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일반
상법개정·밸류업·외국인 ‘삼박자’…사상 최고 코스피, ‘7천피’ 기대 커진다
- 올 1~3월 자사주 소각 규모 총 42.5조원
지난해 배당 규모는 35조원…시장 구조 바꿔나가
코스피 6500 향하며 연일 사상 최고치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4월 22일 들어와 전일에 이어 사상 최고치를 또 경신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보다 0.46% 오른 6417.93을 기록했다. 전날에도 2.72% 상승한 6388.47에 장을 마감하며 지난 2월 26일 기록한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6307.27)를 약 두 달 만에 넘어섰다.
중동에서 미국과 이란의 2차 종전 협상이 불발됐다는 외신 보도가 잇따랐지만 코스피는 급락과 급등을 반복하던 흐름에서 벗어나 강한 상승 추세를 굳힌 모습을 보였다.
증권업계는 이번 상승을 단순한 기술적 반등이 아닌 시장 구조의 변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코스피가 ‘만년 저평가’를 벗어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 배경에는 상법개정을 통해 기업들이 자사주 매입·소각에 나선 점과, 배당 확대, 4월에 나타난 외국인 순매수라는 ‘3박자’가 동시에 작동하고 있다는 점이 꼽힌다.
먼저 상법 개정 효과가 시장 기대를 끌어올리는 핵심 요인으로 거론된다. 올해부터 개정 내용을 반영한 기업들의 정관 변경 안건이 본격적으로 상정되면서, 국내 상장사의 지배구조가 실질적인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는 평가다.
업계에 따르면 1차 개정에서는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기존 ‘회사’에서 ‘주주’까지 확대했고, 사외이사 명칭을 ‘독립이사’로 변경해 역할을 명확히 했다. 이어 2차 개정에서는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사에 대해 집중투표제 배제를 금지하고, 분리선출 감사위원 수를 2명 이상으로 확대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3차 개정에서는 자사주 소각 의무화까지 도입되며 주주환원 강화의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지난해 지정 공시대상기업집단 가운데 총수와 상장 계열사가 있는 73개 그룹(상장사 339곳)을 조사한 결과, 올해 1~3월 자사주 소각을 결정한 기업은 60곳에 달했다. 소각 규모는 총 42조520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연간 자사주 소각 기업 수 54곳, 소각 규모 13조 2850억원과 비교해 3개월 만에 그 규모가 크게 확대된 모습이다. 이 같은 변화로 증권업계에서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기대감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배당 확대 흐름도 뚜렷하다. 지난해 코스피 결산법인의 현금배당 총액은 약 35조원으로 전년(약 30조원) 대비 5조원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배당을 실시한 기업 수가 기존 600개 초반에서 666개로 늘어나며 주주환원 정책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 투자자의 복귀가 지수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외국인은 3월 한 달 동안 코스피 시장에서 약 35조8806억원을 순매도했지만, 4월 들어 분위기가 반전됐다. 4월 21일까지 외국인은 1조3999억원을 사들이며 순매수 기조로 돌아섰다. 환율과 유가 등 대외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하던 외국인 자금이 다시 유입되면서 시장의 방향성이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과정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대형주가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글로벌 인공지능(AI) 수요 확대에 따른 반도체 슈퍼사이클 기대가 지속되면서 외국인 자금이 대형주로 집중되는 흐름이다. 이른바 ‘삼전·닉스’ 투톱이 지수 상승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하며 코스피의 레벨 자체를 끌어올리고 있다.
단일 종목 레버리지까지…코스피 상승 탄력 붙는다
투자심리를 자극하는 요인도 추가되고 있어 코스피 7000시대가 열릴 가능성도 점쳐진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오는 5월부터 단일 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국내 시장에 도입될 예정으로, 특정 종목의 상승에 배팅하려는 자금 유입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금융위원회는 4월 21일 단일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레버리지 ETF 도입을 허용하는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당국에 따르면 평균 시가총액 비중이 10% 이상, 평균 거래대금 비중이 5% 이상 등 일정 조건을 갖춘 국내 우량주에 한해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가 허용되는데, 현재 기준으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대상 종목에 해당한다.
코스피 상승을 주도한 업종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인데 이들 종목의 레버리지 투자 수요가 커질 경우 지수 변동성은 확대될 수 있지만, 상승 국면에서는 추가적인 탄력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신고가 돌파를 주도하는 업종들은 다음 고점까지 주도 업종 역할을 한다”며 “올해 4월 현재까지 주가 수익률을 기준으로 본다면 신고가 돌파 이후 다음 고점 형성까지 주도 업종 역할을 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업종은 하드웨어, 반도체, 건설, 방산, 기계”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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