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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54호 2026-09-21

한국을 세일즈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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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회복 기지개...공공기관 다시 찾는다 [이지완의 유통기한]

유통

유통은 이제 단순한 상품 구매를 넘어 물류 혁신·플랫폼 경쟁·새로운 소비 공간 창출까지 우리 일상과 맞닿아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지완의 유통기한’은 유통 현장에서 포착한 흥미로운 소식과 기업들의 숨은 이야기를 정보의 유통기한이 지나기 전에 발 빠르게 전합니다. <편집자주>공공기관들이 다시 스타벅스를 찾고 있다. 5·18 민주화운동 폄훼 논란 이후 주춤했던 스타벅스가 예상보다 빨리 정상궤도로 올라설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서울의 한 보건소는 최근 건강증진 캠페인 참가자들에게 제공할 목적으로 스타벅스 아이스 카페라떼 모바일 쿠폰을 구매했다.부산의 한 소방서도 소방안전 홍보용으로 활용할 스타벅스 드립백 3종 구매를 요청했다. 시민 선호도와 인지도가 높다는 이유에서다. 공공기관의 구매 재개는 소비자 시장에 이어 기업·기관 거래도 회복되는 신호로 해석된다.지난 5월 탱크데이 논란 직후와는 다른 분위기다. 당시 공공기관들 사이에서는 공적인 용도로 스타벅스 관련 물품 구매를 지양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일부 기관은 행사 경품을 다른 커피 브랜드 쿠폰으로 교체하기도 했다.공공기관의 스타벅스 배제는 통계에서도 나타난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박정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지자체의 스타벅스 상품권 구매액은 ▲2024년 5억2478만5495원 ▲2025년 6억8313만9194원 ▲2026년 상반기 1억3987만8020원으로 집계됐다.올해 상반기 구매액은 지난해 연간 구매액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탱크데이 논란이 지자체의 상품권 구매에 악영향을 준 것으로 읽힌다.스타벅스 운영사 SCK컴퍼니의 2분기 순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1% 감소한 7473억원에 머물렀다. 영업손실 184억원을 내며 적자로 돌아섰다. 1999년 한국 진출 이후 첫 분기 적자다.증권가에서는 3분기 실적도 부진할 수 있다고 본다. 다만 일부 소비자 지표에서는 이미지 회복 신호가 감지된다.대표적인 것이 카카오톡 선물하기 순위다. 9월 14일 기준 카페 부문 상위 1~4위를 스타벅스 커피세트와 상품권이 차지했다. 상위 10개 가운데 6개가 스타벅스 관련 상품이다.애플리케이션(앱) 이용도 다른 브랜드를 압도한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스타벅스 앱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719만명으로 메가MGC커피(353만명)의 두 배를 웃돌았다.업계 관계자는 “신세계그룹이 전사적인 역사 교육을 진행하면서 논란이 잠잠해졌다”며 “스타벅스의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매출은 많이 회복됐지만 B2B(기업 간 거래) 매출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고 들었다. B2B 회복이 실적 정상화의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탱크데이 논란은 지난 5월 18일 공개된 게시물에서 시작됐다. 프로모션 명칭에는 계엄군을 연상시키는 ‘탱크’가 들어갔다. 박종철 열사의 고문치사 사건 당시 치안본부의 거짓 해명을 떠올리게 하는 ‘책상에 탁!’이라는 표현도 논란을 키웠다.

2026.09.21 10:00

2분 소요
아파트 의존 못 벗어난 건설사…지어봤자 100원 벌면 94원 나간다

건설

국내 대형 건설사들의 지난 10년 외형 성장을 떠받친 것은 주택사업이었다. 포트폴리오 다각화라는 구호 속에서도 주요 건설사들의 실적을 지탱한 본업은 결국 아파트와 도시 정비 등 주택 부문이었다.그러나 원가 상승과 미수금, 금융 리스크가 겹치면서 주택사업은 한계에 부딪혔다. 과거처럼 아파트를 많이 지어 외형을 늘리는 방식으로는 더 이상 이익을 내기 어려워졌다. 건설사들의 성적표도 ‘얼마나 지었느냐’가 아닌 ‘얼마나 남겼느냐’에 따라 갈리고 있다.원가율 90% 돌파올해 상반기 대형 건설사들의 실적에서도 주택 의존도와 사업 포트폴리오의 한계가 드러난다. GS건설의 상반기 매출은 5조180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7.2%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1648억원으로 29.1% 줄었다.5대 건설사(삼성물산 건설부문·현대건설·DL이앤씨·대우건설·GS건설) 가운데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증가한 곳은 삼성물산이 유일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매출은 7조4010억원으로 5.5% 늘었다.5대 건설사의 상반기 매출은 2016년 약 30조7716억원에서 올해 약 33조2276억원으로 10년간 8%가량 늘어나는 데 그쳤다.문제는 본업의 수익성이 과거보다 크게 악화했다는 점이다. 부동산 상승기였던 불과 수년 전만 해도 70~80%대에 머물렀던 주요 건설사의 주택·건축 부문 매출원가율은 최근 자재비와 인건비가 함께 오르면서 90% 안팎까지 치솟았다.올해 상반기 반기보고서 기준 주요 대형 건설사의 건축·주택 부문 원가율은 90~94%에 달한다. 100원어치 공사를 수행해 90원 이상을 원가로 지출한다는 의미다. 분양가 인상으로 외형상 매출 규모가 유지되는 것처럼 보이는 ‘매출 착시’가 나타나지만, 실질적인 마진은 크게 줄었다.건설업계 관계자는 “해외 플랜트나 신사업은 수주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고 경쟁이 치열해 단기 실적 방어를 위해 주택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주택사업마저 원가율과 금융 리스크로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내부적으로 입찰 때마다 계산기를 수없이 두드리고 있다”고 말했다.높은 원가율은 공사비 갈등으로도 이어진다. 건설사는 착공 이후 오른 자재비와 인건비를 반영해 공사비 증액을 요구하지만 조합은 이를 받아들이기 어렵다. 협상이 길어지면 착공과 분양 일정이 미뤄지고 금융비용도 불어난다.서울과 수도권도 상황이 녹록지 않다. 아파트를 모두 분양하더라도 공사비 증액을 둘러싼 조합과의 갈등과 원가 상승 탓에 실질적인 영업이익이 거의 남지 않거나 적자를 보는 현장이 나타나고 있다.미분양·PF 부담…당기순이익 파먹는 이중고지방 주택시장의 미분양 적체는 건설사들의 현금 흐름을 옥죄고 있다. 공사를 진행하고도 분양 대금과 공사비를 제때 회수하지 못하면서 장부상 매출로만 잡히고 실제 현금은 들어오지 않는 ‘공사 미수금’이 수천억원 단위로 불어나고 있어서다.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원가율은 높은데 지방 사업장은 분양가를 올리기 어렵고 미분양이 발생하면 공사비를 받지 못할 위험도 크다”며 “건설사들이 지방 분양시장을 외면한 지 오래”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처럼 물량을 채우기 위해 전국을 훑던 방식은 끝났다”며 “분양과 수익성이 보장되는 서울 핵심 정비 사업지에 집중하려 한다”고 설명했다.지방 사업장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만기 연장 과정에서 건설사가 떠안는 금융 리스크도 커졌다. 시공사가 신용보강이나 자금 보충 약정을 제공한 경우 시행사나 조합의 이자와 대출 상환 부담이 건설사로 넘어올 수 있다. 이는 당기순이익과 현금 흐름에 직접적인 타격을 준다.대우건설의 미착공 PF 잔액은 지난해 말 4845억원에서 올해 2분기 6695억원으로 38.2% 증가했다. 6개월 만에 1850억원 늘어난 것이다.주택시장 침체는 건설산업 전체로 번지고 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건설 공사액은 전년보다 29조원(7.9%) 감소했다.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이후 27년 만에 가장 큰 감소 폭이다. 이 가운데 22조원이 아파트 등 민간 부문에서 줄었다.건설사업은 계약 체결부터 실제 착공까지 통상 1~2년의 시차가 있다. 결국 2년 전 나타난 계약 감소의 여파가 시차를 두고 현장에 반영되면서 민간 주택시장이 착공 경색을 겪고 있는 셈이다.수주 곳간을 채우기 위해 정비사업 시공권을 무리하게 쓸어 담던 경쟁도 자취를 감췄다. 최근 대형 건설사들은 공사비 회수 가능성과 증액 조항, 조합의 재무 건전성 등을 까다롭게 검증하며 ‘선별 수주’로 돌아섰다.서울 강남권이나 핵심 정비사업지라도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거나 분쟁 요소가 있으면 입찰을 포기하거나 유찰을 감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방 사업장은 미분양 우려로 신규 수주 검토 대상에서 제외하는 분위기가 굳어졌다.건설업계 관계자는 “최근 목동이나 성수 일부 구역에서 경쟁 입찰이 이뤄지지 않는 것도 선별 수주 분위기의 일환”이라며 “조합이 설립되면 건설사가 곧장 영업에 들어가야 하는데, 그 비용과 리스크를 감수하려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특정 건설사가 이미 조합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면 굳이 경쟁하지 않으려 한다”고 덧붙였다.상황이 이렇다 보니 건설업계에서 과거와 같은 ‘외형 확장’이나 ‘수주 물량 채우기’는 옛말이 됐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매출이 정체된 가운데 영업이익만 개선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물량을 무리하게 늘리기보다 수익성이 낮은 사업을 걷어낸 결과”라고 말했다.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주택사업은 사업성을 더 철저하게 검토해야 한다”며 “수익성이 있는 사업만 수주하는 전략을 택해야 건설사의 현금 흐름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원가 부담을 직접 낮추기 어렵다면 건설시장 개입을 최소화해 사업의 불확실성을 줄일 필요도 있다”고 조언했다.

