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이라크 신도시 사업은 창조경제 사례”

“이라크 신도시 사업은 창조경제 사례”

바그다드 외곽에 분당급 신도시 건설 … 지난해 전체 해외 건설 수주액의 12%
강창희 국회의장(앞줄 가운데), 김현중 한화건설 부회장(앞줄 왼쪽), 아야드 마지드 아라크 국회 사무총장(앞줄 오른쪽) 일행이 7월 13일(현지시간) 이라크 비스마야 건설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강창희 국회의장이 7월 13일 오후 이라크 비스마야에 도착했다.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 동남쪽으로 10km 떨어진 이 곳에서는 신도시 건설이 한창이다. 섭씨 50도가 넘는 사막의 더위에 건설 중장비가 내뿜는 열기까지 더해져 눈 뜨기 조차 힘들다. 현장 한 켠에는 한화건설의 건설현장임을 표시하는 플래카드가 걸렸다.

건설 노동자들은 연신 굵은 땀방울을 흘렸다. 강 국회의장은 펜스가 설치된 둘레 20km의 현장을 꼼꼼히 살폈다. “이곳(비스마야 건설현장)이 박근혜정부가 강조하는 창조경제의 모범 사례로 평가할 만 하다.”

해외 순방 중인 국회의장단이 이라크 비스마야를 찾았다. 당초 7월 3일부터 15일까지 케냐·탄자니아·에티오피아 동아프리카 3개국만 방문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한국의 해외 건설 역사상 최대 규모인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의 중요성을 감안해 이라크도 함께 들르기로 했다. 이라크 정부로부터 비스마야 신도시 설명을 들은 강 국회의장은 직접 현장까지 찾는 관심을 보였다.



해외 수주 역대 최대의 프로젝트바그다드 외곽의 비스마야 지역에 서울 외곽 분당급(1960만㎡) 신도시 1830만㎡를 건설하는 사업은 한화건설이 맡았다. 총 공사금액이 80억 달러가 넘는 대규모 프로젝트로 지난해 5월 수주했다. 지난해 한국 기업 해외 건설 수주액(649억 달러) 전체의12%에 달 하는 금액이다. 국내 기업이 해외에서 수주한 단일 프로젝트 중에서는 최대 규모다. 김승연 한화 회장이 “제2의 중동 붐을 일으키겠다”는 의지로 만든 성과다.

한화건설은 도로와 상·하수관 등 기반시설을 포함해 총 10만 가구의 주택을 짓는다. 60만명의 이라크인이 거주할 수 있는 도시가 한국 기업의 힘으로 탄생하는 것이다. 2020년까지 하루 평균 2만6000명의 인력이 투입되고, 6400t의 콘크리트가 사용되는 대역사다. 현재 2만여명의 인력이 머물 베이스캠프 공사와 부지조성, 정수·하수처리시설 등 도시인프라 공사가 진행 중이다. 건설자재 생산공장 공정률은 약 55%다. 본격적인 주택건설 공사는 내년 1월 시작해 2015년부터 해마다 2만가구씩 공급한다.

강 의장과 김현중 한화건설 부회장, 한화건설 및 협력사 임직원 400여 명은 오찬을 함께했다. 이 자리에서 강 의장은 “비스마야 건설공사는 연 55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국내 연관 산업을 발전시키며, 100여 개 협력사와 동반해외 진출을 할 수 있는 사업”이라며 “7년 뒤 인구 60만 명의 비스마야 신도시가 성공적으로 완공하면 세계가 대한민국 건설의 힘에 또 한 번 놀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분당급 규모의 신도시건설이라고 했는데, 분당보다 훨씬 나은 명품 도시를 만들어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화건설은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사업이 국내 경기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힘을 쏟았다. 특히 일자리 창출에 기여도가 클 전망이다. 이라크 현장 투입인력 중 10%는 경험이 풍부한 50대 후반 중동건설 유경험자를 선발해 전문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나머지 90%는 청·장년층에서 선발한다. 그동안 한화그룹이 강조한 능력 중심의 인재채용과 고졸 신입사원 선발도 늘릴 방침이다.

중소기업의 사업 참여도 늘어난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공사가 진행되면 이라크 현지에 100여개 중소 자재 및 하도급 업체와 1000여명에 이르는 협력업체 직원이 진출할 예정”이라며 “현재 관련 기업의 문의가 쏟아진다”고 말했다.

