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일반
중동 진출 속도내는 IT업계…새로운 오아시스 찾는다[새로운 중동붐]ⓛ
- 현지 반응 긍정적…‘핵심 전략 파트너’로 인식
한국과 문화적 차이 존재, 컬처럴라이제이션 전략 활용
[이코노미스트 원태영 기자]“현지에서는 한국 기업을 단순한 외국 기업을 넘어 국가적 산업 전환을 함께 이끌 ‘핵심 전략 파트너’로 인식하고 있다.”
김재영 넥써쓰 두바이 법인장은 “최근 몇 년간 한국 기업의 중동 진출에 대한 현지 반응은 매우 긍정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특히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ICT, 게임·콘텐츠, 스마트시티, 인공지능(AI), 방산, 제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 기업을 전략적 파트너로 바라보는 인식이 뚜렷하게 강화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IT 기업들의 ‘중동 러시’가 가속화되는 분위기다. 중동 시장에서 한국 IT 기업에 대한 선호도는 상당히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법인장은 “중동 지역에서는 ‘한국 기업의 진출 자체가 산업 생태계의 수준을 끌어올린다’는 기대감이 형성돼 있으며, 기술 혁신과 산업 다각화를 추진하는 현지 정책 방향과의 시너지도 명확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문화와 디지털 산업 경쟁력이 현지 청년층에게 강한 매력으로 작용”
그는 “중동, 특히 UAE와 사우디가 한국 기업을 적극적으로 유치하는 데에는 몇 가지 구조적이고 전략적인 이유가 있다”며 “한국 기업의 높은 기술력과 품질에 대한 신뢰가 있다. 두 국가는 에너지 중심 경제에서 첨단 제조업, 디지털 경제, AI, 스마트시티, 게임·콘텐츠 산업 등으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으며, 한국 기업은 이러한 분야에서 사업화 역량과 실행력 면에서 가장 신뢰받는 파트너로 인식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 문화와 디지털 산업의 경쟁력이 현지 청년층에게 강한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이는 게임, 콘텐츠, 교육, 라이프스타일 등 신흥 산업 분야에서 한국 기업의 진출 가능성을 크게 높이고 있으며, 현지의 산업 다각화 정책에도 긍정적으로 기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블록체인 게임 개발사 넥써쓰는 지난 4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두바이복합상품센터(DMCC)에 현지 자회사 ‘NEXUS HUB FZCO’를 공식 설립했다. 이는 중국에 이은 두 번째 해외 지사로, 글로벌 게임 생태계 확장을 위한 전략적 전초기지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NEXUS HUB FZCO’는 지난 2월 설립된 중국 지사와 함께 전 세계 게임 개발사들과의 협업을 위한 실질적 허브 역할을 수행한다. 특히 두바이 지사는 블록체인 게임 프로젝트의 글로벌 파트너십과 유통망 확대는 물론, 중동 및 유럽 시장으로의 진출 기반으로 기능할 예정이다. 넥써쓰는 지난 10월 DMCC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기도 했다.