2026.09.21 09:00

4분 소요
진옥동의 ‘슈퍼 전략’ 시험대…비은행·AI 키울까

은행

“슈퍼SOL을 내려받고 로그인만 하셔도 네이버페이 1만원을 바로 드립니다.”최근 서울 여의도 일대에서 신한은행의 통합 앱 ‘신한 슈퍼SOL’ 가입·로그인 행사가 진행됐다. 새로 앱을 설치한 고객뿐 아니라 이미 내려받았더라도 최근 1년간 로그인 이력이 없으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안내가 뒤따랐다. 지난 6월 정식 출시한 슈퍼SOL의 신규 유입을 늘리는 동시에, 잠시 앱을 떠난 고객까지 다시 불러들이려는 현장 마케팅이다.슈퍼쏠(SOL)은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두 번째 임기 초반 내놓은 ‘통합 신한’의 상징이다. 이를 앞세워 계열사 간 경계를 허물고 비은행·인공지능(AI)까지 키우려는 진 회장의 이른바 ‘슈퍼 전략’이 시험대에 올랐다. 통합 앱의 초기 흥행이 고객의 일상 금융 습관으로 이어질지, 나아가 은행 중심의 신한금융이 비은행 등에서도 새 성장축을 만들 수 있을지가 진 회장 2기의 성적표를 가를 전망이다.진옥동의 야심…계열사 경계 없앤 ‘슈퍼쏠’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지난 6월 16일 은행·카드·증권·신한라이프의 주요 업무를 하나로 묶은 슈퍼쏠을 정식 출시했다. 고객이 계열사별 앱을 오가거나 별도로 로그하지 않고도 ▲예·적금과 대출 ▲카드 관리 ▲주식 거래 ▲보험 조회·관리까지 처리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지난 3월 연임에 성공해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진 회장에게 슈퍼SOL은 ‘통합 신한’의 성과를 보여줄 핵심 프로젝트다. 진 회장은 슈퍼쏠을 단순한 앱 개편이 아닌 AI 에이전틱 금융의 출발점으로 규정했다. 고객이 원하는 업무를 말하면 AI가 의도를 파악해 필요한 서비스로 연결하고, 은행·증권·카드·보험 사이의 경계와 단절을 없애겠다는 것이다. 초기 지표는 긍정적이다. 지난 7월 30일 기준 슈퍼쏠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1113만명을 기록했다. 출시 직전 약 1030만명에서 40일 만에 약 83만명 증가한 수치다. 약 40만명이 새로 가입하면서 올해 누적 신규 회원 수도 100만명을 넘어섰다.계열사 연계 서비스 이용도 빠르게 늘고 있다. 은행 입출금 계좌에 있는 자금으로 별도 이체 없이 증권 거래를 할 수 있는 은행·증권 통합계좌 ‘쏠 링크’(SOL LINK)는 지난 7월 1일 출시 후 한 달 만에 약 31만좌가 새로 개설됐다.신한금융 관계자는 “신한 슈퍼쏠 출시 이후 MAU와 신규회원이 함께 증가하고 쏠 링크 계좌 개설도 빠르게 늘면서 고객의 금융 생활을 연결하는 통합 플랫폼으로서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앞으로도 고객의 다양한 금융 수요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편리하게 해결할 수 있도록 서비스와 고객 경험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말했다.1만원으로 만든 접속…남겨진 과제는다만 플랫폼의 성적표를 설치·가입자 수나 단기 MAU 증가만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 최근 1년간 접속하지 않은 기존 설치 고객에게도 1만원을 지급하는 것은 출시 초기 유입을 실제 고객으로 정착시키는 일이 신한금융의 당면 과제라는 점을 보여준다.현금성 혜택은 새 서비스를 알리고 진입 장벽을 낮추는 데 효과적일 수 있다. 그러나 이벤트가 끝난 뒤에도 고객이 슈퍼SOL을 일상 금융 창구로 쓸지는 별개다. 플랫폼 초기 안착 과정에서 임직원과 계열사의 가입 독려가 과도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한금융그룹노동조합협의회는 공동성명에서 지주가 슈퍼SOL 신규 가입 목표를 360만좌로 제시해 그룹 임직원을 ‘앱팔이’로 내몰고 있다고 주장했다. 직원 1인당 50건 안팎의 가입 실적이 할당됐다는 현장 목소리도 나온다. 노조는 “실적을 달성하지 못하면 승진도 어렵다는 소문이 퍼지며 3만 신한인이 앱 가입 영업에 매달리고 있다”고 비판했다.통합 플랫폼의 초기 안착을 위해 내부 구성원의 참여를 독려할 수는 있다. 하지만 고객 편익과 서비스 경쟁력보다 임직원 할당과 이벤트로 외형 지표를 쌓는 방식이라면 지속 가능성에 한계가 있다. 신한금융이 내세워야 할 숫자는 누적 가입자보다 기존 개별 앱 이용자의 전환율과 이벤트 참여자의 재방문율, 계열사 간 거래 전환율이다. 은행 밖 성장 엔진 만들 수 있나슈퍼쏠을 둘러싼 초기 성과와 논란은 진 회장 2기 전체의 과제와도 맞닿아 있다. 진옥동의 ‘슈퍼’ 전략은 앱 하나를 크게 만드는 데서 완성되지 않는다. 슈퍼SOL이 은행 고객을 카드·증권·보험으로 보내는 교차판매 통로에 그칠지, 각 계열사의 독자 경쟁력과 수익성을 높이는 플랫폼이 될지가 진 회장 2기의 핵심 과제다.진 회장은 2023년 3월 취임 후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 주주환원율 50% 목표를 조기에 달성했다. 해외사업에서는 국내 금융회사 최초로 연간 세전이익 1조원을 넘겼다. 은행 중심의 수익 기반을 키우고 글로벌 외형을 확대한 데는 분명한 성과를 냈다는 평가다.신한금융이 리딩금융 타이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은행 밖에서 안정적인 성장 동력을 만들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올해 상반기 신한금융의 순이익은 3조4427억원으로, KB금융의 3조8846억원에 뒤처졌다. 상반기 그룹 순이익 가운데 비은행 부문 기여도도 KB금융이 44%로 신한금융의 35.4%를 웃돌았다. 비은행 경쟁력이 실적 격차를 갈랐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신한금융은 카드·증권·보험 등 비은행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지만, 특히 손해보험은 신한금융 포트폴리오의 약한 고리로 꼽힌다. 디지털 보험사인 신한EZ손해보험은 아직 존재감이 제한적이다. 신한금융이 롯데손해보험 인수를 검토하는 것도 이 같은 빈자리를 메우기 위한 방법이다.AI 전략도 앱에 기능을 더하는 데서 멈춰서는 안 된다. AI가 고객의 금융 질문에 답하고 메뉴를 안내하는 수준을 넘어 자산관리 경쟁력과 업무 효율을 높이고, 계열사 상품 전환으로 이어져야 한다. 전배승 LS증권 연구원은 “보통주자본(CET1)비율이 1분기 잠정치 발표 이후 0.20%p 이상 개선돼 롯데손보 인수가격이 1조원을 웃돌더라도 CET1비율 13% 이상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여전히 그룹 투하자본수익률(ROIC)에 기여할 수 있는 적정 가격에 인수여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2026.09.21 09:00