한국 기업의 이라크 추가 진출 문도 열린다. 이라크는 현재 전후복구 사업이 한창이다. 많은 사업 기회가 있다. 국회의장단과 김현명 주이라크 한국대사, 한화건설 김현중 부회장은 바그다드의 총리 공관을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누리 알 말리키 이라크 총리를 만나 이라크 재건사업과 관련해 한국과의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공사를 비롯해 한국 기업의 이라크 진출 확대와 관련해 많은 얘기가 오갔다. 이라크 국가투자위원회와 KOTRA에 따르면 이라크는 2017년까지 주택부문 800억 달러, 교통인프라 460억 달러를 투자해 전후 재건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알 말리키 총리는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은 한화뿐만 아니라 나의 사업이기도 하며, 성공적인 신도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공사의 순조로운 진행에 만족하며, 한국 기업의 기술력과 근면함에 놀랐다”며 “300조원을 투입하기로 계획된 이라크 전후복구 사업에 한국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강 국회의장은 “한국 기업은 한국전쟁의 상흔을 딛고 전후복구와 산업화의 과정을 겪으면서 차별화된 역량과 기술력을 축적했다”며 “한국 기업이 다양한 분야의 사업에 진출해 이라크 재건에 힘을 보탤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번 프로젝트 수주의 주역은 김승연 한화 회장이다. 수년 전부터 글로벌 경영을 강조하며 그룹 내 100여명 규모의 이라크 TF팀을 구성해 사업에 뛰어들었다. 본인이 직접 이라크 현지를 방문해 이라크 신도시 건설공사 수주를 진두지휘했다. 그 과정에서 이라크 정부와 신뢰를 쌓았다.

6월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한-이크 경제협력포럼’에 참석한 누리 알 말리키 이라크 총리는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을 소개하는 한화건설의 영상이 나오자 “한화, 퍼스트(first), 한화, 퍼스트”를 외쳤다. 이어 김 회장의 안부를 묻고 쾌유를 기원했다.



“총수의 부재로 추가사업 수주 어려움”그러나 최근 김 회장의 부재로 한화의 글로벌 사업에 차질이 생겼다. 지난해 7월 알 말리키 총리는 김 회장에게 “발전·정유시설·학교·병원과 군시설 현대화, 태양광 사업 등 100억달러 규모의 이라크 추가 재건사업을 맡아달라”고 요청했다. 연간 73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사업이다. 300조원 규모로 진행되는 이라크 재건사업을 국내 기업이 선점할 좋은 기회다.

김종현 해외건설협회 사업지원본부장은 6월 ‘해외건설 5대 강국 진입 및 일자리 창출 세미나’에 참석해 “이라크 정부와 두터운 신뢰를 쌓은 김승연 회장의 부재로 100억 달러 규모의 추가 수주 논의가 답보상태”라며 안타까와 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G20 일부 회원국 “억만장자 3000명에 부유세 걷어 불평등 해소하자”

2이재명-조국 “수시로 대화하자…공동법안·정책 추진”

3 미국 1분기 GDP 경제성장률 1.6%…예상치 하회

4연세대·고려대 의대 교수들, 5월 말까지 주 1회 휴진한다

5경찰, ‘이선균 수사정보 유출’ 관련 인천지검 압수수색

6독일 Z세대 3명 중 1명 “유대인에 역사적 책임 동의 못한다”

7미국, 마이크론에 반도체 보조금 8.4조원…삼성전자와 규모 비슷

8이재명, 조국에 “정국상황 교감할 게 있어” 러브콜…오늘 비공개 만찬

9크라우드웍스, AI 언어 모델 사업 ‘본격화’…웍스원 개발

실시간 뉴스

1G20 일부 회원국 “억만장자 3000명에 부유세 걷어 불평등 해소하자”

2이재명-조국 “수시로 대화하자…공동법안·정책 추진”

3 미국 1분기 GDP 경제성장률 1.6%…예상치 하회

4연세대·고려대 의대 교수들, 5월 말까지 주 1회 휴진한다

5경찰, ‘이선균 수사정보 유출’ 관련 인천지검 압수수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