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이슈
성장률·수출 체력...시험대 오른 2026 한국경제 [2026 경제大전망]➃
- 수출 핵심 3대 산업, 성장 동력 ‘이중 격차’ 직면
거시경제 ‘상저하고’ 속 취약한 내수 회복...수출 리스크가 성장의 늪 결정
[이코노미스트 이병희 기자] 2026년은 한국 경제가 코로나 팬데믹 이후 이어진 장기 침체를 딛고 본격적인 성장 드라이브를 걸어야 하는 시기다. 한국 경제가 성장의 길목으로 들어서느냐, 저성장의 늪에서 고전하느냐가 내년 경제 상황에 달려있다고 볼 수 있다는 뜻이다. 문제는 수출로 성장해온 한국 경제가 앞으로도 꾸준히 성장할 수 있는 체력을 확보했는지 하는 점이다.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률은 잠재성장률 수준인 1%대 후반~2%대 초반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그 회복의 질이 견고한지, 그리고 수출 중심 구조가 다시 힘을 낼 수 있는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자동차·반도체·조선·해운이라는 핵심 수출 산업이 각각 다른 이유로 흔들리면서, 한국 경제의 ‘수출 근력’이 정면으로 도전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금은 버티는 단계가 아니라 체질을 변화해야 하는 전환점”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반도체, 조선 산업은 2026년 한국 경제의 성패를 가를 핵심 동력이다. 하지만 이들 산업은 AI 슈퍼사이클을 등에 업은 반도체의 질적 도약과, 고관세·중국 리스크에 노출된 자동차, 그리고 단기 실적과 장기 체력이 엇갈리는 조선·해운 산업 간에 심각한 ‘이중 격차’에 직면해 있다.
자동차, 고관세·중국·미래차 전환이 동시에 압박…기초 체력 약화
한국 자동차 산업은 2026년을 전후해 전례 없는 충격에 직면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고관세 부과 이후 완성차 업체들은 미국 현지 생산을 확대하며 대응했지만, 중소 부품업체는 대미 수출이 사실상 막히며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완성차 업계의 세계 판매는 2016년 이후 완전히 회복되지 못했고, 중소 부품업체의 실적도 다시 악화했다”고 평가했다.
2026년 글로벌 수요는 지역별로 엇갈리며 불확실성이 높아졌다. 미국은 평균 차량 가격이 5만 달러를 넘어서면서 수요가 둔화하고, 중국은 성장세가 둔화하며 유럽은 소폭 반등 수준에 그칠 것으로 관측된다. 전기차는 유일하게 성장세가 이어지겠지만, 한국의 점유율 확대가 담보되지는 않는다는 점이 위험 요소로 꼽힌다. 이 연구위원은 “중국 업체들의 해외 생산과 수출이 가파르게 늘면서 우리 기업의 주력 시장이 빠르게 잠식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26년 한국 완성차 생산은 1.8% 감소, 완성차 수출은 4.2% 감소가 전망된다. 그만큼 한국 자동차 산업의 수출 근력이 약화하고 있다는 뜻이다. 미래차 전환 속도를 높이고 산업의 기초 체력을 다시 단단히 다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반도체, AI 슈퍼사이클이 열어준 ‘기회’…체력 유지가 관건
한국 경제의 가장 강력한 엔진은 단연 반도체가 꼽힌다. 2026년 한국 반도체 산업은 AI가 촉발한 구조적 전환의 중심에 서 있다. 이종환 상명대학교 시스템공학과 교수는 “반도체는 더 이상 최종 제품의 부품이 아니라 AI 경제의 핵심 인프라”라고 강조했다. 2026년 한국 반도체 수출은 전체 수출의 18% 수준을 회복하며 성장률의 핵심 동력이 될 전망이다. AI 반도체 시장이 2026~2028년 연평균 24% 이상 성장해 2,000억 달러 규모에 이를 것이란 예상이 나오는 만큼 반도체 시장은 성장 가능성이 큰 것으로 평가된다.
HBM 시장의 성장은 폭발적이다. 이 교수는 “HBM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은 62%에 달할 것”이라며 특히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 차세대 GPU 공급 경쟁에서 기술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HBM3E 양산을 확대하고 있지만, 기술 격차를 얼마나 좁힐 수 있을지는 변수로 남아 있다.
