 스스로 ‘공공재’라 칭할 정도로 2년 동안 발에 땀이 나도록 달려왔다. 매일이 전쟁터인 스타트업의 환경과 익사이팅한 한 의장의 에너지는 궁합이 잘 맞았다. 이에 코스포는 한 단계 성장하며 생태계 최적화를 위한 밑그림을 완성했다는 평가다. 그는 “'배달의 민족' 창업자 김봉진과 후배들이 모여서 협회를 만들자는 의견이 나왔고, 한 50명이 평일에 예식장을 빌려 발기인 대회를 한 게 코스포의 시작이었다”며 “이후 사무국이 구성되는 등 점점 커졌고, 지금은 회원사 2600여개가 됐다. 협력 및 국제 회원들까지 합치면 3000개가 넘어간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지금까지 회원사 19개가 유니콘 기업이 됐고, 상장한 회사들도 생겼다. 그 유니콘 이력이 있는 회사를 합친다면 시총만 거의 100조원”이라며 “회원사들의 매출 규모가 20조원이 넘고 누적 투자 규모도 28조원쯤 된다”고 덧붙였다. 재계 그룹과 비교해 코스포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코스포의 전체 시총이 재계 5위 롯데그룹(약 16조원)보다 크고 고용 인원으로 치면 포스코그룹(약 4만5000명)보다 많다. 전체적인 규모로 따지면 국제 경쟁력이 있는 그룹 하나가 생겼다고 보면 된다.”빌딩 구석구석에서 시작된 스타트업들은 성공과 실패를 반복하면서 성장하고 있다. 조직적인 지원과 성장을 위해 협회가 조직됐고, 이제 생태계 확장을 위해 최적화 과정을 찾아가고 있다. 최적화의 기틀을 마련하고 있는 한 의장은 “코스포는 스마트폰이 생기고 모바일로 경제가 바뀌는 시점에 아주 훌륭하게 디지털 전환을 이뤘던 기업들이다. 대기업 앱들을 제외하면 90%가 우리 회원사의 앱으로 채워졌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코스포의 연중 성장 지원과 관련한 일련의 여정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페덱스컵으로 비유했다. 그는 “코스포는 1년 동안 12월 열리는 컴업 행사를 향해 가는 여정이다. 골프로 치면 페덱스컵에서 포인트를 따야 하는 것처럼 컵업을 향해 북상하는 것”이라며 “컴업 행사 중간중간에 비즈니스트립, 컴업 in OO, 더피치 같은 일정, 국회 간담회 등의 프로젝트를 심어 1년 열 두달 할 일이 꽉 찬 조직이 됐다”고 강조했다. 12월 파이널 행사인 컴업 2025을 포함해 한 의장은 굵직한 4개의 코스포 프로그램의 뿌리를 다졌다. 그는 “비즈니스트립의 경우 글로벌 진출과 관련한 프로그램인데 지금은 경쟁률이 5대 1이 넘을 정도로 히트 상품이 됐고, 스타트업들의 호응도 좋다”며 “지금 코스포는 회원사 전체가 일련의 스케줄을 공유하면서 빌드업을 하는 틀을 갖췄다”고 부연했다. 공정한 심판 있는 복싱 링 환경 간절 ‘스타트업 하기 좋은 나라’ 미션 수행과 관련해서는 냉정하게 60점을 줬다. 규제와 카르텔 등 아직 넘어야 할 산들이 많기 때문이다. 한 의장은 국내 창업 생태계를 “한국은 창업하기 좋은 환경이지만 사업하기 좋은 환경은 아니다”라고 요약했다. 변호사를 했던 그는 ‘훌륭한 변호사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라는 어떤 이의 질문에 “변호를 잘 하세요. 그럼 훌륭한 변호사가 돼요”라고 명확히 답한다. 이런 ‘상식’은 국내의 창업가에게도 해당하는 범주다. 창업가들은 충분한 역량을 가지고 작은 성공을 이뤄낸다. 하지만 이후 사업화 과정에서 벽에 부딪히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는 “스타트업들도 사업하기 좋게 해줘야 한다. 대기업 회장님이나 가게에서 나물 파는 사장님이나 다 똑같다고 본다”며 “사업하기에 좋은 환경이 돼야 하는데 사업하시는 분들을 괴롭히는 상황들이 계속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창업 후 비즈니스를 하면서 이제 유효 수요를 만나 드디어 터질 때쯤 온갖 군데서 태클이 들어온다. 이런 규제가 들어오고 반대가 들어오면 공정한 경쟁이 안 되는 구조”라고 울분을 토했다. 스타트업 관계자들은 이런 불공정한 구조가 ‘다시 스타트업하기 좋은 나라’를 방해하는 가장 큰 장애물이라고 여긴다. ‘벤처 붐’ 재현을 위해서 복싱 링 위에서 제대로 싸우게 만드는 분위기가 형성돼야 한다는 의미다. 