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일반
'소각 의무' 자기주식 비중 1위 '롯데→SK'로 바뀐 이유는
- 총수 지분 보유 상장사 대상, 공정위 현황 조사
SK 자기주식 지분 24.6% 1위, 태광산업 24.4% 2위
[이코노미스트 김두용 기자] SK가 총수 일가가 지분을 보유한 상장사 중 자기주식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금융당국의 ‘자기주식 소각’ 가이드라인이 나온 이후 집계 결과라 관심을 끌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3일 공개한 ‘2026 공시대상기업집단 주식 소유 현황’에 따르면 자기주식이 있는 회사는 87개 기업집단 소속 425개사로 집계됐다. 분석 대상은 올해 자산 5조원 이상의 공시집단으로 지정된 102개 기업집단 가운데 총수(동일인)가 있는 89개 기업집단 소속 회사 3293개사다.
최근 자기주식 보유와 관련한 주주와 시장감시가 강화되면서 총수가 있는 기업집단 소속 회사들이 보유한 평균 자기주식 비중은 1.9%로, 1년 전보다 0.5%포인트 축소됐다. 총수 일가가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 중 자기주식 비중이 높은 상장사는 SK로 24.6%를 기록했다. 이어 태광산업 24.4%, 롯데지주 23.6% 순으로 나타났다.
2025년에는 롯데지주의 자기주식 비중이 가장 높았지만 순위가 뒤바뀌었다. 자기주식 비중이 32.3%였던 롯데는 올해 조사에서 23.6%로 낮아졌다. 롯데지주는 2025년 6월 전체 발행주식의 5%에 해당하는 보통주 524만5461주, 1477억원 규모를 시간외 대량매매로 처분한 바 있다. 당시 재무구조 개선과 투자 재원 확보 목적으로 처분이 이뤄졌다.
롯데와는 달리 SK와 태광산업의 경우 2025년 대비 자기주식의 지분 변동이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면서 1, 2위 자리가 바뀌게 됐다.
상장사의 자기주식 비중은 주주들의 관심 대상이다. 주주가치 개선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지난 3월부터 시행된 상법 개정에 따르면 자기주식은 원칙적으로 취득 후 1년 안에 소각해야 한다. 다만 법 시행 이전 취득한 자기주식의 경우 시행일부터 1년 6개월 내 처분해야 한다.
올해 3월에 시행됐으니 기존 자기주식의 경우 2027년 9월까지만 처분하면 되는 구조다. 금융당국은 자기주식을 지배력 강화 및 우호지분 확보 수단으로 활용하는 관행을 막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며 상법을 개정한 바 있다.
당국의 이 같은 방침에 따라 SK도 대규모 자기주식 소각 일정을 공시했다. SK는 발행주식 수의 약 20.3%에 달하는 물량을 2027년 1월 4일까지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약 4조8000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소각 공시가 발표된 후 SK의 주가는 급등세를 보인 바 있다.
태광산업도 자기주식 보유와 처분 계획을 2027년 정기 주주총회 승인 안건으로 올린다는 방침이다.
공정위 조사 결과, 하이브와 토스의 소속 회사는 자기주식을 보유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자기주식을 반드시 모두 소각해야 하는 건 아니다. 임직원 보상이나 경영상 목적 등으로 자기주식 활용이 필요한 경우 주주총회의 승인을 받으면 예외가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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