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韓 마약사범만 연 2만명...‘공조 수사 체제’ 복원 시급한 이유 [김기동의 이슈&로(LAW)]
- 마약 청정국은 옛말...타 기관 협조 필요한 마약 수사
美 DEA 같은 전문 조직 신설 검토해야
마약류 공급조직에 대한 수사는 국가 간 공조는 물론 국내 수사기관 간의 긴밀한 공조가 필수적이다. 마약은 생산국과 소비국이 다르고, 여러 단계를 거쳐 유통되기 때문에 한 국가나 한 기관의 힘만으로는 단속이 어렵다.
韓 ‘공작 수사’ 진행할 제도 미흡
국가 간 협력은 UNODC(유엔마약범죄사무국)도 강조하고 있는 글로벌 스탠다드다. 우리나라 검찰은 1989년 ADLOMICO(마약류퇴치국제협력회의)를 창설해 약 35년 간 운영해 왔다. 세계 26개국 수사기관, 6개 국제기구 등이 참여하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마약국제협력회의다. 우리나라가 ‘마약류 퇴치에 성공한 국가’로 평가받았던 데는 ADLOMICO를 통한 국제공조가 큰 역할을 했다.
필자가 마약 수사 검사로 근무할 당시에는 관세청·경찰·국가정보원·지방자치단체 등 다른 기관과 긴밀하게 협력하면서 수사를 진행했다. 밀수 정보가 있으면 관세청·출입국관리국 등 타 기관과 공유했다.
‘마약류 불법거래 방지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허용되고 있는 ‘통제배달’(controlled delivery)은 출입국관리국, 관세청 등과의 치밀한 공조하에 진행된다. 기관 상호 간의 신뢰 없이는 불가능하다.
‘통제배달’은 마약류 밀수 사범으로 의심되는 사람이나 마약류가 들어 있는 화물이라 해도, 유통조직망 적발 등 수사상 필요가 있는 경우 입국과 통관을 허용하는 수사 기법을 말한다. 마약류 확산이나 입국자의 도주를 방지하기 위한 감시체제를 마련해 놓고 진행한다. 전 과정은 검사의 사법적 통제하에 이뤄진다.
마약 수사는 ‘공작 수사’(sting operation)가 허용되는 특수한 영역이다. 하선(下線, 마약을 공급받은 사람)의 협조를 받아 상선(上線, 마약을 공급한 사람)을 검거하기도 한다. 마약조직 내부자의 협조를 받아 공급조직에 대한 수사를 장기간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공작 수사는 타 기관의 이해와 협조 없이는 불가능하다. 마약 조직원의 협조를 받아 장기간 공급망에 대한 수사를 진행해 왔는데, 다른 기관이 그 협조자를 마약 투약자라는 이유로 잡아가 버리면 그동안의 노력은 수포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검사의 수사지휘권이 폐지된 이후 기관과의 입장이 충돌할 경우 이를 조정할 제도적 장치가 마땅히 없다.
우리나라는 이제 ‘마약류 퇴치에 성공한 국가’나 ‘마약 청정국’이 아니다. 마약류 사범은 2022년 1만8395명에서 2023년 2만7611명으로 급증했다. 지난해에도 2만3022명을 기록하는 등 마약류 사범 연간 2만명 시대를 맞이하게 됐다. 마약 범죄는 그 속성상 수사기관에 적발되지 않은 암수범죄(暗數犯罪)가 많고, 특히 10∼20대 마약사범이 급증하고 있다는 점에서, 통계보다 훨씬 더 마약류 확산이 심각하다고 봐야 한다.
우리도 ‘마약수사청’이 필요한 시기
마약류 확산 억제를 위해서는 강력하고 효율적인 공조 수사체제를 복원해야 한다. 특히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 신설을 준비하고 있는 시점에서는 더욱 중요한 과제로 다뤄야 한다. 이에 관련 기관들의 공조 수사가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이를 조정할 ‘컨트롤 타워’가 반드시 필요하다.
아울러 공작 수사는 검사나 법관의 사법적 통제하에 이뤄지도록 규범화해야 한다. 우리나라 법원은 “마약 범죄의 특수성 상 공작 수사(위장 수사·잠입 수사)는 불가피한 수단으로 허용되지만, 그 합법성은 피의자의 자발적 범행 의사와 수사의 비례성·통제성을 전제로 할 때만 인정된다”라는 원칙을 일관되게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마약 공급조직에 대한 수사는 많은 시간과 인력이 소요되는 전문적인 수사 영역이다. 따라서 일반 민생사범 수사를 담당하는 일선 경찰서에서 이를 다루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마약류 확산의 심각성에 비추어, 이제 우리나라도 미국 마약수사청(DEA)과 같은 전문적인 조직의 신설을 검토할 단계가 됐다.
DEA는 1973년 닉슨 대통령이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법무부 산하에 설립한 연방 수사기관이다. 해외에도 지부를 두고 있는 글로벌 조직으로 국내외 마약 카르텔 소탕에 큰 성과를 거뒀다. 마약사범을 소재로 한 미국 드라마나 영화에는 DEA 수사관들이 늘 등장한다.
관세청은 마약 밀반입을 막는 중요한 보루다. 관세청의 헌신과 협조 없이는 마약사범 적발이 어렵다. 따라서 관세청에 대한 수사의 장기화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강력한 공조 수사 체제를 복원해 다시 한 번 우리나라가 ‘마약류 퇴치에 성공한 국가’라는 국제적인 명성을 되찾길 염원해 본다.
김기동 법무법인 로백스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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