극단적으로 사업화 과정에서만큼은 정부의 도움이 필요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자유롭고 공정하게 경쟁해서 반칙하는 거를 잡아내야 할 기관이 여기저기 뛰어다니면서 삑삑 호루라기 불면서 ‘이것도 하지마 저것도 하지마’라는 행태가 반복되고 있다”며 “심판이 나(스타트업)만 말리는 상황이라 일방적으로 두드려 맞는 상황이 된다”고 탄식했다. 신구 경쟁이 치열하게 진행돼야 할 전쟁터에서 반칙이 난무해 ‘김봉진 키즈’가 탄생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유 경쟁 체제에서의 선순환을 간절히 희망했다. 미국을 예로 든 한 의장은 “미국에서는 자본력 있는 회사가 새로운 회사(스타트업)를 사기도 하고 반대로 새로운 회사의 기업 가치가 커져서 기존의 회사를 거꾸로 M&A(인수합병)를 하기도 한다”며 “디즈니 같은 경우 주인이 몇 번 바뀌었다. 홀딩스(주인)가 바뀌었을지언정 그 기업이 하고자 하는 본질 엔터 사업은 바뀌지 않았다”며 “시대의 트렌드에 맞게끔 재해석되고 환경이 바뀌고 있는데 우리는 여전히 누가 큰가를 따지고 기존의 방식을 답습하면 사업이 어렵게 된다”고 꼬집었다. AX 기회의 장, 융복합 능력 관건 다행히 2026년 한국의 창업 환경은 우호적이다. 정부의 지원사업인 예비창업 패키지와 초기창업 패키지 등 창업 패키지들이 스타트업들의 성장을 받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주관 지원사업인 팁스(TIPS)의 매칭 비율도 괜찮은 편이다. 팁스는 민간투자와 연계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기술 아이템을 보유한 유망 창업기업을 발굴·육성하는 프로그램이다. 한 의장은 “팁스도 성공한 정책이고, 창업 패키지 등이 세계적으로도 흠 잡을 데 없이 잘 운영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여기에 스타트업과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역량 있는 정부의 인사들이 전면 배치되면서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한 의장이 '일을 하면서 일이 이렇게 즐거운 적이 없었다'고 말할 정도다. 그는 “네이버 대표를 지낸 한성숙 중기부 장관을 비롯해 삼성전자 사장을 하셨던 고동진 의원, 강훈식 비서실장, 김한규·이해민 의원 등 젊은 의원들이 유니콘 팜(국회 내 스타트업 지원·연구 모임) 활동을 많이 하고 있다”며 “정부와 의회, 대통령실 모두 수준 있고, 이해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고조되고 있는 분위기에서 AI(인공지능) 전환으로 새로운 기회의 장이 마련되고 있다는 평가다. 창업가에게 모바일 시대처럼 새로운 챕터가 열린 셈이다. 그는 “AI라는 어마어마한 기술적 변형이 찾아왔다. 모바일이라는 기술적 변형 속에 지난 15년 동안 지금의 스타트업들이 탄생하고 성공 시대를 열었다”며 “한국이 한번 정하면 정말 잘 해내는 성향이 있는데 AI로 잘 해보자고 했으니 국가적인 차원에서 다시 한 번 스타트업에 포커싱을 맞추면 앞으로 15년은 더 좋아질 수 있다”며 장밋빛 미래를 예측했다.빅테크와 스타트업의 융복합이 AX(AI전환) 시대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빅테크와 스타트업의 컬래버레이션과 '대연합'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는 지름길이 된다는 의미다. 한 의장은 “네이버의 파운데이션 AI는 스타트업 수준에서 만들 수 없다. 대기업, 빅테크가 해줘야 하는데 이에 대한 응용 사업은 네이버가 못하는 부분”이라며 “예를 들어 렌트카 사업을 한다고 하면 전국에 수십만 렌트카에 관한 데이터 전환을 해놓은 회사(스타트업)가 있어야 한다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궁극적으로 네이버라는 빅테크 생태계 안에 특정 산업·업무에 특화된 버티컬 AX 능력을 갖춘 스타트업을 세우겠다는 게 계획이다. 큰 세계관으로 대기업의 역량을 스타트업들이 십분 발휘할 수 있게끔 컬래버레이션이 이뤄지게 만들겠다"며 당찬 출사표를 던졌다.