4분 소요
대기업 IR부터 밸류업·ETP 세미나까지…‘코리아 프리미엄 위크’ 3주간 대장정

증권 일반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KRX)가 주관하는 ‘코리아 프리미엄 위크 2026’(Korea Premium Weeks 2026)이 9월 28일부터 10월 16일까지 3주간 개최된다. 국내외 투자자를 비롯해 정부 및 유관기관, 상장기업, 금융투자업계가 모여 한국 자본시장의 경쟁력과 제도 개선 성과를 알리고 글로벌 자금 유치를 도모하는 자리다.이번 행사는 그동안 기관별로 분산 진행되던 설명회와 콘퍼런스를 모아 종합 행사로 재편했다. 1주차 핵심 주간(Core Week·9월 28일~10월 2일)에는 ▲정부 지배구조 개혁 방안 ▲주요 대형 상장사 기업설명회(IR) ▲개인투자자 자산관리 특강이 마련된다. 2주차와 3주차에는 ▲코스닥·코넥스 중소·벤처기업 성장 전략 ▲증권사·자산운용사 주도 시장 전망 ▲글로벌 채권 포럼 등이 이어질 예정이다.지배구조 개혁부터 외환 선진화까지…글로벌 금융 리더 집결행사 첫째 주인 코어위크에는 정부 정책 발표, 대형 상장사 IR 및 개인투자자 세미나 등 ‘코리아 프리미엄 위크 2026’의 핵심 행사들이 집중적으로 진행된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를 중심으로 자본시장 체질 개선을 위한 정부 정책 비전을 공유하고 국내 대표 기업들의 IR, 일반 투자자를 위한 자산관리 특강 및 시장 인프라 선진화 논의가 다양하게 펼쳐진다.9월 28일 개막식 및 정책 세션은 더그랜드롯데 서울에서 열린다. 글로벌 금융계 인사들과 정책 당국자들이 모여 한국 자본시장의 체질 개선 성과와 개혁 과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이억원 금융위원회 위원장,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 유동수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장, 이토 유타카(Ito Yutaka) 일본 금융청 장관이 참석한다. 이날 자본시장 개혁 방안에 대해 변제호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국장이 기조연설을 맡아 정부가 추진해온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의 성과와 향후 추진계획을 공유한다. 이어 위니 관(Winnie Kwan) 캐피탈그룹 최고투자책임자(PIO)의 특별연설이 진행된다. 거래소 측은 “그간 추진해 온 자본시장 체질 개선의 성과를 진단하고 향후 추진 방향을 공유할 예정”이라며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선진 자본시장을 향한 지속 가능한 정책 추진 방향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진성 한국ESG기준원 ESG평가본부장과 이화신 APG자산운용 이사는 기업지배구조 개선 성과와 발전 방향에 대해 발표한다. 패널 토론의 좌장은 안수현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맡았다. 김미정 금융위원회 공정시장과장·김춘 한국상장회사협의회 본부장·안유라 아시아지배구조협회(ACGA) 이사·이영진 S&P글로벌 이사·이왕겸 미래에셋자산운용 책임투자전략센터장이 패널로 참석해 주주 관여(Engagement) 동향 및 발전 방향을 공유한다. 이튿날인 29일에는 시장 거래 인프라 혁신과 주요 업종별 대표 기업들의 IR이 동시 진행된다.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를 위한 비전과 과제 세션에서는 송기명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의 기조연설과 코너 키호(Conor Kehoe) 유엔 책임투자원칙(UN PRI) 의장, 스티븐 도버(Stephen Dover) 프랭클린템플턴 수석마켓전략가의 특별연설이 열린다. 자본시장 인프라 선진화 방안에 대해 티모시 커디히(Timothy Cuddihy) 미국예탁결제원(DTCC) 최고리스크책임자(CRO)가 특별연설 및 패널로 초대됐다. 코스닥시장 경쟁력 강화 방안에 대해서는 민경욱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장이 ‘코스닥시장이 나아갈 방향’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맡았다. 이 밖에 카메론 드링크워터(Cameron Drinkwater) S&P글로벌 최고제품·운영책임자가 상장지수상품(ETP) 시장의 질적 성장 방안 주제로 기조연설을 맡았다.주요 상장기업 설명회도 동시에 진행된다. 삼성전자(반도체)·SK하이닉스(반도체)·두산에너빌리티(에너지)·한화에어로스페이스(방산)·삼성바이오로직스(바이오)·신한금융지주(금융)·로보티즈(로봇)가 차례로 기관투자자 대상 설명회와 미팅 자리를 마련한다. 9월 마지막 날인 30일에는 한국거래소 서울사옥으로 무대를 옮긴다. 개인투자자를 위한 전문가 세미나와 소비재·바이오 중심 상장사 IR을 진행한다. 이날 오건영 신한은행 프리미어사업본부 단장이 금리·환율·정책 변수와 자산시장 작용 원리를 강의한다. 염승환 LS증권 이사는 공시와 재무제표 분석을 통한 알짜기업 발굴법을 소개한다. 김성일 업라이즈투자자문 대표이사와 김동엽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상무는 세대별 맞춤형 자산배분 및 노후 현금흐름 구축 전략을 설명한다. 이날 상장기업 설명회에는 달바글로벌·삼양식품·로보티즈·키움증권·에스티팜·신한금융지주가 참여한다.투자환경을 형성하는 주요 트렌드를 짚어보고 지수 투자를 통해 다양한 자산군에 접근하는 방법을 이야기 하는 ‘S&P 다우존스 마스터클래스’도 예정돼 있다. 이 행사는 서울 웨스틴조선에서 열린다. 모험자본 생태계 복원 및 자산배분 전략…3주간의 대장정 마무리10월 1~3일에는 서로 다른 장소에서 다양한 행사가 동시에 진행된다. 거래소가 주관하는 건전증시포럼과 파생·해양금융 세미나는 롯데호텔 부산, 이데일리·이코노미스트·이데일리TV·플립이 공동 주최하는 ‘STO SUMMIT 2026’은 거래소 서울사옥, 헤럴드경제의 ‘헤럴드머니페스타 2026’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각각 진행된다. 행사 2주차(10월 6일~8일)인 서브위크에는 코스닥·코넥스 성장기업 IR이 진행된다. 대한민국 혁신성장의 한 축인 코스닥·코넥스 상장기업과 모험자본 생태계를 조명하는 기간이다. 공휴일을 제외한 기간 동안 성장기업들의 IR과 자본시장 회수 기능 강화를 위한 전문 세미나가 집중된다.8일에는 벤처 회수시장 활성화 세미나를 진행한다. 모험자본 생태계의 선순환을 고도화하기 위한 전문가 정책 세미나가 열린다. 금융투자협회 주관으로 벤처캐피탈(VC), 사모펀드(PEF)·증권사·정책금융기관 관계자들이 모여 초기 벤처 투자의 회수 경로 다변화 방안을 논의한다. 3주차(10월 12일~10월 16일)에는 증권·운용사들이 시장을 전망하고 글로벌 채권 포럼과 전문 세미나가 예고돼 있다. 국내외 주요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유관기관들이 주도해 향후 글로벌 금융시장 전망과 구체적인 자산배분 투자 전략을 제시한다. ▲동남아시아 주요국 금융기관 리더와 투자자들을 초청해 동남아 자본시장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국내 상장기업과의 교류를 추진하는 미래에셋증권 ASEAN 금융 리더 IR ▲기업과 투자자를 매칭하는 대신증권 2026 콥데이 ▲삼성Kodex와 함께하는 ETF 투자 세미나가 진행된다. 국내 핵심 상장사들의 경영진이 참석해 해당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알리는 삼성증권 Global IR Day, 최근 급성장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의 투자 트렌드와 섹터별 자산배분, 연금 계좌 활용법 등을 다루는 삼성자산운용 ETF 투자 세미나도 열린다. 대신증권 데이에는 증권사 리서치센터가 주관하는 자산시장 전망 및 산업별 섹터 분석 정보를 얻을 수 있다.▲서울경제 서경 INVEST 포럼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 시장 세미나 ▲키움증권 스몰캡 구조대 ▲글로벌 채권 포럼 ▲유안타증권 KIS 글로벌 마켓 이슈 포럼 ▲한화투자증권 월간 이슈 컨퍼런스 등 행사도 주목된다.

