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선택 아닌 생존 문제…‘플라스틱 다이어트’ 나선 기업들 [빨라지는 플라스틱 퇴출 시계]②
- 나프타 가격 4달 새 100% 넘게 뛰어
신소재 개발·포장 경량화 등 ‘고군분투’
[이코노미스트 강예슬 기자] 식품업계의 고민이 깊어진다. 미국과 이란 간 군사 충돌이 장기화한 영향이다. 포장재 수급 불안이 커지며 업계는 최악의 경우 생산 중단을 고려해야 할 위기에 놓였다. 주요 식품기업은 생존을 위해 ‘탈(脫)플라스틱’은 거부할 수 없는 흐름이라면서도 당장 플라스틱 의존도를 크게 낮추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원유를 정제해 만드는 나프타는 식품 포장재의 핵심 원료다. 전체 소비량의 약 40~45%를 수입에 의존한다. 국내로 들어오는 나프타의 54%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물류 이동이 차단되자 수급 전반에 비상이 걸렸다.
“재고 조만간 동나”…속 타는 식품업계
한국식품산업협회(이하 협회) 등 13개 관련 단체는 지난 4월 7일 공동건의서를 통해 “나프타 공급 불안으로 비닐·필름·페트(PET) 용기 등 주요 포장재 확보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며 “일부 품목은 재고가 약 2주 수준까지 감소한 상태”라고 밝혔다.
협회는 “고금리·고환율·고물가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원가 부담이 한계 수준에 근접했다”면서 “개별 기업 차원을 넘어 식품 공급망 전반의 불안정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산업통상자원부 원자재가격정보에 따르면 나프타의 월평균 가격은 올해 1월 톤(t)당 557.36달러(약 82만원)에서 4월 1132.89달러(약 167만원)로 4달 사이 2배 넘게 뛰었다. 나프타 가격은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한 뒤 크게 올랐다. 지난 2월 월평균 t당 608.6달러(약 89만원)였던 나프타 가격은 3월 1018.64달러(약 149만원)를 기록하며 전달 대비 약 83% 급등했다.
포장재 등 부재료 수급 불안과 가격 변동성이 확대되며 업계는 대체 소재 도입과 포장 경량화 등 대안 마련을 위해 고심 중이다.
탈플라스틱은 일시적 위기 대응 전략에 그치지 않는다. 변화하는 국제 기준에 따라 수출 기업에 친환경 소재 전환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오는 8월부터 시행되는 유럽연합(EU)의 ‘포장 및 포장 폐기물 규정’(PPWR)에 따라 유럽으로 수출하는 기업은 석유계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재활용 가능한 소재를 써야 한다.
수급 불안에 대체 소재 ‘주목’
동원그룹은 플라스틱 사용량 절감과 친환경 소재로의 전환을 그룹 차원에서 강도 높게 추진 중이다. 종합 포장재 기업 동원시스템즈는 식품과 패키징 부문에서 신소재 개발을 이어오고 있다.
종합 식품기업 동원F&B는 플라스틱 용기를 적게 사용한 상품을 다수 출시했다. 동원F&B는 플라스틱 사용량을 크게 줄인 액상 제품 용기를 개발해 참치액·식용유 등의 상품에 적용한다고 지난 4월 6일 발표했다. 동원F&B 포장 개발 파트 연구진과 용기 생산 전문기업 남양매직이 약 2년간 공동 개발한 친환경 용기는 기존 용기보다 플라스틱을 3~4% 정도 적게 사용한다. 동원F&B는 새로운 용기 적용 시 연간 플라스틱 사용량을 14t 넘게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롯데칠성음료는 ‘2030 플라스틱 감축 로드맵’을 마련했다. 오는 2030년까지 석유에서 추출된 원료로 만든 신재 플라스틱 사용량을 2023년 대비 약 20% 줄이고 재생 원료 비중을 30%까지 늘린다는 목표다. 롯데칠성은 ▲플라스틱 용기 경량화 ▲재생 원료 사용 비중 확대 등 두 가지 핵심 전략을 통해서 플라스틱 배출량을 낮추기 위해 노력 중이다.
지난해 롯데칠성은 국내 최초로 재생 플라스틱 원료 100%를 사용한 칠성사이다 페트병 제품을 선보였다. 올해는 적용 범위를 ▲펩시 제로슈거 라임 ▲아이시스 ▲새로 등 주요 제품군으로 확대했다. 롯데칠성은 재생 원료 사용을 통해 연간 플라스틱 사용량을 4200t 정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CJ제일제당은 미생물 기반 친환경 바이오 소재(PHA)를 개발하고 국내외 산업계 전반에 걸쳐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PHA는 토양과 해양에서 생분해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지난 2022년 생분해 소재 전문 브랜드 ‘PHACT’를 출시한 CJ제일제당은 ▲화장품 브랜드 ‘바닐라코’ 제품 용기 ▲올리브영의 즉시배송 서비스 ‘오늘드림’ 상품 비닐 포장재 ▲햇반 컵반 ▲칫솔 등에 PHA를 적용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석유계 소재 수급 불안정으로 PHA가 대체 소재로 주목받으면서 해외 기업에서도 문의가 이어지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원가 부담에 소재 전면 대체는 어려워”
비닐과 플라스틱 용기 사용이 필수인 배달업계도 ▲다회용기 이용 ▲일회용 수저·포크 안 받기 등 플라스틱 저감 캠페인에 나섰다.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현재 서울·경기·인천·제주 일부 지역에서만 운영 중인 다회용기 서비스를 상반기 중 서울 전역과 제주 서귀포시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지구의 날(4월 22일)에 맞춰 ‘일회용 수저·포크 안 받기’ 참여를 유도하는 이벤트도 전개한다.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지난 2019년 4월 시작한 일회용 수저·포크 안 받기 기능으로 배민에서 아낀 일회용 수저·포크 규모는 383억원에 달한다. 우아한형제들은 작년 12월까지 누적 약 102억개의 일회용 수저·포크 사용을 줄인 것으로 추산한다.
각 기업의 탈플라스틱 노력이 나프타 공급 불안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5월 전후로 포장재 재고 소진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당장 모든 포장재를 친환경 소재로 바꾸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포장재를 재생·바이오 소재로 대체할 수는 있지만 문제는 가격”이라며 “포장재는 식품 제조원가에 직결되는 요소인데 비싼 친환경 소재를 쓰면 원가 부담을 감당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환경을 위해 소재를 개선하거나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일도 중요하지만 안전을 중시하는 식품업계 특성상 포장재 소재 변경은 신중하게 고려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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