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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l Estate - 현실과 딴판 부동산 세제, 개편론 솔‘ 솔’

Real Estate - 현실과 딴판 부동산 세제, 개편론 솔‘ 솔’

취득세 인하 보유세 인상론 다시 고개 들어 … 지자체 세수 감소, 주택 수요 감소 우려도



현재 시세가 12억원 정도인 서울 반포자이 전용 84㎡형을 6월에 매입했다면 취득세를 2400만원을 내야 하지만 7월에 사면 4800만원을 내야 한다. 4·1부동산종합대책에 따른 취득세 감면 조치가 6월로 끝나면서 세율이 원래대로 올랐다. 현행 취득세율은 9억원 이하 주택은 2%, 9억원 초과는 4%다. 4~6월 동안에는 9억원 이하 주택은 1%, 9억원 초과~12억원 이하는 2%, 12억원 초과는 3%의 취득세율이 한시적으로 적용됐다.

주택가격에 따라 적게는 수백 만원, 많게는 수천 만원이 왔다갔다 하기에 주택 소비자들은 취득세율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취득세 감면 기간이던 2011년 12월 13만6692건이던 주택 매매 건수는 이듬해 1월 정상세율로 복귀하자 5만645건으로 급감했다.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에도 똑같은 패턴(13만7361건→5만4632건)을 반복했다. 시장 참여자들이 취득세 정책에 따라 거래 시기를 조정한 탓이다.



취득세에 주택 거래량 민감하게 반응현재 취득세율의 골격이 짜인 2005년 이후 법정 기본 세율(4%)이 단 한 차례도 주택 부문에 적용된 적이 없다. 노무현정부 때는 과세 표준 상승에 따른 세금 부담이 늘어났다는 이유로, 이명박정부 시절에는 침체된 주택거래를 정상화시키기 위해 지속적으로 감면정책을 시행했다.

8년 동안 법정 세율이 적용된 적이 한 번도 없었고, 취득세 감면 조치가 종료될 때마다 거래가 급감하는 ‘거래절벽’ 현상이 나타나자 학계와 시장에서는 취득세를 영구적으로 내려 정책의 불확실성과 거래의 불안정성을 제거하는 게 낫다는 주장이 나왔다. 부동산 세제 개편론이다.

경기 변동에 따라 취득세와 양도소득세를 조절하는 땜질식 처방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정부가 부동산 세제 개편에 나설 모양이다.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은 6월 19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상식적으로 현 (부동산) 세제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세제 개편 논의에 불을 댕겼다.

세제 개편 방향은 ‘거래세(취득세) 인하, 보유세(재산세) 인상’이다. “취득세를 낮추고 재산세를 조정하면 지방자치단체도 경기를 타지 않고 세수를 확보할 수 있다”는 서 장관의 발언이 이를 뒷받침한다. 사실 이 같은 부동산 세제 개편 방향은 학계와 시장에서 이미 오래 전에 이뤄진 ‘컨센서스(합의)’다.

그러나 실제 세제 개편이 이뤄지기까지는 산 넘어 산이다. 거래세 인하에 따른 지자체 재정 손실을 해결할 방법을 마련해야 하고, 보유세 강화는 자칫 조세 저항도 불러올 수 있다. 주택시장 정상화가 절실한 국토부가 총대를 메고 기획재정부가 지원 사격에 나섰지만 지방 재정을 고려해야 하는 안전행정부는 시큰둥하다. 전문가들은 전체 세수를 유지하면서 거래세 완화와 보유세 강화를 구현하기가 쉽지 않지만 부동산 세제 개편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이며 이왕이면 새 정부 초기에 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우리나라의 취득세 기본 세율은 4%로 다른 나라에 비해 높다. 미국과 캐나다는 각각 1%와 1.3%다. 영국과 프랑스는 각각 2%와 2.5%다. 역시 거래세인 양도소득세율도 주요 선진국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양도소득세율은 1년 미만 보유 때 양도 차익의 50%이고 1년 이상 보유하면 양도 차익의 6~38%로 돼 있다. 미국은 양도자의 부담 비용이 6.5~9% 수준이고 스웨덴은 5%, 영국과 독일은 각각 4.11%와 3.57% 수준이다.

