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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문사 고수 2인의 투자법

투자자문사 고수 2인의 투자법

증권사가 파는 자문형 랩어카운트(증권사가 고객의 자산을 종합적으로 관리해주는 상품) 규모가 1월 20일 현재 6조원에 근접했다.지난해에만 10배 이상으로 늘었다. 증권업계에서는 올해 자문형 랩 잔액을 10조원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다. 자문형 랩 돌풍의 중심에는 투자자문사가 있다. 투자자문사가 사는 종목만 오른다는 ‘자문사 7공주’ 등의 비난에도 이들의 질주는 거침이 없다. 계약액 3조8000억원으로 시장 점유율 40%에 이르는 공룡 자문사 브레인투자자문의 박건영 대표와 지난 6개월 사이 70%가 넘는 기록적인 수익률을 올린 FWS투자자문의 박상운 대표를 만나 주가 2000시대의 투자 전략을 들어봤다. <편집자>
▎ 박건영 브레인투자자문 대표

▎ 박건영 브레인투자자문 대표



박건영

브레인투자자문 대표
박건영 대표는 미래에셋자산운용 시절 이름을 날렸다. 2004년 미래에셋자산운용에 스카우트된 후 간판 펀드인 디스커버리펀드를 운용했다. 2005년 대한민국 펀드대상을 수상했고, 2006년에는 증시를 움직이는 글로벌 파워 30인에 뽑혔다. 증시 상황과 업황에 따라 주식을 단기간에 사고팔아 수익을 내는 공격적인 스타일이 먹혔다. ‘리틀 박현주’라는 별명도 이때 생겼다.

▎ 박상운 FWS투자자문 대표

▎ 박상운 FWS투자자문 대표

그의 뿌리는 투자자문사였다. 1967년생인 박 대표는 경북대 경제학과 졸업 후 한국산업리스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주식시장으로 인생의 방향을 튼 건 2000년. 산업리스와 창투사가 합병한 후 보유하고 있던 벤처회사 주식을 처분하는 일을 3년간 했다. 보유 주식을 모두 팔고 부서가 없어지게 됐을 때 박 대표는 사표를 던졌다. 투자업에 관심이 커졌기 때문이다.

펀드매니저가 되고 싶어 무턱대고 회사를 나왔지만 사실 막막했다. 특별한 운용 경력이 없어서였다. 처음에는 현대증권 명동지점에서 2개월 동안 주식영업을 맡았다. 그러다 예전 직장상사의 소개로 들어간 밸런스투자자문에서 성공 스토리를 쓰기 시작했다. 2003년 2월 박 대표가 운용을 시작한 후 국민연금과 우정사업본부 등이 위탁한 펀드가 그해 수익률 1위에 올라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2007년에는 자신의 뿌리였던 투자자문사(IMM투자자문)로 옮겼다. 2008년에는 트러스톤자산운용으로 전환한 후 칭기스칸펀드를 출시해 다시 주목 받았다. 2009년 브레인투자자문을 세워 투자자문사 전성시대를 열고 있다.



박상운

FWS투자자문 대표
집과 회사가 모두 타워팰리스에 있는 박상운 대표는 강남의 부자 사이에서 꽤 이름이 알려진 투자 전문가이자 부자다. 특히 미분양이던 타워팰리스 펜트하우스에 과감히 투자해 수백억원대의 자산가가 됐다. 1960년(호적 1961년) 13남매 가운데 열둘째로 태어난 박 대표는 읍내에서 3시간이나 걸어야 하는 경기도 안성군 삼죽면 동평리 평장에서 태어났다. 연세대 경영학과를 나온 그는 1988년 서울증권(현재 유진투자증권)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강남지점에서 일한 그는 타고난 투자감각으로 고객을 몰고 다녔다.

신입사원 때 지점 약정액의 70%가량을 혼자 채우기도 했다. 그러던 89년 2월. 그는 주당 7000원에 받은 우리사주를 4만7000원에 팔아 1억원을 만들었다. 너도나도 주식시장에 몰렸지만 너무 올랐다고 생각했다. 그는 주가가 89년 4월 1일 1007을 찍은 후 바닥으로 미끄러지는 걸 보면서 뉴욕주립대로 떠났다.

