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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tirement - 日 노인들의 여유 ‘4층 연금’에서 나온다

Retirement - 日 노인들의 여유 ‘4층 연금’에서 나온다

국민연금+후생(공제)연금+기업연금+개인연금 노후 생활비보다 많이 받아



일본 노인은 돈이 많다. 지갑이 두둑한 건 고도성장의 수혜 덕분이다. 2012년 3월 기준으로 이런 노인 인구(65세 이상)가 전체 인구의 23.6%(3016만명)이다. 덩치도 크지만 속은 더 실하다. 노인 자산은 천문학적이다. 고령 가구의 평균 예금만 2300만엔대다. 전체 가계금융자산(1500조엔)의 60%(900조엔)가 이들 몫이다.

부동산 등 실물자산은 빠진 수치다. 부러운 건 또 있다. 탄탄한 연금제도다. 3층의 복층구조답게 평균 노인(고령 부부, 무직 세대) 월간 소득(22만 3459만엔)의 93%(20만7574엔)가 연금소득이다(2010년 기준). 일본 노인의 은퇴생활이 ‘유유자적’인 이유다.



대기업·정규직 출신이 모든 혜택 누려이렇듯 일본은 연금선진국이다. 1961년 국민연금이 시작돼 역사만 반세기다. 고도성장 덕에 1973년엔 ‘복지원년’까지 선언했다. ‘1억 총 중류사회’라며 모두가 중산층을 자임했다. 물론 요즘엔 좀 달라졌다. 빈틈과 사각지대 탓에 복지수요가 급증하면서 불협화음이 위험 수위까지 달했다.

노인 인구도 평균적으론 부자지만 뒤져보면 빈부격차도 상당하다. 연금조차 못 받는 이도 적잖다. ‘노노(老老)격차’다. 그럼에도 연금구조만큼은 여타 선진국 못잖게 튼실하다. 노후소득 보장체계 중 단연 으뜸이다. 노후생활 만족도가 비교적 높은 것도 연금소득 덕분이다. 전체 노인의 70~80%가 은퇴생활을 만족해한다.

일본의 연금시스템은 ‘3층+알파’의 형태다. 뿌리는 1~2층의 중첩·보장된 공적연금이다. 여기에 기업연금이 얹어져 3층이 완성된다. 요즘엔 민간판매의 개인연금까지 더해져 도합 4층까지 올라간다. 설계만 잘 되면 1~4층 모두의 수혜를 입는다는 계산이다. 공적연금, 사적연금, 자녀봉양, 자산축적, 근로소득 등 5가지의 노후 자금원 중 연금비중이 크다.

연금후진국인 한국으로서는 부러운 대목이다. 참고로 한국은 사적이전인 자녀봉양(45%)이 대부분인 가운데 공적연금(26%), 근로소득(23%) 등으로 구성된다. 물론 일본도 모두가 3층 연금구조를 갖추진 않았다. 일부의 선‘ 택받은 자’에 한정된다. 대기업·정규직 출신이 대표적이다.

1층과 2층은 강제 가입, 정부 통제의 공적연금이다. 먼저 1층은 국민연금(기초연금)으로 20~60세의 일본인이 가입대상(강제)이다. 적용 제외지만 고령자·외국인 등의 임의가입이 허용된다. 가입자는 1호 피보험자(자영업자, 학생 등), 2층 피보험자(샐러리맨, 공무원 등), 3호 피보험자(2호 피보험자의 피부양배우자)로 나뉜다.

균일 부담, 균일급여 원칙으로 보험료는 월 1만5020엔(2011년 기준)이다. 40년 납부 등 만액(滿額) 조건을 갖췄다면 65세 이후 6만5741엔을 지급받는다. 2~3호 가입자 보험료는 소득에서 일괄 원천징수다. 수급은 보험료를 25년 이상 납부했을 때 가능하다. 다만 최근 경기 침체로 미납비율이 높아 문제다.

샐러리맨과 공무원이 받는 2층은 연금허리답게 공적연금의 기둥이다. 사실상 고령 가계의 은퇴 이후 최대 수입원이다. ‘가장 두터운 연금’이란 이미지가 강하다. 각각 후생연금과 공제연금으로 불린다. 공무원의 경우(공제연금) 직역가산(2만엔)이 플러스돼 민간봉급쟁이보다 급부금액이 많았는데 이를 시정하고자 2005년 후생·공제연금이 통합됐다. 균등급부와 재정압박 해결의 노림수다. 보험료는 월급에 비례해 결정된다. 표준보수월액의 16.412%(2011년 9월부터 1년)가 납부보험료다.

