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이지완 기자] 한국소비자원이 주요 패션 플랫폼에 구스 패딩 품질 관리 개선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수 조사 결과에서 일부 브랜드 제품의 정보가 실제와 다른 것으로 파악돼서다. 패션업계의 신뢰도를 저해하는 패딩 충전재 혼용률 오기재 문제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는 모습이다.

28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한국소비자원은 최근 무신사·에이블리·지그재그·W컨셉 등 패션 플랫폼에 구스 패딩 품질 관리 개선을 권고했다. 표기 개선 권고 조처가 내려진 브랜드까지 더하면 한국소비자원 조사에서 문제가 발견된 업체는 10여 개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업체가 한국소비자원으로부터 지적받은 부분은 상품 페이지 표기 오류와 충전재 혼용률 오기재 등으로 전해졌다.

한국소비자원은 올해 하반기부터 복수의 패션 플랫폼에서 판매 중인 구스 패딩 제품 등에 대한 품질 및 안전성 시험을 진행했다. 이달 초에는 주요 패션 플랫폼 등 이해관계자들과 관련 제품의 품질·안전성 등을 논의하기 위한 간담회도 진행했다.

무신사 측은 상품 표기 과정에서 일부 오류가 있어 즉시 시정조치를 했다는 입장이다. 무신사 관계자는 “입점 브랜드 제품에 대한 품질 테스트에서는 모두 이상이 없었다”고 밝혔다.

카카오스타일이 운영하는 지그재그는 이달 겨울 시즌 상품 집중 점검에 나섰다. 지그재그 관계자는 “한국소비자원 조사로 인한 적발 사례의 경우 기존 정책에 따라 조치 취하고 있다”며 “앞으로 정기 자문 및 교육을 통한 제도 변화 대응과 표시 기준에 대한 컨설팅 요청 등에 나설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이 운영하는 에이블리도 내부 시스템 강화를 지속하고 있다. 에이블리 관계자는 “이번 한국소비자원의 권고를 계기로 사전 예방·상시 감독·사후 관리 등 전 과정에 걸쳐 내부 제재 기준을 더욱 철저히 강화했다”며 “신뢰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W컨셉은 한국소비자원 조사 이후 문제가 된 브랜드 제품의 전량 회수 및 환급 조치를 결정했다. 조만간 소비자 공지를 통해 자세한 내용을 안내할 예정이다.

W컨셉 관계자는 “W컨셉은 한국소비자원 점검 결과 직후 업체 소명 등을 진행했으며, 금일 고객 공지 후 개별 안내를 통해 환불 절차에 나설 예정”이라며 “앞으로 현재 시행 중인 상품 표시 정보 모니터링 인원을 더 강화하고, 파트너사 안내를 통해 상품 표시 정보가 정확히 표기될 수 있도록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패션업계에서 패딩 충전재 혼용률 오기재 문제는 민감한 사안이다. 브랜드뿐 아니라 이들과 협력하는 플랫폼의 신뢰도 저하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서다.

올해 초에도 일부 브랜드와 플랫폼에서 패딩 충전재 혼용률 오표기 사례가 드러나 문제가 된 바 있다. 이로 인해 일부 브랜드와 플랫폼은 문제가 된 의류 전량 회수와 환급 조치 등에 나서야 했다. 이를 계기로 패션 플랫폼들은 최근까지 ▲허위·오표기 상품 신고센터 구축 ▲신고·제재 프로세스 강화 ▲정보 표기 가이드 배포 ▲문제 상품 적발 페널티 강화 등 후속 조처를 하기도 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품질 문제는 업계 전반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요소로, 정직한 사업자와 소비자 모두 피해를 본다”며 “소관 부처가 적극적으로 나서 전수조사 등을 시행해야 한다. 이는 문제 적발과 함께 예방의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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