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김기론 기자] 국내에서 한때 열풍을 일으켰던 팝마트의 대표 캐릭터 ‘라부부’ 인기가 주춤하고 있다. 그러나 팝마트는 이를 시장 확대의 전환점으로 삼고, 단일 IP(지식재산권)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다양한 캐릭터와의 시너지로 브랜드 외연을 확장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6일 네이버 데이터랩에 따르면 ‘라부부’의 검색량은 지난 7월 최고치인 100을 기록한 뒤 이달 4일에는 4까지 떨어졌다. 리셀(재판매) 시장에서도 하락세가 뚜렷하다. 지난 4월 2만1천 원에 출시된 ‘라부부 자아 키링’은 한정판 거래 플랫폼 크림에서 지난 6월 109만9천 원까지 치솟았으나, 이달 5일에는 13만 원 수준으로 88% 급락했다.

라부부는 토끼귀를 단 털복숭이 캐릭터로, 피규어·인형·키링 등 형태로 출시된다. 제품 개봉 전까지 내용물을 알 수 없는 블라인드 박스 방식이 특징으로, ‘희소성’과 ‘랜덤성’이 결합된 수집 구조로 Z세대의 폭발적 반응을 얻었다. 블랙핑크 리사 등 유명인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인증샷이 화제를 모았고, 지난 9월 서울 성수동에서 열린 팝업스토어는 예약 개시 10분 만에 마감되기도 했다.

다만 최근 인기가 꺾인 배경에는 피로감과 희소성 약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조사기관 다슈에컨설팅은 “블라인드 박스의 반복 구매 구조가 소비자에게 중복 피로를 주고, 희귀 모델에 대한 기대를 낮추는 요인이 됐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공급 확대와 경쟁 심화도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특히 ‘애착 인형’ 열풍을 이끈 영국 브랜드 젤리캣이 이달 공식적으로 국내 진출하면서 소비자 관심이 분산된 것으로 풀이된다.

팝마트는 라부부의 단기적 인기 하락에 대해 “IP 다변화를 통한 자연스러운 시장 조정 과정”이라고 해석했다. 팝마트코리아 관계자는 “라부부가 여전히 가장 강력한 IP이지만, 몰리·디무·스컬판다 등 다른 캐릭터들도 함께 성장하며 포트폴리오가 고르게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진출 초기에는 일부 캐릭터 중심이었지만 현재는 여러 IP가 균형 있게 공존하는 구조로 발전했다”고 설명했다.

팝마트는 향후에도 캐릭터 간 협업과 외부 파트너십을 강화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걸그룹 아이브(IVE)가 소속된 스타쉽엔터테인먼트와 양해각서(LOI)를 체결하고, 음악·비주얼 IP를 결합한 합작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양측은 캐릭터 굿즈, 협업 콘텐츠, 오프라인 체험형 이벤트 등을 선보이며 팬덤과 소비자 모두를 겨냥한 ‘엔터테인먼트 IP 융합 모델’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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