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고향집 가면 부모님 통장부터 보세요”…추석 맞아 ‘금융 검진’ 해볼까
- 휴면예금·보험금부터 자동이체·고금리 대출까지 한 번에 점검
상반기 휴면예금 등 2058억원 지급…63.9% 비대면 채널 이용
[이코노미스트 이용우 기자] #직장인 A씨는 지난해 추석 고향집에서 부모님과 대화를 나누던 중 오래된 통장이 여러 개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혹시 남아 있는 돈이 있을지 몰라 부모님 명의로 ‘어카운트인포’ 앱에 접속해 계좌를 조회해보니, 10년 가까이 거래하지 않은 은행 계좌 두 곳에서 40여만원을 찾을 수 있었다. A씨는 부모님의 동의를 받아 해당 예금을 현재 사용 중인 계좌로 옮기고, 불필요하게 유지되던 계좌들도 함께 정리했다.
추석 명절에는 부모님의 건강뿐 아니라 금융생활도 함께 살펴보는 ‘금융 검진’을 해보는 것이 좋다. 여러 금융회사에 흩어진 예금과 보험금을 찾고 불필요한 자동이체를 정리하는 일만으로도 새는 돈을 막을 수 있어서다.
앱으로 한눈에 확인하는 휴면계좌·잠자는 예금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은 계좌다. 금융결제원의 ‘어카운트인포’를 이용하면 은행과 제2금융권 등에 개설된 본인 명의 계좌를 한눈에 조회할 수 있다. 계좌 잔액뿐 아니라 카드와 보험·대출, 자동이체 정보도 확인할 수 있어 사용하지 않는 계좌와 정기결제를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부모님의 통장에서는 통신비와 보험료, 각종 회원비 등 오래전에 신청한 자동이체가 계속 유지되고 있지 않은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예·적금 만기 이후 낮은 금리가 적용되는 계좌에 목돈이 방치돼 있다면 금리나 우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계좌로 갈아타기를 할 수도 있다.
휴면예금은 주요 점검 대상이다. 휴면예금은 소멸시효가 완성된 예금과 보험금, 자기앞수표 등을 말한다. 오랫동안 거래하지 않아 계좌를 잊었거나 금융사를 옮기는 과정에서 남겨둔 돈, 만기가 지난 뒤 찾아가지 않은 보험금 등에서 발생한다.
서민금융진흥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금융소비자에게 지급된 휴면예금과 휴면보험금 등은 2058억원이다. 1년 전보다 25.9% 증가했다. 반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지급 건수는 총 41만4000건에 달했다.
서금원이 휴면예금 출연·지급 업무를 시작한 2008년 4월부터 올해 6월까지 소비자에게 돌려준 금액은 총 2조5408억원에 달했다. 유형별로는 ▲휴면예금 3379억원 ▲휴면보험금 7143억원 ▲휴면 자기앞수표 1조4886억원이다.
직접 금융사 영업점을 찾지 않고도 조회와 지급 신청이 가능하다. 올해 상반기 지급액의 63.9%는 ▲정부24 ▲어카운트인포 ▲내보험찾아줌 ▲금융사 및 마이데이터 애플리케이션(앱) 등 비대면 연계 채널을 통해 주인에게 돌아갔다.
휴면예금은 ‘서민금융 잇다’ 앱이나 ‘휴면예금 찾아줌’ 웹사이트에서 평일 24시간 조회하고 지급을 신청할 수 있다. 온라인 이용이 어려운 부모님은 서민금융콜센터나 금융회사 영업점,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지난 6월부터는 토스 앱에서 50만원 이하 소액 휴면예금을 조회한 뒤 토스페이머니로 전환해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찾아가지 않은 보험금도 10조3000억원
찾아가지 않은 보험금도 확인해야 한다. 지난해 말 기준 보험금 지급 사유가 발생했지만 소비자가 청구하지 않은 ‘숨은 보험금’은 약 10조3000억원에 달했다. 유형별로는 중도보험금이 7조7667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중도보험금은 보험계약이 유지되는 동안 일정한 조건을 충족하면 지급되는 돈이다. 자녀 출생·입학 축하금과 교육자금, 일정 연령 도달 시 지급되는 건강진단자금 등이 대표적이다. 계약자가 보험 가입 사실이나 지급 조건을 잊어버려 찾아가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금융위원회와 보험업계도 숨은 보험금 보유 계약자와 보험수익자의 최신 주소를 확인해 보험금 발생 사실과 청구 방법을 우편과 모바일 전자고지 등으로 안내하고 있다. 숨은 보험금은 ‘내보험찾아줌’ 누리집이나 모바일을 통해 조회하고 청구할 수 있다.
대출이 있다면 적용 금리와 상환 조건도 점검해야 한다. 소득이나 신용점수가 개선됐다면 금리인하요구권을 신청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 대환대출을 통해 이자를 줄일 수 있는지도 비교해볼 필요가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고령층은 예금이나 보험금이 흩어져 있어도 이를 기억하지 못하거나 비대면 서비스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며 “추석 연휴에 자녀가 부모님과 함께 잠자던 돈을 찾고 불필요한 금융비용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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