보험료는 매년 0.354%씩 인상, 2017년에 18.3%까지 조정될 계획이다. 월급 때 원천징수하기에 자발적인 국민연금에 비해 납부제외자가 거의 없다. 취업 후 70세 미만(2002년 이전은 65세 미만)까지 가입할 수 있다. 2층은 국민연금에 플러스되는 구조다. 또 보험료 절반은 회사가 납부해 금전적 이득도 크다.

3층은 1~2층의 보완 차원에서 만들어진 ‘임의보충’ 연금제도다. 일반적으로는 기업연금(퇴직연금)으로도 불린다. 과거 일시불로 지불했던 퇴직금을 연금형태로 전환한 개념이다. 퇴직적립금을 운용해 차익을 거둔 뒤 퇴직시점에 연금(혹은 일시금) 형태로 지급하는 구조다.

1962년 출발했으니 역사도 길다. 한국은 고작 2005년에야 시작됐다. 종류는 4가지다. 후생연금기금, 적격퇴직연금, 확정급부형(DB)은 사업주가 운용책임을 진다. 모자라면 채워줘야 한다. 나머지는 기업 책임 없이 운용성과로 받는 확정갹출형(DC)이다. 최근 시장은 DB와 DC로 재편 중이다.

시장규모는 79조엔(2011년)대다. 기업연금은 JAL 부도사태 이후 재정악화가 불거지면서 수술에 들어갔다. 경기 침체로 예정이율 지급이 힘들어져서다. 3층은 회사규모, 재직기간 등에 따라 수급액이 달라진다. 대기업·정규직이면 평균 월 15만대 수령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연금소득은 얼마나 될까. 1~2층을 합하면 월 23만 3000엔을 받는다. 이를 일본 정부는 ‘모델연금’으로 규정하며 노후생활의 기반임을 내세운다. 이는 근속남편(40년)·전업주부가 모델인 경우로 실제 꽤 우량한 소득대체비율(현역시절 대비)을 자랑한다. 여기에 3층은 평균 15만엔대다. 결국 1~3층을 합하면 월 38만엔이다. 유유자적한 노후생활의 근거다.

4층의 개인연금까지 준비됐다면 두말할 여지가 없다. 반면 노인가구의 필요생활비는 27만엔대다. 노년까지 이어지는 흑자인생인 셈이다. 스포츠카를 타고 골프장을 찾거나 시시때때로 별장을 찾는 일본노인이 적잖은 배경이다. 물론 모든 노인이 부자가 아니듯 월 38만엔도 일부 노인에 한정된다.



한국은 사실상 국민연금뿐아직 하나가 더 남았다. 4층(개인연금)이다. 고령화가 빨랐기에 개인연금도 한국보다 오래됐다. 1980년대부터 필요성이 반복, 강조됐다. 덕분에 40대의 경우 노후자금 준비방법으로 개인연금을 꼽는 이가 절반을 넘는다. 일본의 개인연금은 크게 두 가지다. 가입제한이 있는 국민연금기금(자영업자와 제1호피보험자만 가입대상)과 무제한의 개인연금이 그렇다. 후자는 생명보험사가 파는 개인연금보험이 대표적이다.

보험파워가 큰 일본의 경우 개인연금 주력도 보험권이다. 생보기능 추가 등 옵션선택과 자유설계가 가능한 상품이 많다. 개인연금은 장수위험과 공적연금 재정불안이 부각되면서 급부상했다. 2002년 은행창구에서의 개인연금 판매도 확산계기다. 인기상품은 변액형·일시불 보험으로 신규계약의 60%를 차지한다. 가입추세는 연령대와 비례한다.

1985년부터 계속된 공적연금의 액수삭감도 개인연금 시장파이를 키웠다. 최근엔 청년가입자도 증가세다. 공적연금이 흔들리고 기업연금조차 운용악화로 미래기약이 힘들어진 결과다. 4층까지 준비될 때 비로소 종합·포괄적인 연금생활이 가능하다는 인식에서다. 4층 가입건수는 1800만건에 달한다.

한국은 갈 길이 멀다. 연금구조가 불안하고 준비인식도 낮다. 국민연금이 사실상 유일한 연금소득이다. 1층뿐이란 뜻이다. 실제 한국인 중 3분의 1은 국민연금에만 가입됐다. 구멍도 크다. 자영업자는 물론 비정규직 등 대기업 정규직이 아니면 연금소득의 노후의존도(소득대체율)가 극히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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