2026.01.05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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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오년 '국대 AI' 향해 달리는 다섯 준마

IT 일반

병오년 '국가대표 AI'라는 타이틀을 향해 다섯 준마가 출발선에 힘찬 기세를 품고 섰다. 소버린(주권) AI를 공통분모로 서로 다른 매력을 뽐냈는데, 조만간 한 곳이 탈락할 예정이라 신경전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네이버클라우드·업스테이지·SK텔레콤·NC AI·LG AI연구원 등 5개 정예 팀은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기초 모형)' 프로젝트 1차 성과를 발표했다.이 자리는 단순 경쟁을 넘어 생존이 걸린 운명의 무대였다. 정부는 이달 중 프로젝트 1차 단계 평가를 추진해 정예 팀을 4곳으로 압축할 계획이다. 향후 6개월마다 최종 1~2팀이 남을 때까지 경쟁하는 토너먼트 방식이다.지원 대상으로 선정되면 GPU(그래픽처리장치) 등 컴퓨팅 자원과 데이터 구축 및 가공 비용 연간 약 30억~50억원, 해외 우수 연구자 인건비, 연구비 연간 20억원가량을 보장받는다. 정부는 탈락하는 팀을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이제 이미지·오디오 인식은 기본팀마다 보유한 무기가 달라 유력 후보를 꼽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LG AI연구원의 자랑은 국내 1위 LLM(거대언어모델)으로 평가받는 '엑사원'이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축구장 41개 크기의 AI 데이터센터 '각 세종', SK텔레콤은 아마존웹서비스와 손잡고 울산에 짓고 있는 국내 최대 AI 데이터센터 등 탄탄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업스테이지는 저비용·고효율 중심의 실사용 모델이 높은 점수를 받았고, NC AI는 게임·엔터테인먼트 영역에서 축적한 3D·멀티모달 기술 기반의 산업 특화형 모델이 강점이다. 먼저 네이버클라우드 정예 팀은 프로젝트 지향점인 옴니 파운데이션 모델을 전면에 내세웠다. 텍스트·이미지·오디오·비디오 등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를 통합적으로 이해하고 추론하는 것이 골자다. 성낙호 네이버클라우드 하이퍼스케일 AI 기술총괄은 "음성으로 질문하든, 이미지를 보여주든 어떠한 방식으로도 유연하게 실시간 소통이 돼 '모두를 위한 AI'에 한층 가까워진다"고 설명했다.고도화된 추론 능력의 '하이퍼클로바X 시드 32B 씽크'는 비전 능력이 통합돼 있어 이미지를 깊이 있게 이해한다. 지난해 11월에 있었던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수학 문제를 사진으로 찍어 올렸더니 그래프가 포함돼 있었는데도 바로 인식해 5초 만에 풀이 과정을 만들고 정답까지 맞혔다. 글로벌 AI 분석 전문 기관 아티피셜 애널리시스의 조사에서 매개변수 400억개(40B) 이하 소형 모델 사이에서 1위를 기록했다. 사용자가 어떤 형태로 질문해도 모델이 직접 판단해 적절한 형태로 답변하는 '하이퍼클로바X 시드 8B 옴니'도 공개했다.NC AI 정예 팀은 산업 특화 AI 파운데이션 모델 구축을 위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연수 NC AI 대표는 "NC AI의 핵심 목표는 대한민국 산업 전반에 AI 전략을 견인할 확장 가능한 파운데이션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이를 위해 ▲도메인 전문성·유연성 ▲보안 및 통제권 ▲비용 효율성을 3대 키워드로 설정했다. NC AI 정예 팀은 1단계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고품질 한국어·산업 특화 데이터를 확보했고, 100B 규모의 LLM '배키' 개발을 완료했다. 이를 바탕으로 롯데와 글로벌 물류 AX(AI 전환), 포스코와 작업자 안전 감지 모델 개발 등 28개 이상의 산업 확장 프로젝트를 수행 중이다.업스테이지 정예 팀은 정부가 지원한 GPU로 높은 학습 효율을 달성하는 과정에서 장애 복구 시간을 47%, 학습 기간을 40% 이상 단축했다. 이렇게 탄생한 한국어 특화 '솔라 오픈 100B'를 승부수로 띄웠다. 규모가 크지만 필요할 때는 소형 AI처럼 작동하고, 복잡한 문제도 스스로 해결책을 찾아내는 '말 잘하는 AI'다.시연에서는 제미나이, 클로드, 그록 등 글로벌 모델과 비교해 상세하고 이해가 쉬운 답변을 내놨다. 팟캐스트·슬라이드 생성, 팩트 체크 등 연결성 있는 부가 작업도 매끄럽게 끝냈다. 업스테이지 정예 팀은 이런 혁신 기술을 국내 AI 생태계 발전을 위해 적극 개방하겠다고 약속했다.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는 "학교나 비영리 기관에 있다면 솔라 100B를 포함해 모든 제품을 API로 무료로 제공한다"며 "일하는 환경에서 새로운 혁신이 일어나기를 바라기 때문이며, 이미 300개 이상 기관의 200명이 참여하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500B 초거대 모델 등장다음 주자는 SK텔레콤 정예 팀이었다. 500B 규모의 초거대 AI 모델 '에이닷엑스 케이원'을 전격 공개했다. 정부의 '글로벌 AI 3강' 목표에 닿기 위해서는 고난도 작업 수행으로 SOC(사회간접자본) 역할까지 할 수 있는 500B 규모 모델이 필수라는 판단에서다.