다만 국내 반도체 기업의 ‘체력’이 무한한 것은 아니다. 가장 큰 문제는 인재와 공급망이다. 이 교수는 “설비·공정·설계 인재가 동시 부족한 상황에서 AI 시대의 수요 폭증을 따라가기는 매우 어렵다”며 “지금 필요한 건 양적 확대가 아니라 질적 성장 전략”이라고 말했다. 지정학적 상황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전략적 선택을 강요받는 상황에서, 기술 주권을 지키면서도 시장을 잃지 않는 균형 전략이 필요하다”는 게 이 교수의 설명이다.
조선·해운, 실적은 좋지만 근력 소진 중…“2026년 이후가 더 위험”
조선·해운 산업은 단기 실적과 중장기 체력이 엇갈리는 산업이다. 2025년 관세전쟁 이후 해운 운임은 급락했고, 이 여파가 그대로 조선업에 반영되었다. 양종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SCFI가 연초 대비 54%나 하락했다. 해운업이 흔들리면 조선업도 같이 흔들린다”고 지적했다.
2025년 세계 신조선 발주는 전년 대비 47% 급감했다. 더 심각한 건 한국의 수주 점유율이다. 양종서 수석연구원은 “2023년 19.9%였던 한국 점유율은 2024년 14.3%까지 떨어졌다”며 "올해 다소 회복됐지만, 정상 수준에는 한참 못 미친다”고 설명했다. 2026년의 발주 규모도 올해보다 15% 감소할 전망이다. 국내 조선업계는 이미 남아 있는 고가 수주 물량으로 인해 2026년 실적 자체는 크게 흔들리지 않겠지만 문제는 그 이후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양 수석연구원은 “지금은 3년치 일감이 있어 버틸 수 있다. 하지만 이 부진이 수년 더 지속되면 중단기적 위기가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는 것은 조선·해운 산업에서 가격 경쟁력 문제, 숙련된 인력 부족, 중국의 저가+품질 공세 등 구조적 문제가 복합적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체질 개선 없이는 한국 조선·해운의 장기 체력은 크게 약화될 수 있다.
내수의 한계, 수출 리스크 상존
거시적으로 보면 2026년 한국 경제는 ‘상저하고(上低下高)’ 흐름을 타며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전망이다. 잠재성장률 수준의 회복이 예상되지만, 체감 회복을 기대하기에는 내수의 힘이 약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여기에 트럼프발 2차 관세전쟁 리스크가 더해지면서, 성장의 길목이 아닌 저성장의 늪에 빠질 위험이 상존하고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물가 수준이 여전히 높아 실질 구매력 개선은 더딘 데다, 절약적 소비가 유지되면서 소비 회복 강도는 기대보다 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용의 질도 문제다. 제조업·건설업 고용 회복 지연으로 청년 고용 절벽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수출 부문의 리스크는 더욱 직접적이다. 주 실장은 “트럼프 행정부가 중간선거를 앞두고 강력한 통상 압박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며 “2차 관세전쟁이 촉발될 경우 한국 수출은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갓 잡은 갈치를 입속에... 현대판 ‘나는 자연인이다’ 준아 [김지혜의 ★튜브]](https://image.isplus.com/data/isp/image/2025/11/21/isp20251121000010.400.0.jpg)
![딱 1분… 숏폼 드라마계 다크호스 ‘야자캠프’를 아시나요 [김지혜의 ★튜브]](https://image.isplus.com/data/isp/image/2025/11/09/isp20251109000035.400.0.jpg)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브랜드 미디어
브랜드 미디어
'직원 블랙리스트' 의혹 더본코리아…취업방해 혐의로 검찰 송치
세상을 올바르게,세상을 따뜻하게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FA 김현수 쟁탈전 종료..잠실 아닌 수원 간다
대한민국 스포츠·연예의 살아있는 역사 일간스포츠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단독]청담동 '레인에비뉴'…'주식부자' 이희진 차명자산 의혹
세상을 올바르게,세상을 따뜻하게이데일리
이데일리
이데일리
[마켓인]다시 소방수 등판?…'정책 딜레마' 맞닥뜨린 국민연금
성공 투자의 동반자마켓인
마켓인
마켓인
잘 나가던 美 병리 AI의료 기업 추락 VS 잘 나가는 K바이오...대척점은
바이오 성공 투자, 1%를 위한 길라잡이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