주요 선진국들은 주택 거래세보다는 재산세를 비롯한 보유세를 높이는 방식으로 부동산 세제를 운용한다. 미국은 거래세와 보유세 비중이 0.2대9.8이고 영국은 1.7대8.3이다. 2010년 기준 우리나라의 거래세와 보유세 수입은 각각 12조6000억원과 7조8000억원이었다. 비중이 6.2대3.8로 거래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우리나라의 재산세율은 0.2~0.4% 수준으로, 1% 안팎인 미국·일본에 비해 낮다.

전문가들은 취득세율을 현재의 절반 이하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국개발연구원(KDI)과 건국대 부동산·도시연구원이 만든 ‘부동산시장 모니터링그룹(RMG)’은 최근 펴낸 보고서에서 “주택시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주택 투자자들의 비용을 낮추기 위해 한시적인 취득세 감면 연장보다는 영구적인 세율 조정이 필요하다”며 “취득세율을 영구적으로 1~2%포인트 낮추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재산세 올리면 조세 저항 예상돼취득세율을 낮춰야 한다는 주장에는 정부의 취득세 정책에 대한 불신도 깔려 있다. 취득세는 2005년 1월 5일 이후 현재까지 8년이 넘는 동안 한번도 기본세율이 실행되지 않았다.

정부가 이런 저런 이유로 세율 감면 정책을 폈기 때문이다. 2005년 이전에는 취득세율과 등록세율이 각각 2%와 3%였다. 노무현정부는 이를 각 2%로 해 취득·등록세 법정 세율을 1%포인트 낮췄다.

하지만 2006년부터 취득세 납부 기준이 공시가격에서 실거래가로 바뀌면서 세 부담이 약 2.5배 가량으로 늘어나자 이를 완화하기 위해 취득세를 50~75% 깎아줬다. 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주택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해 감면 정책을 계속 시행하면서 실효세율이 1~2% 수준에서 등락을 반복했다.

조주현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주택 거래를 늘리기 위해 취득세를 깎아주는 것은 시장 참여자들의 내성을 키우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고 매번 국회를 거쳐야 해서 번거롭다”면서 “거래 단계에서 부과되는 세금을 낮추고 보유세를 강화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거래세의 적정 수준에 대한 이론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선진국 수준과 세수 문제를 고려할때 2% 정도가 적당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취득세율을 1%로 낮추면 세수 손실이 너무 늘어나고 3%는 인하 효과가 적기 때문이다. 올해 한시적으로 적용했던 것으로, 주택가격 9억원과 12억원을 기준으로 세 구간으로 나눠 1~3%를 적용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기회에 주택가격에 따른 차등 과세도 없애고 단일 세율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고가주택에 대해 취득세를 더 물리는 것은 불합리하고 대신 보유세 부담을 늘리는 것으로도 충분하다는 논리에서다.

취득세를 1~3% 수준으로 낮추면 연간 2조7000억원 가량의 세수가 줄어든다. 취득세는 지방세수의 25.7%를 차지하는 주요 세목이다. 그동안 정부는 취득세 감면에 따른 세수 손실을 국고로 메웠다. 취득세를 영구 인하하면 이에 따른 지방 재정 보전책을 마련해야 한다.

현재로선 재산세 등 보유세를 인상하거나 부가가치세를 지방소비세로 전환하는 비율을 높이는 방안이 유력하다. 또 국세인 종합부동산세를 지방세로 돌리는 방안도 검토된다. 지방 소득세의 세율을 올리거나 과세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도 취득세 인하에 따른 지방 세수 손실 보전 방안으로 거론된다.

박근혜정부가 세율을 올리지 않을 방침인 만큼 재산세 인상은 주택공시가격의 시세 반영률을 높이거나 현재 6 0 %인 공정시장가 액비율 을 70~80%로 올리는 방식으로 추진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재산세는 주택공시가격의 40~80% 범위의 공정시장가액비율을 곱해 주택과세표준을 산정한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토지·건축물이 70%, 주택은 60%다.

