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車 요충지 중동…현대차·기아부터 중고차까지 ‘러시’ [새로운 중동붐]③
- 현대차·기아, 중동 ‘관문 시장’ 사우디서 두각
미래 모빌리티 전환 나선 UAE도 관심 집중
[이코노미스트 박세진 기자] 중동이 자동차 산업의 '새 전장'으로 급부상했다. 내연기관의 마지막 황금시장에 전기차·수소 모빌리티 경쟁까지 겹치며 글로벌 업체들이 총집결하는 상황이다. 현대차·기아는 물론 중고차 업계까지 중동 공략 속도를 높이고 있다.
사우디·UAE 쌍두마차
중동 지역은 동지중해부터 아라비아만·페르시아만까지 이르는 지역을 뜻한다. 한국 외교부의 국가·지역 정보에 포함된 중동 국가는 ▲레바논 ▲바레인 ▲사우디아라비아 ▲시리아 ▲아랍에미리트(UAE) ▲예멘 ▲요르단 ▲이라크 ▲이란 ▲이스라엘 ▲카타르 ▲쿠웨이트 등이 있다.
이 중 한국 자동차 업계가 전략 우선순위에 올린 '1군 시장'은 2곳으로 정리된다. 사우디와 UAE다. 두 나라는 중동 내 자동차 수요와 정책 방향의 핵심 축으로 평가받는다. 사우디는 최대 소비 시장으로, UAE는 전기차 및 충전 인프라 보급 속도가 가장 빠른 '테스트베드'(시험대) 성격이 강하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포커스투무브(Focus2Move)에 따르면 사우디의 신차 판매량은 지난 2023년 기준 72만9466대로 집계됐다. 중동에서 가장 큰 수치다. 차량 수요는 앞으로도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사우디 정부가 추진 중인 ‘비전 2030’(Vision 2030) 정책 영향이다.
비전 2030은 국가 중장기 발전 계획이다. 지난 2016년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발표했다. ▲도시 확장 ▲신규 산업단지 개발 ▲교통 인프라 확충 등 석유 의존적인 경제 구조를 탈피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 때문에 승용차·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상용차 등 다양한 차종에 걸쳐 수요 기반이 넓어지는 추세다.
사우디는 중동 완성차 수요의 약 30%를 차지하는 ‘관문 시장’이다. 이곳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한국 기업은 단연 현대차·기아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기아가 토요타를 정면으로 쫓는 유일한 지역”이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다.
올해 상반기 기준 사우디 전체 신차 판매량은 약 41만2920대다. 이 중 토요타가 총 11만8022대를 판매해 약 28%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총 9만6160대를 판매해 약 23%의 점유율을 갖췄다. 토요타를 바짝 추격하는 구조다.
여기에 현대차그룹은 사우디 국부펀드(PIF)와 합작해 중동 최초의 생산 거점 구축까지 확정했다. 공장은 내년 말 가동을 앞두고 있다. 반조립(CKD) 방식으로 연간 약 5만대를 생산할 전망이다. 이는 사우디가 단순한 수입·소비 시장을 넘어 향후 지역 내 ‘제조·공급망 허브’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UAE는 사우디와는 결이 다르다. 앞서 지난 2021년 UAE 정부는 2050년 탄소중립 목표(NET ZERO 2050)를 선언한 바 있다. 실제 공공 차량과 리스 차량 중심으로 전기차 전환을 확대하고 있다. 이 때문에 UAE는 중동 지역의 미래 모빌리티 전환 속도 및 소비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잣대)로 평가받는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모도르 인텔리전스(Mordor Intelligence)에 따르면 향후 UAE 전기차 시장은 연평균 27%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차 판매량도 매년 증가하면서 하이브리드·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순수 전기차(EV)가 동시에 확대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두바이와 아부다비는 이미 ▲자율주행 로봇 택시 ▲차량공유 서비스 ▲무선 충전 기반 스마트 모빌리티 등 차세대 교통 실증 프로젝트를 운영 중이다. 두바이 도로교통청(RTA)은 2030년까지 전체 이동 수단의 25%를 자율주행 기반으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두바이 공항·신도시 지역을 중심으로 무인 셔틀과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도 확대되고 있다.
공격적인 변화만큼, 한국 기업의 시선도 UAE에 고정돼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UAE 국부펀드 무바달라(Mubadala)와 ▲수소경제 ▲그린 알루미늄 ▲EV 충전 인프라 ▲미래항공모빌리티(AAM) 분야에 대한 포괄적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이는 완성차 판매를 넘어, 친환경 에너지·항공 모빌리티·전동화 생태계까지 확장한 중동 전략의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완성차뿐 아니라 중고차 수요도 중동에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KITA)에 따르면 한국의 중고차 수출은 2015년 약 21만대(9억7000만 달러) 규모에서 2023년 63만대(47억7000만 달러)까지 증가했다. 최근 중동에선 한국 신차보다 중고차가 더 많이 판매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동 시장에서 한국 중고차의 인기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중동은 특성상 리스 차량·법인 차량 비중이 높고, 외국인 근로자·단기 체류 인구가 많은 구조다. 그 때문에 구매 비용과 유지비가 비교적 낮은 중고차 선호도가 꾸준하다. 특히 GCC(걸프협력회의) 국가를 중심으로 SUV·픽업·대형 세단 수요가 강해, 한국에서 감가가 빠른 디젤 SUV나 다목적차량(MPV) 차량이 현지에서는 ‘희소 매물’로 재평가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시장 전망도 긍정적이다. 모도르 인텔리전스(Mordor Intelligence)는 GCC 중고차 시장이 향후 연평균 약 8.5%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별도 보고서에서 UAE 중고차 시장이 2024년 약 205억달러(약 30조880억원) 규모에서 2030년 358억달러(약 52조5400억원)로 성장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단순 이동 수단에서 구독형 서비스·리스·OTA 유지관리 등 모빌리티 생태계로 시장이 확장되고 있다는 평가도 더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중동은 신차부터 중고차, 부품·정비로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는 몇 안 되는 해외 시장”이라며 “완성차 수요가 안정적으로 늘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중고차 시장으로 재편입되는 구조가 형성돼 부품·사후관리(AS)·정비 산업까지 동반 성장하는 그림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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