정석근 SK텔레콤 AI CIC장은 "더 거대한 매개변수를 가질수록 인간의 언어와 맥락을 더 완벽하게 이해하고 대결할 수 있다"며 "먼저 이런 대규모 모델을 확보한 뒤에 다양한 모델을 개발하면 높은 성능과 효율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에이닷엑스 케이원은 글로벌 대표 모델 딥시크 대비 사용자 지시 수행 정확도와 고난도 한국어 시험에서 각각 148%, 110% 우수한 벤치마크 점수를 달성했다. SK텔레콤 정예 팀은 에이닷엑스 케이원을 활용해 AI 에이전트와 전문 지식 특화 AI 검색 등으로 '국민 모두의 AI' 비전을 실현하고, 제조 AI 전환을 촉진해 국가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LG AI연구원 정예 팀은 동급 최고 성능의 엑사원을 글로벌 최고 성능의 'K-엑사원'으로 키운다.메모리 요구량과 연산량은 30% 줄이고, 자체 고안한 강화 학습 알고리즘으로 성능을 고도화했다. GPU 학습 자원 평균 사용률은 89.4%로, 높은 안정성과 학습 효율성을 확보했다. 이에 K-엑사원은 13개 공통 벤치마크 평균으로 목표 모델 대비 103.8% 수준의 성능을 과시했다. 인류 보편적 가치·사회 안전·한국의 특수성·미래 위험 대응 등 신뢰도 평가에서는 총합 97.83점으로 오픈AI 'GPT-OSS 120B'(92.48점)와 알리바바 '큐웬 3 235B'(66.15점)를 크게 앞섰다.최정규 LG AI연구원 그룹장은 "대한민국의 글로벌 AI 3강 도약에 K-엑사원이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2026.01.0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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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주년 코스포, 스타트업 생태계 '연결과 설계' 더욱 촘촘해진다

스타트업

‘스타트업의 성장을 도와 세상을 혁신한다’는 슬로건을 내걸며 탄생한 코리아스타트업포럼(코스포)이 새해 10주년을 맞았다. 2016년 출범한 코스포는 스타트업의 비즈니스 환경 개선을 위한 규제혁신과 정책발굴, 창업가 연대를 통한 성장 지원 및 역량 강화, 글로벌 진출, 사회적 인식 제고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회원사 수 2600개를 넘어섰고, 회원사 기준 유니콘 기업이 10개가 될 정도로 스타트업 생태계 확장에 힘쓰고 있다. 코스포는 ‘연결하고 설계하며, 한국 스타트업의 다음 10년을 만든다’는 새로운 비전을 공개했다. ▲AI 및 신산업 중심 전략 추진 ▲정책 및 대외협력 싱크탱크 기능 강화 ▲창업문화 확산과 대국민 공감 조성 ▲글로벌 확장 강화 및 해외 생태계와의 연계 심화 등 4개의 중점 전략으로 스타트업 생태계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뒷받침한다는 계획이다. 코스포의 스타트업 생태계 확장을 위한 주요 프로그램은 4가지로 나뉜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우선 ‘비즈니스트립’은 글로벌 선배 기업들의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글로벌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스타트업이나 창업가들이 중국 상해, 일본 도쿄, 오스트리아 빈 등을 직접 방문하면서 큰 호응을 얻었다. ‘컴업(COMEUP) in OO’은 지자체 생태계 간 협력 프로그램이다. 주요 지자체와 지역 스타트업 등과 연계해 연말 컴업 본행사 참여를 연결하고, 지역 생태계 역량 강화를 지원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2025년에는 제주와 충북 등과의 업무협약을 맺는 성과를 얻었다. ‘더 피치’(The Pitch)는 유망 초기 스타트업에 실전 IR 기회와 투자자 연계를 제공하고, 코스포를 통해 창업가와 생태계 전문가 간 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해 기획됐다. 마지막으로 매년 12월 열리는 국내외 스타트업 생태계 관계자들의 소통과 교류의 장이 있다. 지난해 12월 10일부터 사흘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컴업 2025(파이널)’는 코스포가 진행하는 가장 큰 프로그램으로 국내 최대 스타트업 페스티벌이다. 행사 당시 전세계 46개국이 참여하며 역대 최대 수준의 글로벌 확장세를 보여줬다. 사우디아라비아·인도·일본·캐나다 등 총 7개국이 국가관을 운영했다. 특히 딥테크·글로벌·기업가정신을 핵심 축으로 전시, 컨퍼런스, IR, 오픈이노베이션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글로벌 창업 생태계 구성원 간의 교류와 협력을 한층 확대했다. 온라인 플랫폼 매칭, 사전 매칭 기반의 1:1 미팅, 투자자 부스 상담을 통해 총 3447건의 투자·비즈니스 매칭이 성사되면서 글로벌 비즈니스 기회를 본격적으로 확장한 행사라는 평가를 받았다.코스포는 이번 컴업을 통해 네이버와 의미 있는 협약을 맺었다. 세 기관(코스포·네이버 클라우드·네이버 아라비아)은 전략적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국내 AI 스타트업의 성장과 사업화를 지원하고,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네이버 자체 모델)을 활용한 산업별 버티컬 AI 구축을 촉진하기로 했다. 코스포는 “코스포의 스타트업 발굴·정책 역량, 네이버클라우드의 독자 파운데이션 기반 기술력, 네이버 아라비아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유기적으로 결합해 민간 주도의 새로운 AI 생태계 협력 모델이 구축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또 미국 ACT(앱 협회)와 글로벌 스타트업 및 소규모 테크 기업 간 협력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2026.01.0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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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은 더 이상 ‘제2의 도시’가 아니다”…글로벌 허브로 가는 부산의 실험 [이코노 인터뷰]

