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일은 열심히 하는데" 이재명 지지율이 추락하는 이유
- [EDITOR's LETTER]
반도체 호황이지만 국민 살림살이는 더 팍팍해져
지지율 반등 열쇠는 성장률 아닌 일자리·집값·체감경기
이 대통령의 질문과 지시가 수시로 올라오고 장관들의 답변과 보고가 이어진다. 이 대통령은 궁금한 게 생기면 수시로 확인하고, 문제가 보이면 대책을 주문한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날아드는 대통령의 텔레그램 메시지에 긴장을 늦출 틈이 없다는 하소연마저 들린다.
이 대통령은 “공직자 한 시간은 5000만 시간”이라는 취지의 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공직자들이 얼마나 부지런히 일하느냐에 따라 국민의 삶이 달라진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렇게 열심히 일하는 대통령 지지율은 지난 3월 65%에서 8월 셋째 주 45%로 떨어졌다. 5개월 새 20%포인트가 빠졌다. 한국갤럽 조사 결과다.
왜일까. 정치는 접어두고 경제만 보자.
나라 경제만 보면 나쁘지 않다. 올해 1분기 실질 GDP는 전년 동기보다 3.8% 성장했다. 6월 수출은 1022억5000만달러로 전년 동월보다 70.9% 늘어 사상 처음 1000억달러를 넘어섰다. 반도체 수출은 199.5% 급증했다.
이처럼 반도체를 앞세운 수출 호황이 성장을 이끌고 있지만 국민이 느끼는 체감 경기는 다르다.
7월 전체 고용률은 63.3%로 1년 전보다 0.1%포인트 떨어졌다. 특히 청년 고용률이 44.2%로 1.6%포인트 급락하면서청년 실업률은 6.8%로 1.3%포인트 뛰었다. 제조업 취업자는 6만8000명 줄었다.
정부가 대출을 조이고 규제를 강화했지만 집값 오름세는 여전하다. 서울 아파트값은 8월 넷째 주에도 0.29% 올라 81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중랑·성북·강북·도봉·노원·서대문 등에서는 한 주 상승률이 0.5%를 웃돌았다.
가계부채 또한 위험수위다. 2분기 말 가계신용 잔액은 2019조8000억원으로 석 달 만에 25조9000억원 늘었다.
이런 상황에서 금리 부담마저 커졌다. 한국은행은 지난 27일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3.00%로 0.25%포인트 올렸다. 지난 7월에 이어 두 달 연속 인상이다.
경제는 성장하는데 일자리는 줄고, 소득은 제자리인데 집값과 대출이자는 함께 오르는 역설적 상황이다.
이 간극을 좁히지 못하면 대통령 지지율 반등은 요원하다.
정부가 반도체 수출 호황으로 늘어난 세수 여력을 활용해 내수부양에 나서기로 했다. 방향은 맞다.
문제는 돈을 어떻게 쓰느냐다.
내수부양을 위해서는 자영업자의 임대료·이자·사회보험료 부담을 덜고, 저소득층과 취약계층에 지원을 집중해 돈이 실제 소비로 이어지게 해야 한다.
반도체와 자동차 같은 기간산업, AI·바이오 등 미래산업은 과감하게, 파격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대신 조건을 달아야 한다. 세액공제와 정책금융을 받은 만큼 국내에 공장을 짓고 연구개발(R&D)에 투자하고 일자리를 만들도록 해야 한다.
기업 지원을 투자와 고용을 유도하는 수단으로 활용해 수출 호황의 과실이 대기업에서 멈추지 않고 협력업체와 지역경제, 근로자 소득으로 흘러가게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다.
그리고 결국 사람이다.
청년 채용을 늘린 기업에 보조금을 주는 데 그칠 게 아니라 대학과 기업을 연결해 산업이 필요한 인재를 직접 키우고, AI와 자동화로 사라지는 일자리의 근로자가 새로운 산업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재교육을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
가야 할 방향은 분명하다. 문제는 실행할 의지와 성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릴 인내다.
대통령 지지율은 성적표와 닮았다. 노력했다고 점수를 주지 않는다. 결과가 점수를 결정한다. 다만 노력없이는 좋은 결과도 없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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