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일반
거래대금·회전율 잡힌 ‘삼전닉스’ 레버리지 ETF…관건은 매수 자금
- 현금 예탁금 3000만원 상향 이후 거래대금 1조원 밑으로
ETF 순자산 반 토막…손실 회복 동력도 약화
[이코노미스트 이용우 기자] 금융당국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규제를 강화한 이후 투기적 거래 열기가 빠르게 식고 있다. 한때 하루 거래대금이 19조원을 넘어섰던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시장은 규제 시행 후 1조원 아래로 쪼그라들었다. 시장 과열을 누르는 데는 성공했지만 신규 매수 자금까지 차단되면서 기존 투자자의 손실 회복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규제 닷새 만에 거래대금 93% 급감…AUM도 증발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16종의 총거래대금은 924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5월 27일 상장 직후 단기 투자자들이 몰리며 거래대금이 급증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규제 직전인 7월 30일 이들 상품의 거래대금은 12조4000억원에 달했다. 거래가 가장 활발했던 6월 25일에는 19조4000억원까지 불어났다. 그러나 기본예탁금 규제가 시행된 7월 31일 3조원대로 줄어든 뒤 이달 들어 1조원 안팎으로 감소했고, 결국 1조원 선 아래까지 내려왔다.
금융당국은 7월 31일부터 국내외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을 신규 또는 추가 매수하는 개인 일반투자자에게 현금 3000만원 이상의 기본예탁금을 요구하고 있다. 종전에는 주식과 ETF, 채권 등 대용증권을 포함해 1000만원의 예탁금을 갖추면 됐지만, 현재는 대용증권을 인정하지 않고 현금으로만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거래 회전율도 크게 낮아졌다. 상장 초기에는 하루 거래량이 상장좌수를 두 차례 이상 웃돌며 일부 상품의 회전율이 200%를 넘었지만 최근에는 20%대로 떨어졌다. 하루에도 여러 차례 매수와 매도를 반복하던 초단기 거래가 줄어들면서 규제가 시장 과열을 진정시키는 효과를 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거래 위축은 ETF의 순자산총액(AUM) 감소로도 이어졌다. 지난 6월 30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16종의 전체 AUM은 16조1177억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삼성자산운용의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와 ‘KODEX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 AUM은 9조6092억원으로 전체의 약 60%를 차지했다.
현재 두 상품의 AUM은 4조5789억원으로 약 한 달 만에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급락과 반등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ETF 기준가격이 하락한 데다 자금 유출까지 겹친 영향으로 풀이된다.
변동성 완화에도 ‘음의 복리’ 여전…투자자 부담 지속
규제 이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의 급격한 하락세는 다소 완화된 모습이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거래대금 감소로 장 마감 전 기초자산을 대량으로 사고파는 리밸런싱 수요가 줄어든 점은 변동성 완화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미국 반도체주 반등과 외국인 수급 개선 등 대외 여건도 함께 작용한 만큼 변동성 축소를 규제 효과만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문제는 거래 과열을 막는 규제가 기존 투자자의 손실 회복까지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레버리지 ETF는 기초자산의 하루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기 때문에 변동성이 큰 횡보장에서는 손실이 누적되는 이른바 ‘음의 복리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큰 폭으로 하락한 뒤 기초자산 가격이 원래 수준으로 돌아오더라도 ETF 가격은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신규 매수 자금이 줄어든 상황에서는 ETF 가격 반등을 기대한 기존 투자자들의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 기본예탁금 상향이 매도를 제한하는 조치는 아니지만 추가 매수에 필요한 자금 문턱을 높여 시장 유동성과 대기 수요를 동시에 위축시키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번 대책이 과열 진정이라는 1차 목표는 달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상품 구조에서 비롯되는 손실 위험은 여전히 남아 있는 만큼 거래 감소만으로 문제가 해소됐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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