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부머의 집테크-주택연금] 내 집 살면서 ‘평생 월급’ 든든한 노후 -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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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부머의 집테크-주택연금] 내 집 살면서 ‘평생 월급’ 든든한 노후

[베이비부머의 집테크-주택연금] 내 집 살면서 ‘평생 월급’ 든든한 노후

중견기업을 퇴직한 김종완(65)씨는 퇴직금으로 펀드나 지방 부동산 등에 투자했지만 별 재미를 보지 못하고 번번이 손해를 봤다. 이대로는 남은 퇴직금으로 두 부부가 노후 생활비 쓰기에도 턱없이 부족하다. 그렇다고 이제 막 손자를 유치원에 보낸 자식들에게 용돈을 더 달라고 하면 부담이 될까 차마 말도 꺼내지 못했다.

믿을 것은 부부가 살고 있는 과천의 40평형대 아파트뿐이다. 집을 팔고 이사해 노후자금을 마련해볼까 했더니 마침 시세가 바닥권이라 팔길 원하는 가격으로는 도저히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다. 발을 동동 구르는 김씨 부부에게 부동산중개업자가 지나가듯 주택연금 이야기를 했다. 나이 들어 정든 이웃과 헤어지기 싫었던 김씨 부부는 지금 사는 집에서 평생 연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6억원대 아파트를 보유한 김씨는 주택연금 가입 후 매월 172만 원을 받을 수 있었다.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매매가 끊기면서 집 하나만 믿고 살던 퇴직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전국 부동산의 매매가 대비 전세비율은 2010년 57.1%에서 올해 1월 기준 60.2%로 8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전·월세를 찾는 실수요자는 넘치는데 정작 주택을 사려는 사람은 없다 보니 매매가는 제자리 걸음인데 전셋값만 오르는 것이다.



집값 떨어지며 주택연금 월지급액 축소 추세이제는 부동산이 투자 대상보다 거주 목적으로 개념이 바뀌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집에 대한 시세 차익 욕심보다는 거주의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래서 살던 집에서 계속 거주하면서 집을 담보로 연금처럼 대출을 받는 주택연금이 최근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주택연금 신규 가입자는 309명이다. 2011년 누적 2936명이 신규 가입해 2010년에 비해 46% 증가했다.

한국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자식에게 의지하기보다는 스스로 노후를 해결하려는 노년층이 늘고 있다”며 “처음에는 주택연금의 개념에 대해 오해하는 사람이 많았는데 최근 장점이 많이 알려지며 가입자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밝혔다. 미래에셋 김동엽 은퇴교육센터장은 “부동산 매매가 어려운 요즘 주택연금 가입은 주택 가격 하락 리스크를 줄이고, 매매 없이도 현금을 만질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

했다.

주택을 담보로 맡겨 평생 연금을 받을 수 있다는 안정성이 주택연금의 가장 큰 장점이다. 주택 소유자와 배우자의 나이가 만 60세 이상이어야 가입할 수 있고, 9억원 이하의 주택만 대상이 된다. 주택처분금액보다 대출잔액이 더 커도 이를 상속인에게 청구하지 않는 반면, 대출잔액이 주택가격보다 더 적으면 나머지만큼 돌려준다. 매달 똑같은 금액을 받는 방식도 있지만, 수시로 인출할 수 있는 금액을 설정하고 그 나머지 금액만큼 월지급금을 수령하는 방법도 있다.

주택연금 가입을 고려하고 있는 퇴직자라면 서두르는 것이 좋다. 주택가격은 갈수록 하락하는데 비해 고령자의 수명은 늘어나 월지급액 규모가 축소되는 추세기 때문이다. 주택금융공사는 2월 1일에 월지급액을 축소 조정했다. 이번 조치로 64세 이상이 주택연금에 가입해 받는 월지급액이 최대 7.2% 줄었다. 반대로 63세 이하 가입자는 재산정 결과 월지급액이 0.1~1.5% 증가했다.

부동산을 연금으로 만들어주는 금융상품은 주택연금이 유일하지만, 부동산 규모를 줄이거나 일부를 처분하는 방법으로 목돈을 만들어 굴릴 수도 있다. 베이비부머 세대는 노후생활비를 위해 대안으로 즉시연금에도 주목하고 있다. 목돈을 예치한 뒤 바로 다음달부터 연금을 받는 상품이다.

즉시연금은 일반 시중 금리보다 높은 공시이율로 운용되고 있어 큰 욕심 내지 않고 안정적으로 노후생활비를 쓰기 원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즉시연금을 판매중인 생명보험회사 중에서 삼성생명이 가장 많은 가입자를 확보했는데 한 분기당 550~700명 수준으로 신규 가입자가 늘고 있다. 상품 종류에는 연금을 받다가 가입자가 사망하면 가족이 보증기간 만료까지 대신 받을 수 있는 종신연금형, 10년·20년 등 단위를 선택한 후 원금을 만기보험금 형태로 돌려받는데 사망 때 상속인에게 지급되는 상속연금형이 있다.

비교적 저수익을 보장하는 주택연금과 즉시연금이 인기를 끄는 것에 대해 미래에셋 퇴직연금연구소 손성동 센터장은 “퇴직 후에는 고수익을 노리기보다 노후생활비를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는 방법을 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조금 더 공격적인 투자자라면 월지급식펀드를 고려해 볼 수 있다. 월지급식펀드는 부동산 매각 대금 등의 목돈을 맡긴 뒤 매월 일정 비율을 지급받고 나머지는 펀드로 운용해 수익률을 올리는 시스템이다. 월 분배금은 연 6~8% 수준. 운용수익률이 그 이상을 기록하면 매월 돈을 지급받으면서도 잔고가 줄지 않는 뿌듯함을 누릴 수 있다. 수익률과 매월 지급이라는 장점을 모두 잡으려는 사람들의 수요가 몰리면서 지난해 1월 1600억 원에 불과하던 월적립식펀드 규모가 10월에는 8000억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월지급식 ELS 연 11.46% 수익률 기록하지만 펀드이기 때문에 원금 손실의 위험성이 있다는 단점이 있다. 실제로 지난해 말부터 월지급식펀드 가입은 급증했지만, 수익률이 대부분 -5%대를 밑돌아 투자자들의 원성이 쏟아지기도 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월지급식펀드는 이자를 받는 예금 상품이 아니라 원금에서 분배금을 받고 플러스 알파로 운용수익을 얻는 상품”이라며 “공격적인 성향의 주식형과 안정성을 추구하는 채권형 등 다양한 상품 중에서 선택해야 한다”고 말한다.

최근에는 주가의 등락폭이 커지면서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해 준다는 ELS(주가연계증권)가 인기를 끌고 있다. 덩달아 월지급식 ELS 상품도 눈길을 모으고 있다. 최초 기준가격 대비 매월 종가가 원금손실을 볼 정도로 폭락하지만 않는다면 가입 때 제시한 수익률만큼 받을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이 지난해 8월 이후 발행한 부자아빠 월지급식 ELS는 연평균 11.46%의 수익률을 내 수익성 측면에서 코스피와 주식형 펀드를 앞질렀다.

그러나 월지급식 ELS 역시 ELS와 마찬가지로 주식 시황에 따라 조건이 충족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하면 수익률을 보장할 수 없다. 지금 주가가 오르는 것보다 만기 때의 지수가 중요하다는 변수도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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