과세표준구간은 6000만원과 1억5000만원, 3억원을 기준으로 4단계로 나눠 0.1~0.4%의 세율을 적용한다. 다만 재산세 인상은 납세자들의 조세 저항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주택 재산세 납부 건수의 58%가 연간 5만원 미만의 소액 납부자다. 소득 없이 집만 있는 은퇴 세대의 세금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

송인호 KDI연구위원은 “재산세를 주택가격뿐 아니라 소득과 연령에 따라 차등화하면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서 “소득이 급격히 감소하는 고령자나 소득이 적거나 빚이 많으면 공제·감면하면 소득재분배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보유세가 강화되면 가뜩이나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작아자가 보유의식이 낮은 상황에서 주택 수요가 줄어들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거래량 감소, 보유 회피, 양도 소득 감소 등 거래세와 보유세 관련 시장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재산세를 더 걷으면 자가 보유 의식을 더 떨어뜨리고 전·월세 등 임차 수요를 늘려 장기적으로 정부의 주거복지 비용이 증가하는 만큼 보유세 강화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세인 종합부동산세를 폐지하고 지방세인 재산세로 통합하는 방안도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서승환 국토부 장관은 종부세를 폐지하고 재산세와 통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지론이다. 대부분의 전문가들도 같은 견해다. 김경환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종부세는 정상적인 보유세가 아니라 고가 주택에 대한 특별세의 성격이 강하다”며 “폐지하고 재산세로 통합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2005년 국세로 도입된 종부세는 2008년 2조1299억원이 걷혔으나 이명박정부 때 징세 대상이 축소되면서 2011년 1조1019억원 규모로 줄었다. 일각에서는 종부세가 이미 부동산교부세 형태로 지자체에 배분되고 있어 세수 보전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변창흠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는 “종부세를 국세로 한 것은 지방 재정의 균형 발전을 꾀하자는 취지였다”며 “이명박 정부 때 대폭 축소됐는데 재산세로 통합하면 세수만 줄어들 뿐”이라고 말했다.

현재 부가가치세의 5%인 지방소비세의 전환비율을 10% 가량으로 상향 조정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다만 취득세 인하로 발생하는 세수 손실을 벌충하고도 남지만 그만큼 국세가 줄어들기 때문에 복지 재정을 충분히 확보해야 하는 정부로서는 부담이다. 올해 순계예산 기준으로 지방소비세는 3조1689억원 규모다.

일각에서는 취득세뿐 아니라 양도세 정상 세율도 선진국에 비해 높은 수준인 만큼 폐지 또는 대폭 인하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그러나 다주택자에 대한 중과 폐지조차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허윤경 연구위원은 “양도세는 근로소득세나 종합소득세와 형평성을 고려해야 하고, 자본이익에 대한 과세라는 특수성도 감안해야 한다”면서 “민간 임대사업자에게 감면 혜택을 주는 선에서 유지하되 다주택자 중과세만이라도 빨리 폐지해야 부동산 시장을 정상화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도세율도 손질해야” 주장도현행 부동산 세제는 이명박 정부 때 일부 손질했지만 대체적인 골격은 시장 호황기에 수립된 2005년 8·31대책의 근간이 유지되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시장 상황이 바뀐데다, 한시적 조치의 남발과 예측력 없는 세제 정책으로 전락한 만큼 어떤 식으로든 손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진순 숭실대 경제학부 교수는 “과거에는 주택을 투기의 대상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는 암묵적 합의가 있었지만 주택보급율이 100%를 넘어서고 고령화와 생산가능 인구가 줄어든 상황에서는 집으로 돈 버는 시절은 지났다”면서 “보유세 강화에 따른 조세저항이 있겠지만 재산세를 제대로 거둬서 초·중등 교육 지원 등에 잘 사용하면 지방자치도 발전하고 납세자들에게도 혜택이 돌아간다”고 말했다.

하지만 취득세 인하에 따른 정부 부처간 이해관계가 복잡하고, 중앙정부와 지자체 간에도 온도 차이가 있어 개편이 쉽지 않다. 김경환 서강대 교수는 “재산세 소액 납부자들의 세금을 올리는 것은 정치적으로 매우 어렵고 보유세와 거래세의 징수 주체가 다르다는 것도 제약”이라며 “부자 감세로 비판 받는 종부세 폐지 또는 재산세와 통합도 정치적 난제”라고 지적했다. 이런 제약을 극복하는 것이 부동산 세제 개선의 핵심 과제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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