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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HD 치료기기 출시 눈앞, '게임=치료제' 되는 세상 꿈꾸는 민정상 이모티브 대표
- 국내 최초 게임 이용 ADHD 치료 도전 DTx 기업
약물 대신 부작용 없는 아동 ADHD의 대체·보완제
[이코노미스트 김두용 기자]
현대자동차에서 운전자 인지모델을 연구해 온 연구원이 불모지에 도전장을 던졌다. 인지 모델링을 자동차가 아닌 게임에 적용해 ADHD(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 어린이를 위한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주인공인 민정상 이모티브 대표는 디지털 치료기기(Digital Therapeutics·DTx) 분야에서 부작용 없는 혁신 치료제의 대중화를 꿈꾸고 있다.
게임 이용 ADHD 치료 도전장
DTx는 일반인에게 생소할 수 있지만, 세계적으로 주목받으며 급성장하고 있는 디지털 치료제 시장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그랜드 뷰 리서치에 따르면 디지털 치료제 시장은 지난해 76억7000만 달러(약 11조2534억원) 규모로 커졌다. 2030년까지 325억 달러(약 47조6840억원) 규모로 급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고려대학교에서 인지공학을 연구한 민정상 대표가 현대차라는 안정적인 자리를 박차고 나온 이유도 DTx의 이런 높은 시장성 때문이다. 가족의 반대를 무릅쓰고 창업을 택한 그는 심혈을 기울인 어린이 ADHD 제품의 시판을 목전에 두고 있다.
ADHD는 주의력 부족과 산만함·과잉행동·충동성 등을 특징으로 하는 신경발달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ADHD 환자는 매년 급증하고 있다. 이와 관련 진료를 받은 환자만 2018년 5만9275명에서 2024년 13만9696명으로 2.4배 가량 증가했다.
ADHD에 대한 사회적 관심 증가와 더불어 전문 분야인 인지공학 활용 기전이 맞아떨어지면서 디지털 치료제 연구로 이어졌다.
민 대표는 “북미 쪽에서 DTx를 선두적으로 진행하고 있던 회사를 우연히 접하게 됐고, 내가 가지고 있는 여러 지식과 경험 등의 모델링을 바탕으로 더 정확한 진단과 보조적인 기술을 개발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학교 후배들과 함께 창업하게 됐다”고 창업의 배경을 설명했다.
민 대표 본인도 산만하다고 평을 듣는 등 예전부터 ADHD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고 했다. ADHD의 경우 질환 자체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자신의 증상을 뒤늦게 자각하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
그는 “지금은 약물 치료만 보편화됐는데 이제 약이 아니라 무언가를 즐기면서 인지 기능들이 개선되는 게 가장 나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다”며 “그래서 이모티브의 슬로건은 ‘즐겁게 치료하자’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즐겁게 치료하기 위한 도구로 ‘게임’을 택했고, 이모티브는 게임 개발자들이 구성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그는 “ADHD는 90%가 실행 기능 부분에 문제가 있는 친구들이다. 실행 기능은 주의, 집중력, 기억력, 인지적 처리 속도, 유연성 등의 총칭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행 기능들의 세부 인지 능력을 배양하거나 향상시킬 수 있는 기전들이 예전부터 고안됐다”며 “우리는 이를 게임화해서 만들고 게임에 치료 기전의 알고리즘을 담았다”고 치료제 원리를 전했다.
디지털 치료기기 대중화의 꿈
DTx는 게임을 비롯해 인공지능(AI)·증강현실(AR) 등을 활용해 질병 치료 효과를 내는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다.
하지만 일반 헬스케어 소프트웨어와는 달리 치료기기로 인정받기 위해 임상시험을 거쳐야 한다. 국내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아야 최종적으로 DTx로 인정받는다. 이모티브는 게임을 활용해 식약처의 DTx 인허가를 얻은 국내 첫 업체로 이름을 올렸다.
이모티브가 개발한 DTx인 ‘스타러커스’는 임상에서 ADHD 중 AD(부주의군·Attention-Deficit)는 물론이고 HD(과잉행동군·Hyperactivity Disorde)에서도 향상된 지표를 보였다.
그는 “ADHD 약을 먹는 친구들은 보통 AD에서 효과가 잘 나온다. 스타러커스는 임상 피실험자들 중 AD뿐 아니라 HD의 지표도 굉장히 잘 나왔다”며 “ADHD의 해외 사례를 봐도 부주의군에서 다 효과가 있는데 과잉행동군에서는 미미하다. 이모티브는 두 지표 모두 유의미한 결과를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이모티브는 국내에서 ADHD DTx 관련 확정 임상을 통과한 유일한 기업이다. 임상 실험에서 스타러커스의 효과는 부주의군 44.64%, 과잉행동군 53.57%의 반응률(30% 이상 증상 개선 기준)이 나타났다. 이는 ADHD 약물 중 40~60%의 반응률을 보이는 아토목세틴과 유사하다.
이런 효과를 토대로 최근 한국파마와 DTx 사업을 위한 협업 계약을 체결하며 대중화를 위한 출발점에 서게 됐다. 한국파마는 국내 정신의학과 1700여 곳 중 1000곳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이모티브의 타깃팅은 만 6세부터 12세까지로 명확하다. DTx는 약물에서 흔하게 나타나는 식욕 부진·불면증·틱장애 등의 부작용이 없어 긍정적인 반응이 기대된다. 그는 “미취학 아동이나 초등학생의 부모 입장에서 항정신성 약물을 먹이는 게 사실 쉬운 일이 아니다. 이에 이모티브는 초진 환자이거나 경계에 있는 친구들의 경우 약물이 아닌 DTx로 대체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약물과 DTx의 병행으로 치료 효과를 강화하는 보완제로서의 기능도 기대를 모은다. 아동 ADHD의 경우 증상 정도가 초진·경계·경증 환자 42%, 중등도 환자 45%로 분류된다.
그는 “과잉행동군의 경우 약을 안 먹일 수 없다. 이런 경우 약의 도스량을 낮추는 게 목표”라며 “약물이 잡아주지 못하는 과잉행동군을 잡는 등 보완제 기능을 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국내 아동 ADHD 환자는 약 40만명, 성인 ADHD 환자는 약 150만명으로 추산된다. 이모티브는 성인 ADHD를 겨냥한 탐색 임상도 진행하고 있다. 차후에는 자폐 아동, 경도인지장애 등으로 적응증 확대도 계획하고 있다.
국내 ADHD 시장을 3조원 규모로 추산하고 있는 민 대표는 “내년 초부터 DTx가 시판이 된다면 40억원 정도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는데 2027년 성인 ADHD와 관련한 제품도 나올 수 있을 것”이라며 “ADHD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기업이 되고 싶다. ADHD DTx의 대중화가 목표”라는 포부를 전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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