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의선 회장, 브라질공장 방문
브라질 중장기 성장 전략 점검
중국차 공세 맞서 현지 생산 강화
현대차그룹은 정 회장이 27일(현지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주 피라시카바에 위치한 현대차 브라질공장을 방문했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의 브라질 국빈 방문에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한 정 회장은 별도 일정을 마련해 브라질공장과 중남미권역본부의 생산·판매 전략을 살폈다.
중남미 사업 핵심 브라질
브라질은 현대차의 중남미 사업을 이끄는 핵심 시장이다. 현대차 브라질공장과 중남미권역본부가 모두 현지에 자리 잡고 있다. 2012년 완공된 브라질공장은 현재 연간 20만대 규모의 브라질 전략 차종을 생산하고 있다.
시장 규모도 크다. 브라질의 2025년 자동차 산업수요는 250만대로 세계 6위 수준이다. 연간 자동차 생산량도 260만대에 달한다. 희토류 매장량은 세계 2위이며 세계 흑연 매장량의 20% 이상을 보유하고 있어 전기차 배터리와 신재생에너지 공급망 측면에서도 중요성이 높다.
현지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생산 현지화가 필수적이다. 브라질 자동차 시장에서는 휘발유와 에탄올을 함께 사용하는 플렉스연료차(FFV)가 판매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자동차 수입 관세는 35%에 달한다.
브라질 정부도 친환경차 현지 생산을 유도하고 있다. 2023년 말 탈탄소 분야에 투자하는 자동차 제조업체에 세제 감면과 보조금 혜택을 제공하는 ‘그린 모빌리티 혁신(MOVER)’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한시적으로 면제했던 친환경차 관세도 올해 7월부터 내연기관차와 같은 35%로 올렸다.
중국 자동차 업체들의 공세도 거세지고 있다. 관세 혜택을 바탕으로 저가 친환경차 판매를 늘려온 중국 업체들은 고율 관세에 대응해 브라질 현지 생산으로 전략을 전환하고 있다.
BYD는 2021년 폐쇄된 포드 공장을 인수한 뒤 지난해부터 생산을 시작했다. 공격적인 현지 투자를 바탕으로 올해 상반기 브라질 브랜드별 판매 순위에서 지난해 8위보다 네 계단 오른 4위를 기록했다.
중국 기업들의 브라질 투자도 빠르게 늘고 있다. 중국·브라질기업협의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브라질 투자액은 전년보다 45% 증가한 61억달러(약 8조9639억원)에 달했다.
현대차는 현지 연구개발과 생산 경쟁력을 강화해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정 회장은 브라질공장 부지 안에 위치한 중남미권역 R&D센터를 먼저 찾았다. 2016년 설립된 이 센터는 초기에는 중남미 현지 차량 인증과 법규 대응을 주로 담당했지만 최근 연구 인력을 늘리고 현지 특화 차량 개발 기능을 확대하고 있다.
정 회장은 연구원들에게 “지속가능한 중장기 사업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현지 R&D 기능을 강화하고 파워트레인 현지화를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생산공장으로 이동해 지난 6월부터 생산을 시작한 i20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크레타의 생산 품질을 점검했다. 올해 3월 누적 생산 250만대를 돌파한 현지 임직원들도 격려했다.
정 회장은 “13년 만에 250만대 생산 돌파라는 기록을 세운 것은 브라질공장 직원들의 헌신과 팀워크로 이뤄낸 결실”이라며 “브라질은 현대차 글로벌 사업에서 매우 중요한 시장”이라고 말했다.
브라질공장에서는 현지 전략 모델인 HB20과 크레타, i20를 혼류 생산하고 있다. 지난 6월 출시된 i20는 주력 모델인 HB20과 함께 브라질 B세그먼트 시장을 공략할 핵심 차종이다.
i20에는 브라질 시장에 맞춘 FFV 전용 파워트레인이 적용됐다. 현대차는 공간성과 편의·안전 사양을 앞세워 i20를 현지 베스트셀링 모델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B세그먼트는 브라질 전체 자동차 수요에서 23%를 차지하는 두 번째로 큰 차급이다.
정 회장은 브라질공장과 중남미권역본부 임직원들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은 뒤 생산과 판매 부문의 중장기 발전 방안을 논의했다.
정 회장은 “브라질의 산업 환경 변화와 새로운 경쟁 국면을 맞아 여러 도전과 과제가 존재하지만 이 위기를 극복해야 다음 단계의 성장과 도약이 가능하다”며 “브라질에서 더 큰 도약을 이룰 수 있도록 전사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브라질 사업의 다음 성장축으로 SUV와 친환경차, 수소 사업을 제시했다.
브라질 자동차 시장에서 SUV와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43.0%에서 2030년 51.2%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는 현재 판매 중인 크레타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2030년까지 다양한 차급의 SUV를 추가로 투입할 계획이다.
친환경차 현지 생산도 검토한다. 현대차는 소형 전기차를 브라질에서 생산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동시에 휘발유와 에탄올을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전용 파워트레인 ‘FFV-HEV’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FFV-HEV는 브라질의 연료 생태계를 반영한 현지 전용 친환경차 기술이다. 현대차는 해당 파워트레인을 브라질에서 수요가 높은 SUV에 적용해 이른 시일 안에 출시한다는 구상이다.
수소와 재생에너지 분야도 중장기 사업으로 육성한다. 브라질은 국가수소프로그램을 통해 저탄소 수소산업을 전략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현대차는 그룹사들과 함께 수소 상용차와 수소 트램 등 수소 모빌리티 시장을 개척할 계획이다. 그린수소 생산과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공급, 재생에너지 발전소 구축 등 수소 생산부터 유통·활용까지 아우르는 신규 사업도 발굴한다.
현대차의 브라질 판매 실적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브라질자동차유통연맹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 브라질에서 9만6723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1% 증가한 수치로, 2019년 이후 상반기 기준 최대 판매량이다.
차종별로는 HB20 세단과 해치백이 5만9518대, 크레타가 3만5925대 판매됐다. 현대차의 상반기 시장점유율은 7.1%로 브랜드별 판매 순위 5위를 기록했다.
HB20은 2012년 출시 이후 세단과 해치백을 합쳐 누적 188만2091대가 판매됐다. 크레타도 2017년 출시 이후 57만242대가 판매됐다. 특히 크레타는 올해 상반기 브라질 딜러 판매 기준 SUV 부문 1위에 올랐다.
현대차는 지난 6월 출시한 i20의 판매를 본격화해 올해 브라질에서 총 20만4000대를 판매한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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