정책이슈

서울·수도권 초집중과 지방 소멸은 더 이상 통계 속 경고가 아니다. 인구는 줄고, 청년은 떠나며, 지역의 성장 엔진은 멈춰 서 있다. 그러나 모든 지방이 같은 처지에 놓인 것은 아니다. 어떤 도시는 위기를 구조적 전환의 기회로 삼고 있다. 부산광역시가 그 대표적 사례다.오랫동안 ‘제2의 도시’라는 이름으로 불려 온 부산은 지금 스스로를 전혀 다른 좌표 위에 올려놓고 있다. 서울·수도권을 따라잡는 도시가 아니라, 서울·수도권과는 다른 축으로 대한민국의 성장을 견인하는 도시. 박형준 부산시장이 그리는 부산의 미래상이다. 그는 이를 '글로벌 해양 허브 도시'라는 한 문장으로 요약한다.이재명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하는 '지역 균형 발전' 기조 속에서, 부산은 단순한 수혜 지역이 아니라 성공 모델을 만들어야 할 시험대에 올라와 있다. 박형준 시장은 지역 균형 발전을 "대한민국의 지속 가능성을 좌우하는 국가 생존 전략"이라고 규정한다. 는 최근 박 시장에게서 부산이 구상하는 지역 균형 발전의 현재와 미래, 그리고 그 전략의 핵심을 들었다. 균형 발전, 대한민국 전체의 성장판 넓히는 전략 박형준 시장은 '성공한 지역 균형 발전'의 기준을 묻는 질문에 주저 없이 '혁신거점의 다극화'를 제시했다. 그는 "전국에 복수의 혁신 거점을 만들고, 이를 중심으로 주변 지역이 함께 성장하는 구조가 진정한 균형 발전"이라고 말했다.그가 말하는 혁신 거점은 단순한 기관 이전이나 단기적 재정 지원과는 거리가 멀다. 산업과 인재, 자본과 기술이 자생적으로 집적되고 확산할 수 있는 구조를 의미한다. 박 시장은 이를 '혁신균형발전'이라고 정의했다. 세계 주요 국가들의 사례를 보더라도, 혁신역량을 특정 수도 하나에 집중시키기보다 다수의 혁신 거점을 보유한 국가들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는 설명이다.박 시장은 "대한민국은 지금 서울·수도권에 거의 모든 성장동력을 의존하고 있다"며 "이 구조가 유지되는 한 지역 소멸은 피할 수 없고, 국가 전체의 성장 잠재력 역시 빠르게 소진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지역 균형 발전은 지방을 배려하는 정책이 아니라, 국가 경쟁력을 재설계하는 전략이라는 인식이다.그는 부산이 이러한 혁신 거점 역할을 수행하기에 가장 적합한 도시라고 강조한다. 세계 2위 환적항인 부산항을 중심으로 이미 글로벌 해양 물류 네트워크가 구축돼 있고, 울산·경남·전남 등 인접 지역과의 산업적 연계 가능성도 크다는 점에서다.박 시장은 "부산의 성장은 부산에만 머무르지 않는다"며 "부산이 혁신 거점으로 기능하면 그 파급효과는 남부권 전역으로 자연스럽게 확산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서울·수도권처럼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블랙홀형 성장'이 아니라, 주변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확산형 성장 모델'이라는 것이다.박 시장은 "지역 균형 발전은 특정 지역을 살리는 정책이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의 성장판을 넓히는 전략"이라며 "부산이 가장 먼저 성공적인 혁신 거점 모델을 만들어 보이겠다"고 말했다. 수도권 따라잡기 아닌 전혀 다른 길 가야 '지방은 서울·수도권을 따라잡아야 할 대상인가'라는 질문에 박형준 시장은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그는 “서울·수도권을 기준으로 따라잡겠다는 정책은 오히려 격차를 더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산업 구조와 인구 구조가 전혀 다른 수도권 모델을 그대로 복제하려는 접근은 현실적이지 않다는 설명이다.박 시장은 “지속 가능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서는 각 지역이 가진 비교우위를 바탕으로 전략산업을 육성해야 한다”며 “그래야 대한민국이라는 운동장을 넓게 쓸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대한민국은 서울·수도권 초집중으로 인해 ▲성장 잠재력 저하 ▲초저출생 ▲지역 격차 확대라는 복합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인식이다.이런 관점에서 부산이 선택한 길은 '해양'이다. ▲해양 물류 ▲해양 금융 ▲해양 신산업을 결합한 글로벌 해양 허브 도시 전략은 수도권이 대체하거나 모방하기 어려운 영역이라는 설명이다. 박 시장은 "부산은 서울·수도권의 대안이 아니라, 수도권과는 다른 역할을 수행하는 도시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박형준 시장은 부산을 오랫동안 따라다녔던 '제2의 도시'라는 표현에 대해서도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산업화 시대 서울·수도권 중심 사고가 만들어낸 평가"라며 "'제2'라는 표현은 늘 비교와 종속을 전제로 한다"고 말했다.