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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ck] 당분간 바닥 다지기 이어질 듯

[Stock] 당분간 바닥 다지기 이어질 듯

시나리오 분석을 싫어하지만 가끔 그림을 그려보는 데는 유용한 것 같다. 그림을 한번 그려보자. 앞으로 시장이 어떻게 될지. 우선 종합주가지수가 1600대를 바닥으로 다시 대세 상승하는 경우다. 2004년 4월 같은 형태인데 이 경우 8월 하락은 투자자들이 일시적인 쇼크에 휘말려 이상반응을 한 결과로 봐야 한다. 2004년 4월에 우리나라 성장률은 6%대까지 올라갔고, 월별 경기상황을 나타내는 선행지수 역시 전년에 비해 7% 증가하는 등 펀더멘털이 양호했다. 그러나 종합주가지수는 거래일수 16일 만에 23%나 하락했다. 뚜렷한 이유가 있었던 건 아니다. 중국 경기가 활황을 거듭하자 원자바오 총리가 경기를 진정시키기 위해 철강 등 몇몇 업종에 유동성 공급을 조절할 수 있음을 언급한 사실이 주요 원인이었다. 결국 유동성 회수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는데 당시 우리 경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던 때여서 사실 이상으로 과격한 반응을 보인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주가는 악화된 투자심리로 석 달간의 조정을 거쳐 재상승했다.



V자 반등은 어려울 듯지금 시장은 2004년처럼 패닉과 쇼크만으로 해석하기 힘든 부분이 많다. 우선 경기가 나쁘다.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저성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이를 막을 수 있는 수단도 뚜렷하지 않다. 경제상황이 이렇다 보니 기업 실적 역시 둔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주가가 1600선을 바닥으로 다시 상승하는 그림은 현실화되기 어렵다. 이는 그리스 문제와 관련해 그랜드 플랜이 현실화돼도 마찬가지다. 이 부분이 선진국 경기둔화를 해결하는 열쇠가 아니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1600선을 바닥으로 20% 정도 상승했다 재반락하는 경우다. 하락 과정에서 많이 나타나는 형태로 2000년과 2008년은 물론 1989년과 1995년에도 예외 없이 나타났다. 2008년의 경우를 보자. 3월에 미국 금융위기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그해 초 베어스턴스가 서브프라임 모기지에 따른 부실을 견디지 못하고 합병되는 등 뒤숭숭한 분위기였는데, 우리 시장도 2007년 11월 2080선에서 다음해 3월 1570선까지 24% 하락했다. 이후 시장은 특별한 상황변화 없이 두 달에 걸쳐 20% 정도 반등했다. 하락이 컸던데 따른 반작용으로 생각된다.

2000년에도 똑같은 모습이었다. 연초에 IT버블이 터진 후 5월까지 주가가 크게 하락한 후 반등이 시작되자 한 달이 못 되는 사이에 28%나 올랐다. 당시 상승 역시 특별한 요인 없이 시장 자율적인 힘에 따라 이뤄졌다. 1989년에는 4월에 주가 하락이 시작된 후 8월에 18%에 달하는 상승이 있었고, 1994년에도 11월에 주가 하락이 시작되고 6개월이 지난 1995년 5월에 21%의 상승이 있었다.

현재 시장도 중간 반등이 일어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 주가가 크게 떨어졌고, 재료 면에서 유럽 사태가 다시 불거질 때까지 두 달가량의 잠복기간이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 과정이 이미 진행되고 있을 수도 있다. IT를 대표하는 삼성전자의 주가가 바닥에서 26%나 오르는 현상은 중간 반등에서는 기존 주도주와 다른 주식이 올라간다는 조건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중간 반등이 짧은 시간 내에 끝날 정도로 이번 주가 흐름은 변동이 컸다.

세 번째는 1600~1750선에서 갇혀버리는 경우다. 이 지수대는 이번 하락에서 첫 번째 의미 있는 지지선이다. 금융위기 직후 대세 상승 과정에서 1년 가까이 주가가 멈춰있던 곳이어서, 2010년 경제와 기업 실적에 맞는 주가 수준으로 시장이 판단한 지점이다.

주식시장에서 대세 상승은 몇 단계를 거쳐 이뤄진다. 1차는 과거 실적을 반영하는 단계로 대세 하락기에 실력 이상으로 주가가 떨어져 저평가됐던 부분을 현실화하는 국면이다. 그리고 휴식기 이후 2차 상승이 이뤄지는데 이때는 가까운 미래에 올 수 있는 경기와 기업 실적 증가를 반영한다. 2009년에서 보면 2010년 개선 부분을 의미한다.

그리고 마지막은 유동성에 의한 상승이다. 세 번째 상승 과정에서 성장성 등 다양한 얘기가 나오지만 본질은 돈으로, 이에 따른 상승은 대세가 마무리되면 빠르게 사라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번에도 종합주가지수 1800~2230까지는 미국의 2차 양적완화가 계기가 된 유동성에 의한 상승이었다.



급매물은 조금씩 소화세 가지 그림 중 향후 주식시장은 세 번째 그림이 될 가능성이 크다. 주가 하락과 재료의 소강 상태를 이용해 두 번째와 같은 흐름이 나올 수 있지만 오래 지속되기 힘들다. 이런 의미에서 보면 종합주가지수 1650대 이후 급등은 그리스 문제 해결에 대한 기대 외에 기술적 반등이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시장이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지만 이는 자기가 머물 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의 하나가 아닌가 싶다.

그리스에 대한 다양한 지원 방법이 논의되고 있다. 독일 의회에서 유로재정기금 확충안이 통과됐고, 비슷한 시기에 그랜드 플랜이란 방안이 거론되기 시작했다. 대강을 보면 그리스 채권의 50%를 탕감하고 탕감에 따른 손실은 유로안정기금을 확충해 은행에 지원하는 내용이다. 그리고 나머지 50%의 채권은 유럽은행이 발행한 채권으로 대체한다. 상황이 반전을 거듭하다 결국 미국이 1988년 남미 외채 위기를 해결했던 ‘브래디 방안’으로 돌아가버린 것이다.

과거 부실 채권을 처리하던 방법에 비춰보면 제시된 안이 최종 해법임에 틀림없다. 문제는 이 방안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있는지, 또 현실화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여부다. 기존에 합의했던 4400억 유로의 유럽재정안정기금을 채우는 데도 진통을 거듭하고 있는데 여기에 새로운 증액을 요구할 경우 자금 제공국의 반발에 부닥칠 가능성이 있다. 결과만 보면 현재까지 그리스 문제는 별 진전이 없다.

그러나 논의의 가닥이 잡혀간다는 면에서는 진전된 그림일 수 있다. 유럽 문제는 17개국이 보조를 맞춰야 하는 만큼 많은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는데 시장은 유럽에 대해 내성이 생길 때까지 등락이 거듭될 가능성이 크다. 시장은 1700대 박스권을 뚫고 한 단계 하락했다. 당분간 시장은 저점 확보와 고점 수준을 테스트하는 상황을 계속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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