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일반
“1000원 못 넘으면 퇴출”…코스닥 동전주 149개 ‘생존 시험대’
- 코스닥서 바이오·AI·반도체 기업에 동전주 대거 포진
정부, 7월부터 주가 미달 상장폐지 요건 시행
[이코노미스트 이용우 기자] 국내 증시에서 주가가 1000원을 밑도는 이른바 ‘동전주’에 대한 상장폐지 제도가 7월 1일부터 본격 시행됐다. 특히 동전주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코스닥 시장에서는 이른바 ‘동전주 구조조정’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현재 코스닥에서만 149개 종목이 동전주에 해당하는 가운데 바이오와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성장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업종이 대거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단순한 주가 부진을 넘어 실적 악화가 장기간 이어진 기업들이 증시에서 퇴출되지 못하면서 코스닥 시장의 상승 동력이 약화됐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코스닥 동전주 149개…4곳 중 1곳은 500원 미만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서 주가가 1000원 미만인 종목은 코스닥 149개, 코스피 43개, 코넥스 30개로 집계됐다. 전체 동전주 가운데 코스닥 비중이 가장 높아 사실상 대부분을 차지했다. 특히 코스닥 동전주를 업종별로 분석한 결과 반도체·전자부품·디스플레이 기업이 26개로 가장 많았다. 이어 바이오·제약·헬스케어 24개, IT·소프트웨어·AI·플랫폼 23개 순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도 산업재와 기계, 화장품,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업종이 포함됐지만, 시장의 성장주로 분류됐던 첨단 산업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이들 기업은 상장 당시 기술력과 성장성을 인정받아 투자자들의 기대를 모았지만 ▲업황 둔화 ▲투자심리 위축 ▲실적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주가가 1000원 아래로 내려앉았다. 특히 기술특례 상장 기업이 많은 바이오와 AI 업종은 금리 상승 이후 투자 선호가 약해진 데다 적자가 이어지면서 기업가치가 크게 낮아졌다는 평가다.
코스닥 동전주 149개 가운데 35개 종목은 주가가 500원 미만인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동전주의 23.5%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동전주 4개 가운데 1개는 500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셈이다. 500원 미만 종목에는 7월 2일 기준으로 ▲큐라티스 ▲스코넥 ▲위지윅스튜디오 ▲미스터블루 ▲세종메디칼 ▲모바일어플라이언스 등이다. 이 가운데 거래정지 종목은 ▲큐라티스 ▲스코넥 ▲세종메디칼 등이다. 시장에서는 주가가 장기간 500원 안팎에 머무는 기업일수록 주가 미달 상장폐지 제도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크게 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러한 동전주를 대상으로 한 새로운 상장폐지 기준이 7월부터 적용된다. 한국거래소는 ‘부실기업 신속·엄정 퇴출을 위한 상장폐지 개혁방안’에 따라 주가 미달 요건을 새롭게 도입하고, 동전주를 포함한 시가총액과 공시위반 관련 상장폐지 기준을 강화했다. 이에 따라 주가가 30거래일 연속 1000원 미만이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이후 90거래일 동안 연속 45거래일 이상 주가가 1000원을 회복하지 못하면 ‘주가 미달’ 상장폐지 요건을 충족하게 된다.
과거처럼 일시적으로 주가를 끌어올려 상장폐지를 피하기 어렵도록 연속 유지 기준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실제 상장폐지 여부는 올해 4분기부터 순차적으로 가려질 전망이다. 7월부터 관리종목 지정 여부가 결정되고, 이후 개선 기간을 거쳐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기업부터 상장폐지 절차를 밟게 되기 때문이다.
시가총액 요건도 이날부터 상향 조정됐다. 코스피 상장사의 시가총액 기준은 300억원, 코스닥은 200억원으로 높아졌고 향후 추가 상향도 예정돼 있다. 여기에 반기 기준 완전자본잠식 요건과 공시 위반 기준까지 강화되면서 부실기업 퇴출 속도는 한층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2022년 상장폐지 조건이 완화된 이후 상장폐지 종목 수는 감소했지만, 퇴출이 지연되면서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는 동전주의 수와 비중은 가파르게 증가했다”며 “실질적인 자금 유입을 위해서는 부실기업의 조기 퇴출 등 시장 신뢰를 높일 수 있는 기반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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