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일반
뉴욕서 25시간 전부터 줄 섰다…K뷰티 판 키운 ‘누리 하우스'[이코노 인터뷰]
- 뉴욕 3개월 상설 공간으로 증명한 K-라이프스타일 플랫폼
AI·데이터 매칭으로 단발성 팝업 한계 극복
[이코노미스트 원태영 기자]K-뷰티 마케팅·커머스 플랫폼 기업 누리하우스가 크리에이터 커뮤니티를 앞세운 오프라인 플랫폼 사업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온라인 캠페인 대행에서 출발한 이 회사는 최근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서 3개월간 상설 운영되는 K-뷰티 복합 공간 ‘하우스 오브 케이’(Haus of K)를 선보이며, 단발성 팝업을 넘어 반복 가능한 자체 플랫폼 모델로 진화하고 있다.
백아람 누리하우스 대표는 회사를 “크리에이터 커뮤니티라는 엔진을 통해 온라인 영향력을 실제 커머스로 전환하는 플랫폼”이라고 소개했다. 위시컴퍼니 공동창업자 출신인 백 대표는 브랜드를 직접 키워본 경험에서 창업 동기를 찾았다. 좋은 브랜드가 시장에 닿지 못하는 문제를 여러 차례 목격하면서, 개별 브랜드가 아니라 브랜드가 시장에 닿는 길 자체를 만들고 싶었다는 것이다.
누리하우스의 핵심은 글로벌 크리에이터 플랫폼 ‘누리라운지’와 해외 커머스 운영 인프라 ‘누리글로우’ 두 축이다. 누리라운지에는 150개국 이상에서 10만명 넘는 크리에이터가 활동하고 있으며, 누적 500여 개 브랜드와 2600건 이상의 캠페인을 진행해 누적 조회수 10억회를 넘겼다. 서울과 뉴욕에 거점을 두고 있으며 해시드 등으로부터 시리즈A 및 브릿지 라운드까지 투자를 받았다.
밤샘 대기 줄·글로벌 바이어 집결
주목할 점은 이 모든 캠페인과 매칭이 데이터 기반으로 돌아간다는 점이다. 누리하우스는 크리에이터의 소셜미디어 데이터를 분석해 브랜드와 최적의 크리에이터를 자동으로 매칭하는 시스템을 운영한다. 수만명 규모의 크리에이터 풀에서 브랜드 성격과 타깃에 맞는 인물을 사람이 일일이 찾는 대신 인공지능(AI)이 팔로워 구성과 콘텐츠 반응 데이터를 분석해 캠페인 효율을 끌어올리는 구조다. 이 같은 데이터·AI 역량은 온라인 캠페인 운영을 넘어, 오프라인 공간에서 어떤 브랜드와 프로그램을 배치할지 결정하는 데도 그대로 활용됐다.
그 결과물이 지난 6월 문을 연 Haus of K다. 브루클린 다운타운 하나하우스(Hana House)에서 6월 13일부터 8월 31일까지 약 3개월간 운영되는 이 공간은 기존 K-뷰티 팝업과는 결이 다르다.
백 대표는 “팝업은 끝나면 사라지지만, 우리는 자산이 쌓인다”며 “그게 임대업과 플랫폼의 차이”라고 말했다. K-뷰티 전문 리테일러 K-뷰티 애비뉴와 결합해 현장에서 실제 구매가 이뤄지고 누리라운지의 크리에이터 네트워크가 콘텐츠와 방문객을 동시에 끌어들이는 구조다.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개장을 이틀 앞둔 6월 11일 크리에이터·미디어 프리뷰에는 300명 이상이 몰렸고 타임·와이어드·보그·GQ 등 북미 최정상 매체가 현장을 찾았다. 이튿날 비즈니스 프리뷰에는 타겟·메이시스·노드스트롬·코스트코 등 대형 리테일 바이어와 투자자 약 150명이 참석했다. 일반 개장일인 6월 13일에는 개장 25시간 전부터 대기줄이 생겼고 밤을 새운 인원만 30명이 넘었다.
이 공간은 누리하우스 혼자 만든 것이 아니다. 하나하우스가 브루클린 다운타운의 물리적 거점을 제공했고 K-뷰티 애비뉴가 현장 리테일과 바이어 연결을 맡았다. 누리하우스 뉴욕지사는 현지 크리에이터·미디어·바이어 네트워크를 실무 차원에서 이었다. 백 대표는 “공간은 누구나 만들 수 있지만, 커뮤니티와 유통, 콘텐츠가 한 공간에서 맞물리는 구조는 쉽게 복제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참여 브랜드에게도 실질적 성과가 이어졌다. I'm From, VT, TOCOBO 등 20개 브랜드가 700여 종 제품을 선보였고 한 번의 참여로 바이어 미팅과 크리에이터 콘텐츠, 소비자 반응 데이터를 동시에 확보했다. 누리하우스가 인수해 운영 중인 자체 브랜드 렙스(LEPS) 역시 이 인프라를 발판으로 인수 1년 차에만 20만개 이상의 추가 판매를 기록하며, 플랫폼 역량이 브랜드 성장으로 직결된다는 것을 보여줬다.
백 대표는 “한국에서도 이미 서울콘 내 뷰티 행사를 3년 연속 진행하면서 k뷰티에 대해서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아는 회사가 됐다”며 “좋은 파트너들과의 협업이 어떻게 성공으로 이어지는지, 지속가능한 K뷰티를 만들어나가는지 계속해서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 넘어 LA 등 글로벌 확장 추진
SBA의 서울콘에서 올해 누리하우스의 역할이 대폭 확대됐다. 이달 서울경제진흥원(SBA)과 ‘2026 서울콘’ 아트홀 프로그램(박람회형) 공동 개최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뷰티 분야에 한정됐던 역할을 넘어 인플루언서 초청과 브랜드 매칭, 홍보 마케팅, 현장 운영까지 아트홀 박람회형 프로그램 전반을 총괄하게 됐다.
서울콘은 이달 소규모 뷰티 행사를 시작으로 8월 썸머서울콘, 9월 뉴욕 뷰티 프로젝트를 거쳐 12월 말 본행사까지 이어지는 연중 프로젝트로 확대된다. 누리하우스와 SBA는 이 과정에서 전 세계 100여 개국으로부터 3,000팀 이상의 인플루언서를 모아, 서울콘을 이름 그대로 글로벌 행사로 키운다는 목표를 세웠다.
백 대표는 이제 시선을 그 다음으로 옮기고 있다. 그는 “한국, 뉴욕을 넘어 여러 글로벌 도시에서 이미 확장 제안이 들어오고 있다"며 뉴욕에서 검증한 모델을 LA 등 미국 주요 도시로 넓혀갈 계획을 밝혔다. 그는 “Haus of K는 행사가 아니라 모델”이라며 “단기 팝업이 아니라 한국의 가치를 지속 가능한 형태로 알리는 플랫폼으로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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