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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 전세, 깡통 전세 주의보

미분양 전세, 깡통 전세 주의보

집값 하락- 전셋값 급등의 부작용 속출 … 근저당 금액이 집값 20% 넘으면 경계



요즘 서울에서 전셋집을 얻으려면 2억원 정도는 있어야한다. 한국감정원 조사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서울 시내 평균 전셋값은 2억원을 웃돈다.

25개 자치구 중 구로·강서·마포구 등 12곳의 중위 전셋값이 2억원 이상~3억원 미만으로 나타났다. 서울 소재 아파트의 전체 중위 매매가는 4억5113만원, 중위 전세가는 2억6013만원으로 전세가 비율은 57.7%에 달한다.

한국은행과 통계청·금융감독원이 전국 2만 표본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12년 가계금융 복지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가구당 평균 순자산은 2억6203만원이다. 전세금이 전 재산과 맞먹는 셈이다.

이처럼 전세금 부담이 날로 커지는 상황에서 근저당과 전세보증금 합산액이 경매 낙찰가보다 높은 일명 ‘깡통전세’ 역시 급증하는 추세다. 집을 팔아도 전세금과 대출금을 충당할 수 없는 것이다.

지난해 한국은행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전셋집 중 26%가 깡통전세라는 결과가 나왔다. 전세 수요와 함께 깡통전세 매물도 쏟아지면서 전세 계약 때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우선 전셋집을 구하고, 계약할 때는 중개업소 선택부터 신중할 필요가 있다. 부동산 중개업자는 간판에 ‘공인중개사’ 또는 ‘부동산중개’라는 문구를 사용하도록 돼 있다. 부동산간판실명제가 시행되면서 간판에 대표자 성명도 표기하도록 했다. 공인중개사 자격증이 있는지 여부도 확인해야 한다.

정식 등록된 업소와 중개업자는 시군구청에서 확인할 수 있다. 계약을 하기로 마음 먹었다면 등기부등본을 떼서 이미 설정된 근저당 등 채무금액이 얼마인지 확인해야 한다. 계약과 동시에 주민센터에서 임대차 계약서 확정일자를 받고, 전입신고를 해야한다.

전세금을 가장 안전하게 지키는 방법은 융자가 많은 집은 피하는 것이다. 시세 대비 전세가가 저렴하다면 근저당금액 비율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전세계약 전 등기부등본을 확인해 금융회사 등이 집을 담보로 돈을 빌려줄 때 설정하는 근저당 금액이 집값의 20% 이상 설정돼 있으면 피하는 게 좋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수도권 주택 낙찰가는 시세의 70~75% 수준에서 결정되는 경우가 많아 20% 이상 근저당이 설정돼 있으면 전세보증금을 모두 돌려받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융자 많은 집 전세금 떼일 가능성최우선 임대차보증금 보호대상인지도 살펴봐야 한다. 근저당 설정일이 2010년 7월26일 이후인 주택에 세든 경우 서울에선 전세보증금이 7500만원 이내면 대상이 된다. 수도권 과밀억제권역은 6500만원 이내다.

보호대상인 주택에 살다 경매에 넘어갈 경우 임차인은 서울 2500만원, 수도권 과밀억제권역 2200만원까지 우선 보호받을 수 있다. 나머지 보증금은 확정일자를 갖춘 경우 근저당 등과 시간 순으로 우선 변제를 다툰다.

전세금보장신용보험에 가입하는 것도 방법이다. 1년 이상 임대차계약을 한 임차인은 계약 후 5개월 이내 서울보증보험에 신청하면 심사를 거쳐 가입할 수 있다. 보험금을 어느 정도 내야 하지만 계약만료 후 30일이 경과해 전세금을 돌려받지못하면 보험회사가 일부 또는 전부를 지급해준다. 계약 때 신분증·등기권리증·등기부등본을 서로 대조해 확인하고, 가능하면 집주인과 직접 만나 거래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이다.

장마와 휴가가 겹친 7~8월은 주택시장에서 비수기로 통한다. 그런데 올해는 예외다. 일부에서는 집값보다 전세가격이 더 비싼 역전 현상까지 벌어졌다.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이 2009년 하반기부터 빠르게 상승하는 추세다. 서울시의 경우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기 시작한 2002년 이후 11년 만에 최고 수준인 57.3%에 달한다. ‘가을철 전세대란’ 가능성이 커지면서 정부가 팔을 걷어 부쳤다.