2026.09.21 08:30

5분 소요
한국 자본시장의 프리미엄은 선언만으로 오지 않는다

글로벌

전인미답의 코스피 1만 시대를 향해 질주하던 한국 증권시장이 최근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얼마 전 코스피가 빠른 속도로 8000, 9000선을 돌파할 때만 해도 한국 증시가 마침내 선진 프리미엄 시장으로 재평가받기 시작했다는 기대감이 시장을 지배했다. 하지만 미국의 국채금리 상승과 이른바 ‘인공지능(AI) 혁명’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 그리고 미·이란 간 전쟁 장기화 조짐 등 대외 불확실성이 시장을 흔들며 주가 조정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돌이켜보면 코스피가 장기간 3000선 부근에 머물던 시기를 벗어나 가파른 상승세를 보일 당시에도 글로벌 환경이 그리 우호적인 것은 아니었다.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에 따른 국제 교역 불확실성 증대 ▲원·달러 환율의 고공행진 지속 ▲중동 지역의 정세 불안 등 시장을 둘러싼 여건은 지금 못지않게 녹록지 않았다.상승장의 배경은 제도 개선 기대그럼에도 한국 증시가 코스피 1만 시대에 근접할 수 있었던 것은 정부의 강력한 불공정거래 척결 의지와 이사의 주주책임 강화를 골자로 한 ▲기업지배구조 개선 노력 ▲자사주 소각 법제화 ▲배당 확대 등 주주가치 제고 정책이 한국 증권시장에 대한 투자자 신뢰회복 기대를 높였기 때문이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중복상장 제도 개선 ▲상장폐지 기준 강화 ▲영문공시 확대 등 필요하다고 지적돼 온 과제들을 본격적으로 제도화했다는 점도 이를 더욱 확신시키는 계기가 됐다. 최근 다수의 해외 기업이 한국 시장 상장을 위해 거래소 문을 두드리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한국 증시를 바라보는 글로벌 투자자의 시선이 달라지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AI 투자 붐을 타고 반도체를 비롯한 한국 기업의 실적 전망이 개선되고,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과 배당 등 주주환원도 눈에 띄게 늘었다. 실제로 주요 대기업들의 주주환원 규모 또한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확대되고 있다.그렇다면 한국 증시는 글로벌 프리미엄 시장의 반열에 올랐다고 평가할 수 있을까. 애석하게도 현재 한국 증시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꼬리표가 떼어졌다고 단언하기에는 다소 이르다. 기업의 이익이 증가하고 주가가 상승한다고 해서 프리미엄 시장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인 ‘시장에 대한 신뢰’까지 자동적으로 높아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필자는 과거 한국거래소에서 근무하면서 시장 인프라 개선업무를 다수 수행한 경험이 있다. 또한 MSCI 선진시장 지수 편입을 위한 해외 로드쇼에 참여해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을 직접 만나 한국 시장에 대한 의견을 들을 기회도 있었다. 현재는 대형 법무법인 지평에서 상장유지요건 미달로 상장폐지 위험에 직면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상장유지 컨설팅을 수행하고 있다.서로 다른 현장에서 얻은 경험이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시장 신뢰는 법과 제도만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제도의 예측 가능성 ▲기업의 행동 ▲시장 인프라의 편의성 등이 오랜 기간 축적될 때 형성된다는 것이다. ‘어떤 제도가 존재하느냐’가 아니라 ‘그러한 제도가 실제 작동하고 있느냐’가 시장을 평가하는 핵심 요소다. 한국 증권시장이 진정한 프리미엄 시장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제도 개선 그 자체보다 그 제도를 통해 축적되는 신뢰의 수준에 주목해야 한다는 뜻이다.오늘날 글로벌 투자자는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기업의 수익성뿐 아니라 지배구조, 주주권 보호 노력, 경영 투명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특히 장기 투자자일수록 일시적 실적보다 기업이 얼마나 예측 가능하고 책임 있게 운영되는지를 중점적으로 살펴본다.이러한 점에서 최근 이루어진 상법 개정과 지배구조 개선 노력은 한국 증권시장이 프리미엄 시장으로 나아가는 데 매우 중요하다. 개정 상법은 충실의무의 대상에 주주를 추가한 것이므로 일반주주의 권익 보호를 강화하려는 시도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오랜 기간 요구해 온 방향성과도 맥을 같이한다. 일각에서는 지나친 규제가 경영 위축이나 소송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하나, 선진 자본시장으로 가는 길이 불투명한 지배구조를 용인하는 방향이 될 수는 없다. 상법 개정, 글로벌 투자자 요구와 방향 같아최근 시행된 상장폐지 기준 강화 및 중복상장 제도 개선 그리고 영문공시 확대 등도 마찬가지다. 모두 선진 시장으로 가기 위한 핵심 요소다. 물론 시장 신뢰 회복이라는 관점에서 상장폐지 강화는 ‘살릴 기업과 퇴출할 기업을 신속하고 정교하게 구별하는 시스템’으로 발전해야 한다. 썩은 과일을 골라내는 과정에서 단지 먼지가 묻었다는 이유로 성한 과일마저 썩은 과일로 취급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중복상장 규제도 새로운 자금 조달이 필요한 기업의 성장 가능성을 훼손하지 않도록 균형 잡힌 접근법이 반드시 필요하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는 정책이 규제의 양으로 평가될 수는 없다. ▲정책의 일관성 ▲예측 가능성 ▲기업의 주주가치 제고 노력 ▲투자자의 시장 접근성 ▲부실기업에 대한 신속하고 공정한 퇴출 시스템이 하나의 생태계로 작동하는지가 중요하다.한국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은 이미 상당한 수준에 올라와 있다. 이제 남은 과제는 기업의 경쟁력에 걸맞은 자본시장의 신뢰와 제도적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다. 코리아 프리미엄은 정부의 선언이나 거창한 구호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기업이 시장과의 약속을 지키고, 정부가 일관된 규칙을 운영하며, 투자자가 안심하고 자본을 맡길 수 있을 때 비로소 형성된다. 결국 한국의 자본시장이 지향해야 하는 것은 단순히 ‘좋은 기업이 많은 시장’이 아니라 ‘좋은 기업이 제대로 평가받고 투자자는 안심하고 자본을 맡길 수 있는 시장’이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넘어 코리아 프리미엄을 만들어내는 진정한 자본시장 개혁은 바로 여기서 시작돼야 한다.

2026.09.2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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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외친 ‘탈주택’ 외친 5대 건설사…왜 아파트 못 떠나나

건설

국내 대형 건설사들은 2016년 일제히 ‘탈(脫)주택’을 외쳤다. 주택시장 변동성과 원자재 가격 상승에 흔들리지 않도록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히겠다는 구상이었다. 신사업 육성과 비주택 부문 확대도 앞다퉈 약속했다.그러나 10년이 지난 지금, 주택 의존도는 오히려 커졌다. 가 삼성물산·현대건설·대우건설·GS건설·DL이앤씨 등 5대 건설사의 2016년과 2026년 상반기 신규 수주를 비교한 결과, 비주택 수주는 줄고 주택 쏠림은 심해졌다. 탈주택이 체질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구호에 그친 셈이다.90%대로 치솟은 주택 비중주택 의존도가 가장 높은 곳은 대우건설이었다.대우건설의 2016년 상반기 전체 신규 수주액은 4조6191억원이다. 이 가운데 주택은 2조4065억원으로 52.1%를 차지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전체 수주액 7조1285억원 가운데 건축·주택 부문이 6조7420억원에 달했다. 비중은 94.6%로 10년 새 42.5%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플랜트 신규 수주는 1561억원에 그쳤고 토목 수주도 67% 감소했다.GS건설은 주택 비중이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2016년 상반기 42.3%였던 주택 비중은 올해 상반기 91.1%로 48.8%포인트 뛰었다. 서울 성수1구역(2조1540억원)과 부산 광안5구역(9709억원) 등 대형 정비사업을 잇달아 수주한 영향이다. 플랜트 신규 수주는 284억원에 머물렀다.현대건설의 건축·주택 수주 비중도 2016년 상반기 41.5%에서 올해 상반기 53.5%로 12.0%포인트 상승했다. 수주액은 2조1054억원에서 12조2087억원으로 늘었다.현대건설은 비주택 부문에서도 성과를 냈다. 플랜트·뉴에너지 수주액은 전년 동기 8782억원에서 8조6422억원으로 884% 증가했다. 원전과 플랜트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한 결과다.DL이앤씨(옛 대림산업)는 5개사 중 유일하게 주택 비중이 낮아졌다. 2016년 상반기 전체 수주액 4조9725억원 가운데 주택 수주는 3조6289억원으로 73.0%를 차지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69.2%로 3.8%포인트 하락했다.그러나 10년이라는 기간을 고려하면 뚜렷한 체질 개선으로 보기는 어렵다. 여전히 전체 수주액의 70%가량을 주택·건축 사업에 의존하고 있어서다.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주택 비중은 2016년 상반기 13.9%(6906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18.2%로 4.3%포인트 상승했다. 삼성물산은 공시상 건축부문에 반도체 공장 등 하이테크 사업을 포함한다. 이에 전체 건축 수주액 9조9520억원이 아닌, 상반기 사업시행인가를 거친 주택 프로젝트 약 1조9000억원을 별도로 추려 비중을 산출했다.삼성물산은 하이테크 사업 비중이 커 5대 건설사 가운데 주택 의존도가 가장 낮았다.대형 건설사들이 주택사업에 집중한 배경에는 수익성과 재개발·재건축 시장의 확대가 있다.건설업계 관계자는 “주택사업 비중을 단기간에 낮추기는 쉽지 않다”며 “재개발·재건축은 불경기에도 일정 수준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수익원을 포기하고 경쟁이 치열한 해외 토목사업만 바라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공시 기준이 회사마다 다르다는 점은 수치 비교의 한계다. 일부 건설사는 아파트와 일반 건축, 상업시설, 데이터센터를 ‘건축·주택’으로 묶어 발표한다.그럼에도 수주가 아파트와 도시정비사업에 집중된 것은 분명하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비주택 건축이 늘고 있지만 조 단위 아파트 사업과 비교하면 규모가 작다”며 “공시 분류의 한계를 고려해도 주택 편중 흐름은 뚜렷하다”고 말했다. 체질 개선 선도한 삼성·현대도 숙제 남아다른 건설사들이 주택과 도시정비사업에 수주 역량을 집중하는 동안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비주택 사업을 확대해 왔다. 업계에서는 두 회사가 상대적으로 체질 개선에 앞섰다는 평가가 나온다.삼성물산은 2015년 래미안 사업 매각설이 제기될 정도로 주택사업 확대에 신중했다. 이후 반도체 공장과 데이터센터 등 하이테크 건축을 중심으로 비주택 포트폴리오를 키웠다. 평택 P5 팹과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 국가 AI컴퓨팅센터, 말레이시아 데이터센터 등이 대표적이다.현대건설은 해외 플랜트와 원전, 인프라 시장으로 영역을 넓혔다. 신한울 원전 3·4호기와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원전, 미국 소형모듈원자로(SMR) 협력 등을 통해 경험을 쌓았다.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수주잔고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어섰다.두 회사도 과제는 남아 있다. 삼성물산의 비주택 수주 상당 부분은 삼성전자 등 그룹 계열사의 첨단 설비투자와 연동된다. 반도체 업황과 그룹 투자계획에 따라 일감이 달라질 수 있는 구조다. 캡티브(그룹 내부) 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독자적인 수주 경쟁력을 증명해야 한다.현대건설은 수익성 확보가 관건이다. 대형 원전과 플랜트, 인프라 사업은 공사 기간이 길고 원가 관리도 어렵다. 수주잔고 100조원이라는 외형을 실제 이익으로 연결해야 체질 개선의 성과를 입증할 수 있다.전문가들은 ‘탈주택’을 완성하려면 단순 도급 시공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한다. 사업 발굴과 기획, 투자, 시공, 운영까지 맡는 디벨로퍼 역량을 갖춰야 한다는 설명이다.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국내 건설사들은 주택 호황기에 벌어들인 이익을 다시 부지 매입과 수주전에 투입하는 단기 경영을 반복해 왔다”며 “글로벌 디벨로퍼로 전환해야 주택 경기 하강 국면을 견딜 수 있다”고 말했다.이어 “K건설이 해외 비주택 시장에서 글로벌 기업과 경쟁하려면 정부도 정책금융과 보증 지원을 확대하고 해외 사업을 가로막는 규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6.09.2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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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큰돈 넣을 수 있는 시장임을 증명해야” 김영익·마경환·홍춘욱, ‘코리아 프리미엄’의 조건을 말하다