MBA를 마친 박 대표는 95년 서울증권이 해외에서 설정한 3000만 달러 규모의 역외펀드 운용을 맡아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95년 4월부터 97년 2월까지 펀드를 맡아 22%의 수익률을 올렸다. 이사이 주가는 23%나 떨어졌다. 현금은 가능한 한 오래(10개월 이상) 들고 있고, 주식은 가급적 짧게(2개월 미만) 보유하는 전략이 먹혔다. 이자율의 두 배 정도 수익을 목표로 잡는 특유의 절제력이 돋보인 대목이다. 그 후 박 대표는 2006년 한국타이어그룹(지분 51%)과 손을 잡고 FWS투자자문을 세웠다.

#1. 1월 10일부터 18일까지 개인 투자자가 1조6118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였다. 이들이 매집한 종목은 기아차·포스코·LG디스플레이·삼성테크윈·효성. 모두 대형주인 데다 그동안 주가가 꽤 올라 개인이 사들였다고 보기 힘든 종목이었다. 개인 투자자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분석이 엇갈렸다. 하지만 ‘브레인투자자문의 매수세’라는 설명이 설득력 있게 들렸다. 개인 투자자가 올 들어 첫 순매수를 기록한 10일은 삼성증권이 브레인투자자문과 연계해 발매한 랩어카운트 상품의 마감날이었기 때문이다.

#2. FWS투자자문은 지난해 7월부터 펀드평가사인 제로인의 평가를 받고 있다. 2010년 7월 2일부터 2011년 1월 19일까지 종합주가지수는 1671에서 2108로 27% 올랐다. 같은 기간 동안 FWS투자자문이 굴리는 자산 배분형 자산은 평균 77% 올라 지수 상승률의 2배 넘게 올랐다.

특히 지난해 11월 무렵부터 케이원을 비롯한 굴지의 투자자문사 수익률이 부진한 것과 대조적이다. 게다가 FWS투자자문의 수익률을 뜯어보면 주식이 47%, 선물·옵션이 30%로 요즘 금융가의 화두인 헤지펀드 투자 형태를 띠고 있다. 제로인에 따르면 FWS투자자문은 6개월 기준으로 자료를 제출한 32개 투자자문사 수익률 순위에서도 4위를 기록했다.

계약액 3조원을 넘는 공룡 자문사 브레인투자자문의 박건영 대표. 지난 6개월 사이 종합주가지수 상승률보다 50%포인트나 높은 70%대의 기록적인 수익률을 올린 FWS투자자문의 박상운 대표. 투자자문사 전성시대를 열고 있는 주요 플레이어다. 이들은 주가 2000시대를 어떻게 헤쳐나가고 있을까?

둘 다 올해 주가 전망은 장밋빛이다. 박건영 대표는 우리 기업 순이익이 100조원대에 이르는 만큼 종합주가지수가 2300은 돼야 정상이라고 본다. 지금은 골디락스 경제가 도래한 시기로 상승 초기 국면이라는 것이다(※골디락스는 동화에 나오는 소녀 이름으로 물가가 안정된 가운데 성장이 이뤄지는 최적의 상태를 가리킨다). 미국과 중국 등의 분위기만 좋으면 주가가 2500까지 무난히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박상운 대표 역시 낙관적이다. 상승장은 올해 7월부터 내년 5월 사이에 정점에 이를 것으로 본다. 미국 등이 출구전략에 돌입할 때까지 적어도 1년여의 시간이 남았다는 전망이다. 1500 선이던 지난해 5월에 2400 선까지 오를 것으로 점쳤다.

- 증시를 밝게 보는 근거가 뭡니까?



박건영 “국내 증시는 기업 이익의 규모가 커진 점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어요. 올해 104조~110조원 정도 이익이 난다면 2500포인트까지 가능합니다. 자동차·정유·화학·건설업종의 이익이 늘어날 겁니다.”



