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문 열자 거실이 됐다…마이바흐에 도전하는 GV90 [마지막 퍼즐, GV90]②
- B필러 없애고 앞좌석 180도 회전…뒷좌석은 VIP 공간
예상 가격 2억~3억원대…제네시스 고급차 경쟁력 시험대
구체적인 가격표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최상위 GV90 네오룬의 경우 2억~3억원대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정도 가격이면 경쟁 상대도 달라진다. 메르세데스-마이바흐 EQS SUV와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IQ 등 이름만으로 존재감을 드러내는 초고가 SUV가 비교 대상에 들어온다.
압도적인 제네시스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크기다. 전장 5285㎜·전폭 2030㎜·축거 3245㎜로 수치부터 압도적이다. 여기에 24인치 휠을 달았다.
더 인상적인 장면은 문이 열릴 때다. GV90 네오룬은 차체 중앙의 B필러를 없애고 앞문과 뒷문이 서로 마주 보며 열린다. 이른바 ‘네오룬 아치 게이트’다. 제네시스는 이를 세계 최초의 독립 개폐형 히든 B필러 코치도어라고 설명한다.
비슷한 문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페라리 푸로산게와 롤스로이스 컬리넌도 뒷문이 뒤쪽으로 열리는 구조를 채택했다. 다만 두 차량 모두 B필러는 남는다. GV90 네오룬은 한발 더 나갔다. B필러를 없애 앞뒤 문을 모두 열면 차체 측면이 통째로 개방된다.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도어 내부에는 초고강도 듀얼 스틸 빔을 넣고 탑승 공간 주변 골격도 기존보다 1.5배 두껍게 만들었다.
실내에서도 차별점이 뚜렷했다. 버튼을 누르자 운전석과 조수석이 천천히 뒤를 향해 돌아갔다. 최대 180도까지 회전하는 전동식 스위블링 시트다. 현대차그룹 차량에 처음 적용된 기능으로, 정차 중에는 앞뒤 탑승객이 서로 마주 보고 앉을 수 있다. 제네시스는 3245㎜에 달하는 긴 축거와 평평한 바닥을 활용해 실내를 하나의 라운지처럼 구성했다.
성인 4명이 직접 마주 앉아보니 공간에 대한 체감은 체격에 따라 달랐다. 체격이 큰 남성 기자 2명이 마주 앉았을 때는 발이 맞닿아 다소 비좁았다. 반면 보통 체격의 여성과 체격이 큰 남성이 마주 앉았을 때는 비교적 여유가 있었다. 마주 앉은 승객 간 머리 사이는 약 1.2m였다. 실제로 앉아보니 KTX 마주보기 좌석보다 한층 넓게 느껴졌다.
후석에는 더 많은 공을 들였다. 4인승 이그제큐티브 스위트는 바닥부터 다르다. 천연 우드 베니어를 깔고 온돌에서 영감을 얻은 복사열 난방 시스템을 적용했다. 냉장고와 테이블도 마련했다. 2열과 적재공간 사이에는 컴포트 파티션을 설치해 공간을 분리했다. 천연 우드와 울 캐시미어는 물론 실제 돌을 가공한 리얼 스톤까지 사용했다.
전기차로서의 기본기도 갖췄다. GV90에는 현대차그룹 전기차 가운데 가장 큰 123.5kWh 배터리가 들어간다. 전륜과 후륜 모터를 합쳐 최고출력 490kW, 최대토크 800Nm를 낸다. 7인승 스탠다드 모델의 1회 충전 주행거리는 자체 측정 기준 500㎞다. 350kW급 급속 충전기를 이용하면 배터리 잔량을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 데 22분이 걸린다.
문제는 가격이다. GV90 최상위 모델의 예상 가격은 2억원대부터 3억원대까지 거론된다. 실제 가격이 이 수준까지 오르면 소비자의 비교 대상도 달라진다. 특히 3억원에 가까워지면 메르세데스-마이바흐와 캐딜락의 최상위 SUV까지 같은 선상에 놓인다.
가장 직접적인 경쟁 상대는 메르세데스-마이바흐 EQS 680 SUV다. 미국 판매가격은 18만달러로 현재 환율 기준 약 2억5000만원이다. 118kWh 배터리와 484kW의 시스템 출력을 갖췄고, 기본 5인승에 4인승 구성을 선택할 수 있다. 가격과 차급, 뒷좌석 중심의 성격까지 GV90 네오룬과 가장 많이 겹친다.
덩치로는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IQ와 맞붙는다. 미국 판매가격은 12만7405달러로 현재 환율 기준 약 1억8000만원부터 시작한다. 7인승 전기 SUV로 24인치 휠과 55인치 대형 디스플레이를 갖췄다. 캐딜락이 밝힌 1회 충전 주행거리는 최대 약 748㎞다. 350kW급 급속 충전도 지원한다.
2열 구성도 화려하다. 에스컬레이드 IQ에는 별도의 이그제큐티브 세컨드 로우가 마련돼 있다. 대형 차체와 긴 주행거리, 55인치 디스플레이 등 눈에 보이는 수치를 적극적으로 내세운다.
가격대를 낮추면 볼보 EX90도 비교 대상에 들어온다. EX90은 6·7인승으로 판매되며 106kWh 배터리와 800V 전기 시스템을 사용한다. 트윈 모터 퍼포먼스 모델은 최고출력 680마력을 낸다. 350kW급 급속 충전기를 이용하면 배터리 잔량을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 데 22분이면 충분하다. EX90의 국내 판매가격은 1억620만원부터다.
이 가격대에서는 단순한 성능을 넘어 브랜드와 공간 경험까지 함께 평가받을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출력과 주행거리, 배터리 용량처럼 수치로 드러나는 경쟁력은 기본이다. 탑승자가 느끼는 안락함과 편의성, 브랜드가 쌓아온 이미지까지 구매 판단을 좌우한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GV90은 제네시스가 보여주는 자신감의 표현”이라며 “가격대와 성능, 라인업을 갖춰 이 시장에 진입하는 것 자체가 제네시스의 자신감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이 가격대 소비자는 외관뿐 아니라 실내와 편의사양, 성능 등 모든 영역에서 높은 만족도를 기대한다”며 “GV90만의 경쟁력을 확실히 보여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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