부산시는 이 프레임을 넘어서기 위해 도시 체질 개선에 집중해 왔다. 해양·금융·첨단 산업을 중심으로 역대 최대 규모인 19조원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고, 미래 모빌리티·스마트 물류·조선해양 R&D 분야에서 국내외 기업들의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박 시장은 “투자 규모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도시의 방향성과 신뢰를 보여주는 신호”라고 말했다. 실제로 부산의 상용 근로자 수는 100만명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산업 전환의 성과가 고용으로 연결되기 시작했다는 평가다.인구 감소와 청년 유출 문제에 대해 박 시장은 원인을 구조에서 찾았다. 그는 “청년들이 부산을 떠나는 이유는 개인의 선택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 문제”라고 강조했다.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서울·수도권으로 유입되는 인구의 78.5%가 청년층이며, 비수도권 인구 감소 역시 청년 유출이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서울·수도권으로 이동한 청년들의 소득 상승 가능성이 더 크다는 분석도 있다. 박 시장은 “이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어떤 지역 정책도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그는 부산을 동남권 혁신 거점으로 육성하는 것이 인구 문제 해결의 출발점이라고 설명했다. 지역 내에 양질의 일자리와 성장 기회가 형성돼야 청년들이 머물고, 다시 돌아올 수 있다는 인식이다. 해양 허브도시, 남부권 성장의 축박형준 시장이 구상하는 '글로벌 해양 허브 도시'는 부산 하나의 발전 전략에 그치지 않는다. 그는 “이 구상은 수도권 일극 체제를 해소하고 남부권 전체를 성장 거점으로 만드는 국가 전략”이라고 말했다.▲해양수산부 이전 ▲해사법원 신설 ▲해운기업과 금융기관 집적은 개별 사업이 아니라 하나의 큰 그림 속에 있다. 행정·사법·금융·산업 기능이 동시에 집적될 때 해양 산업 경쟁력이 완성된다는 논리다. 여기에 북극항로 개척과 환동해권 연계를 더해 글로벌 해양 경제를 주도하는 슈퍼 클러스터로 도약하겠다는 구상도 포함돼 있다.박 시장이 이를 '국가 해양 전략'으로 규정한 이유는 분명하다. 서울·수도권 초집중은 단순한 지역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성장 구조 자체를 취약하게 만드는 요인이라는 것이다. 인구와 자본, 일자리가 한 지역에 과도하게 몰리면서 수도권 내부에서도 주거비 상승, 교통 혼잡, 삶의 질 저하가 동시에 발생하고 있다.박 시장은 “균형 발전은 지방을 위한 정책이 아니라 수도권까지 포함한 국가 전체의 비용을 줄이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하나의 엔진에만 의존하는 국가는 외부 충격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인식이다. 박형준 시장은 현 정부가 추진 중인 '5극 3특' 전략에 대해 방향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실효성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현재 논의되는 특별자치단체 수준의 권한으로는 수도권 일극 체제를 극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부산·울산·경남 특별연합이 중단된 배경 역시 실질적인 권한과 재정 자율성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 시장은 "초광역 협력이 성공하려면 준연방제 수준의 권한과 책임이 필요하다"며 "지방정부가 스스로 전략을 설계하고 추진할 수 있어야 균형 발전이 공허한 구호에 그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부산이 추진하는 글로벌 해양 허브 도시 전략은 하나의 도시를 넘어선 국가적 실험이다. 이 실험이 성공한다면 대한민국은 수도권 일극 구조에서 벗어나 새로운 성장 축을 확보할 수 있다. 실패한다면 지역 균형 발전은 다시 선언적 구호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박형준 시장은 "지금 부산에서 벌어지는 일은 특정 지역의 이해관계 문제가 아니라 중앙정부가 진정으로 권한을 내려놓을 준비가 되어 있는지를 시험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부산이 그 첫 번째 시험대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는 설명이다.박 시장이 말하는 글로벌 해양 허브 도시는 개별 도시 발전 계획이 아니라 국가 공간 구조를 재편하는 개념에 가깝다. 그는 이를 '해양수도권'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 수도권이 정치·행정·내수 중심의 축이라면, 해양수도권은 수출·물류·해양 산업을 기반으로 한 또 하나의 국가 핵심 축이라는 의미다.박 시장은 “대한민국은 대륙과 해양을 동시에 품은 국가”라며 “그동안 대륙 중심 사고에 치우쳐 있었다면, 이제는 해양을 통한 성장 전략을 확장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부산은 이 해양수도권 전략의 출발점이자 실험 도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중앙정부, '지원자'에서 '동반자'로박형준 시장이 반복적으로 강조한 키워드는 ‘신뢰’였다. 