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일반
중동 악재 vs AI 훈풍... 갈림길 선 롤러코스피, 10일 0.25% 내린 7033.92 마감
- 장중 6900선까지 밀렸다가 하락 폭 축소
브렌트유 배럴당 100달러 돌파...지정학적 리스크↑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 9월 들어 3.4% 상승...3대 뉴욕지수는 하락
[이코노미스트 이병희 기자] 인공지능(AI)·반도체 시장 성장 낙관론과 국제유가 상승 등 글로벌 악재 속에 코스피가 7000선 안착을 위해 힘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다.
10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17.72포인트(0.25%) 내린 7033.92를 기록하며 7000선을 지켜냈다. 전날 7051.64로 마무리하며 ‘7000피’ 고지를 넘었던 코스피는 이날 장중 6900선까지 내주며 2% 넘게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가 가까스로 방어에 성공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코스피가 다시 9000선을 향해 달음질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AI의 발전과 반도체 산업 성장 기대감에 뉴욕증시에서도 반도체 관련주가 상승세를 기록 중이기 때문이다.
이달 들어 미국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약 3.4% 상승했다. 지난 1일을 제외하면 2일부터 9일까지 5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이런 흐름이 국내에서도 이어질 경우 코스피 상승이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내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유가증권시장에서 차지하는 시가총액 비중이 50%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한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사이클 기간이 과소평가되고 있다”며 코스피가 1만2000까지 갈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티모시 모 골드만삭스 아시아태평양 수석 주식 전략가는 7일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는 실적 달성 가능성에 기반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데이터센터 경쟁이 초래한 메모리 공급 부족이 내년에 더 심화할 것”이라고도 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9월 상승률은 삼성전자가 약 4.26%, SK하이닉스가 12%에 달했다.
문제는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 이후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감이 증폭하면서 국제유가가 치솟아 글로벌 증시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AI·반도체 산업의 성장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지속되는 중동 전쟁과 이로 인한 불안감이 글로벌 증시를 무겁게 짓누르는 것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 9월 들어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상승하는 동안 뉴욕증시는 일제히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1.51% 내렸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44%,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0.64% 하락했다. 반도체 관련주를 제외한 대부분의 주요 종목이 힘을 쓰지 못한 것이다.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과 이란 간 무력 충돌이 격화하면서 국제유가는 3% 넘게 급등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3.29달러 오른 배럴당 101.21달러에 거래됐다. 종가가 100달러를 웃돈 것도 지난 7월 23일 이후 처음이다.
단 스트라위번 골드만삭스 글로벌 원자재 리서치 공동책임자는 미국 경제매체인 CNBC와의 인터뷰에서 유가가 배럴당 120달러를 넘어 급등할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제유가와 AI·반도체 기대감의 힘겨루기에서 누가 승기를 잡느냐에 따라 코스피 등락의 방향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중장기적으로는 반도체 성장을 기대할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 중동 상황과 유가가 증시에 강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갈피를 잡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전날 나스닥 시장에서 SK하이닉스미국예탁증서(ADR) 7.05% 오른 반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0.19%, 0.16% 하락했다.
안소은 KB증권 연구원은 10일 보고서를 통해 “시장에서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이란이 보다 압박 수위를 높일 가능성이 커 지정학적 혼란이 이어질 수 있음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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