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일반
'3일간 20%' SK이노, 나홀로 급등 이유는 '금쪽이' SK온의 변신
- 1일 증시 보합장에도 7.81% 상승
SK온 북미 LFP ESS 1.5조 규모 계약 영향
트럼프 행정부 국가비상사태 선언도 호재
중국산 규제 강화에 한국 이차전지 반사이익 기대
[이코노미스트 김두용 기자] SK이노베이션이 SKIET 합병 이슈를 딛고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나홀로 독주하는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3거래일 동안 주가가 약 20% 급등하는 등 북미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주 호재로 주목받고 있다.
1일 SK이노베이션은 코스피 보합 흐름 속에서도 7.81%(9800원) 오른 13만5300원에 장을 마쳤다. 전날 7.36%와 28일 4.38% 상승을 더하면 3거래일 동안 19.55% 급등했다. 지난 27일 0.72% 상승 폭까지 더하면 20% 이상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달 26일 SKIET 합병 이슈로 11.04% 폭락했던 주가를 단숨에 만회하는 등 최근에는 ‘삼전닉스’보다 더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자회사 SK온의 대규모 ESS 공급계약이 SK이노베이션의 주가 반등을 이끌어낸 호재로 작용했다. SK온은 지난달 31일 미국 ESS 업체 네오볼타와 총 9GWh(기가와트시) 규모의 리튬인산철(LFP) 기반 ESS용 배터리 셀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1조5000억원 규모의 계약으로 추산된다.
이와 별도로 네오볼타 파워와 9GWh 규모의 추가 협력 계약도 추진하고 있다. 추가 계약까지 성사되면 양사의 협력 규모는 총 18GWh로 확대될 전망이다. SK온은 이 물량을 미국 조지아주 공장에서 생산해 2027년부터 2031년까지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SS 후발주자인 SK온은 미국에서 첫 대규모 LFP ESS용 배터리 수주 계약으로 상징적인 행보를 알렸다. 올해 글로벌 ESS 시장에서 수주 목표 달성에도 청신호를 밝히고 있다. SK온은 올해 20GWh 이상 수주를 목표로 삼고 있다. 네오볼타와 계약으로 SK온은 수주의 절반 가량을 달성했다.
SK온 관계자는 “복수의 미국 현지 고객사와 총 10GWh 이상 규모의 ESS 공급 계약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반기 수주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네오볼타와의 계약으로 좋은 레퍼런스를 만들었기에 다른 업체와의 계약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유진 iM증권 연구원은 “이번 계약은 후발업체인 SK온에도 공급 기회가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미국에서 중국산 제품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 요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대형 전력망(Bulk-Power System)에 대한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하며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국제긴급경제권한법(IEEPA)과 국가비상사태법을 근거로 내린 조치이고, AI 데이터센터 확대로 급증하는 전력 수요 속에서 핵심 인프라의 안보 위협을 차단하기 위해 단행됐다.
규제에 따라 중국 등 적대국 또는 우려 국가 기업이 제조, 조달, 제어하는 변압기·배터리저장장치(BESS) 등 설비 구매와 수입 등이 전면 제한된다. 하드웨이는 물론이고 제어 소프트웨어, 펌웨어, 디지털 서비스 및 원격 접속 권한까지 규제 대상에 포함됐다. 행정명령 발효일 이후 신규 거래뿐 아니라 이미 설치된 우려 국가산 장비에 대해서도 미국 에너지부가 격리, 모니터링 강화, 네트워크 연결 차단 또는 철거·교체 명령을 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
미국 입장에서는 AI 데이터센터 폭증으로 대형 전력 인프라 수요가 급증한 상황에서 중국 등 특정 국가에 대한 기술 및 설비 의존도를 낮추고 자국 내 공급망을 재편하겠다는 계산이다. 중국산 장비가 배제된다면 한국의 이차전지 기업들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같은 정책의 영향으로 최근 SK이노베이션을 비롯해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등 배터리 업체들의 주가가 반등하고 있다. 양극재 생산업체인 엘앤에프의 상승 곡선도 가파르다.
이중 SK이노베이션이 주목을 끄는 건 ‘아픈 손가락’이었던 SK온의 변신 때문이다. SK온은 지난해 9월 재생에너지 기업 플랫아이언과 1GWh 규모의 LFP ESS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은 뒤 이번에 9GWh의 대규모 수주 계약을 체결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정체)으로 고전하고 있지만 ESS 시장에서 돌파구를 마련하며 포트폴리오 확대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SK온은 현대차·기아의 ‘배터리 셀’ 기술 내재화 전략에 한때 긴장하기도 했다. 현대차·기아가 SK온의 매출 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대차는 ‘기술 내재화’에도 배터리를 직접 생산하진 않는다는 입장이라 배터리 업체와 파트너 관계를 계속해서 이어갈 전망이다.
SK온은 올해 2분기에 역대 최대 규모의 깜짝 실적을 내놓기도 했다. 올해 2분기에 8218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둬, 올해 상반기 전체 472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SK온이 2021년 창사 이래 첫 연간 흑자를 달성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SK온은 2분기에 증권가의 전망치를 뒤집고 8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발표하며 K배터리 3사 중 실적 1위를 차지했다. 지난 1분기 3492억원 적자와 비교하면 무려 영업이익이 1조1710억원이나 개선됐다. SK이노베이션도 SK온의 흑자 전환으로 인한 실적 개선으로 올해 2분기 매출 29조1572억원, 영업이익 3조4873억원을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의 ‘금쪽이’이었던 SK온이 ‘깜짝 복덩이’가 된 셈이다.
특히 SK온은 올해 실적 턴어라운드를 겨냥하고 있다.
SK온은 2분기 콘퍼런스콜에서 "배터리 사업의 턴어라운드는 구조적 원가 절감을 중심으로 가시적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전방위적인 비용 절감 과제 발굴과 실행, 수익성 개선 등을 통해 하반기에는 더욱 뚜렷한 성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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