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달 초 싱가포르서 합작법인 공식 출범
[이코노미스트 이지완 기자]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의 ‘한일 원롯데 전략’이 식품 사업에서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롯데는 이달 초 싱가포르에 한일 롯데 식품 계열사의 합작법인을 공식 출범할 계획이다. 한일 합작법인을 컨트롤하는 이사회 의장은 신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이 맡는다.
1일 롯데지주에 따르면 한국과 일본 롯데 식품 계열사의 합작법인은 이달 초 싱가포르에 공식 출범한다. 관련 절차는 대부분 마무리된 상태다. 롯데웰푸드(한국)와 롯데제과(일본)는 양사 이사회 의결과 관계국 기업결합심사 승인을 모두 마쳤다.
이번 한일 합작법인 출범은 신 회장의 ‘한일 원롯데 전략’이 이뤄낸 성과다. 롯데는 “신 회장은 정기적으로 ‘원롯데 식품사 전략 회의’를 주재하며 양사 간 협력을 통한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주문한 바 있다”며 “한일 내수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되는 상황에서 해외 사업을 핵심 성장동력으로 가져가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웰푸드와 롯데제과는 한일 원롯데 전략의 일환으로 ▲원재료 확보 및 공동 마케팅 ▲제품 교차 판매 등 다양한 협업을 이어왔다. 양사 협업은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졌다. 롯데웰푸드의 지난해 해외 매출은 전년 대비 14.4% 늘어난 1조2047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롯데제과는 베트남·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약 9000억원의 해외 매출을 달성했다.
롯데는 이번 합작법인 출범을 통해 한일 식품사의 협업 단계가 더욱 고도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합작법인은 ▲글로벌 메가 브랜드 육성 ▲원재료 구매부터 물류와 마케팅 등 생산·판매 과정 효율화 ▲공동 연구개발 신제품 출시 ▲성장 잠재력 높은 신규 시장 전략적 진출 등을 도모할 계획이다.
롯데의 이 같은 결정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그동안 인공지능(AI)·로봇·헬스케어 등 신사업 발굴에 주력했던 신 실장에게 그룹 모태인 식품 사업의 미래를 맡긴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신 실장의 그룹 내 영향력을 더욱 키워주기 위한 신 회장의 선택으로 읽힌다. 롯데는 신 회장의 형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10년 넘게 경영권 분쟁을 이어가고 있다.
2015년 해임된 신동주 전 부회장(현 SDJ코퍼레이션 회장)은 이듬해(2016년)부터 총 12차례에 걸쳐 경영 복귀를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경영 정상화를 위한 이사회 쇄신 등을 주장하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이번 합작법인 설립을 계기로 한일 롯데 식품의 아시아 사업 역량을 하나로 모으게 됐다”며 “양사의 강점을 결집해 메가 브랜드를 함께 육성하고 신규 시장을 개척해 글로벌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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