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금감원, 금융지주 CEO 인선 끝나면 검증…이사회 의장도 소집
- 이찬진 원장, 연말 자회사 CEO 선임 절차 사후 점검 지시
28일 이사회 의장 간담회…후보 선정·평가 공정성 강조
[이코노미스트 이승훈 기자]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연말 금융지주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인선이 마무리되는 대로 선임 절차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점검할 것을 지시했다. 주요 금융지주들이 은행장과 계열사 대표 인선에 본격적으로 착수한 가운데 금융당국이 후보 선정부터 검증·평가에 이르는 경영승계 과정 전반을 살펴보겠다는 것이다.
2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이 원장은 이날 오전 금감원 부원장 회의에서 금융지주 자회사 CEO 경영승계 절차의 문제점을 거론하며 이같이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원장은 후보군 선정과 검증, 평가 등 전체 과정이 사전에 마련된 기준과 절차에 따라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연말 인선이 마무리된 이후 각 금융지주의 승계 절차가 지배구조 개선방안의 취지와 모범관행에 부합했는지 확인하도록 관련 부서에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원장은 오는 28일 주요 금융지주 이사회 의장들과 비공개 간담회도 가질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도 자회사 CEO 선임 과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고 이사회의 실질적인 견제 기능을 강화할 것을 당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당국이 연말 인사를 앞두고 금융지주 회장에 이어 이사회 의장들에게까지 경영승계 절차 개선을 주문하면서 주요 금융지주의 인사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하나·농협 등 인선 본격화…이사회 견제 기능 시험대
이번 지시는 금융지주들이 연말 자회사 CEO 인선 절차를 본격화하는 시점에 나왔다.
하나금융지주는 이날 그룹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하나은행과 ▲하나증권 ▲하나카드 ▲하나캐피탈 ▲하나생명 ▲하나저축은행 등 주요 6개 자회사 CEO 후보군을 각각 3명 이내로 압축했다. 향후 심층면접 등을 거쳐 12월 초 최종 후보를 선정할 예정이다.
NH농협금융지주도 지난달 경영승계 절차에 착수했으며 오는 28일 자회사 CEO 후보군인 롱리스트를 확정할 계획이다. KB금융과 신한금융 등 다른 주요 금융지주도 연말 인사를 앞두고 계열사 대표 선임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주목하는 부분은 금융지주 회장에게 집중된 인사 권한과 이사회의 견제 기능이다. 그동안 금융지주 회장이 자회사 CEO 인선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구조에서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실질적인 검증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지를 둘러싸고 논란이 제기돼 왔다.
이 원장은 앞서 금융지주 회장들과의 간담회에서도 특정 계파나 친소관계에 좌우되지 않고 전문성과 역량을 갖춘 인사를 선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지난 19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연말 은행장 인선 과정의 내부통제와 지배구조 개선 여부를 점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관련 법률 개정 이전이라도 현행 경영승계 절차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겠다는 취지다.
금융위원회 역시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정부안을 마련하고 당정 협의를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연말 금융지주 인사는 향후 지배구조 개선 방향을 가늠할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형식적인 절차 준수를 넘어 후보 검증과 평가 과정에서 임원후보추천위원회와 이사회의 독립성이 실질적으로 확보됐는지 여부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연말 인선의 절차적 공정성을 점검하겠다고 나선 만큼 금융지주들도 후보 검증과 평가 과정의 투명성을 더욱 신경 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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