박상운 “2008년 시작된 금융위기에서 한발 비켜나 있던 중국, 인도, 한국, 브라질 등이 호황을 보여 낙관할 만해요. 악재의 단골 메뉴인 남유럽 재정적자 위기는 세계 금융위기와 비교할 때 세계 증시에 큰 변수는 아닙니다. 경제성장은 시차를 두고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칩니다. 20년간 우리나라는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냈지만 주가는 별로 오르지 않았어요. 미국을 보면 성장률이 높았던 1962년부터 1982년까지 주가가 박스권에 갇혀 있었습니다. 그러다 1980년대 중반부터 성장이 둔화됐고, 투자를 줄인 기업의 잉여자금이 주식으로 몰렸죠. 퇴직연금 등도 거들었고. 우리도 지금 비슷한 상황을 맞고 있습니다. 증시가 큰 폭으로 올라 조정을 받겠지만 당분간 오를 겁니다.”

- 산이 높으면 골도 깊다는데 이미 많이 오르지 않았나요? 조심해야 할 대목은?



박건영 “연초에 조정이 오면 주식을 사야 합니다. 연말이나 내년 초에 조정이 오면 무조건 팔아야 합니다. 미국, 중국, 유럽은 2010년 내내 경기 조정을 거쳤습니다. 그사이 우리나라는 호황을 누렸죠. 기를 못 펴던 이들이 올해는 슬슬 회복할 테고 내년에는 본격적으로 힘을 낼 겁니다. 그러면 환율이 영향을 받아 교역조건이 나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또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이들이 기력을 회복하면 슬슬 출구전략 카드를 만지작거릴 겁니다. 그러면 현금 비중을 높여야죠.”

이런 측면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변수로 박건영 대표는 물가를, 박상운 대표는 금리를 들었다. 두 사람이 결국 같은 걸 보고 있는 셈이다. 물가가 움직이면 금리 역시 움직일 수밖에 없다. 박건영 대표는 “2008년 중국 물가가 9%대로 오르면서 모든 비극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물가 상승→긴축→증시 하락→금융위기의 고리가 생겼다는 얘기다. 현재 중국의 물가는 4.6%. 중국은 2.5% 수준이다. 박 대표는 “주가는 갑자기 빠지는 게 아니라 반드시 어떤 징후가 나타난 후 움직인다”며 물가를 주목하라고 말했다. 특히 중국이 9%, 미국이 6%대에 이르면 뒤도 돌아보지 말고 주식을 팔라고 했다. 굳이 주식을 가지고 있겠다면 몇 년간 조정을 많이 받은 주식이나 우량주 가운데 덜 오른 종목을 고르라고 조언했다.

박상운 대표도 마찬가지 논리다. 박 대표는 “미국이 금리를 다섯 번가량 올리면 주식시장을 떠나라”고 말했다. 이 정도면 경기가 충분히 회복돼서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올려도 될 때이기 때문에 위험자산인 주식을 들고 있을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이들의 올해 투자 전략은 뭘까?



박건영: “한마디로 불균형 해소 전략을 쓸 겁니다. 많이 오른 종목은 서서히 줄이고 덜 오른 종목을 사들이는 겁니다. 지금까지 주도주를 매매했다면 앞으로는 편하게 분산 매매를 할 계획입니다. 투자 종목 수도 늘릴 겁니다. 지금까지는 7,8개 종목에 집중 투자했지만 앞으로는 20여 개로 늘릴 생각입니다.”



박상운 “금리의 2~3배를 해마다 꾸준히 벌겠다는 목표가 중요합니다. 주식과 더불어 선물·옵션 투자를 병행하는 것도 이런 차원에서입니다. 위험을 줄이면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이죠.”

이런 전략에서 주목하고 있는 종목은 뭘까? 박건영 대표는 포스코, 대한항공, 엔씨소프트 등을 꼽았다. 지난해 조정을 많이 받은 우량주다. 박상운 대표는 메리츠화재를 비롯한 보험주를 꼽았다. 지난 3년 동안 가장 덜 오른 업종이란 이유에서다. 싸다는 것만큼 호재가 있느냐는 논리다.

남승률 기자 namo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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