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릴리도 인정한 한미약품…시선은 '다음 기술수출'로
- 릴리와 1.9조원 규모 기술수출 계약 체결
HM17321·HM15275 차기 후보 부상…파이프라인 재평가
[이코노미스트 이승훈 기자] 한미약품이 미국 제약사 일라이 릴리와 약 2조원 규모 기술수출(License-out·L/O) 계약을 체결하면서 시장의 관심이 후속 파이프라인으로 옮겨가고 있다. 예상 밖 후보물질에서 성사된 이번 계약을 계기로 한미약품의 연구개발(R&D) 역량과 플랫폼 기술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면서 추가 기술수출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리는 분위기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최근 릴리와 바이오신약 후보물질 '소네페글루타이드(HM15912)'의 개발·제조·상업화를 위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총 계약 규모는 12억6000만달러(약 1조9000억원)로, 반환 의무가 없는 계약금은 7500만달러(약 1129억원)다. 향후 임상 개발과 허가, 상업화 단계에 따라 최대 11억8500만달러(약 1조8205억원) 규모의 마일스톤을 수령하게 된다.
소네페글루타이드는 한미약품의 독자 플랫폼 기술인 랩스커버리(LAPSCOVERY)가 적용된 지속형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2(GLP-2) 계열 바이오신약 후보물질이다. 현재 단장증후군 치료제로 글로벌 임상 2상이 진행 중이며, 릴리는 한국을 제외한 전 세계 개발·제조·상업화 권리를 확보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계약을 '깜짝 기술수출'로 평가한다. 그동안 한미약품의 주요 기업가치는 비만·대사질환 파이프라인 중심으로 평가돼 왔지만, 소네페글루타이드는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높지 않았던 희귀질환 분야 후보물질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비만치료제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글로벌 빅파마 릴리가 해당 기술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위해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라이 릴리가 소네페글루타이드를 염증성 장질환(IBD) 치료제로 개발할 가능성이 높다"며 "GLP-2 수용체 작용제 가운데 유일한 월 1회 제형으로 장 점막 재생과 항염증 작용에 충분한 활성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2조원 딜은 시작…다음 L/O 기대감↑
관심은 이미 차기 기술수출 후보군으로 이동하는 분위기다.
가장 주목받는 후보는 HM17321이다. HM17321은 UCN2 작용 기전 기반의 비만 치료 후보물질로 기존 GLP-1 계열 비만치료제의 한계로 꼽히는 근손실 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 후보물질로 평가받는다.
위 연구원은 "HM17321은 현재 임상 1상 단계로 올해 말 임상 종료 후 안전성이 확인되면 기술이전 가시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HM15275도 유력한 후속 후보로 거론된다. HM15275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위 억제 펩타이드(GIP)·글루카곤을 동시에 표적하는 삼중작용제로 비만과 대사질환 치료 시장 확대에 따라 관심이 커지고 있는 파이프라인이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HM15275와 HM17321에 대한 추가 딜 기대감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존 파이프라인의 확장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신지훈 KB증권 연구원은 "향후 관전 포인트는 HM15912의 임상 효력 입증과 적응증 확대 여부"라며 "GLP-2 계열 약물은 장 점막 성장과 재생을 촉진하는 기전을 기반으로 염증성 장질환, 비만 치료제 병용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될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 역시 "소네페글루타이드는 기존 승인된 타깃을 활용하고 있어 성공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고, 매일 투여하는 기존 치료제 대비 투약 편의성을 개선했다"며 "후발 경쟁자가 많지 않아 임상 개발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시장 선점도 가능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미약품은 소네페글루타이드 외에도 에페글레나타이드, MASH(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 치료제 에피노페그듀타이드 등 다수의 후기 임상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릴리 계약이 단순한 일회성 기술수출을 넘어 한미약품의 플랫폼 기술과 연구개발 역량을 재평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향후 HM17321과 HM15275 등 후속 파이프라인의 개발 성과와 추가 기술수출 여부가 한미약품의 기업가치를 결정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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