글로벌

올해 한국 자본시장은 엇갈린 두 개의 성적표를 받았다.지난 4월 한국 국채가 세계 3대 채권지수인 세계국채지수(WGBI)에 편입되기 시작했다. 4월부터 11월까지 8개월에 걸쳐 단계적으로 편입되는 구조다. 증권가에서는 WGBI 편입에 따라 70조~90조원 규모의 글로벌 자금이 한국 국채시장으로 유입될 것으로 추산한다.하지만 주식시장의 성적표는 달랐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은 지난 6월 연례 시장분류 결과를 발표하면서 한국을 선진시장(DM) 지수 편입을 위한 관찰대상국에서 배제했다. MSCI는 원화의 역외 거래 제약과 연장된 외환시장 거래시간대의 부족한 유동성, 공매도 재개 이후 투자자들이 부담해야 하는 규제와 운영상의 문제 등을 지적했다. 채권시장에서는 선진시장으로 인정받았지만 주식시장은 여전히 신흥시장(EM)에 머문 것이다.같은 시기 국내 증시는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코스피는 6월 22일 9114.55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뒤 불과 한 달여 만인 7월 29일 5663.24까지 37% 넘게 추락했다. 이후 반등해 9월 10일 7033.92로 거래를 마쳤지만, 이날 하루에만 외국인 투자자는 2조원 넘게 순매도했다.WGBI 편입과 MSCI 선진시장 승격 불발, 그리고 외국인 자금의 급격한 유출입은 서로 다른 사건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밑바닥에는 공통된 질문이 놓여 있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한국 자본시장을 얼마나 신뢰하는가"이런 시장을 들고 정부가 해외 투자자 앞에 선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오는 9월 28일부터 3주간 한국 자본시장 최초의 통합 기업설명회(IR)인 ‘코리아 프리미엄 위크(Korea Premium Weeks 2026)’를 연다. 한국 증시의 매력을 해외 투자자들에게 직접 알리겠다는 것이다.‘한국을 세일즈’하기 전에 먼저 따져봐야 할 것이 있다. 지금 한국 자본시장에서 세계에 내놓을 만한 것은 무엇이고, 아직 팔기 어려운 것은 무엇인가. 글로벌 투자자의 눈으로 봤을 때 한국 시장은 실제로 매력적인 투자처인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넘어 ‘코리아 프리미엄’을 말할 수 있는 조건은 갖춰져 있는가.는 한국 자본시장을 오랫동안 지켜본 전문가들에게 한국 시장의 현재와 미래를 물었다. 김영익 내일희망경제연구소 소장, 마경환 GB투자자문 대표, 홍춘욱 프리즘투자자문 대표가 본지의 질문에 답했다. 세 사람은 금융·투자 콘텐츠 플랫폼 어스얼라이언스에서 강연과 세미나 등을 통해 투자자들과 만나고 있다. “펀더멘털은 선진국, 접근성은 과도기”세 전문가의 진단은 한 지점에서 일치했다. 한국 자본시장의 펀더멘털 자체는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반도체를 비롯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군과 경제 규모, 시장 유동성 등을 감안하면 해외 투자자에게 내세울 ‘상품’은 분명하다는 평가다.문제는 시장에 들어오는 문턱이다. 기업과 시장의 기초체력에 비해 외국인 투자자가 실제 한국 시장에 접근하고 거래하는 과정에는 여전히 불편과 제약이 남아 있다는 것이다. 한국 자본시장을 두고 “펀더멘털은 선진국 수준에 올라섰지만 시장 접근성은 아직 과도기에 있다”​는 진단이 나오는 이유다.마경환 대표: 비대칭은 사실이다. 그러나 두 시장이 서로 다른 잣대로 평가된다는 점을 먼저 짚어야 한다. 채권은 국가 신용과 시장 규모로, 주식은 시장 접근성으로 평가된다. 한국 국채는 WGBI에서 예상 편입 비중 약 1.9%로 이미 선진시장 채권으로 인정받았다. 한국 주식시장은 시가총액 세계 7위라는 규모로는 이미 선진국이지만 운영 인프라는 과도기다. 한마디로 ‘펀더멘털은 선진국, 접근성은 과도기’다.김영익 소장: 공감한다. WGBI 편입과 MSCI 선진국지수 편입 불발은 한국 자본시장의 비대칭성을 보여준다. 한국 국채시장의 결제·보관·접근성이 국제기준에 상당히 가까워졌다는 의미다. 반면 MSCI 선진국지수는 ▲외환거래 ▲공매도 ▲정보공시 ▲투자자 등록 ▲시장 접근성에 제도 운용의 예측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본다.홍춘욱 대표: 주식시장은 채권시장보다 불투명성과 변동성이 훨씬 크다. 세계 최저 수준의 배당수익률, 지난 10년 평균 배당성향이 10% 초반인 나라를 선진국으로 편입시키기는 앞으로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같은 비대칭을 놓고 세 사람이 지목한 원인은 각각 달랐다. 마 대표는 시차를, 김 소장은 제도의 집행을, 홍 대표는 기업의 배당을 짚었다. 마 대표는 정책 일관성이 유지되면 2027년 관찰대상국 등재를 거쳐 두 시장의 위상이 수렴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글로벌 채권 분야에서 실무 경험을 쌓아온 채권 전문가로 꼽히는 마 대표는 1995년 대한투자신탁(현 하나증권)에서 해외펀드를 맡아 업계에 들어왔다. 2006년부터 2018년까지는 미국계 운용사 프랭클린템플턴자산운용에서 리테일영업 총괄 본부장으로 일했다. 여러 나라의 현지통화 표시 국채에 투자하는 글로벌 채권펀드를 국내에 들여와 설정액 1조원을 넘긴 것도 이 시기다. 2019년 글로벌 채권 전문 투자자문사인 GB 투자자문을 설립했다. 해외 투자자들이 한국 시장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물었다. 진단은 비슷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시장에 던지는 질문은 ‘얼마나 오를 것인가′가 아니라는 것이다. 마 대표는 “글로벌 투자자는 지수가 얼마나 올랐는가보다 들어오고, 헤지하고, 필요할 때 나갈 수 있는가를 본다. 자본시장 세일즈의 핵심은 수익률이 아니라 예측 가능성이다”라고 분석했다. 김 소장도 “해외 투자자는 수익 기회보다 먼저 필요할 때 사고팔 수 있는가, 환헤지가 가능한가, 규칙이 바뀌지 않는가를 본다”고 설명했다. 홍 대표는 제도보다 시장의 성질을 지목했다. “변동성이 큰 시장은 아무리 싸도 큰돈이 들어오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Q. 정부는 상법 개정과 주주권 강화, 불공정거래 척결을 추진했고 코스피 시가총액 순위는 세계 13위에서 7위로 올랐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 중 무엇이 해소됐고 무엇이 남았나.김영익: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은 ▲낮은 주주환원율 ▲불투명한 기업지배구조 ▲지정학적 리스크 세 가지였다. 대주주의 의사결정이 모든 주주의 이익과 연결되도록 한 제도 변화는 의미가 크다. 앞의 두 요인은 점차 개선되고 있지만 한국의 지정학적 리스크는 여전히 남아 있다.마경환: 기업 행동의 변화도 확인된다. 자사주 매입은 2024년 7조5000억원에서 2025년 14조9000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고 배당도 확대됐다. 남은 것은 법 개정만으로 풀리지 않는 기업 행동의 영역이다. ▲지배주주의 이해상충 ▲이사회 독립성 ▲합병·분할의 공정성, 자본배분의 효율성이 그것이다. 새로 생긴 것도 있다. 급등 자체가 만든 ‘변동성 디스카운트’다.홍춘욱: 배당소득 분리과세를 도입했는데도 2025년 코스피 12월 결산법인의 배당수익률은 1.0%(추정)에 그쳤다. 상법 개정 이후에도 SK그룹 자회사의 중복상장 시도가 나왔고, 고려아연 사례에서 보듯 적대적 인수합병의 난도는 여전히 높다. 이런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데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기업을 규제한다고 디스카운트가 어떻게 해소될지 짐작하기 어렵다.홍 대표는 지난 6월 18일 서울에서 열린 한 투자 포럼에서 한국 주식시장을 ‘손실 확률 34%의 나라’로 말한 바 있다. 1999~2000년형 조정 가능성을 언급하며 급등장일수록 자산배분이 필요하다는 조언이었다. 홍 대표의 발언이 있은 후 나흘 뒤 코스피는 사상 최고치를 썼지만 한 달여 만에 37% 넘게 무너졌다.당시 판단의 근거를 묻자 그는 세 가지를 들었다. “높은 변동성, 그리고 반도체에 대한 쏠림, 더 나아가 스페이스X처럼 실적을 내지 못하는 글로벌 기업의 기업공개(IPO) 같은 일이 겹쳐 시장의 위험이 높아졌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변동성이 계속 커지는 것보다 미니 버블이 빨리 터진 게 미래를 위해 더 낫다고 본다”고 담담하게 설명했다. 홍 대표는 1993년 한국금융연구원에서 경력을 시작했다. KB국민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로 글로벌 금융위기 국면의 거시·환율 분석을 담당했고,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서 투자운용 업무를 거쳤다. 이후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과 EAR리서치 대표를 지내고 2021년 프리즘투자자문을 세웠다. 외국인 순매도…“한국을 팔았다기보다 차익 실현한 것”궁금했다. 9000선을 넘었던 한국의 주식시장이 9월 중순 현재 6000 후반대와 7000대 초반을 오르락내리락 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은 순매도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 주식시장의 변동성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Q 한국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해외 투자자에게 한국 시장을 세일즈하는 데 영향이 클 것 같다. 마경환 : 급락은 경기나 이익의 붕괴가 아니었다. 높아진 기대치와 레버리지 포지션이 강제 청산된 1987년형 기술적 붕괴에 가깝다. 외국인 순매도는 ‘한국을 팔았다’라기 보다 ‘차익을 실현했다’에 가깝다. 9월 초 일부 외국인 자금의 재유입 움직임도 나타났다. 해외 세일즈에 미치는 영향은 변동성 자체보다 그 원인을 설명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홍춘욱 : 글로벌 펀드 입장에서 한국에 장기 투자를 했고, 이제는 그 과실을 챙기는 중이다. 코스피 지수가 2000선 초반에 묶였던 2007~2025년까지 외국인은 지속적으로 한국 주식을 매수했다. 