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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l Estate - 가을바람 타고 집값 바닥론 솔솔~

Real Estate - 가을바람 타고 집값 바닥론 솔솔~

주택 거래 늘고 모델하우스 붐벼 본격 상승 전환은 ‘글쎄’
9월 8일 서울 송파구 부근 위례신도시의 아이파크 견본주택. 아파트와 상가를 분양하는 이곳에 6일부터 이날까지 2만5000여 명이 몰렸다.



9월 27일 전국에서 11개 단지가 일제히 모델하우스를 열고 분양 일정에 돌입했다. 올 들어 같은 날 문을 연 모델하우스로는 가장 많다. 10월 초부터 청약접수를 받는 신규 분양 단지들은 서울 중구를 비롯해 경기 안양·동탄·평택·안성 등 수도권은 물론 대구 달서, 충남 내포신도시 등 주택시장이 활기를 띄고 있는 곳이 고루 포함됐다.

모델하우스마다 몰려든 관람객들로 붐볐다. 주말과 휴일을 포함해 사흘 간 20만명에 가까운 관람객이 모델하우스를 찾아 8·28 전월세대책 발표 후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분양시장의 분위기를 반영했다.

8·28대책 발표 이후 일부 전세 수요자들이 매수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주택 거래가 늘어나고 신규 분양도 호조세를 보였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9월 24일 현재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총 2452건으로 지난해 같은 달의 거래량(2125건)을 이미 넘어섰다.

거래가 늘면서 수도권 아파트값도 9월 이후 3주 연속 올랐다. 서울 아파트의 주간 경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도 3개월 만에 82%를 넘어섰다. 각종 지표를 보면 주택시장이 오랜 침체의 터널을 지나 회복기로 접어든 것 아니냐는 분석이 가능하다. 집값 바닥론도 또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실수요자는 4분기 집 장만 노릴 만그렇다면 집값은 과연 바닥에 근접한 것일까. 무주택자라면 지금이 내 집을 마련할 적기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전문가들은 현재 집값이 바닥에 근접했거나 계속 머물고 있는 상태인 것으로 판단한다. 다만 최근의 긍정적인 시그널에도 주택시장이 본격적인 회복세로 돌아섰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올 연말이나 내년 초까지 상황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신중론이 우세한 상황이다. 그러나 전셋값이 계속 오르는 상황에서 세제 혜택과 저리 대출 등 주택구입 환경이 좋아진 올 4분기가 실수요자들이 집을 장만할 수 있는 좋은 시기라고 조언한다.

9월 들어 주택 거래가 늘었지만 눈에 띌 만큼 크게 증가한 건 아니다. 주택 거래 촉진에 초점이 맞춰진 8·28대책의 효과가 나타난 것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전셋값이 크게 오르면서 저가 매물을 중심으로 전세의 매매 전환이 늘어난 때문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집값 상승 역시 사업 속도를 내는 강남 재건축 아파트의 호가가 오르면서 전체적인 가격 상승을 견인한 측면이 크다.

