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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 서브컬처 신작 ‘아스오라’ 통해 이미지 변신 성공할까[서대문 오락실]
- ‘리니지 명가’의 파격 외도…체질 개선 시험대 오른 ‘아스오라’
1989년 도쿄 배경에 ‘마법+행정’ 결합한 독특한 신전기 세계관 눈길
[이코노미스트 원태영 기자]‘리니지’ 시리즈를 필두로 하드코어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시장을 호령해 온 엔씨가 완전히 새로운 옷을 입는다. 체질 개선과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핵심 과제로 삼은 엔씨가 서브컬처 장르 신작 ‘아스트라에 오라티오’(Astrae Oratio, 약칭 아스오라)를 앞세워 본격적인 이미지 변신에 나섰다.
그동안 중장년층 중심의 코어 이용자층에 집중돼 있던 브랜드 이미지를 탈피하고, 글로벌 MZ세대 게이머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엔씨가 퍼블리싱을 맡고 국내 개발사 디나미스 원이 개발 중인 ‘아스트라에 오라티오’는 공개 직후부터 기존 엔씨의 문법과는 전혀 다른 결을 보여주며 화제를 모았다. 그간 대규모 공성전과 경쟁 중심의 게임을 주로 선보였던 엔씨가 캐릭터 서사와 세계관 몰입도를 최우선으로 하는 서브컬처 RPG 시장에 본격적인 출사표를 던졌기 때문이다.
마법사를 관리하는 공무원? ‘신전기’와 ‘행정’의 이색 결합
아스트라에 오라티오가 서브컬처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일등 공신은 단연 독창적인 세계관이다. 이 게임은 현실과 마법이 교차하는 ‘신전기’ 장르에 ‘행정’이라는 지극히 현실적인 소재를 결합했다.
배경은 도쿄 타워가 막 완공되고 오다이바 국제전시장이 한창 건설 중인, 가상의 역사를 지닌 1989년의 도쿄다. 이 익숙하지만 낯선 도시의 이면에는 정체를 숨긴 채 살아가는 마법사들이 존재한다. 이용자는 마법사가 아닌 평범한 말단 지방 공무원 ‘주임’이 돼 도쿄에 거주하는 마법사들의 행정 관리를 총괄하는 정체불명의 기관 ‘특구청’으로 발령받게 된다.
세상을 구하는 거창한 용사 대신 ‘마법사 전담 공무원’의 시선에서 도시 곳곳에서 벌어지는 마법사들의 기상천외한 민원과 사건·사고를 처리한다는 설정은 기존 서브컬처 게임에서도 보기 드문 참신한 시도다. 거대 악과의 사투에만 매몰되지 않고, 서류 작업과 현장 행정이 마법 전투와 맞물려 돌아가는 독특한 내러티브가 캐릭터들의 매력과 어우러지며 탄탄한 몰입감을 선사한다는 평가다.
“출시되면 무조건 한다” 93%…수치로 입증된 CBT 흥행 청신호
엔씨의 과감한 변신은 단순한 화제성을 넘어 실제 이용자들의 높은 만족도로 이어지고 있다. 엔씨는 최근 진행한 글로벌 비공개 베타 테스트(CBT)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담은 인포그래픽을 발표했다.
발표된 지표는 고무적이다. 설문 응답자의 무려 93%가 ‘게임이 정식 출시되면 플레이할 의향이 있다’고 답해 정식 서비스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게임의 첫인상에 대해 좋은 평가를 내린 비율은 86.7%에 달했으며, 서브컬처 장르의 핵심 흥행 요소로 꼽히는 스토리와 캐릭터 일러스트 항목 역시 80% 이상의 응답자에게 호평을 받았다.
‘엔씨가 과연 서브컬처 감성을 제대로 구현할 수 있을까’라던 시장 일각의 우려를 실력으로 불식시킨 셈이다. 단순 설문뿐만 아니라 실제 플레이 데이터에서도 이용자들의 높은 몰입도가 확인됐다. 지난 10월 초 닷새간 진행된 테스트 기간 동안 이용자들의 누적 플레이 시간은 약 8만 시간을 기록했으며, 전투 콘텐츠 입장 횟수는 113만회를 돌파했다.
보스전 콘텐츠인 ‘스코어 트라이얼’ 클리어 횟수도 약 2만회에 달했다. 특히 CBT 초반에 접속한 이용자 10명 중 8명(80%)이 이틀 연속으로 게임에 접속해 플레이를 이어가는 등 높은 잔존율(리텐션)을 기록하며 게임 본연의 재미를 입증했다.
이번 CBT에서 이용자들은 메인 시나리오 3종과 미니 스토리 2종을 비롯해 캐릭터와 교감하는 ‘자유시간’ 콘텐츠 등을 체험하며 스토리와 전투가 하나의 플레이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경험에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나타났다.
TGS 이어 AGF까지 광폭 행보…‘진심’ 통할까
엔씨는 아스트라에 오라티오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 9월 열린 ‘도쿄게임쇼(TGS) 2026’에서는 게임 속 배경인 도쿄타워와 특구청을 그대로 구현한 대형 부스를 마련하고 시나리오 상영회를 진행해 나흘간 약 3만명의 관람객을 끌어모았다. 이어 국내 최대 서브컬처 축제인 ‘AGF 2026’에도 메인 스폰서로 참가해 ‘아스트라에 오라티오’를 단독 출품하며 서브컬처 팬덤과의 접점을 공격적으로 넓히고 있다.
물론 최종 성패를 가를 과제는 남아 있다. 까다롭기로 유명한 서브컬처 이용자층의 눈높이에 맞춘 합리적인 비즈니스 모델(BM) 설계와 이용자 친화적인 소통 운영이 정식 출시 이후에도 꾸준히 뒷받침돼야 한다. 엔씨 측은 이번 글로벌 CBT에서 확보한 방대한 플레이 데이터와 이용자 피드백을 면밀히 분석해 향후 개발과 2027년 정식 서비스 준비에 적극 반영하겠다는 방침이다.
‘리니지’라는 거대한 성벽을 넘어 새로운 영토 개척에 나선 엔씨. 첫 테스트에서 93%라는 압도적인 지지율을 확보한 ‘아스트라에 오라티오’가 엔씨의 성공적인 이미지 변신을 이끄는 선봉장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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