그는 중앙정부가 지방정부를 단순한 집행 기관이 아니라, 전략적 파트너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박 시장은 “지방정부에 책임만 묻고 결정 권한은 중앙이 쥐는 구조로는 어떤 혁신도 어렵다”며 “권한과 책임이 함께 가야 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허브도시 특별법과 산업은행 이전 역시 부산만의 요구가 아니라 중앙–지방 관계 전환의 시험대라는 의미다.부산의 실험이 성공할 경우, 다음 질문은 자연스럽게 '그다음은 어디인가'로 이어진다. 박형준 시장은 “부산만 잘되는 것이 목표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부산이 혁신 거점으로 안착하면, 대구·광주·대전 등 다른 광역 도시들도 각자의 비교우위를 바탕으로 새로운 성장 전략을 설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하나의 성공 사례는 다른 지역을 움직이는 가장 강력한 힘”이라며 “부산이 그 첫 사례가 된다면 지역 균형 발전은 더 이상 추상적인 구호가 아니라 현실적인 모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박형준 시장은 인터뷰 말미에 부산이 중요한 전환점에 서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부산이 글로벌 허브 도시로 자리 잡는 순간, 지역 균형 발전은 선언이 아니라 현실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 과정은 부산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의 미래를 시험하는 일”이라며 “중앙정부가 지방정부의 역량을 믿고 권한을 이양할 때 비로소 새로운 성장의 길이 열린다”고 강조했다.박 시장은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했다. “대한민국은 하나의 바퀴로만 굴러갈 수 있는 나라가 아닙니다. 부산은 두 바퀴로 굴러가는 국가를 만드는 데 앞장설 준비가 돼 있습니다.”

2026.01.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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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률 조작하면 매출 3% 과징금” 법안 발의, 향후 파장은?[서대문 오락실]

IT 일반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 의무를 위반한 게임사에 매출액의 3% 이하 또는 10억 원 이하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법안이 국회에 제출됐습니다.더불어민주당 게임특별위원장 김성회 의원은 최근 이러한 내용의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게임산업법) 일부개정안을 대표발의했습니다. 법안은 확률형 아이템 공급 확률정보를 표시하지 않거나 이를 거짓으로 고지한 게임사 처벌 수위를 높이는 것을 골자로 합니다. 이번 개정안은 김성회 의원을 비롯해 김기표, 김남희, 김한규, 모경종, 박지원, 박지혜, 이기헌, 장철민,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동 발의했습니다.확률형 아이템이란 일정 금액(현금 혹은 금전 대체물인 게임머니 포함)을 지불해 구매하지만, 구체적인 아이템의 종류나 그 효과와 성능 등은 소비자가 개봉 또는 사용할 때 우연적 요소(확률)에 의해 결정되는 상품을 말합니다. 게임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일본식 표현인 ‘가챠’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확률형 아이템이 처음 등장한 것은 지난 2004년입니다. 당시 넥슨은 일본에서 서비스하던 ‘메이플스토리’에 새로운 캐시 아이템인 ‘가챠폰티켓’을 선보였습니다. 가챠폰티켓은 1장당 100엔에 판매됐으며, 티켓을 가챠폰(뽑기 자판기)에 넣으면 무작위로 아이템이 나오는 방식이었습니다.가챠폰티켓 판매량이 예상을 뛰어넘자, 넥슨은 지난 2005년부터 한국 메이플스토리에도 확률형 아이템을 출시했습니다. ‘부화기’로 불렸던 해당 아이템은 처음에는 기간 한정으로 출시됐지만 2008년부터 상시판매로 전환됐습니다. 넥슨이 시작한 확률형 아이템은 빠르게 국내외 게임사들로 퍼져나갔습니다. 문제는 확률형 아이템이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유저들이 게임에 지불해야 하는 비용도 점점 더 커졌다는 점입니다. 특히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이 확률형 아이템으로 소위 ‘대박’을 터트리면서 이를 모방한 ‘리니지라이크’ 게임들이 우후죽순 등장하게 됐습니다. 게임의 다양성보다는 매출 올리기에 좋은 확률형 아이템들이 대거 등장하자, 유저들의 실망감도 커진 상황입니다.현행 게임산업법은 게임사에 확률형 아이템 종류와 아이템별 공급 확률정보를 표시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의무를 위반할 경우 문화체육부 장관이 시정명령을 먼저 내립니다. 이를 이행하지 않을 시에만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는 방식입니다. 문제는 그동안 절차는 복잡한데 비해 처벌 수위는 낮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일각에서는 확률 거짓 표시로 얻는 기대 수익이 벌금 등 불이익보다 월등히 커 법 위반 행위가 근절되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돼 오기도 했습니다. 