김 법인장은 “UAE와 사우디는 전체 거주 인구 대비 자국민 비중이 낮은 경제 구조를 가지고 있어(UAE 약 10% 내외, 사우디 약 60% 내외), 내수경제 활성화와 산업 생태계 확장을 위해 해외 기업 유치가 필수적”이라며 “이에 따라 양국은 유치 기업의 국가를 다양화하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한국 기업은 기술력, 실행력, 규제 준수 능력, 신뢰 기반의 비즈니스 문화 등 여러 측면에서 현지 요구 기준과 가장 부합하는 파트너로 평가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대표 IT기업인 네이버도 중동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네이버는 디지털트윈, 로봇, AI, 클라우드 등 미래 핵심 기술을 네이버랩스와 네이버클라우드를 중심으로 오랜 기간 축적해왔다. 네이버 관계자는 “이러한 기술력을 집약한 공간이 지난 2022년 개관한 제2사옥 ‘1784’이며, 이 공간을 통해 네이버 기술이 연구를 넘어 실제 건물과 도시로 확장되고, 나아가 해외로 수출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네이버 측은 중동 시장 진출과 관련해, 사우디아라비아는 기존 레거시가 적고 기술 혁신 수용성이 높은 데다 대규모 투자가 가능한, 매우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차별화된 기술 역량과 현지화 전략을 기반으로 사우디 문화와 사용자 특성에 최적화된 기술·서비스를 만들어갈 계획이다. 사우디 진출은 그동안 B2C 중심으로 성장해온 네이버가 B2B·B2G 기반의 글로벌 비즈니스로 외연을 확장하고, 기술 기업으로서 정체성을 더욱 공고히 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사우디 내 디지털트윈 플랫폼 구축에 나선 네이버
네이버는 중동 사업 본격화를 위해 지난해 ‘네이버 아라비아 RHQ’를 설립했으며, 최근에는 사우디 주택공사(NHC)와의 합작법인 ‘네이버 이노베이션’도 설립했다. 사우디 내 디지털트윈 플랫폼을 구축하는 성과에 이어, 지도·내비게이션에서 시작해 예약·결제 등 다양한 생활 서비스를 결합한 사우디 특화 슈퍼앱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뉴 무라바’ 등 국가 차원의 기가 프로젝트에도 참여하며 사업 영역을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디지털트윈은 도시·건물 단위의 3D 모델을 기반으로 도시 운영과 계획에 필요한 다양한 응용 서비스를 가능하게 하는 핵심 기술이다. 지난해 11월 ‘시티스케이프 글로벌 2024’ 행사에서 디지털 트윈 플랫폼 기술과 프로젝트 성과를 공개했을 때 사우디 전역에서 10여 곳의 지자체장들이 방문해 높은 관심과 긍정적인 피드백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 관계자는 “올해 1월에는 실제 플랫폼을 사용할 지자체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파워 유저 교육’을 진행했는데, 참가자들은 본인의 지역 데이터를 꼼꼼히 확인하며 ‘이 부분은 실제와 다르다’, ‘이곳은 최근 바뀌었다’ 등 상세한 현장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제공했다”며 “또 ‘이런 기능도 가능한가?’, ‘이런 서비스도 추가할 수 있나?’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안하며 디지털트윈의 확장성과 활용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굉장히 높았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사우디 주요 도시에 대한 디지털트윈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올해에는 메카, 메디나, 제다 등 3개 도시에 대한 디지털트윈 플랫폼을 구축해 공개했다. 기본적으로 디지털트윈은 도시 계획 수립, 모니터링, 시뮬레이션 등에 활용되는데, ‘제다’는 과거 침수 피해 경험으로 인해 홍수 예측·예방 분야에 관심이 높았고 ‘메카’나 ‘메디나’와 같은 종교적 성지는 하지 기간 중 무슬림의 군중 통제 및 안전 관리에 관심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는 약 20개 도시를 중심으로 우선순위를 설정해 디지털트윈 확산을 논의하는 초기 단계다. 장기적으로는 사우디 전역으로 플랫폼 확대를 목표로 하며, 디지털트윈 위에 자율주행, 로봇, VR/XR 등 후속 기술을 적용하는 논의도 동시에 진행 중이다.
특히 메카는 이슬람 제1성지로, 무슬림 외에는 출입이 제한된다. 그러나 고정밀 디지털트윈 구축에는 현장 데이터 확인이 필수이기 때문에, 네이버는 무슬림 공무원에게 직접 기술 교육을 진행해 현장 데이터를 수집하고 네이버랩스 직원들은 원격으로 이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는 이러한 문화적 차이가 중동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라고 보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사우디는 글로벌 빅테크가 치열하게 경쟁하는 시장이기 때문에 네이버는 이들과 동일한 방식으로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네이버는 국내 시장에서 그랬던 것처럼 현지 문화와 사용성에 최적화된 기술과 서비스를 만드는 ‘컬처럴라이제이션’(Culturalization) 전략을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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