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일반
세금보다 어려운 ‘주가 누르기’ 소명…어떻게 대비해야 하나
- [세제개편안 후폭풍...셈법 복잡해진 기업들]①
저PBR·중복상장·EB 발행 등 새 평가기준 적용
의사결정 근거·내부자료 관리 중요성 부각
특히 기업이 경영상 필요에 따라 배당을 줄이거나 교환사채(EB)를 발행했더라도 결과적으로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면 향후 해당 의사결정의 배경과 목적이 중요해질 수 있다.
세무업계에서는 제도가 시행될 경우 기업들이 주요 경영 판단의 근거와 당시 상황을 보여줄 수 있는 자료를 의사결정 단계부터 체계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주가 누르기’ 의도?...사실판단 쉽지 않은 이유
현행 제도는 상장주식을 상속·증여할 때 평가기준일 전후 2개월씩 총 4개월의 평균 주가로 가치를 산정한다. 정부는 이 방식이 대주주에게 주가를 낮게 유지할 유인을 줄 수 있다고 봤다. 이에 최근 13개 반기 중 12개 반기의 PBR이 업종별 코스피 하위 25%, 코스닥 하위 10%에 해당하거나, 중복상장·EB 발행 이후 주가가 최근 3년 대비 30% 이상 하락한 경우 등을 별도 평가 대상으로 삼는 새로운 세제개편안을 내놨다.
하지만 적용 대상이 지나치게 좁고 기준을 피해갈 여지가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한 세무업계 관계자는 “반기별 요건 등을 세밀하게 만들어 놓으면 기업들이 이를 역으로 분석해 기준에 걸리지 않도록 대응할 가능성도 있다”며 “주가 누르기를 막기 위한 제도가 오히려 기준을 피해갈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결과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이 개편안은 이재명 대통령의 주문으로 재검토가 결정됐다. 다만 정부가 ‘평가대상 기준’이 있는 주가 누르기 방지책을 도입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어 기업들은 세무회계적인 시각에서의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다. 개편안이 시행되면 기업들은 배당 축소나 EB 발행 등에 대해 ‘주가 누르기를 위한 것이 아니다’라는 소명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이강오 한국세무사회 조세제도연구위원장은 “이번 세제개편안을 보면 주가 누르기로 추정되면 납세자나 기업 입장에서는 이에 대해 반박하게 되는 구조”라며 “평가심의위원회에서 주가 누르기로 인정될 경우 이를 토대로 과세가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를 모든 기업이 일률적으로 ‘주가 누르기 의도가 없었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하는 구조로 보는 것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우선 법에서 정한 주가순자산비율(PBR)과 기간 등 객관적인 요건에 해당하는지가 판단 기준이 되고 이후 구체적인 사실관계가 문제가 될 경우 기업의 행위 목적 등이 쟁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정상적 경영 판단’과 ‘세 부담 줄이기를 위한 의도적인 주가 관리’의 경계를 명확하게 나누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한 세무법인 관계자는 “기업이 대규모 투자를 앞두고 현금 확보를 위해 배당을 줄였다면 회사 입장에서는 정상적인 재무 판단이지만 결과적으로는 주주환원 감소로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또 기업이 투자재원 확보나 차입금 상환 등을 위해 정상적으로 자금을 조달했지만 발행 이후 주가가 떨어졌다면 해당 거래의 목적을 놓고 해석이 엇갈릴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동기 한국세무사회 부회장은 “기업의 의사결정은 회사에는 이익이 되지만 주주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는 등 이해관계자에 따라 효과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며 “세법에서 모든 상황을 조문으로 규정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결국 사실판단이 필요한 영역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사회 회의부터 자료 남겨야
세무업계에서는 제도가 구체화되면 장기간 저PBR 상태인 기업이나 최대주주 일가의 승계 가능성이 있는 기업을 중심으로 주요 의사결정의 목적과 배경을 뒷받침할 자료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핵심은 문제가 발생한 뒤 자료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실제 의사결정을 내릴 당시의 상황을 기록하는 것이다.
배당을 줄였다면 당시 실적과 현금흐름, 투자계획 등을 남기고 EB를 발행했다면 자금조달 필요성과 사용 목적 등을 뒷받침할 자료를 확보하는 식이다. 내부 회의나 이사회에서 어떤 논의를 거쳐 의사결정을 내렸는지를 기록해두는 것도 대응 수단이 될 수 있다.
이동기 부회장은 “향후 문제가 됐을 때 왜 당시 그런 결정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보여주는 자료가 준비돼 있거나 내부적으로 어떤 회의를 거쳤는지 상황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며 “실제 세무조사 과정에서도 이런 자료를 준비해 대응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자료를 확보했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기업이 충분한 자료를 준비했더라도 과세당국에서는 반대로 그런 의도에 맞추기 위해 자료를 만든 것 아니냐고 볼 수도 있어서다. 결국 사실관계를 둘러싼 판단의 문제가 남을 수밖에 없다.
한편 정부가 주가 누르기 방지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한 만큼 기업들의 준비 방향도 최종안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다만 제도가 어떤 형태로 확정되더라도 기업의 정상적인 경영 판단과 조세회피 목적의 주가 관리를 구분하는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기업 입장에서도 주요 의사결정의 경제적 목적과 당시 상황에 대한 기록을 관리해야 할 필요성이 이전보다 커진 셈이다.
한 세무법인 관계자는 “이미 이번 세제 개편안과 관련해 여러 고객사에서 문의가 들어오는 상황”이라며 “향후 오해를 살 수 있다면 거래를 하지 않거나, 하더라도 그에 대한 데이터를 잘 만들어 놓는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안녕, ‘폭스클럽’... ‘기절쌈바리’하게 웃겼던 3년의 시절인연 [김지혜의 ★튜브]](https://isp.edailystatic.com/data/isp/image/2026/07/22/isp20260722000107.400.0.png)
![별명은 타조, 남편은 바게트?... ‘담다미담’, 치명적인 웃수저 [김지혜의 ★튜브]](https://isp.edailystatic.com/data/isp/image/2026/06/24/isp20260624000274.400.0.png)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브랜드 미디어
브랜드 미디어
[마켓인]하루 1조씩 사더니…채권투자 중단한 SK하이닉스, 왜?
성공 투자의 동반자이데일리
이데일리
팜이데일리
목발 짚고 법정 선 이진호, 징역 2년 구형... “잘못 후회하며 살아”
대한민국 스포츠·연예의 살아있는 역사 일간스포츠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속보]최태원, '노소영 9440억원 지급' 재상고…대법 판단 받는다
세상을 올바르게,세상을 따뜻하게이데일리
이데일리
이데일리
[마켓인]9월 회사채 ‘만기 쓰나미’…7.5조 차환 물량 몰린다
성공 투자의 동반자마켓인
마켓인
마켓인
박동현 메지온 대표 “유데나필 20년 승부…폰탄 넘어 ADPKD까지 간다”
바이오 성공 투자, 1%를 위한 길라잡이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