개정안은 아이템 확률 정보 공개 의무를 위반한 게임사에 시정명령과 더불어 ‘매출액의 100분의 3 이하 또는 10억 원 이하의 과징금’을 곧바로 부과할 수 있도록 합니다.이는 이재명 대통령의 지적과도 같은 맥락입니다. 이 대통령은 2025년 12월 16일 게임물관리위원회 업무보고 당시 “(현행 규제가) 너무 복잡하고 우회적이다. 잘못되면 바로 시정하고 제재를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한바 있습니다.김성회 의원은 “확률형 아이템 문제는 단순한 정보 누락이 아니라, 이용자의 신뢰를 기반으로 한 시장 질서를 훼손하는 행위”라고 말했습니다.게임업계에서는 이번 일부개정안 발의를 예의주시하는 모습입니다. 통과될 경우, 게임사 매출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이번에 발의된 게임산업법 일부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게임사들의 확률형 아이템 출시가 크게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유저 입장에서는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신뢰가 올라가는 효과가 있지만, 게임사 입장에서는 강력한 규제가 생기게 되는 셈이다. 특히 규모가 작은 중소 게임사들에겐 상당히 치명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2026.01.04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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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이라는 거친 파도 위, 나침반이 돼준 ‘현실 직시’의 힘[CEO의 서재]

"스타트업 경영은 매일 새로운 정글을 헤쳐 나가는 일과 같다. 특히 ‘K-뷰티’와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는 변화의 속도가 무서울 정도로 빠르다."백아람 누리하우스 대표는 스타트업 경영과 관련해 변화의 속도를 강조했다. 그는 “어제의 성공 방정식이 오늘 무용지물이 되기도 하고, 예상치 못한 곳에서 새로운 기회의 문이 열리기도 한다”고 밝혔다.누리하우스는 디자인 가구 플랫폼에서 시작해 현재의 글로벌 K-뷰티 크리에이터 커뮤니티로 사업 모델을 전환(Pivot)하는 과정에서 뼈를 깎는 고민을 거듭했다. 그 혼란스러웠던 시기, 백아람 대표를 단단히 붙잡아준 책이 바로 레이 달리오의 ‘원칙’(Principles)이다.저자는 가장 혁신적인 기업 가운데 하나라는 평가를 들어온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 창립자로 세계 0.001% 안에 드는 부의 거인이다. 저자는 회사를 경영하는 과정에서 발견한 자신의 인생철학, 투자 개념 등 212개의 독특한 원칙을 정리했다. 이 책은 발간되자마자 브리지워터의 기업 문화를 상징하는 책이 됐으며 전 세계 투자자들 및 기업가들에게 필독서로 자리 잡았다.세계 최대 헤지펀드 창립자인 저자는 이 책을 통해 투자의 기술이 아닌, 조직과 인생을 관통하는 불변의 기준을 이야기한다. 시중에 흔한 “긍정적으로 생각하라”는 위로 대신, 그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냉혹할 정도로 직시하라”고 조언한다.백 대표는 “특히 내 가슴에 깊이 박힌 것은 ‘고통 + 반성 = 발전’이라는 공식”이라며 “사업을 하다 보면 필연적으로 고통스러운 순간이 찾아온다. 야심 차게 준비한 서비스가 시장의 외면을 받을 때의 쓰라림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고 강조했다.하지만 저자는 이 고통이야말로 '현실이 보내는 시그널'이라 말한다. 고통을 회피하지 않고 그 원인을 철저히 분석할 때 비로소 진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누리하우스가 100여 개국 크리에이터와 K-뷰티 브랜드를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성장한 동력도 여기에 있다. 백 대표는 “우리는 과거의 시행착오를 단순히 '운이 나빴다'고 치부하지 않았다. 대신 우리가 무엇을 잘하는지, 시장이 진짜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극사실주의'적 관점에서 파고들었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책에서 강조하는 '아이디어 성과주의'는 우리 조직 문화의 핵심이 됐다. 직급과 상관없이 ‘가장 타당한 생각’이 채택돼야 한다는 원칙이다. 글로벌 시장을 상대하는 우리에게 한국적 위계질서는 독이 될 수 있다”며 “인턴의 의견이라도 그것이 시장의 현실을 더 정확히 반영한다면, 대표인 나의 직관보다 우선돼야 한다. 이것이 누리하우스가 격변하는 트렌드 속에서도 유연함을 잃지 않는 비결”이라고 덧붙였다.레이 달리오는 말한다. “현실은 당신이 소망하는 대로가 아니라, 작동하는 방식 그대로 움직인다." 백 대표는 글로벌 확장을 꿈꾸는 수많은 K-스타트업 리더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고 밝혔다. 막연한 낙관보다는 냉철한 현실 인식이, 고통을 성장의 연료로 삼는 태도가 결국 우리 자신을 원하는 곳으로 데려다줄 것이라는 설명이다. 백 대표는 “서재 한편에 꽂힌 이 책은, 오늘도 거친 바다를 항해하는 나에게 흔들리지 않는 나침반이 돼 주고 있다”고 말했다.

2026.01.04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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