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일반
‘초기 흥행’ 코스닥 액티브 ETF 수익률은 부진, 공시 구조 한계 부각
- [100조 시대 여는 액티브 ETF] ②
공시 이후 선반영 거래 확대…매입단가 상승 압력 확대
유동성 제약·리밸런싱 영향…수익률 제약 요인 부각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국내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100조원 시대를 앞두고 외형을 빠르게 키우고 있지만, 코스닥 액티브 ETF는 상장 한 달여 만에 수익률 측면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1조원 이상의 자금이 유입되며 초기 흥행에는 성공했으나, 주요 상품이 코스닥 지수를 하회하면서 액티브 운용의 핵심인 초과수익 창출 능력에 대한 검증이 요구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코스닥 특유의 유동성 구조와 포트폴리오 공시 체계가 맞물리며 수익률 형성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단순한 초기 부진으로 보기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코스닥 액티브 ETF는 반도체·로봇·바이오·2차전지 등 성장 테마를 중심으로 고수익 기대를 키웠지만, 실제 운용 구간에서는 주요 편입 종목 부진이 수익률을 끌어내렸다. 종목 공개와 리밸런싱(정기변경) 과정에서의 가격 왜곡 가능성까지 함께 부각됐다. 액티브 ETF 시장이 외형 확대 단계를 넘어 구조와 성과를 함께 검증받는 국면에 진입했다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상장 초기 자금 유입은 빠르게 이뤄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의 'KoAct 코스닥액티브'와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TIME 코스닥액티브'가 동시 상장한 3월 10일부터 13일까지 초반 3일 간 이들 상품에는 개인 자금 약 1조1700억원이 순유입됐다. KoAct 코스닥액티브에 7788억원, TIME 코스닥액티브에 3983억원이 각각 유입됐다. 누적 거래대금도 각각 3조3403억원, 1조3892억원을 기록하며 단기간 내 시장 중심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성과는 순유입 자금 흐름과 달랐다. 두 ETF 모두 상장 이후 코스닥 지수를 하회했다. 액티브 ETF의 성과는 종목 선택에 의해 좌우되는데, 초기 포트폴리오에서 비중이 높았던 종목들의 부진이 수익률을 직접적으로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3월 10일부터 4월 7일까지 TIME 코스닥액티브는 삼천당제약(-32.33%), 레인보우로보틱스(-26.25%), 에이비엘바이오(-18.92%), 에코프로(-11.60%) 등 주요 편입 종목이 동반 하락했다. KoAct 코스닥액티브 역시 보로노이(-13.20%), 큐리언트(-13.42%), 파두(-26.79%) 등 핵심 종목 약세 영향을 받았다. 일부 종목이 상승하며 방어에 나섰지만, 전체 수익률 하락을 상쇄하기에는 제한적이었다.
초기 흥행에도 수익률은 ‘뚝’…종목별 성과 편차 키워
포트폴리오 구조도 수익률 변동성을 키웠다. 상위 10개 종목 비중이 45% 안팎에 달하면서 일부 종목의 주가 흐름이 ETF 전체 성과에 직접적으로 반영되는 구조가 형성됐다. 이는 액티브 ETF의 본질적 특성이지만 코스닥처럼 개별 종목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는 성과 편차를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실제 코스피 시장에서는 액티브 ETF와 패시브 ETF 간 수익률 격차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200 및 코리아밸류업 지수를 추종하는 ETF를 기준으로 보면 패시브 ETF는 137~144% 수준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액티브 ETF 역시 85~144%를 보였다.
패시브 ETF 가운데서는 RISE 코리아밸류업이 144%, TIGER 코리아밸류업이 143%로 상위권을 형성했다. KODEX200, PLUS200 등 주요 지수형 ETF들도 137~138% 수익률을 기록했다. 액티브 ETF 역시 KoAct 코리아밸류업액티브가 144%, 1Q 200액티브가 140%, KODEX 200액티브가 138%를 기록하는 등 일부 상품은 패시브 ETF와 유사하거나 일부 상회하는 성과를 보였다. 다만 TRUSTON 주주가치액티브(94%), UNICORN R&D 액티브(85%) 등 하위권 상품과의 격차가 크게 벌어지며 액티브 ETF 내 성과 편차가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났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이러한 성과 격차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같은 기간 코스닥 액티브 ETF 가운데 KoAct 코스닥액티브는 약 15% 수익률을 기록한 반면, TIME 코스닥액티브는 4% 수준에 그치며 상품 간 성과 차이가 크게 벌어졌다. 이는 코스닥 시장 특성상 종목 선택에 따른 수익률 편차가 확대되는 구조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공시 체계가 수익률 형성 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도 부각된다. 액티브 ETF는 포트폴리오를 일정 주기로 공개해야 하는데, 이 정보가 시장에서 수급 신호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 지적된다.
편입 종목 정보가 공개되면 이를 선반영하려는 매수세가 먼저 유입되고, 실제 ETF가 자금을 집행하는 시점에는 이미 가격이 상승해 있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이 경우 ETF는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에 매수하게 되며, 매입 단가 상승이 수익률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편출 종목 역시 선제적인 매도 압력으로 가격이 하락한 상태에서 정리될 수 있어, 매매 양방향에서 불리한 조건이 형성될 수 있다. 특히 코스닥 시장은 시가총액이 작고 유동성이 낮은 종목 비중이 높아 이러한 구조적 영향이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
매수·매도 호가 간 간격이 넓고 거래 깊이가 얕은 종목이 많은 만큼, 비교적 제한된 자금 유입만으로도 주가가 빠르게 움직이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환경에서는 포트폴리오 공시를 통해 특정 종목에 대한 수급 기대가 형성될 경우, 실제 자금 유입 이전에 가격이 선반영되는 경향이 나타날 수 있다. 결과적으로 ETF는 이미 상승한 가격대에서 매수에 나서게 되고, 초기 매입단가가 높아지는 구조가 형성된다. 업계 안팎에서는 코스닥 시장의 수급 구조가 가격 반응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지적한다. 기관·외국인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고 개인 투자자 비중이 높은 만큼, 포트폴리오 공시와 같은 정보에 단기 자금이 빠르게 반응하며 가격이 선행적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매매 실행 과정에서도 구조적 제약이 발생한다는 분석이다. 편입 비중 확대가 필요한 종목은 매수 주문이 분할 집행되는 과정에서 체결 가격이 점진적으로 상승하는 슬리피지(slippage)가 나타날 수 있고, 반대로 편출 종목은 매도 물량이 집중되며 체결 가격이 낮아지는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실제 체결 단가와 이론 가격 간 괴리가 확대되며 운용 성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자산운용사 운용역은 “코스닥 액티브 ETF는 종목 선택뿐 아니라 매매 구조와 시장 유동성까지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복합적인 상품”이라며 “자금 유입이 곧 수익률로 이어지는 구조가 아닌 만큼, 얼마나 안정적으로 알파를 창출하고 공시·리밸런싱 과정에서 발생하는 구조적 리스크를 통제하느냐가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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