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일반
메리츠증권, 1년 2개월 만에 발행어음 인가…9번째 사업자 합류
- 금융위, 메리츠증권 종투사 지정·단기금융업 최종 인가
발행어음 사업자 9곳으로 확대…대형사 간 금리 경쟁 예고
2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날 정례회의를 열고 메리츠증권의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지정과 단기금융업 인가를 의결했다. 이에 따라 메리츠증권은 발행어음 사업을 위한 마지막 관문을 넘게 됐다.
발행어음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종투사가 자체 신용으로 발행하는 만기 1년 이내 금융상품이다. 증권사는 자기자본의 최대 200%까지 발행할 수 있어 대규모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주요 조달 수단으로 꼽힌다.
증권사는 발행어음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기업대출이나 회사채 인수 등 기업금융을 비롯한 다양한 자산에 투입한다. 고객에게 지급하는 금리보다 높은 수익률로 자금을 운용해 그 차이를 수익으로 가져가는 구조다. 안정적으로 자금을 끌어올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운용 성과에 따라 수익성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9개사 경쟁체제…금리·운용 경쟁 본격화
메리츠증권의 가세로 발행어음 시장은 9개 증권사가 경쟁하는 구도로 재편됐다.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에 이어 키움증권과 하나증권, 신한투자증권이 지난해 말 잇따라 시장 진입 자격을 확보했다. 삼성증권도 이달 9일 금융당국의 최종 인가를 받았다.
특히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7월 종투사 신규 지정을 신청한 증권사 가운데 마지막으로 심사를 통과했다. 시장에서는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이화전기 신주인수권부사채(BW) 관련 불공정거래 의혹 등이 심사 장기화의 배경 가운데 하나로 거론돼 왔다. 금융당국은 관련 절차를 거쳐 최종적으로 사업 인가를 결정했다.
메리츠증권이 발행어음 사업에 뛰어들면서 업계의 관심은 향후 조달 규모와 운용 전략으로 이동하고 있다. 특히 메리츠증권은 부동산금융을 비롯한 기업금융 분야에서 강점을 보여온 만큼 발행어음으로 확보한 자금을 기존 IB 사업과 어떻게 연계할지가 관건으로 꼽힌다.
증권사 간 경쟁의 무대도 넓어지고 있다.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종투사들이 발행어음을 통해 자금조달 능력을 키우는 가운데 자기자본 8조원 이상 대형사는 종합투자계좌(IMA)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이 IMA 사업자로 인가를 받으면서 대형사들의 자본 활용 경쟁이 한층 거세지는 양상이다.
발행어음 사업자가 단기간에 늘어난 점은 증권사에 기회인 동시에 부담이다. 고객 자금을 확보하려면 경쟁사보다 매력적인 금리를 제시해야 하지만 조달 비용이 높아질수록 운용 부문에서 더 높은 수익률을 내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발행어음 판매 규모 자체보다는 조달 비용을 관리하면서 안정적인 투자처를 확보하는 능력이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발행어음 사업자가 늘어나면서 앞으로는 단순히 높은 금리를 앞세워 자금을 확보하는 것만으로 차별화하기 어려워질 것”이라며 “각 증권사가 조달한 자금을 기업금융 등과 어떻게 연계하고 안정적인 수익을 만들어내느냐가 발행어음 사업의 경쟁력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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