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섭 대표 ‘임기 사수’와 박윤영 내정자 '조기 등판' 충돌
과징금·마케팅 출혈 등 대외 악재도 '첩첩산중'
[이코노미스트 원태영 기자]대한민국 통신 인프라의 중추를 담당하는 KT의 시계가 멈춰 섰다. 오는 3월 ‘박윤영 체제’의 공식 출범을 앞두고 대대적인 조직 쇄신에 나서야 할 시점이지만, 현직 대표와 차기 내정자 사이의 미묘한 ‘권력 분점’ 실패로 인해 경영 공백이 장기화하고 있다. 외부적으로는 수백억원대로 예상되는 과징금과 마케팅 비용 부담이라는 '이중고'가 KT의 발목을 잡고 있다.
현재 KT 경영 혼란의 핵심은 리더십 교체기의 불협화음이다. 당초 업계는 박윤영 대표 내정자가 선임된 후, 2026년도 사업 계획 확정과 조직 안정을 위해 1월경 대대적인 조직 개편과 임원 인사가 단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김영섭 현 대표가 “법적으로 보장된 임기를 오는 3월 말까지 모두 수행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신구 권력 정면충돌
인사권은 현직 대표의 고유 권한이다. 김 대표가 물러나지 않는 이상 박 내정자가 준비해 온 조기 인사와 조직 개편안은 사실상 진행이 불가능하다. 이로 인해 매년 초 실시되던 정기 인사가 3월말 이후로 밀리는 초유의 사태가 가시화되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1분기는 한 해의 성패를 가르는 중요한 시기인데, 현재 KT는 ‘나가는 수장’과 '들어올 수장' 사이에서 실무진이 눈치만 보는 형국”이라며 “사실상 1분기 경영은 '올스톱'된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현재 KT 조직 개편 및 임원 인사는 경쟁사와 비교해 최대 두달 이상 늦어진 상황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1월, LG유플러스는 12월 각각 2026년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KT는 지난해 12월 24일 평직원 승진 인사를 끝으로 모든 인사가 멈춰 있다. 이에 따른 영향은 KT에만 그치지 않는다. KT스카이라이프 등 44개 그룹사 5만 5000여명의 임직원이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게 됐다.
경영 공백이 길어지는 가운데, 이사회에 대한 KT 직원들의 불만도 점차 높아져 가고 있다. KT 노동조합은 이례적으로 강도 높은 성명을 발표하며 이사회를 정조준했다.
KT 노동조합은 지난 1월 23일 성명을 내고 “현재 KT는 작년 해킹사태 이후, 초유의 경영위기를 겪고 있다”며 “주인의식과 책임감으로 누구 보다 앞장서서 경영 정상화를 도모해야 할 이사회가 경영 안정 보다 자신들의 사익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특히 지난해 해킹 사태 이후 30만명이 넘는 가입자가 이탈하는 동안 이사회가 아무런 방어 행동도, 위기 대응 의지도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사회 운영 방식에 대한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노조는 최고경영자가 조직개편과 부문장급 인사를 단행할 때 이사회 사전 승인을 받도록 한 규정이 정관과 충돌하며, 결과적으로 경영진의 인사·조직 권한을 부당하게 무력화시켰다고 주장했다.
노조 측은 “이로 인해 인사와 조직개편이 지연되면서 경쟁사들이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는 동안 KT는 사실상 한 분기 이상 멈춰 서 있는 상황이 초래됐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경영 공백은 경쟁력 약화와 실적 악화로 이어졌고, 조합원들의 불안도 가중됐다는 설명이다.
'과징금 폭탄'과 '수익성 악화'
리더십 내부 갈등보다 더 치명적인 것은 당장 눈앞에 닥친 재무적 리스크다. KT는 조만간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과징금 발표를 앞두고 있다. 개인정보 관리 소홀 및 보안 사고와 관련해 부과될 과징금 규모는 최소 수백억 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단기 영업이익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뿐만 아니라, 기업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지는 대형 악재다.
여기에 가입자 이탈을 막기 위한 마케팅 비용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통신 시장의 번호이동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KT는 이탈 고객을 잡기 위해 위약금 면제 및 각종 프로모션 혜택을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컨트롤타워가 부재한 상황에서 쏟아붓는 마케팅 비용이 효율적으로 집행되기 어렵다는 우려가 크다.
전략적 투자 지연 역시 뼈아프다. 인공지능(AI) 전환과 6G 기술 선점을 위해 경쟁사들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는 동안, KT는 최고 의사결정권자의 교체 이슈에 함몰돼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할 '골든타임'을 놓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가시밭길 예고 '박윤영 호'…혁신보다 수습이 급선무
3월 말 정식 취임하게 될 박윤영 내정자의 앞날은 그 어느 때보다 험난하다. 취임과 동시에 조직 기강을 다잡는 '소방수' 역할은 물론, 누적된 대외 리스크를 해결해야 하는 중책을 맡게 됐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박 내정자가 취임 직후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로 ▲조직 통합 및 인사 불확실성 해소 ▲개인정보 보호 체계의 근본적 혁신 ▲정체된 신사업 투자 재개를 꼽는다. 특히 김영섭 체제 하에서 잔류했던 인사들과 박 내정자가 새롭게 중용할 인물들 간의 화학적 결합을 이끌어내는 것이 조직 안정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KT는 현재 '한 지붕 두 수장'이라는 기묘한 동거 속에 2026년의 첫 단추를 잘못 꿰고 있다. 법적 임기를 존중받아야 한다는 현직 대표와 신속한 조직 쇄신이 필요하다는 내정자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는 사이, 기업의 경쟁력은 안팎으로 깎여 나가고 있다.
결국 해법은 이사회의 중재 역량과 두 리더의 대승적 결단에 달려 있다. 박 내정자가 취임식장에서 '식물 대표'가 아닌 '준비된 혁신가'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기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실질적인 경영권 승계 절차가 정상화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폭풍전야의 KT가 이 잔인한 봄을 지나 다시 비상할 수 있을지,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중티’ 나는 남자와 ‘팩폭’ 날리는 여자, 시트콤보다 더 시트콤 같은 ‘여단오’ [김지혜의 ★튜브]](https://image.isplus.com/data/isp/image/2026/01/11/isp20260111000031.400.0.jpg)
![면봉 개수 → 오겜2 참가자 세기.. 최도전, 정직해서 재밌다 [김지혜의 ★튜브]](https://image.isplus.com/data/isp/image/2025/12/21/isp20251221000019.400.0.jpg)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브랜드 미디어
브랜드 미디어
김다나 측 “이마 혈관수술 후 회복 중” 통증 참고 녹화 마쳐
대한민국 스포츠·연예의 살아있는 역사 일간스포츠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김다나 측 “이마 혈관수술 후 회복 중” 통증 참고 녹화 마쳐
대한민국 스포츠·연예의 살아있는 역사 일간스포츠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매파인가 비둘기인가…‘워시’를 둘러싼 엇갈린 시선
세상을 올바르게,세상을 따뜻하게이데일리
이데일리
이데일리
[마켓인]뜨거운 '피지컬 AI'…VC, 로봇 브레인에 꽂혔다
성공 투자의 동반자마켓인
마켓인
마켓인
유럽 의사들 먼저 알아봤다...넥스트바이오메디컬, ‘인공관절 수술 후 통증’에도 효과
바이오 성공 투자, 1%를 위한 길라잡이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