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500만원이 수십억 껑충” 전원주 재테크엔 남들과 다른 6가지 습관 분석해보니
- 첫 종잣돈은 약 500만원
2만원대 산 하이닉스 160만원대로
15년 버틴 장기투자의 힘
신촌 상가는 급매 노리고, 금은 조금씩
“쓰고 남은 돈이 아니라 먼저 투자하라”
[이코노미스트 서지영 기자]'전원버핏'이란 별칭을 가진 배우 전원주의 재테크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2011년 주당 2만원대에 산 SK하이닉스 주가가 최근 160만원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매입가와 최근 주가만 단순 비교하면 15년 만에 80배 이상 오른 셈이다. 전문가들은 전원주의 재테크를 ‘하이닉스 대박’으로만 설명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전원주의 첫 주식 투자금은 약 500만원이었고, 이후 꾸준히 주식·부동산·금으로 자산을 나누며 재테크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이코노미스트가]살펴본 40년에 걸친 전원주의 재테크 원칙은 의외로 단순했다. 번 돈을 쓰고 남은 돈을 투자한 게 아니라, 먼저 자산으로 옮기고 남은 돈으로 살았다. 좋은 자산을 골랐다면 오래 기다렸고, 새로 번 돈은 다시 자산으로 바꿨다.
종잣돈부터 만들어라
전원주는 1987년 약 500만원으로 주식 투자를 시작했다. 당시 월급이 많지 않았지만 돈을 아껴 투자금을 마련했다. 증권사와 부동산을 직접 찾아다니며 투자처도 알아봤다. 투자할 돈이 생기기를 기다리지 않고 소비를 줄여 투자금을 먼저 만들었다.
절약 습관은 자산가가 된 뒤에도 이어졌다. “티끌 모아 태산”이라면서 저축상을 받아 청와대에 초청받은 일화부터, 겨울에도 보일러를 거의 켜지 않고 두꺼운 옷을 입고 생활하는 것 까지 삶이 절약 그 자체였다. 가족 셋이 카페에 가도 음료 한 잔만 주문하거나, 도시가스 요금은 1370원에 그치는 등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아꼈다. 전원주의 재테크는 높은 수익률보다 소득에서 투자금으로 떼어놓는 습관에서 시작됐다.
첫 투자금은 클 필요가 없다. 50만원이든 100만원이든 투자금을 따로 확보하고 소득이 늘면 투자액도 함께 늘리면 된다. 단, 투자금은 여윳돈이어야 한다. 당장 필요한 생활비까지 투자하면 시장이 떨어졌을 때 버티기 어렵다.
종잣돈을 계속 키운다
‘500만원으로 수십억원을 만들었다’고 설명하기는 어렵다. 투자 이후에도 새로운 소득이 들어올 때마다 투자 원금을 늘렸기 때문이다. 전원주는 1998년 국제전화 광고 출연료 5000만원을 주식에 투자했고, 이후 약 1억8000만원으로 불렸다고 밝혔다. 핵심은 투자할 원금을 계속 늘렸다는 점이다. 월급이나 광고료 등 소득이 생길 때마다 일부를 자산으로 옮겼다. 종잣돈은 한 번 모으는 돈이 아니라 계속 불려가는 투자 원금이었다.
산 뒤에는 기다린다
중요한 것은 수익률보다 보유 기간이다. 좋은 기업이라고 판단한 주식을 수년, 수십년 단위로 가져갔다. 전원주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가 SK하이닉스다. 2011년 무렵 주당 2만원대에 매입한 뒤 오랜 기간 보유했다. 반도체 업황에 따라 주가가 크게 출렁이는 동안에도 팔지 않았다. 전원주는 최근 자신의 투자법을 설명하며 “주식을 사고 나서는 잘 안 들여다본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아무 주식이나 사놓고 잊는 방식은 아니다. 전원주는 투자할 기업을 직접 찾아가고 경영진을 살펴보는 등 매입 단계에서는 공을 들였다. 사기 전에는 꼼꼼하게 보고, 산 뒤에는 단기 등락에 흔들리지 않는 것. 다만 SK하이닉스의 정확한 투자 수익률은 확인하기 어렵다. 매입 시점과 가격, 보유 주식 수가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언론에서 나오는 ‘9000%’ 등의 수치는 특정 시점을 적용한 추정치다.
자산을 나눠 담아라
전원주는 주식뿐 아니라 금과 부동산에도 투자했다. 금 보유액만 10억원에 이른다고 밝힌 적이 있다. 금도 한꺼번에 사기보다 조금씩 모았다. 여러 종목에 돈을 쪼개 넣는 방식이 아닌, 주식·부동산·금처럼 성격이 다른 자산에 돈을 나누는 방식이다.
이런 경우 자산이 커질수록 수익률만큼 중요한 것이 손실을 견딜 수 있다. 한 자산이 흔들려도 전체 재산이 무너지지 않도록 자산의 성격을 나누면서 수십억 자산가에 올라섰다.
부동산은 급매를 찾는다
전원주의 부동산 투자도 성공했다. 독특한 점은 사고 싶은 지역을 정한 뒤 정보를 모으고, 가격이 낮아진 매물이 나올 때까지 기다린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신촌·이대 인근 상가다. 전원주는 고(故) 배우 여운계와 함께 부동산을 보러 다녔고, 중개업자들에게 급매물이 나오면 연락해달라고 요청했다. 이후 신촌 이대 앞 건물을 공동 매입했다.
자산이 늘어도 소비를 늘리지 않는다
전원주의 재테크에서 가장 따라 하기 어렵지만 현실적인 원칙이다. 소득과 자산이 늘면 소비도 함께 늘기 쉽다. 더 좋은 집과 차, 여행 등에 돈을 쓰면 투자할 현금은 줄어든다. 그러나 전원주는 자산 규모가 커진 뒤에도 생활비를 줄이는 습관을 유지했다. 절약은 가난할 때만 필요한 습관이 아니다. 자산가가 된 뒤에도 투자 원금을 만들어내는 장치가 될 수 있다.
월급이 들어온 뒤 생활비를 쓰고 남은 돈을 투자하는 대신 투자할 금액을 먼저 떼어놓고 남은 돈으로 생활하는 구조를 만드는 게 출발점이다. 전원주는 종잣돈은 절약으로 만들고, 자산은 나눠 사고, 수익은 시간으로 키웠다.
시중은행 PB는 “전원주의 재테크에서 배울 것은 하이닉스라는 종목이 아니라 투자 원금을 계속 만들어내는 구조”라며 “소득이 늘어도 소비를 함께 늘리지 않고 투자금을 키운 것이 장기간 자산을 불린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반 투자자도 큰돈을 한 번에 투자하기보다 매달 일정 금액을 먼저 투자하고, 주식·채권·금 등 자산을 나눠 장기적으로 가져가는 전략을 고려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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