따라서 9월 들어 수도권 아파트값이 올랐다고 집값이 바닥을 치고 상승세로 접어들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주택시장은 가격 폭등과 폭락을 거듭한 후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는 ‘L자형’ 국면”이라며 “집값은 바닥에 계속 머물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리영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도 “집값이 바닥 근처에 온 것으로 여겨지지만 수도권, 특히 서울의 주택가격은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집값이 더 떨어지거나 경제 여건이 개선돼 구매 여력이 커져야 거래가 더 늘 것”이라고 설명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후 집값이 줄곧 하락하면서 매년 바닥 논쟁이 있었다. 그러나 바닥에 근접했다는 전망은 매번 빗나갔다. 일각에서는 “집값이 바닥을 뚫고 지하실까지 내려갔다”는 농담 섞인 진단도 나왔다. ‘아직 거품이 덜 빠졌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2000년대 중반 집값이 너무 많이 오른 탓에 2000년대 초반 가격대로 환원되려면 아직 멀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아파트 실질가격지수 변동 추이상 아직 남아있는 서울의 아파트 가격 거품이 10% 안팎으로 추정돼 올 4분기에 바닥을 치고 연말부터 집값이 상승 국면으로 돌아설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돼 주목된다. 최근 건설산업전략연구소는 ‘서울시 아파트 가격 거품 남았나?’라는 보고서에서 주택순환이론으로 봤을 때 현재 서울 아파트값은 하락하지만 거래량이 증가하는 제5국면 양상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연말에 바닥 국면인 제6국면을 지나 다시 가격 상승 국면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주택순환이론은 주택의 가격과 거래량에 따라 주택경기가 벌집모양의 6각형 패턴(1~6국면)을 보이면서 반시계 방향으로 순환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이 이론에 따르면 주택 가격이 바닥권에서 보합세를 일정 기간 유지하며 거래량이 계속 증가하는 제6국면을 지나면 가격 상승과 거래량 증가가 동시에 나타나는 제1국면 양상이 진행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1998년 1월의 아파트 가격을 100으로 봤을 때 서울시 아파트 실질 가격지수는 1차 가격 폭등기인 2004년 6월 약 250에 도달한 뒤 2차 폭등기인 2008년 8월 약 460으로 최고점을 찍은 뒤 하락세로 돌아서 올 7월 기준으로 약 330이다. 1차 가격 폭등기 이후 물가 상승에 비례한 아파트 가격의 자연스러운 상승분을 고려하면 현재 서울의 아파트 가격에 낀 거품은 10% 안팎으로 추정된다는 분석이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장은 “2005년 이후 형성된 서울시 아파트 가격 거품이 2008년 9월 이후 빠지고 있지만 충분히 제거됐는지는 아직 불투명하다”면서도 “2차 가격 폭등 때 발생한 거품이 거의 해소되면서 현재 제5국면 양상을 보이는 서울시 주택 순환국면이 연말까지 바닥 국면인 6국면 양상으로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 소장은 앞으로 1∼2년 안에 아파트 입주물량이 많지 않고, 정부가 내 집 마련 촉진을 위한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데다 경제 여건도 2014년까지 점진적으로 나아질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이 국면 전환에 기폭제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9월 이후 수도권 중소형 주택시장 위주로 가격 회복과 거래량 증가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으나 상승 변동률이 미미하고 거래량도 평년 수준을 밑돌았다. 본격적인 회복이라고 단언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 센터장은 “추격 매수세가 없고 주택시장 펀더멘털의 변화보다는 세제나 저리 대출 등 주택구입 환경이 개선되는 등 정책이 받쳐주는 모양새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팀장도 “연말까지 단기적으로 바닥권이겠지만 주택의 경우 생애 동안 몇 번 구매하지 않는 고가 상품이어서 단기적인 바닥론은 의미가 없다”며 “2~3년 정도 중기적인 안목에서 현재 집값이 바닥인지는 파악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서울 아파트값 거품 10% 안팎 분석 나와이처럼 낙관론과 비관론이 엇갈리면서 집값 전망도 불투명하다. 주택 수요자들과 시장의 관심은 단기적으로 올 4분기에 집값이 어떻게 움직일까에 모아진다. 취득세 영구 인하 방침이 정기국회에서 통과되면 주택 거래가 살아날 수 있겠지만 매매가격은 등락을 반복하는 혼조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허윤경 연구위원은 “거래가 늘더라도 집값이 크게 오르기 힘든 상황이어서 4분기를 뚜렷한 상승세로 판단하지 않는다”며 “등락을 반복하는 ‘L자형’ 국면이 지루하게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의 양적완화 출구전략이나 신흥국의 경제위기 등 거시환경의 불안 요인이 해소되지 않아 거래량이 크게 증가하거나 집값이 본격적인 회복세로 들어서기는 힘들다는 분석도 나온다. 함영진 센터장은 “10월부터 공유형 모기지 상품이 출시되고 생애최초 주택구입자에 대해 올해 말까지 세제 혜택이 주어지기 때문에 연말까지 일시적으로 저가 매입 수요가 유입되면서 거래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거시환경 불안이나 주택시장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아 추격 매수세가 일어날 지 불투명하다”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집값 역시 약보합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세제 혜택과 저리 대출 등 주택거래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정책 지원이 이어지고 있는데다 선진국의 경제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져 집값의 추가 하락 가능성은 작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리영 연구위원은 “올 하반기 이후 매매가격의 하락폭은 줄어들고 보합세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가격이 떨어지더라도 하락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집값 약보합세 유지 가능성 크다는 반론도집값이 바닥권에 근접했거나 바닥을 다지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실수요자라면 올 4분기가 집을 살 수 있는 적기라는 분위기도 형성되고 있다. 집값이 크게 오르긴 어렵지만 폭락할 가능성도 작은 만큼 전셋값이 크게 오른 상황에서 연말까지 주어지는 세제 혜택과 저리 대출을 활용해 자가 보유로 전환할 기회라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10월부터 알짜 물량이 공급되는데다 4·1 부동산 종합대책과 8·28대책에 따른 혜택도 많아 내 집 마련을 염두에 둔 주택 수요자들은 올 가을 분양시장을 주목하라고 조언한다. 올해 말까지 6억원 이하 또는 전용 85㎡ 이하 주택을 사면 양도소득세가 5년간 면제된다. 생애최초주택구입자는 취득세 면제와 연 1%대의 저금리 대출도 받을 수 있다.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추석 연후 직후부터 11월까지 분양 예정 아파트(주상복합 포함)는 7만여 가구로 잠정 집계됐다. 서울과 수도권 지역 42곳의 3만3802가구가 분양시장에 나온다. 지방에선 52곳 3만6212가구가 쏟아져 나온다. 미분양 아파트도 전국적으로 6만7000여 가구에 이른다. 특히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는 계약 즉시 입주할 수 있다.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유망 지역은 서울 송파구 인근 위례신도시와 강서구 마곡지구, 강남 재건축 단지 등이다. 지방에서는 대구와 혁신도시에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전망했다. 위례신도시에선 대우건설이 10월에 A2-9블록과 A3-9블록에서 각각 ‘위례 센트럴 푸르지오’ ‘위례 그린파크 푸르지오’를 분양할 예정이다.

