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일반
1조원 수혈받은 우리투자증권, 첫 IPO로 홀로서기 가능할까
- [출범 2주년 우리투자증권]②
IPO 전담조직 확대·전산 인프라 구축…ECM 시장 진출 본격화
우리금융 계열사 네트워크 활용…자체 딜 발굴·상장 역량 검증 과제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우리투자증권이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첫 성과 확보에 나섰다. 우리금융그룹의 지원을 바탕으로 채권자본시장(DCM) 중심의 투자은행(IB) 사업 기반을 다져온 데 이어 주식자본시장(ECM)으로 영역을 넓히는 모습이다. 다만 IPO 부문에서는 아직 가시적인 주관 실적이 없는 만큼 첫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과 자율주행 인공지능(AI) 기업 라이드플럭스의 상장 성과가 향후 사업 경쟁력을 가늠할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우리투자증권은 첫 스팩인 ‘우리투자제1호스팩’과 라이드플럭스의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투자제1호스팩은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상태로 공모예정주식수는 650만주, 상장예정주식수는 685만주다. 최대주주는 포지티브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다.
이번 스팩 상장은 우리투자증권이 IPO 전담조직을 구축한 이후 추진하는 첫 자체 상장 실적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동안 그룹 계열사의 기업금융 네트워크를 활용해 DCM과 인수금융 분야에서 사업 기반을 확대했지만, ECM에서는 독자적인 주관 역량을 입증할 기회가 제한적이었다.
특히 DCM과 ECM은 영업 구조에서 차이가 있다. DCM은 발행사의 신용도와 채권 발행 조건, 기관투자자 수요 등을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지는 반면 IPO는 상장 기업 발굴부터 ▲기업가치 산정 ▲공모구조 설계 ▲투자자 모집까지 주관사의 역할이 광범위하다. 기업과의 장기적인 관계 구축뿐 아니라 시장 상황에 맞춰 공모 일정을 조율하고 투자 수요를 확보하는 능력도 요구된다.
스팩 IPO는 일반 기업 상장보다 기업가치 평가와 실사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지만 기관투자자 수요예측과 일반청약, 상장 이후 합병 대상 기업 발굴까지 일련의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 우리투자증권으로서는 첫 스팩 상장을 통해 자체 인수·주관 역량과 전산시스템의 안정성을 점검할 수 있는 셈이다.
우리투자증권은 IPO 사업 확대를 위해 조직과 인프라를 단계적으로 확충해 왔다. 지난해 한국투자증권 출신 박성봉 부서장을 포함한 전문인력 5명을 영입한 데 이어 올해 추가 충원을 통해 조직을 6명 규모로 확대했다. 지난해 3월 투자매매업 본인가를 취득한 이후에는 기관투자자 수요예측과 개인투자자 청약에 필요한 전산시스템 구축도 마쳤다.
다만 IPO 시장 진입 여건은 녹록지 않다. 대형 증권사들이 우량 기업의 상장 주관을 선점하고 있는 데다 중소형 증권사 간 수임 경쟁도 치열하기 때문이다. 최근 스팩 신규 상장과 합병 시장의 부진 역시 부담 요인이다. 스팩은 상장 이후 정해진 기간 내 합병 대상을 찾지 못하면 청산 절차를 밟게 되는 만큼 비상장기업 발굴 역량이 중요하다.
스팩 상장 자체가 곧바로 안정적인 수익 기반 확보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점도 과제다. 스팩 IPO를 통해 주관 실적을 쌓을 수 있지만 이후 합병을 성사시키지 못하면 추가적인 사업 확장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 합병 대상 기업의 사업성과 성장성을 검증하고 적정 기업가치를 도출하는 능력이 향후 스팩 사업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투자증권은 일반 기업의 직상장과 스팩합병을 병행하면서 상장 스팩을 1~2개 수준으로 유지한다는 전략이다. 스팩 수를 무리하게 늘리기보다 합병 가능한 기업을 발굴하고 상장 성공 사례를 축적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라이드플럭스 IPO 역시 주목된다. 자율주행 AI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라이드플럭스는 기술력과 성장성을 중심으로 기업가치를 평가받는 기업이다. 일반 스팩 상장과 달리 기술기업의 성장 가능성과 사업성, 기관투자자 수요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점에서 주관사의 역량이 중요하다. 라이드플럭스 상장에 성공할 경우 우리투자증권은 기술기업 IPO 분야에서도 첫 주관 실적을 확보하게 된다.
특히 기술기업 IPO는 현재 실적뿐 아니라 미래 성장성을 반영한 기업가치 산정이 중요하다. 공모가에 대한 시장의 눈높이가 높아진 상황에서 기관투자자들의 투자 수요를 확보하는 것도 관건이다. 라이드플럭스의 상장 추진 과정은 우리투자증권이 기술기업에 대한 분석 역량과 공모시장 대응 능력을 어느 정도 갖췄는지 확인할 기회가 될 전망이다.
우리금융그룹의 기업금융 네트워크가 실제 IPO 수임으로 이어질지도 관심사다. 우리투자증권은 우리은행과 우리벤처파트너스, 우리프라이빗에퀴티(PE), 우리금융캐피탈 등 계열사와의 협업을 통해 잠재적인 상장 기업을 발굴하고 있다. 비상장기업의 투자 유치부터 성장자금 조달, 상장 주관까지 연결할 수 있다는 점은 일반 중소형 증권사와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다만 계열사 네트워크를 통한 기업 발굴이 실제 주관 계약과 수수료 수익으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자체적인 기업가치 평가와 기관투자자 모집, 상장 심사 대응 역량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평가다. 그룹 차원의 고객 기반을 활용하더라도 상장 주관사 선정 과정에서는 기존 거래 실적과 전문인력의 경험, 공모 흥행 능력 등이 주요 경쟁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자본 확충에 따른 실적 부담도 커지고 있다. 우리금융지주는 올해 우리투자증권의 완전 자회사 편입을 마무리한 데 이어 지난 4월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하고 5월 자본 확충을 완료했다. 이에 따라 자기자본은 기존 1조2000억원에서 2조2000억원 수준으로 늘었다.
우리투자증권은 출범 이후 5년 내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추가적인 자본 확충과 함께 안정적인 IB 수익 기반 확보가 필요하다. 특히 그룹 지원에 의존한 외형 성장에서 벗어나 자체적인 딜 발굴과 주관 실적을 확대해야 한다는 과제가 남아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우리투자증권은 그동안 우리금융그룹의 자본 지원과 계열사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외형을 확대해 왔지만,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그룹 의존도를 낮추고 자체적인 수익 창출 능력을 확보해야 한다”며 “첫 스팩과 라이드플럭스의 IPO 성과가 독자적인 딜 발굴과 주관 역량을 입증하는 첫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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