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일반
'노태우 비자금' 첫 강제수사, 최태원·노소영 이혼 재상고심에 영향 미치나
- 검찰 21일 김옥숙 여사 연희택 사적 압수수색
2024년 노 전 대통령 일가 고발 이후 첫 강제수사
대법원 앞서 "비자금 재산 분할 대상 아냐"
[이코노미스트 김두용 기자] 검찰이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300억원’에 대한 첫 강제수사가 나섰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트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으로 공개된 비자금인 만큼 재상고로 대법원의 판단을 다시 받게 된 이혼소송 결과에도 영향을 미칠 것인지 관심이 쏠린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범죄수익환수부는 이날 노 전 대통령 일가의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과 조세포탈 혐의 등과 관련해 배우자 김옥숙 여사가 머무는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사저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 아들인 노재헌 주중한국대사가 각각 이사장과 상임이사로 있는 동아시아문화재단과 '보통사람들의시대 노태우센터'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했다.
이어 노 전 대통령 일가에 차명계좌를 제공했다고 지목된 당시 비서관들의 자택도 압수수색해 관련 자료 확보를 시도하고 있다.
이번 압수수색은 2024년 5·18 재단 등이 노 전 대통령 일가와 최태원 회장을 범죄수익은닉과 조세포탈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뒤 이뤄진 첫 강제수사다. 검찰은 김옥숙 여사 측에 자금 흐름에 대한 소명을 요구하고 노 전 대통령 일가의 금융계좌 자료를 확보해 자금 흐름을 쫓아왔다.
일단 증거 확보에 집중해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 300억원이 뇌물인지 명확히 밝히는 한편 공소시효가 만료되지 않은 범죄수익 은닉 정황을 입증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김옥숙 여사의 경우 91세의 고령이어서 사실관계 확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자금 300억원은 최 회장과 노 관장 이혼소송 과정에서 처음으로 알려졌다. 노 관장 측은 2023년 이혼소송 항소심에서 모친 김옥숙 여사가 보관하던 1991년 선경건설(SK에코플랜트 전신) 명의 약속어음과 '선경 300억' 메모를 증거로 제출했다.
노 관장 측은 1991년 노 전 대통령이 비자금 300억원을 건네는 대신 최 전 회장은 담보로 선경건설 명의 어음을 전달했고, 이 돈이 태평양증권 인수나 선경그룹의 경영활동에 사용됐다는 주장을 펼쳤다.
반면 최 회장 측은 노 전 대통령 퇴임 후 활동비를 요구하면 주겠다는 약속이었을 뿐 비자금을 받은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번 ‘비자금 300억원’ 강제수사가 대법원으로 다시 넘어간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소송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대법원에서 비자금은 불법 자금이어서 재산 분할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피고(노 관장)의 부친 노태우가 원고(최 회장)의 부친 최종현에게 300억원 정도의 금전을 지원했다고 보더라도, 이 돈의 출처는 노태우가 대통령으로 재직하는 동안 수령한 뇌물로 보인다”면서 “선량한 풍속 그 밖의 사회질서에 반하고 반사회성·반윤리성·반도덕성이 현저해 법의 보호영역 밖에 있다.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에서의 기여를 포함해 어떠한 형태로든 보호받을 가치가 없다”고 판단했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이런 대법원 판결 취지에 따라 최 회장의 SK㈜ 주식을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해 분할액을 9440억원으로 정했다. 주식 가치는 이혼소송의 사실심인 항소심 변론이 종결된 2024년 4월을 기준으로 산정했다. 그리고 주가가 급등한 사정을 재산분할 비율에 반영했다.
이에 이번 재상고심에서는 새롭게 다툴 법리적 쟁점이 많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만약 특별한 쟁점이 없다면 대법원이 본안 심리 없이 심리불속행으로 재상고를 기각해 4개월 안에 결론을 낼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한편 ‘비자금 300억원’의 강제수사는 ‘비자금 국고 환수’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지난 20일 당사자가 사망해도 불법 재산을 몰수할 수 있도록 ‘독립몰수제’를 규정한 범죄수익은닉규제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 법안은 내란 등 직무상 지위를 이용한 뇌물·횡령·배임 범죄를 몰수 대상에 적시해 노 전 대통령 일가를 겨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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