전형적인 장기 펀드의 매매로 볼 수 있고,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아직 2.2배 수준이기에 외국인 매수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김영익 : 코스피의 급등락은 한국 증시가 대외 변수와 수급 변화에 여전히 민감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인공지능(AI) 관련 기대와 미국 장기금리 그리고 달러의 움직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다만 향후 기업 실적과 정책 신뢰가 뒷받침되면 외국인 수급 역시 다시 개선될 여지가 있다고 본다.외국인 순매도를 보는 눈도 달랐다. 마 대표는 네 가지 이유를 들었다. 급등 후 차익실현과 포트폴리오 비중 상한 도달에 따른 리밸런싱, 원·달러 환율 1400원대 약세에 따른 달러 환산 수익률 잠식, MSCI 불발로 인한 패시브 자금 유입 기대의 소멸, 반도체 집중 리스크와 글로벌 금리·유가 불확실성이다. 그는 “‘한국을 팔았다’기보다 ‘차익을 실현했다’에 가깝다”고 했다.홍 대표는 더 긴 시간 축을 들었다. 그는 “글로벌 펀드 입장에서 한국에 장기 투자했고, 이제 그 과실을 챙기는 중이다. 코스피가 2000선 초반에 묶여 있던 기간 외국인은 지속적으로 한국 주식을 매수했다. 특히 PBR 1.0배 이하에서 강력한 매수가 분출했고, 올해 PBR 2배를 넘어서면서 공격적인 매도를 단행했다. 전형적인 장기 펀드의 매매다”면서 “아직 PBR이 2.2배 수준이기에 외국인 매수를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 소장은 변동성 자체보다 그다음을 봤다. “한국 증시가 대외 변수와 수급 변화에 여전히 민감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기업 실적과 정책 신뢰가 뒷받침된다면 외국인 수급 역시 다시 개선될 여지가 있다”면서 “선행지표 흐름을 보면 올해 4분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경기의 상승 탄력이 다소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도 경기 둔화가 곧 외국인 자금 이탈을 뜻하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반도체·AI·조선·방산의 실적 흐름이 더 중요한 변수라는 것이다.여의도에서 ‘닥터 둠’으로 불리는 김 소장이 개방 확대와 원화 국제화에 세 사람 중 가장 긍정적이었다. 김 소장은 대신증권과 하나대투증권에서 리서치센터장을,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서 소장을 지냈다. 경제지표를 통계 모형에 넣어 방향을 읽는 방식으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같은 굵직한 하락 국면을 앞서 경고해 ‘족집게’라는 별칭도 얻었다. 지난 8월 초에는 하반기 경기 둔화와 코스피 조정 가능성을 들어 주식 비중을 줄이라고 권한 바 있다. 법은 바뀌었는데 배당수익률은 1%정부가 올해 1월 내놓은 자본시장 선진화 로드맵은 여덟 개 분야로 짜여 있다. 외환시장 선진화, 글로벌 표준 증권거래·결제 체계, 계좌개설 편의, 공매도 규제 합리화, 영문 정보공시 개선, 현물이체·장외거래 제약 해소, 선진 배당절차 확산, 투자상품 가용성이다. 이 가운데 가장 중요한 하나를 고르라고 하자 답이 갈렸다.마 대표는 외환시장 선진화를 꼽았다. 그는 “해외 기관은 한국 주식이 얼마나 싼가보다 원화를 얼마나 싸고 빠르게 사고팔고 헤지할 수 있는지를 먼저 본다. 24시간 개장 자체보다 런던·뉴욕 시간대에 충분한 거래량과 좁은 매수·매도 호가차가 유지되는지가 관건이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 다음은 결제와 통합계좌 등 실제 운용 인프라”라며 새 투자상품을 늘리는 것은 상대적으로 후순위라고 지적했다. 김 소장은 항목보다 집행을 짚었다. “가장 보완할 부분은 제도의 발표보다 일관된 집행이다. 세제와 규제의 잦은 변화, 영문 정보의 불충분, 외환 및 파생상품 시장의 깊이 부족은 여전히 개선해야 할 과제다”라고 지적했다. 공매도가 전면 재개됐는데도 MSCI가 규제 부담을 언급한 데 대해서도 “해외 투자자가 보는 것은 재개 여부만이 아니다. 주식대차의 안정성, 결제 과정, 규제의 일관성, 불법 공매도 적발과 처벌의 공정성이 함께 검증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홍 대표는 “시장 변동성을 줄일 방법, 즉 국민연금 리밸런싱 재개가 제일 중요하다고 본다. 나머지는 하면 좋은 정도다”라고 답했다. “한국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해 풀기 어려운 과제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마 대표는 원화의 실질적 역외 거래를 지목했다. 그는 “규제 완화가 아니라 외환거래법, 금융안정, 자본 유출입, 통화정책 자율성이 얽힌 체제 전환의 문제다. 역외 원화가 국내 통제 밖에서 형성되면 위기 시 한국은행의 대응 수단이 제한된다”고 분석했다. 공매도 규제가 MSCI의 지적 사항으로 남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것이다. 공매도처럼 제도가 존재하느냐가 아니라 다시 막히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느냐가 선진시장의 기준이라는 설명이다.평일 24시간 외환시장 전환과 원화 국제화 로드맵에 대해서 세 명의 전문가는 모두 개방에 방점을 찍었다. 다만 무게중심은 달랐다. 김 소장은 “원화 국제화는 외국인 투자 확대와 환헤지 비용 절감, 국채 및 기업의 자금조달 기반 확대라는 측면에서 중요한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마 대표는 ‘관리된 국제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원화 가격은 이미 해외에서 결정되고 있다. 국제화는 이 가격 발견을 역내로 가져오는 작업이다”면서 외환보유액·통화스왑·거시건전성 장치를 함께 발전시킨다는 전제에서 편익이 비용보다 크다고 봤다. Q. 글로벌 세일즈가 이뤄지려면 매력적인 상품이 있어야 한다. 해외 기관이 한국 시장에서 사고 싶어 하는 상품은 무엇인가.마경환 : 매력적인 상품이 없는 것이 아니다. 상품은 있는데 글로벌하게 포장되고 접근되는 방식이 부족하다. 가장 확실한 상품은 WGBI에 편입된 한국 국채다. AA등급 가운데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고, 달러 투자자 입장에서는 환헤지 프리미엄까지 붙는다. 만들어야 할 것은 환헤지를 결합한 국채 토털리턴 상품과 역외 상장 국채 ETF, AI·HBM·전력 인프라·주주환원을 묶은 투명한 지수다. 핵심은 ‘종목’이 아니라 ‘패키지’다.김영익 소장: 세 가지다. 첫째, 유동성과 환헤지가 충분한 한국 국채다. 둘째, 배당과 자사주 소각, 지배구조 개선이 뒷받침된 우량 상장기업이다. 셋째, 반도체·AI·전력인프라·방위산업처럼 한국이 경쟁우위를 가진 산업에 장기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이다. 이를 위해 기업의 영문 IR과 투명한 공시, 장기 배당정책, 산업별 ETF와 파생상품의 다양화가 필요하다.홍춘욱 대표: 이런 아이디어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투자하기에 우호적인 시장 환경을 조성하면 될 것이라고 판단한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같은 고위험 상품을 만들어야 하는지에 대해선 의문이다.상품을 만들자는 쪽과 환경을 만들자는 쪽으로 의견이 달라진 것이다. 자산배분을 업으로 하는 홍 대표는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자고 조언했다. 그는 한국 주식을 전체 포트폴리오의 20% 이상 담기 어렵다고 했다. 변동성이 너무 커 포트폴리오의 안정성을 위협한다는 이유다. “국내 자금이 미국으로 나가는데 외국인에게 한국을 사라고 설득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세일즈 관점에서 보면 ‘싸고 괜찮은 시장’ 정도다. 미국이랑 자꾸 비교하면 팔 방법이 없다. 우리 시장이 싸고 배당도 많이 주면 외국인들의 회귀 가능성은 높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국가 IR 행사에서 성과를 내려면…”실행 일정표가 필요”코리아 프리미엄 위크와 같은 국가 IR이 성과를 내려면 무엇이 들어가야 할까. 마 대표는 일정표를 요구했다. “단순히 한국 증시의 밸류에이션 매력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 실제로 바뀌었고 언제까지 무엇을 바꿀지를 보여주는 실행 일정표가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 MSCI 관찰대상국 목표 시점, 역외 원화 허용 단계, 24시간 외환시장 안착 지표를 날짜와 숫자로 제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상장기업 IR에 대해서도 기준을 제시했다. 회사 소개가 아니라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잉여현금흐름, 설비투자, 주주환원 정책을 글로벌 기업과 같은 잣대로 내놓는 자리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행사 후 6개월·1년 시점의 정책 이행률 스코어카드와 공식 답변 채널이 있어야 일회성 행사가 아닌 글로벌 IR 플랫폼이 된다”면서 행사 이후를 강조했다. 김 소장의 처방도 사후 관리에 닿았다. “금융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일관된 정책과 신뢰다. 정부·거래소·기업 최고경영진이 함께 참여해 일대일 미팅을 하고, 질문에 즉시 답하며, 행사 뒤에도 약속한 제도 개선을 점검하는 체계가 있어야 한다. 좋은 IR는 화려한 설명보다 예측 가능한 규칙과 실천 기록에서 나온다”고 조언했다. 외국인이 한국에 던지는 질문은 얼마나 달라졌을까. 리서치센터장 시절 해외 기관투자자를 직접 상대했던 김 소장은 “외국 기관투자가들이 과거에 한국에 대해 가장 많이 물었던 것은 ‘위기 때 자금을 원활히 회수할 수 있는가’, ‘지배주주와 소액주주의 이해가 일치하는가’였다”면서 “(지금은) 반도체·배터리·조선·방산·콘텐츠에 대한 기술력 평가는 크게 높아졌다. 그러나 환율, 지배구조, 주주환원, 규제의 예측 가능성에 관한 질문은 아직 남아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국 자본시장 전문가 세 사람의 조언은 결국 하나로 모였다. “규칙을 바꾸지 말라”는 것이다. 마 대표는 “급락이나 환율 불안 시 규칙을 바꾸면 수년간 쌓은 신뢰가 한 번에 훼손된다”며 “MSCI 편입과 코스피 9000은 목표가 아니라 결과여야 한다”고 했다. 팔아야 할 것은 ‘Cheap Korea’가 아니라 ‘Investable Korea’라는 말도 덧붙였다. 김 소장은 자본시장이 “단기 투기의 장이 아니라 가계의 자산을 기업의 성장과 연결하는 장”이어야 한다며 장기·분산·자산배분 투자의 정착을 주문했다.