위례센트럴 푸르지오는 전용면적 94~101㎡ 687가구, 위례 그린파크 푸르지오는 101~113㎡ 972가구 규모다. 경기도시공사도 같은 달 A2-11블록에 ‘자연&’을 선보인다. 75~85㎡ 총 1550가구로 구성된다. 11월에는 현대건설이 C1-1블록에서 101~155㎡ 총 490가구로 구성된 ‘위례 송파 힐스테이트’ 주상복합 아파트를 분양한다.

강서구 마곡지구에서는 SH공사가 9월 말부터 특별공급 1261가구와 일반분양 1593가구 등 59~114㎡ 총 2854가구를 공급한다. 강남권 재건축 분양 물량도 11월 중순께부터 나올 예정이다. 반포동 신반포한신1차를 재건축한 ‘아크로리버파크’가 일반분양된다. 59~230㎡ 총 1468가구 중 648가구가 일반분양될 예정이다.

12월에는 도곡동 동신3차아파트를 재건축한 ‘도곡 한라비발디’와 대치동 청실아파트를 다시 짓는 ‘래미안 대치 청실’이 공급될 예정이다. 지방에선 현대산업개발이 10월 초 대구 달서구 유천동 월배지구 A2블록에 짓는 ‘월배 2차 아이파크’의 청약 접수를 받는다. 59~101㎡ 총 2134가구의 대단지 아파트다.

울산 우정혁신도시 B-2블록에선 KCC건설이 10월에 ‘우정혁신도시 KCC스위첸’428가구를 선보인다. 84㎡ 단일 평형으로 구성된다. 박원갑 수석전문위원은 “분양시장은 가점제 축소 등 청약규제 완화와 수도권 분양물량 증가, 세제 혜택 등으로 연말까지 랠리를 보일 것”이라며 “다만 분위기에 휩쓸리지 말고 고분양가를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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