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천재는 보이지 않는 표적을 맞힌다”…5인의 거장에게서 찾은 ‘창조의 비밀’ [새로나온 책]
- 인류사를 바꾼 천재들에게서 공통점을 찾다
물리학자이자 예술가인 저자가 분석한 ‘통섭의 미학’
[이코노미스트 최영진 기자] ‘영재는 아무도 맞히지 못하는 표적을 맞히고, 천재는 아무도 보지 못하는 표적을 맞힌다.’ 독일의 철학자 쇼펜하우어가 ‘천재’를 정의한 말이다. 이 정의를 인류 역사에 지대한 영향력을 끼친 다섯 명의 천재적 지성에게 적용해보자.
화가이자 발명가였던 레오나르도 다빈치, 영국 최고의 극작가 윌리엄 셰익스피어,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한 아이작 뉴턴, 음악의 성인(聖人) 루트비히 판 베토벤, 그리고 상대성 이론을 정립한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이들을 ‘천재’라 부르는 것에 이견은 없을 것이다. 이들에게는 또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서로 다른 분야에 열정을 쏟아부었고, 그것들을 융합해 뜻밖의 시너지를 창출했다는 점이다.
‘천재백서’라는 책은 천재를 어떻게 만드느냐를 알려주는 단순한 실용서가 아니다. 대신 천재의 본질과 그들의 공통된 특성을 깊이 있게 탐구하며 삶과 업적을 되돌아본다. 뉴턴의 만유인력 법칙이나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은 인류가 세계를 바라보는 관점 자체를 뒤집었다. 우리는 거대한 혁신을 주도한 이들을 보며 궁금증을 갖게 된다. ‘어떻게 그런 발상을 했을까’, ‘천재와 평범한 우리는 무엇이 다를까.’ 저자인 불렌트 아탈라이는 물리학자의 시선으로 그 해답을 찾아 나섰고, 결론적으로 ‘천재들은 어떤 공통된 틀 속에 있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저자는 천재성에 대해 이렇게 정의한다. 천재성은 단순히 타고난 능력만의 문제가 아니라 성향, 성격적 결함, 호기심, 광기 등의 내적 요소와 시대정신 같은 외적 요소가 복합적으로 맞물려 탄생한다는 것이다. 다섯 명의 지성인들은 당대의 관습에서 출발했지만, 기존 양식을 다시 쓰며 장르 자체를 재정의했다. 또한 저자는 “천재들은 비범한 사고능력과 통찰을 보이는 동시에 기행, 고통, 광기 등을 함께 지니며, 이런 부정적 특성조차 창조적 에너지로 승화시키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한다.
‘아이가 천재인 것 같은데 어떻게 가르쳐야 하느냐’는 부모들의 질문에 저자는 이렇게 조언한다. “똑똑한 부모에게는 대개 똑똑한 자녀가 있다. 하지만 똑똑한 부모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저녁 식탁에서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고, 아이의 질문에 답해주고 과학 숙제를 돕되 대신 해주지는 않는 후원자가 되어야 한다. 아이의 생각을 들어주는 상담자 역할을 해야 한다.”
이 책이 실용서보다 철학이나 인문학 서적 같은 깊이를 주는 것은 저자의 독특한 이력 때문이다. 불렌트 아탈라이는 물리학자이자 작가, 그리고 예술가다. 영국 옥스퍼드대 이론물리학과와 프린스턴 고등연구소에서 수학한 그는 현재 물리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예술가로서도 명성을 쌓고 있다. 런던과 워싱턴에서 개인전을 열었으며, 그의 석판화집은 버킹엄궁과 백악관에 영구 소장될 정도로 예술성을 인정받았다. 베스트셀러 ‘다빈치의 유산’의 저자이기도 한 그를 사람들이 ‘르네상스적 지성’이라 평가하는 이유다.
글로벌 패권의 미래
트럼프의 귀환은 기존 자유주의적 국제 질서가 깨지고 ‘미국 우선주의’라는 새로운 패권 시대가 도래했음을 의미한다. 역사적인 전환점에서 이 책은 각 분야 전문가들의 통찰을 통해 미국·중국·인도 등 주요 국가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시각을 제공한다. 한국의 진로에 대한 고민도 놓치지 않았다. 한국은 지금까지 미국 주도의 질서 속에서 성장했으나, 미국의 상황은 과거와 같지 않다. 저자들은 현재에 안주한다면 한국 역시 유럽처럼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냉철한 현실 인식과 대전략이 절실한 시점, 이 책은 급변하는 정세 속에서 한국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나침반 역할을 한다.
핵심광물 공급망 전쟁
미·중 패권 전쟁의 전선이 인공지능(AI)과 반도체를 넘어 리튬·니켈·코발트 등 핵심광물로 확대되고 있다. 중국은 흑연과 희토류 수출 통제를 통해 공급망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으며, 미국과 유럽연합(EU)은 핵심광물 확보를 국가 전략의 최우선 과제로 격상해 대응책을 내놓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통상과 산업 정책의 문제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미래 산업의 주도권을 쥔 패권 경쟁이 자리 잡고 있다. 이 책은 핵심광물을 단순한 자원이 아닌 국가의 산업 경쟁력과 안보, 외교 전략이 교차하는 ‘공급망 전쟁’의 핵심 요소로 조명한다. 저자 박준혁은 현재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선임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다.
철학자의 마지막 수업
중국의 저명한 철학자 주루이 교수가 시한부 선고를 받고 세상을 떠났을 때 그의 나이는 고작 쉰여섯이었다. 의사로부터 “더 이상의 치료가 무의미하다”는 말을 들은 그는 죽음과 인생의 진실을 남기기 위해 한 청년과 인터뷰를 시작했다. 그는 열흘 동안 매일 밤 11시 30분에 청년과 만나 삶과 죽음에 대한 깊은 대화를 나눴고, 인터뷰를 마친 후 스스로 생명유지 장치 제거를 결정했다. 투병 중에도 강의와 인터뷰를 통해 철학적 사유를 멈추지 않았던 그의 모습은 중국 주요 언론에 보도되며 큰 반향을 일으켰고, 죽음을 담담히 준비하는 태도는 많은 이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었다. “당신은 평범하고 작은 존재인 동시에 위대하고 반짝이는 존재다.” 이 책이 우리에게 전하고자 하는 마지막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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