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미국에 11조짜리 제련소 짓는다…韓·美 정부 두 팔 벌려 환영
- 미국과 손잡고 핵심 광물 제련소 건설
미 정부 JV 지분 참여로 정책 신뢰 확보
변수는 영풍·MBK 반발…경영권 분쟁 새 국면
재계 및 통상 당국 등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지난 15일 미국 전쟁부(국방부), 상무부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에 대규모 제련소 건설을 추진하는 것이 골자다.
제련소는 고려아연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직접 운영한다. 자금 조달과 현지 인허가·지원 등 사업 추진의 실무는 고려아연과 미 국방부, 현지 방산 기업 및 투자자들이 참여하는 합작법인(JV)이 전담한다. JV의 최대 주주는 의결권 40.1%를 가진 미국 국방부다.
미 국방부는 이번 프로젝트의 해결사 역할을 수행할 전망이다. 진입장벽이 높은 미국 특성을 고려해, 미 국방부가 최대 주주로 참여하는 구조는 빛을 발한다. 미 국방부를 앞세워 프로젝트 추진력을 확보하겠다는 설계로 풀이된다. 미국에서 제련소를 짓기 위해선 정부의 인허가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고려아연은 JV를 대상으로 2조855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이번 유상증자로 발행되는 신주는 약 220만주다. 기존 주식 수의 약 12%에 달하는 수치다. 유상 증자가 끝나면 미국 정부는 JV를 통해 지분 10%를 간접 확보하게 된다. 미국이 사실상 고려아연의 주요 주주가 되는 셈이다.
이번 유상증자가 실제로 이뤄질 경우 판은 달라진다. 미국 정부와 연계된 JV가 발행주식의 10.3%를 신주로 확보하게 되면 영풍·MBK 연합 지분은 40% 안팎으로 희석된다. 최 회장 측도 20%대 후반으로 낮아지는 건 같다. 다만, JV 물량이 우호 지분으로 묶이면 총합은 30%대 후반까지 올라간다. 지분 보유 격차가 크게 좁혀지는 셈이다.
이에 영풍·MBK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지난 16일 영풍·MBK 측은 고려아연 이사회가 결의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두고,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신주발행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번 신주발행이 경영권 분쟁 상황 속 최 회장의 지배력 유지를 목적으로 설계됐다는 주장이다. 이에 반해 고려아연 측은 ‘미국 전략산업 투자’라는 입장이다.
韓·美 정부는 두 팔 벌려 환영
고려아연과 영풍·MBK 측의 경영권 분쟁과는 별개로, 한미 양국은 이번 제련소 투자에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자원을 무기화하려는 각국의 움직임이 뚜렷해지는 상황에서, 이번 투자가 한미 경제 안보 협력을 한층 끌어올리고 글로벌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데에도 의미 있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평가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미국 제련소는) 고려아연뿐만 아니라 한국 관점에서 희토류 및 희귀 광물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고려아연이 재무적 부담에도 불구하고 전략적 판단을 한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도 “테네시에서 추진되는 고려아연의 프로젝트는 미국의 핵심 광물 판도를 바꾸는 획기적인 거래”라며 “이를 통해 미국은 항공우주·국방, 반도체, 인공지능(AI), 양자컴퓨팅, 자동차, 산업 전반, 국가안보에 필수적인 13종의 핵심·전략 광물을 대규모로 생산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간 미국은 핵심 광물의 공급망 취약성을 국가안보 이슈로 격상시켜 왔다. 올해 최종 핵심 광물 목록도 이를 제도화한 결과물이다. 미 내무부(USGS)가 공개한 종 목록은 60개 광물을 ‘경제·안보에 필수이면서 공급 차질 위험이 큰 품목’으로 제시했다. 고려아연이 생산할 13개 비철금속·전략광물 중 11개가 여기에 포함된다.
핵심 광물 공급망에서 그간 ‘제련·정련’의 중요성은 다소 뒷전이었다. 광산을 확보해도, 금속으로 뽑아내는 공정이 특정 국가·지역에 집중돼 있으면 공급망은 쉽게 흔들린다. 고려아연이 테네시주에 내세운 해법도 이 지점에 맞닿아 있다. 미국 현지에 복합 제련소를 세움으로서, 핵심 광물을 미국 안에서 직접 제련·정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려아연이 짓는 미국 제련소는 연간 약 110만톤의 원료를 처리해 총 54만톤 규모의 최종 제품을 생산하는 ‘통합 제련소’다. 2026년 부지 조성과 기반 공사를 시작해 설계·조달·시공(EPC) 업체 선정, 주요 장비 발주를 진행한다. 2027년 착공을 거쳐 2029년 완공을 목표로 한다. 가동은 아연→연→동 공정 순으로, 단계적으로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고려아연 미국 제련소는 기존 고려아연의 사업과 시너지를 극대화해 수익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며 “미국 정부 투자와 보조금 지급, 정책 지원 등을 바탕으로 추진되는 만큼 중장기 성장성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도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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