2026.09.21 07:30

12분 소요
한국 주식 싸다고 팔릴까?

경제일반

한국은 더 이상 싼 물건을 박리다매로 파는 나라가 아니다.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률은 76%를 넘는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도 70%에 달한다. 100원어치를 팔아 70원 넘게 남기는 장사를 하고 있는 셈이다.그런데도 반도체를 못 구해서 난리다. 인공지능(AI) 투자가 폭발하면서 글로벌 빅테크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만드는 반도체를 확보하기 위해 줄을 선다.반도체만이 아니다. 조선은 LNG운반선 등 고부가 선종으로 경쟁한다. 화장품은 ‘K뷰티’라는 이름으로 글로벌 브랜드에 도전장을 내밀었고 음식과 음악, 영화 등 콘텐츠에서도 한류 열풍이 거세다.그런데 주식시장으로 넘어오면 얘기가 달라진다. 한국 시장을 세일즈할 때 가장 먼저 등장하는 말은 여전히 “한국 주식은 싸다”이다.전 세계 IT기업들이 한국 반도체를 확보하기 위해 경쟁하고, 조선사들은 수년 치 일감을 쌓아놓고 있는데 정작 그 반도체와 배를 만드는 한국 기업의 주식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해 한국 자본시장은 엇갈린 성적표를 받았다.채권시장에서는 선진시장 대접을 받기 시작했다. 한국 국채는 지난 4월 세계 3대 채권지수인 세계국채지수(WGBI)에 편입됐다. 세계 연기금과 국부펀드 등 글로벌 큰손들이 투자 기준으로 삼는 지수다. 그러나 주식 시장을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차갑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은 세계 주요 증시를 선진시장과 신흥시장 등으로 나눠 각종 주가지수를 만드는 글로벌 지수 산출기관이다. 세계 연기금과 자산운용사들은 어느 나라 주식에 얼마를 투자할지 결정할 때 MSCI 지수를 주요 기준으로 삼는다. 선진시장으로 인정받으려면 먼저 후보군인 ‘관찰대상국(Watch List)’에 들어가야 하지만 우리는 아직 그 문턱조차 넘지 못하고 있다.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글로벌 기업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해외 큰 손들에게 한국 증시는 여전히 중국·인도·대만 등과 같은 신흥시장이다. 왜일까? 반도체 구매자는 제품의 성능과 가격만 보는 게 아니다. 기업이 제때 납기를 지킬 수 있는지, 필요한 물량을 지속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지도 본다.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식을 사는 투자자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기업의 지분만 사는 것이 아니다. 주주의 권리를 보호하는 법과 제도, 배당과 자사주 정책, 기업의 지배구조, 원화 거래와 환헤지 시스템까지 함께 본다.주식을 산다는 것은 내 돈이 그 주식을 거래하는 시장에 묶인다는 얘기다.필요할 때 들어오고 나갈 수 있는지, 충분하고 투명한 정보를 제때 얻을 수 있는지, 그리고 주주로서 권리를 제대로 보호받을 수 있는지가 기업 가치만큼 중요한 이유다. 그리고 무엇보다 금융당국과 시장 운영자들은 오늘의 규칙이 내일도 지켜질지에 대한 질문에 "YES"라고 답할 수 있어야 한다. 시장이 불안하다고 규정과 제도를 바꾸고, 대통령이 누가 되냐에 따라 따라 규제의 잣대가 달라진다면 해외에서 수백 번의 기업설명회(IR)를 열어도 신뢰를 얻기 어렵다.오는 9월 28일부터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코리아 프리미엄 위크(Korea Premium Weeks 2026)’를 연다. 한국 자본시장 최초의 통합 IR이다. 정부와 거래소, 기업들이 해외 투자자를 만나 한국 시장의 경쟁력을 알린다.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세일즈 포인트는 바꿔야 한다.싼 주식이 아닌 돈을 믿고 맡길 수 있는 시장을 팔아야 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해외 고객에게 “우리 반도체가 싸니 사달라”고 하지 않는다. 기술과 품질, 공급 능력을 앞세워 가격마저 좌지우지한다. 한국 주식도 이제는 그래야 한다. 그리고 그럴 때가 됐다.