정부가 ‘4·1 부동산 대책’ 후속 조치로 7월 24일 발표한 수도권 주택공급 축소 방안에는 건설사의 후(後)분양을 지원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특히 건설사가 후분양 아파트를 다 지은 뒤 전세로 돌리면 분양가의 10%를 추가로 더 대출해주기로 했다. 이른바 ‘미분양 전세’를 적극 지원한다는 의도다. 김재정 국토교통부 주택정책관은 “건설사는 ‘밀어내기식 선분양’을 무리하게 할 필요가 없고 실제 분양하는 시기에 맞는 가격을 책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분양 전세란 건설사나 시행사가 준공 뒤 팔리지 않은 미분양 아파트를 전세매물로 내놓은 것이다.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로 미분양 아파트가 증가하면서 시행사들이 미분양 물량 중 일부를 전세로 전환해 자금 마련에 나서는 사례가 늘었다. 임대인이 법인인 건설사라는 제외하면 계약방법이 일반 임대차계약과 같고 전세 보증금이 주변 시세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법적 안전장치는 아직 미흡한 상황이라 이와 관련한 신종 전세 사기도 기승을 부린다. 부산에서는 부동산 매매업자가 미분양 아파트 100여채 를 정상 분양가의 60~65%에 매매계약한 후원분양가로 부풀린 계약서를 이용해 농협과 새마을금고 등 11곳으로부터 206억원을 빌린 혐의로 7월, 불구속 입건됐다. 이들이 대출금을 갚지 않고 아파트를 경매에 넘기는 바람에 전세로 입주한 사람들이 낭패를 볼 처지에 놓였다.

이처럼 위험 요소가 있는 만큼 미분양 전세 계약 때는 더욱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건물에 잡힌 근저당이나 시행사 채무 관계 등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으면 나중에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등기부등본을 통해 근저당권 여부 등 권리 관계를 확인하는 건 필수다. 이때 선순위 채권이 설정돼 있지는 않은지 확인해야 한다.

미분양 아파트는 금융회사가 시행사에 빌려준 돈을 돌려받기 위해 근저당을 설정해 놓은 경우가 많다. 근저당이 설정되면 근저당 금액과 전세보증금 합계가 아파트 매매가격의 60%를 넘지 않는지 살펴보는 게 좋다. 매매가격이 1억원 정도라면 근저당과 전세보증금의 합계가 6000만원을 넘지 않는 수준이어야 안전하다.

업체 부도로 아파트가 경매에 넘어가면 건설사 직원의 임금채권 등이 최우선 변제금이 돼 보증금을 모두 돌려받지 못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다른 채권보다 전세금을 선순위로 바꾸는 내용의 특약사항을 임대차계약서에 추가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때는 임대인에게 등기변경을 요청하고 보증금 납부 때 등기변경 신청서가 접수되는 것까지 확인해야 한다.



미분양 전세 관련 사기 급증소유권이 부동산신탁회사에 넘어갔다면 고려할 상황이 더 많다. 우선 전세보증금을 신탁사 명의로 된 통장에 입금해야 한다. 시행사가 보증금만 챙긴 뒤 부도를 내고 폐업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전세 관계를 증명하기 위해 등기소에서 전세권 설정을 하고, 동사무소에서는 전입신고와 함께 확정일자를 받아두는 것도 필수다. 시행사 등이 세금을 체납해 공매가 되는 경우도 있으므로 전세계약 때 세금완납증명원을 확인할 필요도 있다.

전문가들은 “미분양 아파트 전세 계약 때 전문기관을 통해 꼼꼼히 권리관계를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병철 부동산전문 변호사는 “신탁사는 전세금 반환의무를 꺼리기 때문에 통상 시행사가 임대인으로 나서고 소유주인 신탁사는 임대차계약에 동의만 하는 경우가 많다”며 “시행사와 계약을 맺으면 추후 업체 파산 등 문제가 생겼을 때 법적 소송으로 갈 확률이 높기 때문에 가급적 신탁사와 직접 맺는 게 좋다”고 말했다.



근저당권
부동산을 담보로 돈을 빌릴 경우 채권자가 해당 부동산 등기부등본에 설정해 놓는 것. 채무자가 돈을 갚지 못할 경우 채권자는 근저당권을 실행해 해당 부동산을 경매에 넘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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