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대결보다 설득…서장원 코웨이 대표, 2년 연속 주주 신뢰 확보 배경은
- 선제적 제도 개선과 안정적 실적 바탕으로 시장 우려 흡수
“방어 아닌 변화로 대응” 평가
2025년과 2026년 두 차례 정기 주주총회에서 코웨이는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의 주주제안에 맞섰다. 얼라인은 ▲주주환원 정책 ▲자본구조 효율성 ▲이사회 독립성 등을 핵심 쟁점으로 제기하며 공개 압박 수위를 높였지만, 두 차례 주총 모두에서 회사 측 안건이 주주들의 선택을 받았다. 2026년 주총에서도 회사 측 추천 사외이사 후보가 선임되며 현 경영진 체제는 다시 한 번 신임을 확인받았다.
업계에서는 코웨이의 대응 방식이 여느 기업들과 달랐다는 점에 주목한다. 행동주의 요구를 전면적으로 배척하기보다, 시장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은 선제적으로 제도에 반영하고, 경영 성과로 정당성을 입증하는 전략을 택했다는 것이다. 주주와 시장의 문제 제기를 ‘대결’ 구도로만 보지 않고, 오히려 체질 개선의 계기로 활용했다는 평가다.
조용한 압박에서 공개 공세로
얼라인파트너스가 코웨이를 향해 본격적으로 존재감을 드러낸 시점은 2024년이다. 초기에는 비공개 서신을 통해 문제를 제기했지만, 2025년 1월 공개주주서한을 기점으로 압박은 공개 공세로 전환됐다.
핵심 쟁점은 주주환원율 하락, 자본구조 비효율성, 이사회 독립성 문제였다. 특히 코웨이가 넷마블 인수 이후 주주환원율이 낮아졌고, 이사회가 최대주주 영향력에서 충분히 독립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일부 글로벌 기관투자자들까지 공개 지지에 나서며 시장의 관심도 확대됐다.
그러나 서장원 대표는 이를 단순한 경영권 방어 이슈로 접근하지 않았다. 행동주의의 문제 제기를 위협이 아닌 기회로 해석하고, 코웨이의 체질 개선과 시장 신뢰 제고의 계기로 활용했다.
수용 가능한 제도 개선은 선제적으로 반영하고, 경영 성과는 숫자로 입증하는 전략이 핵심이었다. 특히 전체 지분의 약 60%를 차지하는 해외 주주들을 직접 만나 설득하는 등 적극적인 소통에도 나섰다.
이 같은 대응의 배경에는 실적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다. 코웨이는 2020년부터 2025년까지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안정적 성장세를 유지했으며, 2025년에는 연결 기준 매출 4조 9,636억 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 연평균 성장률(CAGR)은 8.6%, 영업이익은 11.5%에 달했다.
1·2차 주총 승리 비결은
2025년 정기 주총에서 얼라인의 핵심 요구는 집중투표제 도입이었다. 이는 소수주주가 특정 후보에 의결권을 집중해 이사회 진입을 시도할 수 있는 제도다.
서 대표의 대응은 ‘선제적 조치’였다. 주주제안 마감 직전 주요 요구를 밸류업 계획에 반영하겠다는 메시지를 내놓으며 주도권을 확보했다. 주주환원율을 20%에서 40%로 상향하고 자사주 소각 계획을 발표하며 갈등을 완화했다.
이사회 구조 역시 손봤다. 사외이사를 4명에서 6명으로 확대하고, 이사회 규모를 7명에서 9명으로 늘렸다. 이는 지배구조 개선 요구를 반영하는 동시에 특정 세력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는 장치로 작용했다.
결과적으로 집중투표제 도입안은 찬성 46.5%에 그치며 부결됐고, 얼라인 추천 이사 후보도 선임되지 못했다. 코웨이는 방어에 성공했을 뿐 아니라, 변화 의지를 시장에 각인시키는 효과도 거뒀다.
얼라인은 2025년 말 두 번째 공개주주서한을 통해 공세를 이어갔다. 지분율도 5%대로 확대하며 영향력을 키웠다. 이번에는 감사위원회 전원 사외이사 구성과 사외이사 의장 선임 등 이사회 운영 구조를 정조준했다.
서 대표는 다시 ‘투 트랙 전략’으로 대응했다.
우선 실적으로 경영진의 정당성을 입증했다. 코웨이는 2025년 매출 4조 9,636억 원, 영업이익 8,787억 원을 기록했고, 렌탈 계정 1,143만 개, 해외 매출 비중 40%를 달성했다.
동시에 제도 개선의 폭도 확대했다. 전년 부결됐던 집중투표제를 자발적으로 도입하고, 전자주주총회와 분기배당 기준일 조정을 통해 주주 편의성을 높였다. 내부거래위원회를 신설해 최대주주와의 이해상충 우려를 줄였고, C레벨 임원이 참여하는 분기 컨퍼런스콜도 도입했다.
이 같은 조치는 행동주의가 제기한 쟁점을 제도적으로 흡수하는 과정이었다.
2026년 정기 주총에서는 감사위원 전원 사외이사 구성안(찬성 40.5%)과 사외이사 의장 선임안(찬성 34.1%)이 모두 부결됐다. 방준혁 의장과 서장원 대표 체제는 유지됐다.
‘막아낸 주총’ 아닌 ‘설득해낸 주총’
시장에서는 서 대표의 전략이 주효했던 배경으로 세 가지를 꼽는다.
첫째, 선제적 제도 개선이다. ▲주주환원 확대 ▲집중투표제 수용 ▲내부거래위원회 신설 등은 행동주의의 문제의식을 회사가 먼저 제도 안으로 흡수한 사례다.
둘째, 실적 기반 설득이다. 행동주의 이슈 속에서도 코웨이는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하며 2025년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이는 기존 경영진에 대한 주주 신뢰를 유지하는 핵심 요인이 됐다.
셋째, 단계적 거버넌스 보완이다. ▲사외이사 확대 ▲이사회 개편 ▲위원회 신설 등은 단기 방어를 넘어 장기적인 지배구조 안정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이어졌다.
코웨이의 지난 2년은 단순한 방어 사례로 보기 어렵다. 서장원 대표는 행동주의의 문제 제기를 일괄적으로 배척하지 않았고, 수용 가능한 변화는 선제적으로 반영했다. 동시에 실적으로 경영의 방향성을 입증하며 주주를 설득했다. 결국 두 차례 주총 승리의 본질은 ‘반대’가 아니라 ‘설득’이었다는 평가다.
재계 관계자는 "행동주의 강화와 제도 변화가 가속화되는 환경에서 코웨이 사례는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며 "경영진의 대응은 더 이상 방어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서장원 대표는 변화로 방어하고, 성과로 설득하는 전략이 유효하다는 점을 두 차례 주총을 통해 입증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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