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일반
금리 오르고 환율 뛰고…코스피랠리 흔들 ‘3대 변수’
- [코스피 3대 변수, 빚투·금리·환율]②
전 세계 중앙은행 통화긴축 우려 확대
증권가 “변동성 우려 높지만 상승은 지속”
[이코노미스트 이용우 기자] 중동 전쟁이 마무리 되면서 코스피가 강세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시장의 시선은 증시의 발목을 잡을 변수들에 쏠리고 있다. 역대 최대 규모의 빚투뿐만 아니라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과 1500원 안팎에 고착화된 원·달러 환율이 국내 증시를 흔드는 3대 변수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에서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급하게 오르던 2022년 상반기 이후 코스피가 2년 반 만에 30%나 주저앉은 바 있는 점에 주목한다. AI 반도체 호황에도 이들 변수가 향후 증시 변동성을 키울지에 주목하는 이유다.
日도 금리 인상...한은의 선택은
국내 증시는 중동 전쟁 종료로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완화됐지만 새로운 불안 요인에 대한 경계감도 커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한국은행을 포함해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확실시 되면서 증시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금리 상승으로 시중 자금이 위험자산에서 이탈할 수 있다는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의 최대 화두로 인플레이션에 대응하는 각국 중앙은행의 긴축 시작과 금리 인상 강도가 꼽히고 있다. 중동 지역의 군사적 충돌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어도 에너지 시설 복구와 공급망 정상화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기준금리가 어디까지 오를지가 중요해진 셈이다.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다시 긴축 카드를 꺼내 들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6월 11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고 일본은행(BOJ) 역시 같은 달 16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6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올렸다. 일본의 기준금리인 단기 정책금리를 현행 ‘0.75% 정도’에서 ‘1%’로 0.25%포인트 올렸는데 이는 1995년 9월 이후 31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미국에서는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다시 확대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긴축 가능성이 시장의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
한국 역시 예외가 아니다.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3.1%를 기록하며 지난해 3월 이후 처음으로 3%대를 넘어섰다. 한국은행의 물가 목표인 2%를 웃도는 흐름이 수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에 한국은행 내부에서도 통화 긴축 필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여러 공개 석상에서 물가 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해 왔다. 6월 12일에는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고 늦지 않게 금리를 인상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오는 7월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할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금리 인상이 국내 증시의 핵심 상승 동력인 AI와 반도체 업종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코스피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AI 관련 기업들은 금리가 오르면 자금 조달 비용이 증가하고 미래 현금흐름의 현재 가치가 낮아지기 때문에 성장주 전반의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한국은행이 2021년 8월 기준금리를 0.75%로 인상한 이후 2023년 1월 3.50%까지 끌어올렸을 때 코스피는 급락한 바 있다. 2021년 6월 3316.08까지 상승했던 지수는 2023년 1월 2200선까지 주저앉았다. 긴축이 시작되면서 코스피에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급격하게 약해진 선례가 있는 셈이다. 증권업계도 이번 금리 환경 변화가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금리 인상 부추기는 고환율
원·달러 환율도 증시에 부담이 되고 있다. 고환율은 수출 기업의 실적 개선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환차손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 된다. 실제로 환율이 급등했던 시기마다 외국인 자금 유출 압력이 커졌던 사례가 반복돼 왔다.
특히 원화 약세가 전 세계 주요 통화 가운데서도 두드러지게 나타나면서 원유와 원자재, 식료품 등 수입물가 상승 우려를 더욱 키울 수 있다. 수입물가 상승이 다시 소비자물가를 자극하고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을 높이는 악순환을 만들 수 있다는 우려다. 환율이 단순한 외환시장 문제가 아니라 금리와 증시를 동시에 흔드는 변수로 떠오르는 이유다.
시장에서는 환율이 단기간에 중동 전쟁 이전 수준으로 복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신중론이 강하다. 1400원대 후반 환율이 이제는 새로운 기준선(뉴노멀)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여기에 ▲유럽과 일본의 선제적 기준금리 인상 ▲미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 ▲한미 금리차 추가 확대 우려 등이 겹치면서 원·달러 환율이 1500원 안팎에서 장기간 움직일 수 있다는 분석도 힘을 얻고 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금리와 환율, 빚투 우려가 높아지고 있지만 상승 추세 자체가 훼손된 것은 아니라는 평가도 내놓고 있다. AI 반도체 슈퍼사이클 기대가 여전히 유효하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전망 역시 개선 흐름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김성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강세장이 종국에는 금리 상승에 의해 끝날 것이란 우려가 많다”면서도 “금리 상승이 단기 변동성을 만들 수 있지만, 기준금리가 몇 차례 오르더라도 주식시장 상승 추세는 견고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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