2026.09.21 07:00

3분 소요
삼성·SK하이닉스 통 크게 쐈지만…갈 길 먼 기업 ‘주주환원’ 확대

증권 일반

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시행한 2024년 이후 국내 상장사의 주주환원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배당을 늘리고 자기주식을 사들여 소각하는 기업이 많아졌고,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개하는 상장사도 빠르게 증가했다. 다만 일부 대기업의 대규모 환원책과 증시 상승을 넘어 국내 기업의 자본배분 방식이 구조적으로 달라졌는지를 판단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재계로 번진 ‘환원 경쟁’…공시기업 시총 5000조 돌파증권업계에 따르면 주주환원 확대 흐름은 대형 상장사에서 두드러졌다. 삼성전자는 지난 8월 이사회를 열고 올해 약 90조~110조원 규모의 주주환원 방안을 시행하기로 했다. 이는 배당과 자기주식 매입·소각 등을 합친 전체 주주환원 규모다. 기존 최대였던 2020년의 20조3000억원을 크게 웃돈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에만 30조원 규모의 현금배당을 실시하기로 했다.SK하이닉스도 40조43억원을 들여 보통주 2407만주를 11월 19일까지 장내에서 취득한 뒤 전량 소각하기로 했다. 발행주식의 약 3.3%에 해당하며, 국내 상장사의 자기주식 취득·소각 사례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다. 이와 함께 2025~2027년 누적 잉여현금흐름(FCF)의 50% 이상을 배당과 자기주식 취득·소각을 통해 주주에게 돌려주겠다는 원칙도 제시했다. 인공지능(AI) 메모리 호황을 통해 확보한 현금창출력에 대한 자신감이 주주환원 확대로 이어졌다는 평가다.현대차는 8월 31일 보통주와 우선주를 합쳐 250만5606주를 소각했다. 이 외에도 메리츠금융지주와 셀트리온 등이 각각 5000억원과 10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 취득 계획을 내놓는 등 주주환원 경쟁이 업종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대형 상장사의 주주환원 정책뿐 아니라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개하며 밸류업에 동참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한국거래소의 ‘월간 기업가치 제고 현황’에 따르면 지난 8월 말까지 밸류업 계획을 공시한 상장사는 코스피 354곳과 코스닥 402곳 등 총 756곳으로 집계됐다. 전체 상장사의 29.3%에 해당한다.공시기업의 합산 시가총액은 5074조4000억원으로 전체 시장 시가총액의 83.4%를 차지했다. 코스피에서는 공시기업의 시가총액 비중이 87.7%에 달했다. 반면 코스닥 공시기업의 시가총액은 147조6000억원으로 코스닥 전체의 31.7%에 머물렀다. 기업 수는 코스닥이 더 많지만 시가총액 기준으로는 여전히 대형 코스피 기업이 밸류업 참여를 주도하는 구조다.주가 성과도 나타났다. 지난 8월 말 코리아 밸류업 지수는 3240.84로 지난해 말보다 80.3%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 61.8%를 18.5%포인트(p) 웃돌았고, 코스피200 상승률 76.9%보다도 3.4%p 높았다. 밸류업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13종의 순자산총액도 3조5000억원을 넘어섰다. 지수 상승만으로는 부족…코스닥 참여 확대 등 관건증권업계에서는 밸류업 지수의 상승을 정책에 따른 주주환원 확대의 성과로만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한다. 밸류업 지수는 수익성과 주주환원, 시장평가, 자본효율성 등이 상대적으로 우수한 기업을 선별해 구성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올해 반도체를 비롯한 일부 대형주의 주가 급등도 지수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밸류업 정책으로 기업 체질이 개선돼 주가가 오른 것인지, 기존에 실적과 주가 흐름이 우수했던 기업이 지수에 편입되면서 성과가 높아진 것인지 구분해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다.자본시장연구원이 올해 발표한 ‘밸류업 공시 참여에 따른 상장기업 성과 비교 및 향후 과제’ 보고서에서도 시장별 온도 차가 확인됐다. 2025년 코스피 밸류업 공시기업의 평균 배당성향은 30.5%로 미공시기업의 14.1%를 크게 웃돌았다. 코스피에서는 중대형주를 중심으로 배당 확대와 자기주식 매입이 주가수익률과 자기자본이익률(ROE), 주가순자산비율(PBR) 개선으로 이어졌다. 반면 코스닥은 수익성을 갖춘 일부 저PBR 기업을 중심으로 재평가가 시작된 단계에 머물렀다는 분석이다.한국 기업의 배당 수준도 주요국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다. 금융위원회가 2014~2023년 상장사를 대상으로 집계한 최근 10년 평균 배당성향은 한국이 26.0%였다. 주요국을 보면 ▲영국 129.4% ▲대만 55.0% ▲미국 42.4% ▲인도 38.5% ▲일본 36.0% ▲중국 31.3%로 모두 한국보다 높았다. 2025년 코스피 밸류업 공시기업의 배당성향이 30.5%로 높아졌지만 여전히 중국의 장기 평균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분석이다.안유미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시장 전체적으로는 코스피만큼 코스닥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등을 통한 적극적인 밸류업 동참이 아직 본격화되지 않았다”며 “성장성 위주의 저평가된 코스닥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시장 특성에 최적화된 공시 유인 방안과 맞춤형 인센티브 지원책 마련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2026.09.21 07:00

3분 소요
남는 것 없어도 일단 달린다…마트·슈퍼 ‘퀵커머스’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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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 등 오프라인 유통사들이 낮은 수익성에도 퀵커머스 시장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성장세가 가파른 신규 시장을 조기에 선점하는 것이 기업의 향후 10년을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학계에서는 당장의 수익성보다 미래를 위해 시장 점유율을 최대한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수익성 낮아도 밀어붙인다대형마트와 SSM 입장에서 퀵커머스는 수익성이 낮은 사업이다. 기존 사업보다 지출해야 하는 고정비가 많기 때문이다. 오프라인 소매 유통업의 매출총이익률은 보통 25% 수준을 맴돈다. 가령 소비자가 장바구니에 3만원어치 물건을 담았다고 하면, 마트는 원가를 제외한 7500원을 남긴다는 얘기다. 여기에서 매장 임대료, 인건비 등의 고정비를 제외하면 영업이익이다.이런 구조에서 퀵커머스 사업은 피킹·패킹(상품을 진열대에서 꺼내 담고 포장하는 일) 비용과 중개 수수료, 배달대행료 등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오프라인 유통사의 건당 퀵커머스 수익률을 5% 내외로 추정한다.대형마트 업계 관계자는 “기본적인 유통 마진을 수수료, 인건비로 모두 갉아먹는 구조”라며 “여기에 할인 쿠폰 등 혜택을 붙이면 마이너스가 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이어 “그럼에도 서비스를 계속하는 것은 성장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며 “최근 유통사들의 퀵커머스 관련 실적을 보면 시장의 성장세를 명확히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실제로 주요 대형마트·SSM의 퀵커머스 매출은 올해 상반기 일제히 오름세를 기록했다. 이마트는 관련 매출이 100%, 이마트 에브리데이는 52.2% 증가했다. 같은 기간 GS더프레시의 퀵커머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1.9% 늘었다.당분간 대형마트와 SSM 등은 퀵커머스 서비스 지역 확장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마트는 현재 SSG닷컴,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등에 260여개 점포를 입점시킨 상태다. 연말까지 SSG닷컴 등 이커머스 플랫폼 내 입점 점포 수를 더 늘릴 계획이다. 롯데슈퍼, GS더프레시 등 SSM도 서비스 확대를 모색 중이다. 플랫폼 공세 버텨야지금까지의 상황만 보면 대형마트·SSM 등 오프라인 유통사들은 퀵커머스 시장에 빠르게 안착하는 모습이다. 다만 앞으로의 전망도 낙관적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 퀵커머스 시장에서 지속 생존하기 위해서는 배달의민족과 컬리, 쿠팡 등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기 때문이다.관련 시장이 커지면서 이커머스 플랫폼들의 움직임도 공격적으로 변하고 있다. 배달의민족은 B마트, 컬리는 컬리나우의 상품 카테고리와 서비스 지역 등을 지속해서 확장하고 있다.이들의 성장세도 대형마트·SSM 등 오프라인 유통사 못지않게 가파르다. B마트의 올해 상반기 누적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늘었다. 올해만 퀵커머스 서비스 지역 2곳(서초, 송파)을 늘린 컬리나우는 지난 6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배 증가했다.오프라인에 이어 이커머스 플랫폼들의 퀵커머스 실적까지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쿠팡도 관련 사업을 만지작거리고 있다. 아직 공식 서비스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쿠팡은 현재 제주 등 한정된 지역에서 쿠팡나우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이커머스 플랫폼의 퀵커머스에 대한 관심은 대형마트·SSM 등 오프라인 유통사에게 악재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오프라인 유통사가 이커머스 플랫폼과 경쟁 불가능한 상황은 아니다. 오프라인 유통사에게는 전국 점포를 도심형 물류센터(MFC)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확장성 측면에서 이커머스 플랫폼보다 우위에 있다는 것이다.배달의민족이 2019년 B마트를 선보이며 퀵커머스 시장에 가장 먼저 진입했지만, 이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하지 못한 배경에는 MFC 구축의 한계가 자리하고 있다. 현재 배달의민족은 서울 및 수도권, 대구, 광주, 부산 등 주요 거점에 80여개의 MFC를 운영 중이다.전문가들은 대형마트·SSM 등 오프라인 유통사가 퀵커머스 시장에서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예상한다. 이를 위해서는 당장의 수익성을 포기해야 한다고 조언한다.이종우 남서울대 유통마케팅학과 교수는 “플랫폼 사업의 핵심은 누가 먼저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많이 확보하느냐”라며 “이를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가 로켓배송으로 유통 시장을 장악한 쿠팡”이라고 말했다.그러면서 “플랫폼 종속은 시장 안정화 이후의 문제가 될 수 있겠다”며 “그러나 지금은 배달의민족, 쿠팡, 네이버 등적군과 아군을 가릴 것 없이 다양한 협업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 기존의 정책을 고수해 오프라인 유통사들이 계속 수익성만 챙기려고 하면 과거 실패를 반복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6.09.2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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