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마트 쉬는 날엔 쿠팡 켰다...소비자 10명 중 6명 “전통시장 안 가”
- [김빠진 새벽배송]②
의무휴업 반대 50.1%…찬성보다 17%p 높아
대형마트 최근 5년 연평균 4.2% 역성장…온라인은 10.1% 성장
마트 쉬어도 전통시장 안 간다
이코노미스트가 엘림넷의 온라인 설문 플랫폼 나우앤서베이에 의뢰해 성인남녀 347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 대형마트 의무휴업을 반대한다는 응답자는 전체의 50.1%로 찬성(33.1%)보다 17%포인트(P) 더 많았다.
대형마트 의무휴업을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쇼핑 편의성 저하였다. 대형마트 의무휴업을 반대한다고 밝힌 응답자(174명)의 48.9%는 대형마트 의무휴업으로 장보기가 불편해졌다고 했다. 10.9%는 주변 임대 매장의 이용까지 어려워졌다고 답했다. 소상공인 보호 효과가 부족해 정책 실효성이 의문이라는 의견은 39.7%로 집계됐다.
정부가 유통산업발전법을 개정해 대형마트의 월 2회 휴업을 의무화한 것은 소상공인 보호를 위함이다. 당시 정치권에서는 대형마트 의무휴업 시 소비자들이 지역시장 또는 동네마트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했다.
물론 과거에는 대형마트 의무휴업이 전통시장, 동네마트 소비 활성화로 이어졌을 수 있다. 하지만 현재는 대형마트 의무휴업이 소상공인들의 매출 증대로 오롯이 이어진다고 보기 어렵다.
단적인 예가 이번 설문 조사 결과다. 조사에 참여한 347명의 응답자 중 36.6%는 대형마트 의무휴업 시 쿠팡 등 온라인 쇼핑을 이용한다고 답했다. 32%는 의무휴업일 전후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본다고 했다. 국민 10명 중 6명 이상은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에도 전통시장을 대체 쇼핑 장소로 선택하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소비자들은 10년 넘게 이어진 대형마트 의무휴업에 대한 제도적 변화를 원하고 있다. 이번 설문에 참여한 전체 응답자의 50.7%는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에 찬성했다. 16.7%는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현행 일요일에서 평일로 변경하면 좋겠다고 답했다. 국민 10명 중 6명 이상이 현행 제도에 불만을 품고 있다는 얘기다.
학계에서는 오래전부터 대형마트에 대한 의무휴업 규제를 손봐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한 보고서를 통해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의 평일 전환에 대해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제언하기도 했다.
해당 보고서를 작성한 이진국 선임연구위원은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전환했을 때 대형마트 매출이 지역별로 최소 2.8%에서 최대 7.9%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로 인한 소상공인의 매출 감소를 뒷받침하는 일관된 결과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원은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의 평일 전환에 대해 “주말 장보기 수요에 대한 제약을 완화해 소비자 선택권을 확보하고 인근 상권 내 다양한 업태로의 파급 효과를 유발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이런 이유로 대형마트 업계는 당정(정부·여당)에 공정한 시장 경쟁이 가능한 운동장을 만들어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2012년 개정된 유통산업발전법을 다시 한번 손봐야 한다. 대형마트들이 한국체인스토어협회를 통해 규제 완화라는 한목소리를 내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규제 완화의 효과를 떠나 기울어진 운동장의 균형이라도 맞췄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며 “이커머스 플랫폼과 동일한 운동장에서 공정하게 경쟁하고 싶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유통산업발전법이 대형마트 성장의 발목을 잡았다는 것은 부정하기 힘들다. 관련 통계만 봐도 알 수 있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대형마트 매출은 2012년 이후 수년간 매년 2~3%씩 감소했다.
현재 상황은 더 좋지 않다. 최근 5년(2021~2025년)간 대형마트 연평균 성장률은 마이너스(-) 4.2%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온라인은 10.1% 성장했다.
또한 유통업계 전체 매출에서 온라인 쇼핑이 차지하는 비중은 현재 60%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시대적 흐름에 발맞춰 대형마트 의무휴업 규제를 조속히 손봐야 한다고 촉구한다.
이종우 남서울대 유통마케팅학과 교수는 “과거와 달리 유통업계 소비의 중심축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완전히 쏠리고 있다”며 “이런 이유로 대형마트 의무휴업 완전 폐지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일반적으로 대형마트의 일요일 매출은 평일 대비 3~5배까지 늘어난다”며 “대형마트는 의무휴업에 의해 심각한 매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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